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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과학기술자의 경력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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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고등교육기관 한국인 유학생 수 (한국교육개발원, 2019년 기준)>


글로벌 시대에 많은 한인들이 전세계로 활동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많은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동포들의 소식에 자부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최근 20여년동안 해외 고등교육기관에서 유학하는 한국 학생은 매년 20만명을 훨씬 넘고 있습니다. 학업을 마친 후 귀국하는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해외에서 생활을 이어가는 한인들의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자신의 전공을 살린 직업을 구하기가 쉽지 않듯이, 해외에서 본인의 전공을 살려 커리어를 쌓아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해외 한인 동포에 대한 성공신화적 이미지는 과학기술계라고 해서 별다르지 않습니다. 해외 한인과학기술자들은 "차별과 환경을 극복하고 분야별 리더가 된 연구자"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죠. 70년대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이민 정책의 결과로 성공한 이민자만을 조명하는 자본주의/개발주의적 동포관의 영향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국내 과학기술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선진 기술과 해외 정보의 입수처로서 한인과학기술자를 바라보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협의적 과학기술자의 정의에 따른 정책도 해외과학기술자에 대한 지원보다는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분야의 기관 소속 여부가 과학기술자로 인정하는 기준이 되어버린 현실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과학기술 분야의 고등 교육과 훈련을 받아 전문성을 가지고서도 본인 분야의 직장에서 활동하는 분들보다 여러가지 이유로 전공분야의 커리어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의 해외 연구자들이 더욱 많을 것입니다. 잠시 소속이 없어졌다고 과학기술자가 아닌 것일까요? 아니, 과학기술활동이 반드시 직업으로만 가능한 것일까요?

그동안 경력단절이라는 용어는 경제적 직업관점에서 혼인,임신,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취업을 하지 못한 여성을 주된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전공분야의 활동을 중단한 경우가 모두 경력단절에 해당할 것입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벗어나 해외 한인과학기술자들이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굳이 OECD, UNESCO, UN 등에서 선언하고 있는 오픈사이언스(Open Science)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현대 과학 활동의 주체가 직업 전문인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구성원 전체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1.해외 환경 속에서 분야의 커리어가 단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2.그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과 나아가 3.본인의 소속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기술/환경/제도 요소들이 있으면 자유롭게 얘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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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2
  • 일자리 확보 및 재정적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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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한국에서 석사를 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현지에서 약 3년간 근무를 하다 국내 대기업에 취업을 한 케이스 입니다.

    박사 졸업을 약 6개월 남긴 시점 약 100여통의 resume를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job descrption을 보면 아.. 내가 적임자가 될 수 있겠다 싶은 일자리도 맨 뒤에 한 줄이 저를 낙담케 하였습니다 "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 only"  

    그래서 나중에는 일자리를 찾을 때에도 시민권자/영자권자만 지원이 가능한 job인지 아닌지 먼저 확인하게 되더라구요... 당연히 일자리의 폭은 확 줄어들게 됩니다... 저는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운이 좋은 주변의 동료들은 지도교수나 이런 인맥을 통해 역시 면접을 하고 취업이 많이 되더라구요 -- 일종의 reference check을 하는 것이지요 (고용주 입장에서는)....

    우여곡절 박사 학위를 받기전 취업이 되었지만 인맥(networking)은 정말 어딜가나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제가 미국 ** 연구소에서 퇴사를 할 때 boss가 묻더군요 -- 너랑 비슷한 background 를 가진 박사를 추천해 줄 수 있느냐고? 너의 박사학교 랩에 그런사람 또 없냐구 하면서.... (제 박사학위 연구실에 한국인 후배가 있었다면 추천을 하였을 거 같았지만... 아쉽게도 추천은 못하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미국내  한인 과학자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 이러한 네트워크가 잘 활성화되고 한국인 과학자간 상부상조 할 수 있는 기반이
    확고하게 수립이 되고 정부에서도 support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국에서 석사를 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현지에서 약 3년간 근무를 하다 국내 대기업에 취업을 한 케이스 입니다.

    박사 졸업을 약 6개월 남긴 시점 약 100여통의 resume를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job descrption을 보면 아.. 내가 적임자가 될 수 있겠다 싶은 일자리도 맨 뒤에 한 줄이 저를 낙담케 하였습니다 "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 only"  

    그래서 나중에는 일자리를 찾을 때에도 시민권자/영자권자만 지원이 가능한 job인지 아닌지 먼저 확인하게 되더라구요... 당연히 일자리의 폭은 확 줄어들게 됩니다... 저는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운이 좋은 주변의 동료들은 지도교수나 이런 인맥을 통해 역시 면접을 하고 취업이 많이 되더라구요 -- 일종의 reference check을 하는 것이지요 (고용주 입장에서는)....

    우여곡절 박사 학위를 받기전 취업이 되었지만 인맥(networking)은 정말 어딜가나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제가 미국 ** 연구소에서 퇴사를 할 때 boss가 묻더군요 -- 너랑 비슷한 background 를 가진 박사를 추천해 줄 수 있느냐고? 너의 박사학교 랩에 그런사람 또 없냐구 하면서.... (제 박사학위 연구실에 한국인 후배가 있었다면 추천을 하였을 거 같았지만... 아쉽게도 추천은 못하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미국내  한인 과학자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 이러한 네트워크가 잘 활성화되고 한국인 과학자간 상부상조 할 수 있는 기반이
    확고하게 수립이 되고 정부에서도 support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정훈(jhoon) 2021-11-11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객관화된 지표보다 reference에 더 의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KOSEN의 인적 네트워크와 관련 서비스가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 해외과학기술자 경력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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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의견은 작성자 본인의 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1.해외 환경 속에서 분야의 커리어가 단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경험에 국한하면 북미권 (미국, 캐나다)의 경우 일반적으로 불안정한 지도교수의 학과내 위치와 재정문제가 직접적으로 학생에게 전달되는 경우를 저를 포함하여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이를 이유로, 학과이동 및 학교이동이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학위기간의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최종학위 졸업 후 직업획득에 대한 심리적 압박에 비하여 다소 적은 직업선택의 기회와 높은 경쟁율이 아마도 커리어 단절의 강제적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2.그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
       제 현상황을 보면, 적절한 국가적 지원은 해외거주 해외학위취득자에게 독립적인 연구신청의 기회를 제공하여 국내의 현안에 대하여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외거주 해외학위취득자는 국내연구자와 1차계약후, 국내연구자를 통하여 국내 현안문제 연구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해외학위취득자는 국내연구계약자와 해외기관내 연구계약자 2명의 동의 및 심사 확인을 거쳐야하고 현실적으로 국내연구참여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해외학위취득자가 독립적으로 해외소속기관을 바탕으로 국내연구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면 이후 자연스럽게 추가연구 및 직업의 기회를 이용하여 가족동반 국내유입연구자 또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3.본인의 소속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기술/환경/제도 요소
       해외연구기관소속 해외학위취득자에게 독립적으로 국내현안문제에 참여할 수 있는 연구기회를 제공하여주십시오.   
    아래의 의견은 작성자 본인의 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1.해외 환경 속에서 분야의 커리어가 단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경험에 국한하면 북미권 (미국, 캐나다)의 경우 일반적으로 불안정한 지도교수의 학과내 위치와 재정문제가 직접적으로 학생에게 전달되는 경우를 저를 포함하여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이를 이유로, 학과이동 및 학교이동이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학위기간의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최종학위 졸업 후 직업획득에 대한 심리적 압박에 비하여 다소 적은 직업선택의 기회와 높은 경쟁율이 아마도 커리어 단절의 강제적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2.그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
       제 현상황을 보면, 적절한 국가적 지원은 해외거주 해외학위취득자에게 독립적인 연구신청의 기회를 제공하여 국내의 현안에 대하여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외거주 해외학위취득자는 국내연구자와 1차계약후, 국내연구자를 통하여 국내 현안문제 연구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해외학위취득자는 국내연구계약자와 해외기관내 연구계약자 2명의 동의 및 심사 확인을 거쳐야하고 현실적으로 국내연구참여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해외학위취득자가 독립적으로 해외소속기관을 바탕으로 국내연구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면 이후 자연스럽게 추가연구 및 직업의 기회를 이용하여 가족동반 국내유입연구자 또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3.본인의 소속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기술/환경/제도 요소
       해외연구기관소속 해외학위취득자에게 독립적으로 국내현안문제에 참여할 수 있는 연구기회를 제공하여주십시오.   
    이정훈(jhoon) 2021-11-03

    좋은 의견이십니다. 정책적으로는 개별 과학기술자들을 독립적인 연구주체로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연구펀딩과 지위의 확보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도와 다른 측면으로 연구 인프라 측면에서 필요한 사항은 없을까요? 안정적인 연구를 위해 필요한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변의 중국유학생과 캐나다 대학원생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자신의 연구관심 주제어가 생기면 찾아가는 펀드가 있었습니다 (중국 - 공식적으로 국가발표 펀드자료, 캐나다 - NSERC, MITCAS 등). 특히 캐나다 NSERC의 경우, 주기적으로 큰 틀의 변화없이 지속적으로 상대적으로 적은금액의 펀드를 간단한 연구소개서와 자기소개서를 받고 지원하기 때문에 지원자는 대부분은 NSERC 국가펀드의 내용과 진행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진과 학생들은 이벤트성 펀드내용을 찾아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지않고 계획된 NSERC펀드를 신청하기위하여 실험과 서류를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신청자의 상당수가 적은 금액이지만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안정적 연구를 위해서 한국에도 이벤트성 펀드보다는 국가차원의 펀드가 주기적으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여 연구자와 학생 누구나 알고 쉽게접근할 수 있는 펀드브랜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정훈(jhoon) 2021-11-11

    동감합니다. 어떤 연구 지원 프로그램이든 장기적 관점에서의 지속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진승교(t4716) 2021-12-02

    좋은 문제제기와 타당한 답변인것 같습니다. 해외에 진출하신 유학생들은 연구력이 더 뛰어나서 연구비나 진로에 대한 불안정성이 덜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짐작이 있었는데, 오히려 더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겠네요.

    정말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해외 (북미지역) 거주자로서 매우 공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