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 지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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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금융위기라고 전 세계가 몸을 움츠리고 있는 듯합니다.
추위도 다 지나 꽃피는 봄날에 말입니다.
그리고 금융위기라는 말은 곧 경제 위기와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금융권이 돈 장난하다가 위기에 처한 것은 이해가 갑니다만,
정말 신기한 것은 최근까지도 제조업으로 엄청난 돈을 번 기업들이
갑자기 돈이 없어진 것처럼 엄살을 떠는 꼴이 수상합니다.
한국에서 그렇게 잘나가던 기업들은 등기이사들에게 천문학적인
숫자의 배당금을 주었다고 자주 보도되더니 금방 긴축이니, 동결이니
권고퇴직 프로그램이니 하는 말들이 나오는 것은, 엄살인가요? 진실인가요?
그 깊은 봉황의 속을 공돌이인 제가 들여다 본 들 어찌 알겠습니까?
다만, 현상적인 관찰만으로는 엄청나게 좋아보이던 경제도 어려울 ?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더라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연구하는 주제들 중에 아주 중요한 물이나 공기 그리고 전기처럼
돈은 흐르는 것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영어로도 통화를 Currency라고 하죠?
흐르는 물이나 전기가 Current인 것을 보면 동일한 속성을 가진 것 같습니다.
불어에서는 현찰을 아예 Liquide라고 합니다. 영어보다 더 원색적이죠?
그래서 돈을 가두어두는 것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재테크에 젬병인 필자도
은행이자는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보상하지 못한다는 것 정도는 압니다.
부동산이 최고일 것 같은데, 돈은 필요한데 가지고 있는 부동산이 안 팔려서
고민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남들이 보면 재벌인데, 정작 본인은
현찰화가 안되어 고리로 돈을 빌렸다가 헐값에 부동산을 처분하게 되는 현상은
아주 흔합니다. 호경기 때 수직으로 오르던 부동산을 생각만 해도 배가 부르던
사람인데, 불경기가 되면 혼자서 속앓이를 하는 분들, 주변에 계시죠?
제가 요즘 고안해낸 아주 훌륭한 재테크 기술이 있습니다.
부동산도, 주식도, 채권도 못 따라오는 안정된 투자입니다.
무엇이냐고요? 나이 들어서도 열심히 전문지식을 공부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죠.
그래서 고용기한을 늘리는 것입니다.
이런데 글을 기고하니 꼭 공자 같은 소리만 한다구요?
아닙니다! 제가 원고료 얼마 받는다고 오십 줄을 바라보는 나이에
진실성 없는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노후대비는 저축으로만은
불가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건강한 몸과 경쟁력 있는 전문지식으로
일할 수 있는 기한을 늘리는 것이 최상의 재테크라고 생각하고 노력 중입니다.
돈은 흘러서 가기도 하고 오기도 하는, 움켜쥐기 어려운 신기루입니다만,
지식은 움켜 쥘 수 있는 실체이면서, 죽기 전에는 자신과 분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어에서도 움켜쥐다는 뜻을 가진 grip, grasp가 깨닫다, 터득하다 는 지식과
관련된 뜻을 동시에 가집니다. 지식은 우리가 움켜쥘 수 있는 것이죠.
사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공부하기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비록 습득을 위한 순발력은 좀 떨어지지만,
많은 경험을 한 덕분에 좀 더 포괄적으로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문화는 공부는 입시와 직결되는 것으로
공식화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들은 취업 란이라는데, 기업들은 사람이 없다고 하죠.
학교수준을 넘는 포괄적이고 실제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모자라다는 것입니다.
능력 있다고 인정받는 중년들은 대부분 행정이나 관리를 합니다.
관리능력이 전체 조직의 효율에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 인정합니다만,
노후보장을 위해서는 그렇게 좋은 도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좌우간 저는 노후보장을 저금보다는 전문지식 함양으로 정하고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퇴근 후에도 집에서 업무 자료에 형광펜을 그어대고 있습니다.
지겹지 않냐구요? 안 지겨우면 사람이 아니죠.
하지만 재미있어 보이는 골프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지겨울 것입니다.
기왕 직업으로 골프를 해야 한다면, 남들은 돈 내고 하는데 나는 돈 벌며 한다고
생각하면 훨씬 재미있겠죠? 그렇게 마음을 다스립니다.
어떻게 노후준비에 확신이 드시는지요? 확신이 안 드신다면 복권이라도 사셔야죠.
당첨은 책임 못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