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또독

임주현(wizzard)
포함 7명 독일, Dusseldorf, 근교 레스토랑
 2018년 제 8회 코센데이 토론 주제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에 대해 토의하고자 독일 뒤셀도르프 철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모였습니다. 먼저 문제를 함께 공감한 후 현재 저희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본 주제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으며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주로 토론하였습니다.

 지속가능한 과학 기술(science and technology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은 과학기술 발전에 따르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인류가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사회적 질서의 안정성을 보장하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과학기술을 확보하는 체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년 전 국제사회에서 처음 소개되었던 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라는 개념은 전통적인 경제성장 중심의 개발 모델과 사고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환경파괴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경제성장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인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의 생존조차 어렵다는 현실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부터 플라스틱 쓰레기의 문제가 대대적으로 인식되면서 플라스틱 컵, 플라스틱 빨대등의 사용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우리나라에도 활발히 논의되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동물의 사체에서 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우리가 섭취하는 소금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은 더더욱 이에 대한 걱정을 극대화 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속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의견은 모든 국민들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문제인식과 함께 인류가 지구상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같이 공유하고 발전시킨다는 이념은 경제성장과 개발에 집중된 기존의 관심 및 관념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과거에 오염물질의 사후처리를 관리한다라는 패러다임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오염된 환경의 복원과 재생, 그리고 문제의 원천 봉쇄로 패러다임으로이 더해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 더 나은 환경복원 및 재생기술 개발 부터 환경친화적 설계등 다양한 방법론이 추진, 연구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먼저 왜 지속가능한 과학 기술이 필요한지 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일단 공통적으로 인류의 끝없는 활동과 생산으로 인한 지구의 백년 후 모습은 매우 암담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모든 연구원들이 공감하였습니다. 현재의 시점으로만 봐도, 섭씨 4도 높아진 지구의 온도는 북극의 방하와 만년설을 녹게 하여 해수면 상승을 불러왔고, 해안 도시는 바다에 잠겨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였습니다. 지금도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고 있으며 급격한 사막화가 진행되고 폭우 피해 역시 많아졌습니다. 많은 동식물들은 멸종되었고 결국 생태계의 다양성은 사라져 커다란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동안 천연자원 등은 수십만 년 동안 형성됐었지만, 책임없이 무심한 우리의 과학 기술로 인해 200년만에 다 끌어 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자연은 파괴되었고 근래들어 환경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고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자연을 보호하고 지켜내지 못한다면 지구는 더 이상 우리 인간의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인구 증가 및 이에 따른 어마어마한 소비 증가를 생각해 보면 결국 지속가능한 과학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였습니다. 이는 저희 역시 이곳에서 기후변화를 몸소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곳 독일 및 유럽에도 이곳 연구원들이 느낄 정도로 작년과 올해 여러 이상기온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독일에서는 집이나 직장에서 모두 에어컨을 찾아보기가 힘든데 그 이유는 한여름이라고 해도 한국처럼 더운날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에는 매우 더웠고,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독일에도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릴 것입니다. 또한 더운 유럽의 대명사인 스페인, 그리고 북쪽이긴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모로코에 모두 지난 겨울 폭설이 내렸는데, 이 역시 매우 희귀한 일이었습니다

 확실한 문제인식 후에 각 연구원들이 연구하는 분야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더 깊게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재료를 합성하는 연구원은 친환경 재료 합성에 대한 문제점 및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우수한 재료가 합성되어 왔지만 기본적으로 먼저 합성을 하고 후에 특성을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재료 소모 및 환경오염의 정도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공감하며 이미 여러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처럼 계산과학의 발전 및 합성 및 평가와의 연계가 활발히 이루어져야만 이러한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곳 연구소에서도 계산 부서에서는 계산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중이며, 합성-평가 부서와의 협업이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연구소도 점점 더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소재를 연구하는 연구원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학 기술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의 개발일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안전하고 손실 없이 운반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또한 당연히 필요해 보입니다.
  안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기존의 인프라 구조물을 새로운 에너지원에도 적용할 수 있는가’와 ‘새로운 에너지원의 인프라 구축에 적합한 구조 재료의 개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예를 들어, 차세대 에너지원중 하나인 수소의 경우, 수소 환경이 기존 연료를 위해 구축된 인프라(천연가스배관) 재료의 물성을 저하시키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소에 의해 재료가 딱딱해 져 물성이 변하는 현상은 현재 금속을 중심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주제이고 이것이 이러한 문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수소 환경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재료 개발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액체, 기체, 고체 각각의 형태로 수소를 저장/운반하기에 적합한 재료 개발 또한 생각보아야 합니다. 특히 고체 상태로의 저장/운반의 경우, 수소를 저장하는 재료의 개발이 필수적인데 이 경우 수소 저장 능력과방출 능력 모두 우수한 합금을 개발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할 것입니다.

 다른 연구원들은 효율을 높인 소재에 대한 생산공정과 활용 방향또한 발전되어야 해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존의 소재 개발은 소재의 기계적/화학적 물성의 증대를 위해 집중되어 왔습니다. 소재 자체의 내재적 물성의 향상이 급진적으로 수행되었으며, 큰 응력에 의한 소재 파괴 등을 수월하게 견딜 수 있는 소재의 개발이 다방면에서 이루어져 왔다는데 이와 같은 소재의 경우 일단 파단이 발생하게 되면 다시는 활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다시 대체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새로운 소재를 제조하여야 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반복적인 소재의 활용과 재생산에 의해 우리는 계속해서 에너지를 써야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CO2 가스 등의 유해 물질을 배출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내재적 특성의 개선 뿐만 아니라, 소재를 쉽게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의 마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자가 치유 소재의 개발을 통해 일정 응력 이하에서는 쉽게 파단이 발생하지 않아 다시 활용가능한 소재를 개발하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자가 치유 소재 개념은 주로 고분자 소재 개발에서 활발히 연구되던 개념인데 최근에는 금속 소재로도 그 개념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또한 방향성이나, 혹은 특정한 처리를 통한 소재의 특성 개선을 통해서도 소재 재활용 가능성을 증가시켜야 합니다. 이를 통해 백년 후인 2118년에는 보다 낮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보다 적은 오염 물질을 발생시키는 소재 개발을 가능하게 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이 확립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이 환경오염을 일으키키도 하지만 또한 과학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 큰 역할을 해 주어야 합니다. 기후변화, 에너지, 식량, 질병 등 인류를 위협하는 지구와 인류의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연략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에 우리 모두 공감하였습니다. 20세기 이후 환경문제는 꾸준히 발생되었으며, 앞으로 얼마나 걸려야 이러한 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수 세기가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문제 인식 및 공감대가 매우 크고, 실제 학계에서도 환경 문제가 굉장히 큰 주제이기 때문에 미래가 전혀 어두워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철 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이 모여 각자의 연구분야를 중심으로 간단하게나마 본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주로 재료의 개발과 이해 그리고 생산과 활용을 이야기하며 과연 어떤 방향으로 기여해야하는지를 논의하였습니다. 이번 코센데이를 통해 각자의 연구가 개인의 학문적 호기심과 미래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와도 직결됨을 다시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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