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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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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은(cladonia)
포함 7명 대한민국, 인천, 인천 차이나타운
주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참석: 소재은, 김래영, 김준, 전현우, 정선미, 최성준, 심명보 (총 7명)
 
○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확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본 모임에서는 환경에 중점을 둔 정의 정립을 시도하였다. 넓은 의미에서는 환경에 초점을 맞추어 그를 최대한 보전하면서도 미래 세대까지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이, 좁은 의미에서는 ‘지속 가능’ 이라는 단어 그 뜻대로 지속적인 성장 저해를 일으키는 그 이외의 요소들(etc. 환경)은 최소한으로 고려하는 방향 등을 토의하였다.
 
○ 연구의 경제적 가치를 생각해본다. 경제적 가치가 큰 연구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본 연구 성과로 얻어낼 수 있는 직관적인 가치와 파급효과 그 어느 선까지가 평가에 영향을 주는 걸까? 경제적 가치가 큰 연구는 연구비가 풍부하며, 연구하는 팀도 많다. 반면에 경제적 가치가 적은 연구는 사정이 매우 좋지 않으며, 연구자들이 역시 부족하다.
 
○ 그런데 투입되는 연구비에 비해 결과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2000년부터 말라리아 연구에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으며, 최근 46억달러(약 5조원)를 추가로 기부하였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하다. 제약회사인 화이자는 그간 연구해오던 알츠하이머병 및 파킨슨병 치료 신약 개발을 올해 포기한다고 밝혔다. 암 연구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어마어마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투입된 자금에 비해 획기적인 발전을 보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뭘까. 효율이 좋지 못한 원인을 어느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 연구과제 선정 기준에서 경제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 같다. 그러나 연구의 중요도가 경제성과 반드시 비례관계에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경제성에 집중 하다 보니, 누구나 끄덕일 법한 연구 목적(암 연구, 반도체 등)이 아니고서야 일반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내기 쉽지 않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발달의 밑바탕이 될 기초과학 연구가 부족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연구과제 심사절차에서 심사위원이 연구과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상황이면 제안자는 심사자에게 과제에 대해서 기초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 이로 인해 과제에 대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Introduction에 대한 간결하고 명확한 설명과 전달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전문 과제별 심사에는 연구의 필요성, 논리적 연결성 그리고 그에 따른 전문 분야의 질의응답등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구과제심사가 수박겉핥기 식으로 심사될 뿐 심도 깊은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것 같다.
 
○ 우리나라의 연구과제 심사절차는 심사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고, 시간도 많이 주어지지 않아서 심사위원도 연구과제를 심도 있게 검토할 수 없다는 불만이 꽤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즉 현재의 연구과제심사 상황은 연구자도 심사자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듯 하다. 캐나다는 심사자들이 분야별로 한데 모여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심도 있고 세밀하게 심사를 며칠에 걸쳐 연구과제선정심사를 충분한 시간을 두어 각 분과별로 여러날에 거쳐 심층적으로 한다고 한다. 다만 이렇게 할 경우 심사위원에게 고생한만큼 많은 심사료를 주어야 할 것이다. 여러가지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는 것을 대화 중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다.
 
○ 연구과제의 경제성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분야에 한해서만 요구해야 할 것이다. 경제성을 설명하기 어려운 연구 분야나 목적도 많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과학기술을 발굴해내기가 어렵다.
 
○ 우리나라는 국가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 비용이 매우 높은 편이며(2016년 기준 총 69조4055억원, 세계 5위), GDP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세계 2위(4.24%)이다. 그런데 투입한 비용에 비해 성과는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평가다.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한 과학기술의 발견 문제는 물론이요, 연구정책 전반에 있어서 문제점이 있지 않은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만남후기

  • 소재은 (cladonia)

    다들 대학원 생활을 겪어본 사람들끼리 모여서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만 알던 분들을 이런 기회를 통해 만나게 된 것도 기뻐요. 의견들이 부딪치면서도 미묘한 합의점을 도달해 가는 시간 그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 김래영 (ereinion)

    현장에서 연구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유익하고 즐거운 모임이었음. 현행 R&D연구과제선정절차에서 경제성보다는 연구목적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등, 지속가능한 개발의 바탕이 되는 과학기술이 등장할 수 있도록 정책 개선이 필요.

  • 최성준 (azmodaeus)

    '지속가능한 발전' 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 연구자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지원, 연구문화 형성이 필요함.

  • 김준 (dauer)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요한 과학기술을 만들어내려면 과학기술 연구부터 지속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특히 불안정한 청년 과학자에 대한 안정적 지원이 정착되길 바란다.

  • 심명보 (mbshim1213)

    다양한 분야의 연구종사자들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 기술에 대한 관점을 나눌 수 있었던 즐겁고 유익한 자리였습니다.

  • 정선미 (camapooa)

    응용과학 및 공학 분야의 기반이 되는 기초 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육성 및 지원 필요

  • 전현우 (bricoleur)

    과학기술 정책과 예산 집행의 장기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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