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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이 있는 독일 소도시 Cottbus에서의 삶

    윤정 (jungyoon0516)

    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부터 브란덴부르크 공대(brandenburgische technologische Universität Cottbus-Seftenberg)에서 환경과학 학사 끝내고 공정공학 석사를 공부하고 있는 윤정입니다. 제가 콧부스(Cottbus)에서 살게 된 지도 어언 4년이 되었습니다. 콧부스는 인구 10만 남짓의 독일에서는 메가시티(Megastadt)에 속하지만 한국으로 치면 소도시인 대학도시입니다. 폴란드 국경까지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독일에서도 극동독에 속하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동유럽의 분위기와 동독 시절의 느낌도 느껴볼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 조그마한 소도시에서의 저의 삶은 어떠할까요? 콧부스 근처 어느 호숫가에서 동기들과 함께 우선 제가 다니는 대학교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역사와 유서가 깊은 대학이 많은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20년 정도 된 신생 대학입니다. 덕분에 캠퍼스가 도시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많은 독일 대학들과는 다르게 미국 종합 대학의 느낌이 강한 캠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메인 캠퍼스가 도시 중앙에서 그리 멀지 않게 위치해 있고 캠퍼스의 거의 모든 건물이 함께 붙어 있는 형태입니다. 메인 캠퍼스를 제외하고도 분교들이 있는데, 콧부스 놀드(Nord)와 작슨돌프(Sachendorf)지역, 그리고 제프튼벌그(Senftenberg)라는 다른 도시에도 캠퍼스가 위치해 있습니다. 전체 학생수는 8000명 정도인데 이중에 20%가 외국인 학생들입니다. 브란덴부르크 공대 메인 캠퍼스 코로나 전에는 수업을 하고 학생식당인 멘자(Mensa)에 가서 밥을 먹고, 카페테리아에서 케잌이나 커피를 마시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다시 수업을 가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후에는 다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면서 캠퍼스에 들를 일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 학기에는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 다음 학기에도 대부분의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상입니다. 4월, 5월에는 모든 대학교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랩에서의 연구도 중단되었는데, 지금은 웬만한 업무는 학교에서 처리가 가능해졌습니다. 몇몇 시험들은 오프라인으로 학교에서 진행되기도 하였습니다. 브란덴부르크 공대 메인 캠퍼스 야경 대학교의 자랑인 도서관도 다시 문을 열어서 집에서 공부하기가 힘이 들 때면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곤 한답니다. 물론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에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더운 여름에 다시 문을 열어서 고마웠습니다. 에어컨을 보기 힘든 독일에서 유일하게 에어컨을 쐬면서 공부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브란덴부르크 공대 도서관은 건축가 Herzog & De Meuron이 건축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도서관 내부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건물 디자인은 정말 멋있어서 날씨 좋을 때마다 도서관 근처를 지나면 아직도 사진을 찍곤 합니다. 브란덴부르크 공대 도서관 (출처: https://www.b-tu.de/en/contact) 그 옆에는 독일에서는 종종 보기 쉬운 건축물입니다. 베를린 장벽을 여기 콧부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저희 학교 캠퍼스에는 동독에서 지은 베를린 장벽 중 네 점이 사각형을 이루며 서 있습니다. 베를린 장벽 기념관을 위해 장벽의 안정성과 안전성을 검토하려고 저희 대학교로 보냈다가 여기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냥 간단하게 장벽을 세워놓은 것 같지만 의미가 있습니다. 동독에서는 장벽의 동독을 향하는 면을 내부로 지칭하고 서독을 향하는 면을 외부로 지칭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장벽을 세울 때는 서독을 향하는 면을 안쪽으로 넣어서 내부로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서독이였던 외부가 내부가 되고 동독이였던 외부가 내부가 되는 셈입니다. 아마 독일의 통일을 장벽의 구조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콧부스에 위치해 있는 베를린 장벽 물론 우리에게는 너무 작은 도시이지만 이래봬도 콧부스는 브란덴부르크 주에서 포츠담 다음으로 가장 큰 도시입니다. 독일에서 동유럽으로 기차를 타고 넘어가거나, 베를린에서 라이프지히(Leipzig)이나 드레스덴(Dresden) 같은 주요 도시를 기차로 이동을 하게 되면 꼭 들리는 곳이 콧부스입니다. 따라서 인구 그렇게 많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행을 많이 하는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나 인지도가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독일에서 콧부스 위치 (출처: http://www.worldeasyguides.com/europe/germany/cottbus/where-is-cottbus-on-map-germany/) 콧부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브라니츠 파크와 동물원입니다. 브라니츠 파크(Branitz Park)는 Hermann Fürst von Pückler에 의해 1846년부터 1871년까지 Fürst가 죽은 뒤에도 그의 가족들에 의해1888년까지 지어진 공원입니다. Hermann Fürst von Pückler는 그 당시에 북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슬람권의 나라를 여행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는 터번을 종종 썼다고 하는데, 콧부스에 이곳 저곳 그가 터번을 쓰고 있는 그림이 붙어 있습니다. 터번을 쓴 Hermann Fürst von Pückler 그가 지은 브라니츠 파크 역시 이슬람과 북아프리카 문화에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브라니츠 파크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피라미드입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에 영감을 받은 그가 호수 한 가운데에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언덕을 쌓은 것입니다. 이집트 피라미드와는 다르게 흙으로 덮여 있어서 봄과 여름에는 녹색 빛으로 피라미드가 물들고, 가을에는 낙엽빛으로, 그리고 겨울에 눈이 오면 피라미드가 하얗게 덮입니다. 브라니츠 공원에 위치한 피라미드 콧부스 동물원(Cottbus Tierpark)은 브라니츠 파크의 옆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동독시절인 1954년에 문을 열었고 현재는 호랑이, 펭귄 등을 포함한 170여 종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입니다. 제가 여기서 동물원이라고 해석하기는 했지만, 독일에서는 Tierpark와 Zoologischer Garten(줄여서 Zoo)에 차이가 있습니다. Zoo의 경우 크기도 크고 전 세계에서 건너온 신기한 동물들을 데려다 놓는 경우가 많은데, Tierpark는 크기도 작고 지역에서 같은 지역 혹은 위도에서 나오는 동물들이 있다고 합니다. 콧부스의 동물원의 경우 크기가 작은 편이라서 Tierpark에 속한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콧부스 동물원의 겨울 (출처: https://www.tierparkcottbus.de/de/tierpark-cottbus/bildgalerie.html) 저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여가시간에도 많은 것들을 하곤 합니다. 코로나가 아니였으면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대학교에 있는 스포츠할레(Sporthall)에 가서 암벽등반이나 배드민턴을 했겠지만 아쉽게도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여러가지 다른 활동을 통해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콧부스의 구시가지 근처를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사실 산책을 하러 오지는 않고, 무언가를 사거나 친구들과 만날 때 많이 들리곤 합니다. 콧부스의 구시가지는 큰 도시들처럼 화려하거나 크지는 않지만 그 나름대로의 아늑함과 유럽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베트남 식당과 그리스 식당도 여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콧부스에서 행사가 열리면 거의 대부분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도시에서 가장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콧부스의 구시가지 (출처: https://urlaubsreich.de/auf-geniessertour-cottbuser-city/) 두번째로는 자전거를 타고 콧부스와 콧부스의 근교를 다니는 것입니다. 독일은 자전거 도로가 잘 되기로 유명합니다. 특히나 소도시 같은 경우,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자전거를 타면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보다 더 빨리 목적지에 다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30-40km 를 자전거를 타고 근교 도시인 파이츠(Peitz)나 타이흐란드(Teichland)에 가서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먹고 오기도 한답니다. 언제 시간이 되면 동독에서 서독 끝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보는 게 목표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간 파이츠에 위치한 얜슈발데 발전소 (Kraftwerk Jänschwalde) 세번째로는 집에서 할 수 있는 베이킹입니다. 최근에 제가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취미 중 하나가 베이킹입니다. 한국 빵이 그리울 때면 소세지 빵이나 단팥빵을 구워먹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미국의 레드벨벳 케잌이나 독일의 치즈케이크도 오븐에 구워서 해먹습니다. 원래는 빵이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요즘에는 빵 만드는 과정이 좋아서 베이킹을 해서 친구들과 나눠먹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에서 구워본 생크림 단팥빵 앞 작은 마당에서 야채와 과일을 키우는 것도 소일거리 중 하나입니다. 현재 저의 정원에서는 배추, 고추, 바질, 파, 부추 등등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또한 조그마한 마당이 생긴 덕분에 친구들과 바베큐 파티도 하고 밖에서 맥주를 한잔하기도 합니다. 올해에는 대만, 중국 친구들과 함께 단오에 대나무잎에 싼 밥을 같이 만들어서 나눠먹기도 했구요. 친구들과 함께한 단오 독일의 여름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 비하면은 습도도 낮고 기온도 한국 여름 기온 정도인데, 독일에 살면 왠지 모르게 더 덥게 느껴집니다. 30도가 넘는 날이면 수영장을 가거나 인공 호수, 하천으로 놀러 가서 물놀이를 즐깁니다. 특히 콧부스 주변은 인공 호수가 많은데, 석탄이 많이 나는 지역이기 때문에 석탄을 파고 움푹 들어간 지형을 물로 채워넣기 때문입니다. 이번 년도에는 베를린 근처에 Bad Saarow 라는 호수에 가서 친구들과 스탠딩 패들 보드와 패들보트라고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배를 타고 호수를 즐겼답니다. 호수에서 처음 타본 스탠딩 패들보드 콧부스에 위치한 벌그(Burg)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슈프레발트(Spreewald)에 속해있는데, 슈프레발트로 유명한 루버나우나 루번의 상류에 위치해 있습니다. 매년 독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슈프레발트를 보기 위해서 오는데 벌그는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아서 루버나우나 루번보다는 한적하게 슈프레발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름이 되면 거의 연례행사로 이곳에 가서 카약을 타거나 보트를 타러가곤 합니다. 슈프레발트에서 즐기는 카약킹 코로나 전에는 여름축제로 도시가 북적이곤 했는데 아쉽게도 이번 여름에는 모든 행사가 취소되었습니다. 콧부스의 여름축제는 대학교에서 한번, 도시에서 한번, 사기업에서 한번, 총 세번의 여름축제를 엽니다. 대학교와 사기업에서 하는 여름 축제는 음악 콘서트와 함께 젊은 사람들은 위한 축제인 반면에, 도시에서 열리는 여름축제는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입니다. 여름축제가 한창은 구시가지. 사람들로 엄청 북적였다. 도시에서의 여름축제는 도시 구시가지와 근처 공원에서 열립니다. 저는 3년 연속 도시에서 열리는 여름축제에서 다른 나라 고유의 음식을 판매할 수 있는 콧부스 오픈(Cottbus Open)이라는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덕분에 한국 음식을 맛보기 힘든 콧부스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주된 음식으로는 양념치킨, 주먹밥, 불고기 등을 팔았었고, 유자차랑 매실차도 사이다와 함께 섞어서 팔았습니다. 양념치킨과 떡튀김을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국음식의 잠재력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콧부스 오픈에서 한국 부스 독일의 겨울은 여름에 비해서 많이 어두운 편입니다. 해가 4시에서 5시면 저물뿐더러 한달에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손에 꼽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해가 비추기만 하면 사람들이 다 나가서 햇빛을 쬡니다. 맨 처음에는 햇빛이 뭐라고 계속 나가나 싶겠지만, 독일에 계속 살다보면 이들을 이해하고 저 또한 같은 처지가 되었습니다. 해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우울증같이 적은 일조량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주위를 기울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여름은 몰라도 겨울에는 무조건 비타민 D를 따로 섭취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겨울이 되면 독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 마켓입니다. 도시가 작건 크건 독일 전국에서 크리스마스마켓으로 도시가 반짝반짝 빛납니다. 수업을 마치고 구시가지로 나가서 따듯하게 뎁힌 와인인 글루와인 한잔에 랑고스나 한드브롯(Handbrot)으로 저녁배를 채우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면서 온 몸이 행복해지는 기분입니다. 콧부스의 크리스마스 마켓 독일 전역에서, 혹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는 콧부스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드레스덴이 있지만 제게 가장 인상깊었던 크리스마스 마켓은 레데(Lehde)에 위치한 슈프리발드 크리스마스 마켓입니다. 레데 크리스마스 마켓을 가는 가장 흔한 방법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레데라는 동네가 강가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서 차를 타고 들어갈 수도 있지만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조그마한 동네이다 보니깐 상업화되고 화려하게 꾸며진 다른 크리스마스 마켓들과는 다르게 동네에서 직접 생산한 꿀이나 잼이라던가 할머니들이 직접 짜신 옷이나 목도리 등을 살 수 있습니다. 확실히 로컬화 되어있고 무언가 따듯한 느낌의 크리스마스 마켓이라 제가 정말 애정하는 곳입니다. 레데 크리스마스 마켓에 들어가기 위한 배 독일 소도시에서의 삶은 파티나 밤문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심심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술집도 행사가 있지 않으면 늦어야 2시면 문을 닫고 클럽도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화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바베큐를 하며 맥주 한잔하며 하루를 끝마치는게 나쁘지 않으시다는 분들에게는 콧부스 같은 저녁이 있는 독일 삶을 잘 보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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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이달의주자:여태민)

다자이 오사무 저

안녕하세요. 포스텍 김병진 군의 소개로 릴레이에 참여하게 된 포스텍 철강대학원 여태민입니다. 저는 Casting Technology Lab에서 세라믹 재료의 고온 구조 분석과 시뮬레이션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에, 저는 20살 이전에 단 한 번도 자유의지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필요에 의해서 혹은 강요에 의해서 책을 읽어왔습니다. 그랬던 저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선물해준 고마운 책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책은 일본의 국민 작가로 불리는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 실격'입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본인이 투영된 주인공 '요조'가 인간들의 위선과 잔인함을 겪으며 파멸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작품을 읽다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후, 공황 상태에 빠진 일본의 젊은 지식인들이 다자이에 열광한 이유에 대해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화가인 에곤 쉴레의 유명작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을 표지로 하고 있습니다. 쉴레는 정신 상태가 매우 불안정했던, 그리고 그가 느낀 공포와 고통을 회화에 담아낸 화가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는데요. 쉴레의 광팬인 저는, 그를 자신이 가진 나약함 마저 '자기 자신'으로 끌어안을 줄 알았던 용기 있는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이 책의 표지로 선정된 만큼, 쉴레와 요조의 삶을 비교하며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큰 재미가 될 것입니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도입부의 첫 두 문장은 책이 지닌 전반적인 분위기를 완벽하게 표현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두 문장에 압도되어 그에게 존재했을 희망과 행복을 한 번도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더욱 더 큰 몰입감을 원하신다면 다자이 오사무의 인생을 다룬 영화 '인간 실격'을 통해 작가의 삶을 이해한 뒤, 두 문장을 다시 접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러니까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한다.라는 말만큼 저에게 난해하고 어렵고 그리고 협박 비슷하게 울리는 말은 없었습니다.』 『서로 속이면서, 게다가 이상하게도 전혀 상처를 입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정말이지 산뜻하고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이 인간의 삶에는 충만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하기 싫어도 하고 싶은 척, 사회에 순응되고 과격하게는 세뇌되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자이는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저는 요조 그리고 다자이를 동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인간에게는 교육이나 의료로 해결될 수 없는 본성이 존재하고, 이들은 이를 인정한 멋진 인물들이니까요. 많은 생각을 들게 했던 문장으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사회가 격변하고 모든 것이 불확실하게 느껴질 때, 온갖 허위와 위선을 타파하고자 '혁명'을 지향하다 기존의 두꺼운 벽 앞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절감한 자가 목숨을 걸고 자기 파멸로 치닫는 것도 하나의 선택일 것이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여러분 주변에도 한 명쯤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항상 웃는 얼굴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풍기는 포스텍 화학공학과의 김채원 양이 그렇습니다. 바쁜 대학 생활 중에서도 자기 삶의 태도나 철학을 잃지 않으려 열심히 공부하고 책을 읽는 김채원 양을 다음 주자로 추천합니다. 자세히 보기

개인이나 인간사회의 큰 약점은, 잘 될 때 어느 선에서 절제하고 멈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한 주식이 오를 때 계속 오르기만 할 이유가 없는데도 계속 붙들고 있다가 망한다. 아파트 가격도 턱없이 오르기만 할 수 없으니, 이제는 아마 연착륙은 어렵고 공중폭파나 급강하 추락같은 사고 수준의 이벤트까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같다.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공산주의가 망하고 자본주의가 승리했다는 자축 후, 개인이나 국가나 전부 돈을 향해 전력질주했다. 과거 제국주의 체제에서는 후발국가들이 착취국가로부터 벗어나려는 독립의지가 있었지만, 신제국주의에서는 정반대로 후발국가들은 착취국가들을 롤모델로 생각한다. 우리도 빨리 후진국 노동력을 빌려 싸게 만들고 비싸게 되파는 장사를 하자는 희망을 품었다. 이런 메카니즘으로 계속 해대던 빨대질로 그만 중국을 너무 키워놓았다. 이제와서 미국은 중국을 KO시켜버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그 경기가 열릴 체육관은 링바닥도 링로프도 그리고 글러브까지 다 중국이 만든 꼴이다. 그랬거나 말거나 얻어터지고나면 오만해진 버릇이 좀 고쳐지지 않겠냐면 순진한 소리다. 글러브를 만드는 쪽은 고객을 위해 봉사만 하는 바보가 아니다. 자기 선수 글러브 안에는 단단한 쇳조각을 넣고, 상대 선수 글러브에는 풍선을 넣어서 바느질하는 정도는 손쉬운 트릭이다. 당장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한다면 군수물자 때문에 미국이 금방 질 것이라는 농담이 돌아다녔다. 미국인들 절대다수가 애용하는 월마트는 적어도 90% 이상이 Made in China로 채워졌으니까. 간혹 Made in PRC 라고 표기되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의 약자를 사용하여 사람들의 눈을 속인 것이다. 중국을 낮추고 미국을 추종하자는 의도가 아니다. 분업의 효율을 넘어 누군가에게 자기 삶을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결국 자기 삶의 주인되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벌써부터 미국이나 중국 중 선택하라는 압력을 받고있지만, 어느 줄에 설 지 정하기 어려운 처지다. 세계화 경제에서 사람과 물자 이동 제한은 자살골이라, 우한사태를 알았음에도 정부는 출입을 미리 차단하지 못했다. 지나친 세계화의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필자처럼 나중에야 혼자 다 알았던 것처럼 떠드는 사람들은 넘치지만, 자신들의 무지를 자책하는 전문가들은 아무도 없다. 여기까지는 지난달 칼럼이 다룬 세계화의 복습이다. 그런데 세계화에 익숙해진 후, 사람들 머리는 좀 더 좋아졌다. 고도의 서비스 산업 세상에서 제조업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제는 돈을 번 사람들의 주머니를 다르게 열었다. 스타들이 등장하는 대규모 모임으로 말이다. 스포츠나 문화 행사, 영화와 종교행사, 그리고 강연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돈벌이로 일만 하다가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사람들에게 위로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후죽순격으로 도처에 생겨났던 노래경연과 시시한 일상으로 시간을 채우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유명인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만 성공했을 뿐, 위로를 받아야 할 민초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 웃고나서 돌아와보면 내 앞에 놓인 삶은 여전히 칙칙하다. 자기 삶을 더 세게 끌어안아야 하지만, 사람들은 바깥으로 배회했다. 낙수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는 물레방아처럼, 계속 잘 굴러가던 ‘감성팔이 서비스업’ 경제고리에 이제는 그만 코로나 바이러스도 동승하게 된 것이다. 미리 절제할 수 있었더라면, 치루지 않아도 될 비싼 댓가를 지불한 다음, 아마도 사람들은 하나씩 자신 삶의 패턴을 점검해나갈 것이다. 팬데믹으로 패닉에 빠진 채로 세월만 보낼 것이 아니라, 단체속에 섞이지 못한 소외감을 이겨내고 자기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아마도 ‘자가격리’를 당해본 사람들은 깨달았을 것이다. “눈에도 안보이는 신을 믿는다는 사람들에게, 비대면 예배가 왜 문제냐?”는 지적은 정확한 통찰이다. 신앙은 무리들 앞에서 과시하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내면의 풍성함을 추구하는 것이니까. 비행기 마일 수 늘이기를 절제하고, 자기 생각속 상상의 나라로 자주 여행을 떠나보자는 자각도 필요하다. 아마 당분간은 갇힌 자들에게 금단현상이 심할 것이다. 하지만 다행하게도 우리에게는 무한대의 가상현실세계가 있지 않은가? 그곳으로 잠시 현실도피를 하고나면 또 정글로 돌아와 싸울 에너지가 생길 것이다. 코로나는 결국 인간에 의해 퍼졌지만, 인간에 의해 통제될 것이다. 그리고 기존문명을 재편하고 새로운 문명을 설계할 수 있는 엄청난 노하우를 가르쳐 주었다. 기존문명은 많고, 크고, 높고, 빠른 것을 추구하며 만들어졌지만, 새로운 문명에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상생과 화해 그리고 지속가능이 키워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숙명여자대학교] 스마트 시스템 소프트웨어 연구실

숙명여자대학교 IT공학과 소속인 스마트 시스템 소프트웨어 연구실(Smart System Software Lab)은 이종우 교수의 지도 아래 2020년 현재 석박사 통합 1명, 박사 1명, 석사 1명과 학부 3명의 구성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연구실의 주 연구주제는 최신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예측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운영체제, 병렬/분산 시스템 소프트웨어 및 임베디드 시스템을 연구할 수 있습니다. 2-1. 딥러닝 기반 국내국외 주가예측 시스템 및 매매정책 생성기 개발 최근 딥러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외 할 것 없이 다양한 기술 개발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딥러닝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될 수 있는데, 그 중 과거부터 현재까지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는 것이 바로 주식 시장 예측이다.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미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많은 발전을 거듭한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을 이용한다면 주식데이터를 통해 특정 패턴을 찾아낼 수 있고, 이를 통해 미래의 주식 시장 변동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본 연구에서는 딥러닝 주가예측을 위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가예측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현재 다양한 주가예측 모델 중 수익률이 안정적인 모델을 이용해 자동매매를 수행하도록 하여 완전 자동 주식매매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2-2. 음성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통한 시각장애 대학생의 독립적 학습 지원 기술 개발 최근 고등교육의 필요성과 요구로 인해 시각장애인들도 대학에 입학하여 교육을 지속해가는 비율이 15% 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비장애 학생들에게는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대학생활에서 수업, 시험, 편의시설 등 장애 학생들을 위한 지원 시스템이 부족하여 시각장애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본 연구는 최근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여러 음성 서비스에 착안하여 음성 인식을 통해 시각장애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보고서 생성기’를 개발하였다. 이는 시각장애 대학생들이 보다 독립적으로 문서를 작성하여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며, 기존에 존재하던 음성노트 프로그램들 보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피드백을 주는 등의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2-3. 시각장애인의 안전 보행을 위한 볼라드/물체 인식 구현 시각 장애인들이 보행하는 방법은 흰지팡이 사용 보행, 안내보행, 전자기기 보행, 안내견 보행이 있다. 그 중 흰지팡이 보행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보행 중 갑작스런 장애물이나 보도블럭의 높낮이 가 다름을 미처 인식하지 못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중 자동차 침범을 방지하는 볼라드의 경우도 시각장애인이 확인하지 못해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한다. 본 연구는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이미지로 볼라드를 인식하는 엔진을 구현하고 실제 볼라드 이미지의 인식 결과를 보인다. 향후 볼라드 인식 엔진을 개선하여 실시간으로 보행 중에 볼라드가 인식되면 위치, 거리 등의 정보를 시각장애 인에게 안내해주는 시스템에 활용하고자 한다. 우리 연구실은 주 1회 랩미팅과 교수님과의 식사를 통해 각자의 연구 활동을 공유하고 본인의 연구 생활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항상 연구에 필요한 다양한 첨단 기기와 장비들을 지원해주시며, 매년 2회 이상의 해외 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재미있는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연구 이외에는 스승의날 행사를 통해 졸업생 선배님들과의 교류가 가능합니다. 교수님께서 매우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시고 계시며, 출퇴근 시간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자신의 일을 스스로 진행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최적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연구과제와 양질의 논문 작성을 통해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연구실의 위치는 숙명여자대학교 명신관 507A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심도있게 배우고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한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를 원한다면, 우리 연구실을 매우 추천합니다. 연구실의 관련 문의사항은 아래 연락처를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홈페이지  : https://sites.google.com/view/bigrain-/home?authuser=0 ■ 주소  : (04310)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47길 100(청파동2가) 숙명여자대학교 명신관507A ■ 이메일  : yjsong@sookmyung.ac.kr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