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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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Carnegie Mellon University 183일 방문기

    맹욱재 (2013hci316)

    KOSEN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 핵심인재 지원 양성사업으로 피츠버그의 카네기 멜론 대학교(CMU)에 다녀온 맹욱재입니다. 2019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6개월동안 인공지능, 머신러닝, 자연어처리, 팀 프로젝트 수업을 들었습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가 명문학교인 만큼 수업과 과제 난이도가 높아 쉽지 않았지만,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6개월 동안 피츠버그에 살면서 찍었던 사진이 1660장인데, 그 중에서 핵심만 뽑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저희 포토에세이는 크게 4가지로 1) 다녀온 프로그램 소개, 2) 카네기 멜론 대학교 소개, 3) 학교의 명물 소개, 4) 학교 생활입니다. 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서 지원하는 글로벌 핵심 인재 지원 양성 사업의 위탁 교육형 프로그램으로 피츠버그 카네기 멜론 대학에 파견되었습니다. 전국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서류, 영문 수학 시험, 영어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된 32명의 학생 중 한 명입니다. 1기로 선발되어 이후 프로그램을 오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감을 갖고 임했습니다. 사진은 출발 전 인천 공항에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는 인공 지능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컴퓨터 공학분야 세계 최고의 대학입니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설립한 Carnegie Institute of Technology와 금융 재벌인 멜론가가 설립한 Mellon Institute of Industrial Research이 통합되면서 지금의 카네기 멜론 대학이 되었습니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피츠버그를 대표하는 인물로 피츠버그 공항에서도 쉽게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는 여러가지 명물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카네기 멜론 대학교를 떠올리면 바로 연상되는 명물을 중심으로 학교의 이모저모를 소개해보겠습니다. 학교의 명물은 크게 5가지로 Walking to the Sky, Hamerschlag hall, The fence, Hunt Library, 랜디포쉬 다리입니다. 그 외에도 유명한 학교 볼거리를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Walking to the Sky Walking to the Sky는 학교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조각품을 뜻합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상징물입니다. 하늘로 걸어가는 사람들과 밑에서 그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이 조각품은 학교로 등교할 때마다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학교에 다니며 Walking to the Sky만 20장 넘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밝은 날, 흐린 날, 눈 오는 날 등 정말 많이 찍었는데, 구름이 절묘하게 하늘로 이어지는 아래 사진이 제가 직접 찍은 최고의 사진입니다. 아래에 있는 세 명의 사람, 어른 둘과 아이 하나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이 조각상에는 가방과 목도리가 없지만, 학생들이 장난으로 걸쳐 놓으며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장시켜 재미있는 볼거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밑에서 올려다 본 모습은 정말 하늘로 걸어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Hamerschlag hall Hamerschlag hall 역시 카네기 멜론 대학교하면 여러 사진에 소개되는 대표 건물입니다. 그 모습이 멋질 뿐만 아니라, 피츠버그의 주변 풍경과도 어울리며 볼 때마다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건물도 10장 가까이 찍었고, 그 중에 가장 잘 나온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The fence The fence는 카네기 멜론 대학 중심에 있는 울타리를 뜻합니다. 학교의 상징물로서 특이한 전통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 밤 중에 누구나 이 펜스에 자신이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적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밤 12시 이후부터 새벽까지 작업을 끝내야만 합니다. NBA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를 추모하는 펜스의 페인팅을 볼 수 있었습니다.   펜스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까, 컴퓨터 공학부 건물인 게이츠-힐만 센터에 5층에는 미니 펜스가 있으며,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학생들이 역시나 이 작은 펜스에도 여러가지 익살스러운 메시지를 쓰곤 합니다. 아래 사진은 할로윈을 기념하는 미니 펜스의 모습입니다. Hunt Library 다음 명물은 헌트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이 명물인 학교는 여럿 있는데, 헌트 도서관은 밤에 멋진 조명이 밝혀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매일 밤까지 열심히 공부할 때는 이 광경을 보며 숙소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The Randy Pausch Memorial Bridge ‘마지막 강의’로 유명한 랜디 포쉬는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교수였습니다. 매우 유능한 교수였던 그는 병으로 안타깝게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를 기리기 위해 드라마 스쿨과 게이츠-힐만 센터 건물 사이의 다리를 랜디 포쉬 다리라고 부릅니다. 낮에본 랜디 포스 다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랜디 포쉬 다리도 헌트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으로 반짝거립니다. 다리를 지나 게이츠-힐만 건물로 들어서면 랜디 포쉬 다리의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외 학교의 명물들 위의 4가지 명물들만큼 유명한 학교의 크고 작은 명물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첫번째는 우등클럽 앞에 있는 사자상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사자상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사자상도 펜스와 마찬가지로 여러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페인트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뀝니다. 할로윈, 코비 브라언트 추모에도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두번째는 Hamerschlag hall과 마주보고 있는 또 하나의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상징 건물인 Fine Ars Hall입니다. 세번째는 Numbers garden이라 불리는 설치 예술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학교 구석에 존재하며,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한인 학부생이 알려줘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거꾸로 읽어야 하는 암호문 같은 것도 있습니다. 네번째는 학교의 마스코트 타탄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전통 개로, 앤드류 카네기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이라 그곳의 전통개를 학교의 마스코트로 삼았습니다. 다섯번째는 풋볼장의 모습입니다. 테퍼 경영대에서 찍은 사진으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아메리칸 풋봇의 연습경기가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여섯 번째는 학교 잔디밭에서 진행된 축제의 풍경입니다. 저도 빡빡한 수업과 과제 속에서 축제에 참여해서 햄버거, 솜사탕을 공짜로 얻어 먹으며 잠깐의 여유를 즐겼던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일곱번째는 여름의 학교의 녹음이 우거진 모습의 사진입니다. 드라마 스쿨에서 코혼 유니버시티 센터, 우리로 치면 학생회관을 옆면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과제가 너무 힘들어 학교를 한바퀴 산책할 때마다 위로를 해주던 풍경입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가운데 버티고 서있는 오랜된 나무 두 그루의 모습입니다. 이 나무의 사진을 여름, 가을, 겨울 별로 모두 찍었는데, 사진이 너무 많아서 여름의 모습만 담아보았습니다. 수업 풍경 학교에서 사진만 찍은건 아니겠죠? 당연히 수업과 과제도 열심히 했습니다. Machine Learning for Text Mining 수업 시간에 Yiming Yang 교수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입니다. 이 수업의 조교가 XLNet이라고 세계 최고의 자연어처리 성능을 선보인 논문의 공동 1저자 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대학의 조교는 역시 학계의 최첨단에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Algorithm for Natural Language Processing 수업에서 David Mortensen 교수님의 수업 장면입니다. 이 수업은 팀티칭으로 Yulia Tsvetkov 교수님과 함께 진행되었는데, 정말 최고의 수업이었습니다. 두 젊은 교수님 모두 매우 열정적이셨고, 마치 과외를 하듯 하나하나 자세히 저희에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수업 뿐만 아니라 저희끼리 모여서 자발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자연어 처리 수업의 퀴즈 공부를 다같이 모여서 했고, 머신 러닝 퀴즈도 함께 모여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수업의 모습입니다. 프로젝트는 라즈베리 파이로 만든 로봇으로 자율 배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어진 주소에 정해진 물건을 승하차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성능으로 최종 경쟁을 했었습니다. 학교 식당 학생증에 식비를 지원받아, 학교 안에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가장 많이 먹었던 3가지 메뉴를 소개 드립니다. 첫번째는 학교 식당에서 가장 비싼 메뉴인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입니다. 역시 가장 비싼 메뉴인 만큼 맛도 가장 좋았으며, 같은 프로그램에 온 정동연 학생이 거의 맨날 먹었던 메뉴로 기억이 많이 납니다. 퀴즈를 보고서 마음이 허할 때 많이 먹었습니다. 다음은 가장 많이 먹었던 아이누들의 기본 메뉴입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먹었던 식사는 토핑을 올려 먹는 음식이 많았습니다. 한식과 가장 비슷한 아시아 음식이라서 가장 많이 먹었습니다. 식당 이름이 아이누들이니까 밥 메뉴 말고 면 요리를 먹기도 했습니다. 면요리는 직접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을만큼 맛있었습니다. 한인 대학원생 모임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한인 대학원생 모임에서 저희를 반겨 주셨습니다. 개강 파티에도 불러 주시고, 탁구 대회에도 참석했습니다. 한인 학부생 모임에서는 한글날 맞이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먼저 개강 파티의 사진입니다. 다음은 한글날 이벤트의 사진입니다. 부스의 모습입니다. 외국 학생들이 오면 한글의 의의와 가치에 관해 설명을 해주던 학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에 분필로 한글을 적어놓은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탁구대회를 마치고 참여한 사람들 모두 모여 같이 찍은 사진입니다. 탁구 대회에서 저는 야밤의 공대생 만화로 유명한 맹기완 학생이랑 같이 팀을 이루어 시합을 했고, 이겨서 매우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이벤트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6개월 있는 동안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이모티콘(Emoji)를 만든 날을 기념하는 날, Human-Computer Interaction Institute의 25주년 기념식, 할로윈 파티, 생일 축하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이모티콘은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Scott Fahlman 교수님이 만들었습니다. 1982년 9월 19일 :-)이 최초의 이모티콘입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는 매년 9월 19일에 이 날을 기념하는 날로 기념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인공지능 수업에 특강 연사로 오신 Scott Fahlman 교수님과 같이 사진을 찍는 영광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직접 티셔츠에 사인을 해주시며, 중고 사이트에 올리지 말라고 농담을 던지셨습니다. 제가 전공하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학교는 카네기 멜론 대학교입니다. 세계 최초로 Human-Computer Interaction Institute를 설립하고 이 설립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제가 있는 동안 25주년 기념일이 있어서 친한 포닥형인 오창훈 박사와 삼성전자에서 파견나온 이상윤 디자이너와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 할로윈 미국에서 할로윈은 정말 큰 명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로윈이 가까워지면 학교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코스튬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 이곳저곳에 설치된 기괴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Human-Computer Interaction Institute가 있는 Newell-Simon Hall 앞서 발견한 자전거를 타는 해골입니다. 다음은 저희 중에 가장 막내였던 노재범 학생이 파라오 분장으로 변신하고 저희랑 같이 기념 사진을 찍었던 모습입니다. 이태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을 학교 안에서도 즐기니, 정말 이곳이 미국이구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생일 축하 야외 파티 32명의 학생 중에 9월, 10월에 생일인 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해서 숙소에 있는 야외 가든에서 파티를 했었습니다. 11월부터는 피츠버그의 날씨가 추워져서 아쉽게도 2번 밖에 못했지만,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입니다. 수료식 6개월 간의 프로그램을 모두 무사히 마무리 짓고, 이를 기념하는 수료식이 있었습니다. 수료증을 받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박수로 축하를 하고, 다같이 모여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지금까지 6개월 간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보낸 시간을 36장의 사진으로 압축 요약해 보았습니다. 1660장의 사진 중에 들어가지 못한 아쉬운 사진도 많지만, 사진을 정리하며 저 또한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그때의 추억을 되살리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혹시 제가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보낸 183일 간의 시간이 더 자세히 궁금하신 분은 저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ookjae_maeng/)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카네기 멜론 대학교 밖의 피츠버그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는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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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BOOK

오이디푸스 왕 (이달의주자:김예슬)

소포클레스 저

고등학교 2학년때 ‘투명망토를 정말로 만들 수 있다고?’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궁금증이 대학원 진학까지 이어져, 현재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에서 메타물질을 알아가고 있는 김예슬입니다. 저는 책을 통해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삶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에 한발씩 가까워질 수 있다 생각합니다. 특별히 ‘오이디푸스 왕’은 인간이 차마 감당할 수 없는 진실 앞에 마주섰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인상적인 작품이었기에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오이디푸스 왕’입니다. ‘오이디푸스 왕’은 희랍의 3대 비극 작가로 꼽히는 소포클레스가 쓴 작품으로 기원전 5세기 즉 2500년 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구성, 첨예한 등장인물 간의 대립, 진실을 파헤쳐 가는 박진감 넘치는 과정 등을 담아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랑과 찬양을 받고 있습니다. ‘오이디푸스 왕’은 내용이 전개될수록 풀어야할 중요한 질문들이 바뀌는데요, 처음에는 ‘도시의 모든 사람들을 괴롭히는 역병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점점 ‘라이오스 왕 살해범이 누구인가’를 밝히고, 마지막엔 ‘자기 자신은 누구인가’를 질문하며 모든 인간들에게 행복한 삶의 정의를 묻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역병이 돌기 전까지만 해도 오이디푸스는 테바이에서 가장 존경받고 존중받던 존재였습니다. 그는 스핑크스의 괴롭힘에서 사람들을 구원했고, 그로 인해 왕좌를 얻고 아름다운 아내와 자녀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극이 절정으로 갈수록 오이디푸스 왕은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이방인’이며, 그의 삶은 비극으로 가득했음을 알게 됩니다. 마침내 그는 테바이에서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재앙’ 같은 존재, 그를 길러준 코린토스에서는 ‘아무런 연관 없는 입양아’가 되고, 곧 시력을 잃은 채 황무지인 ‘키타이론 산’으로 추방됩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오이디푸스를 보고 코로스는 다음과 같이 합창합니다. 그대(오이디푸스)의 운명을 거울로 삼아, 그 어떤 인간도 행복하다 여기지 않으리 (1195-1196행) 소포클레스는 모든 인간의 대표로 삼은 오이디푸스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고통 위에 방랑하는 이방인의 모습으로 그려낸 것이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이런 비극적인 그의 삶이 인간의 운명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크든 작든, 인간은 오직 자신만이 짊어질 수밖에 없는 무거운 삶의 영역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이디푸스가 여전히 오늘날까지 주목받고 칭찬받는 이유는, 여전히 현대인들이 오이디푸스가 했던 고민들, 그가 당한 고통들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이루어왔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내 것이 아니고,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에 의해 고통을 당하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이방인과 같은 분리를 느끼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오이디푸스가 테바이를 떠나는 장면은,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고 지금껏 그가 맺어온 모든 관계들을 끊어내고 새로운 운명을 향해 나아가는 듯 합니다. 비록 그가 밝혀낸 진실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이 진실 덕분에 그는 어릴 적부터 자신을 묶어왔던 신탁의 올가미에서 마침내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마지막 모습은 비참한 추방자이기 보다는 당당함을 갖춘 선구자처럼 보입니다. 오이디푸스 왕은 연약하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삶의 경계를 넘어서기 전까지 끝없는 고통이 있겠지만, 그 고통을 감싸 안고 한 걸음씩 나아가라’고 외치며 키타이론 산으로 향합니다. 이 외침은 소포클레스가 독자들에게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큰 문제들을 만나더라도 절망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헤매고 있지만 말고,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전진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게 아닐까요?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오이디푸스 왕’은 앞으로 다시 2500년이 지난다 하더라도 싶은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릴레이북을 이을 다음주자로 하헌건님을 추천합니다. 작년 겨울부터 함께 독서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데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책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고, 독서를 즐기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통찰력이 좋고, 책의 내용을 참신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하헌건님의 장점이 다음 릴레이북에서 잘 드러나리라 생각하며 다음 차례를 넘깁니다. 자세히 보기

르네상스 공돌이

가택연금

전창훈 (cjun0828)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요즘 프랑스에서는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다. 하루에 한 번 집 주위에 한시간 정도만 나가서 운동을 하든지 식료품 구매를 하는 정도로만 외출이 허용된다. 외출시에는 날자와 시간 그리고 자필서명한 외출증명서를 지참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번거롭다. 처음에 재택근무 정도만 할 때는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없으니 옆방으로 출근해서 다시 거실로 퇴근하는 정도로 리듬을 맞추며 은근히 즐겼지만, 외출까지 자유롭지 않게 된 다음부터는 기저 스트레스가 엄청 차오른다. 경제에 끼칠 심각한 타격을 감수하고도 이런 결정을 내린 프랑스 정부의 입장도 이해가 되니까 불평을 할 상대도 불분명하다. 이렇게 하루종일 갇혀있느라 지루해진 도시의 사람들은 저녁 8시가 되면 전부 발코니로 나와 박수를 치고 호각을 불고 고함도 지른다. 의료진을 향한 응원이기도 하지만, 우선은 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절규이고, 이 답답한 세상 언제까지 갈 것인지에 대한 막연한 하소연이기도 할 것이다. 텅 빈 거리를 보며 문득 든 생각은, 아무 교감없이 지나치던 행인들도 우리 삶을 증명해주었던 소중한 이웃, 호모 싸피언스라는 것이다. 그들이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 지 알 수 없었지만, 우리는 같은 시기에 같은 길을 걸었던 내 삶의 역사속 이웃이었다. 미운 놈이든 고운 사람이든, 정말 아무도 없는 텅 빈 지구를 생각해보라. 그 위에서 천 년을 산다한 들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러니 상대가 정말 꼭 필요한 사람이든 밥만 축내는 놈팽이든, 모두가 다 귀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외출제한을 당하며 생각해보니, 내 젊은 시절 한국에서는 야당 정치인들의 가택연금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DJ가 살던 동교동과 YS가 살던 상도동이 여의도나 청와대보다 더 자주 신문지상에 오르내렸었다. 그리고 아마도 역설적으로 그분들이 밖에서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고 연금되어 있는 기간이 정치를 위한 철학이 익어가고 투쟁 에너지가 샘솟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넬슨 만델라는 27년간이나 버텨냈던 그 긴 감옥생활을 통해 한차원 높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을 것이다. 너무 식상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처한 환경이 아니라 우리 마음가짐이 지옥도 천당도 만드는 것이다. 외출제한 시절을 맞딱드려 나도 그들의 발뒤꿈치라도 잡아보려는 노력을 해보는 중이다. 유튜브도 지겨워서 요즘은 TV도 가끔 보게 된다. TV에는 터키에 설치된 시리아 난민촌 할머니의 인터뷰가 나온다. 길게 줄을 늘어선 꼬마들의 손을 뽀독뽀독 씼기시며, 마스크는 고사하고 비누도 없이 다닥다닥 붙어사는 난민촌에 코로나가 들이닥칠까봐 매일 기도하신다고 한다. 코로나를 자가발전했던 신천지에서는 매주 헌금이 몇 억씩 걷혔을 터인데 또 다른 지구촌 구석에서는 비누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전염병을 염려하는 상황을 보며, 나는 144,000명에 들려고 뛰었다는 그들이 생각났다. 구원도 영생도 경쟁이라고 믿고있다고 하니, 이렇게 많이 발전한 우리 사회지만 얼마나 허망한 철학을 가진 사람이 많은 지를 말해주는 직접적 증거다. 나는 이제부터 내 자식들부터 잘되길 바라는 바램도 접을 생각이다. 사람들 속에서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기도하련다. (다시 평온이 찾아오고나면, 애를 써보았다는 흔적만 남은 힘없는 철학으로 변질될 확률이 높다.) 개인은 이런 시기에 유약한 감정의 동요를 보일 수밖에 없지만, 국가는 냉정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자주 닥칠 인재와 자연재해를 대비하는 일에 거의 최고의 인재와 최다의 예산을 준비해야 할 것같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재가 자연재해와 복잡하게 결합될 확률이 높아진다. 제조업이나 에너지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고, 생명공학을 발전시키다가 우연한 사고로 황당한 질병이 창궐할 수 있을 것이고, 4G-5G AI 자율주행을 포기할 수 없기에 동시다발적인 사고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아마 미세먼지가 줄지 않는다면 10년쯤 후에는 사람들이 우주복 같은 패션을 입고 거리를 다닐 지 모른다.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상상력보다 리스크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상상력이 훨씬 더 어렵다. 왜냐하면 발전시키는 쪽은 자기가 하는 분야 하나에서만 뛰어나면 되지만, 리스크를 다루는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이 하나씩뿐 아니라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 지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열 포졸이 한 도둑 못잡는다’ 라는 속담이 말해준다. 맥아더 장군이 말한,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지 못한다’는 말도 비슷하다. 능동적인 작전보다, 수동적이어서 항상 상대의 갑작스럽고 비밀스러운 작전에 대비해야 하는 경계가 훨씬 어렵다. 그리고 이제는 전쟁의 개념에 재해를 포함시켜야 할 시기인 것같다. 테러는 이미 전쟁에 포함되었지만, 재해는 아직까지 민간의 영역이다. 하지만 피해나 필요인력을 생각해보면 전쟁을 좀 더 넓은 개념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세월호 사고시에도 해군이 일찍부터 곧바로 개입했더라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정치군인들에 의한 쿠테타 상흔으로 거부감도 있겠지만, 코로나 사태가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군대를 생각해봐야 할 계기임에는 틀림없다. 끝으로, 외딴 곳에서 외로움이 더욱 깊을 해외의 코세니아들 모든 분들께 안부를 전합니다. “멀리 있어도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연세대학교] 광소자물리연구실

광소자 물리 연구실(PDPL: Photonic Device Physics Laboratory)는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물리학과 소속의 연구실로, 오경환 교수님의 지도 아래 현재 Post-doc 1명과 박사과정 10명과 석사과정 4명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구실의 중심 연구주제는 광학으로, 세부주제로는 광섬유 디자인 및 제작, 광학적 액체분사시스템, 광학적포획, 알칼리 원자 고출력 레이저, 초고속 펄스레이저 제작, DNA 기반 광소자 제작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1. 광섬유 디자인 및 제작 본 연구실에서는 기존의 광섬유를 벗어나 새로운 광특성을 갖는 광섬유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광섬유 구조 설계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저손실, 음의 분산, 비선형효과, 복굴절률과 같은 광특성을 구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공 코어 광섬유, 광결정 광섬유, 다공성 광섬유를 설계하여 기존 광섬유에서는 갖지 못했던 다양한 특성들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중격자구조의 클래딩을 갖는 광결정 광섬유를 설계하여 매우 큰 음의 분산특성을 달성하였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기존의 광통신시스템에서 나타나는 분산문제를 효과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안하였습니다. 그림 1. 이중격자구조의 클래딩을 갖는 광결정광섬유의 단면도와 Er- Tm- band에서 달성한 광특성   2-2. 광학적 포획 및 액체 분사 시스템 본 연구실에서는 광섬유를 기반으로 하는 Bessel beam 형성소자를 성공적으로 제작하였으며 201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Ashikin에 의해 발명된 광포획 현상을 응용합니다. 그 원리는 빛을 집속할 경우 전기장의 구배(Gradient)에 의하여 전기쌍극자를 가진 입자가 전기장의 세기가 큰 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전자기적 현상을 이용합니다. 이를 응용하여 레이저 빔형성을 조절하여 원자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입자들을 포획함으로, 생물 물리적 도구로서 연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빛이 물질에 흡수됨을 통해 열을 발생시키는 효과를 이용하여 광섬유의 비어있는 코어에 액체 물질을 채워서 열로서 증발시키고 증기를 분사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있습니다. 이는 작은 양의 액체주입으로 바이오 및 생체관련 응용성이 예상됩니다. 그림 2. 광 포획에 관련된 개략도와 실제 실험 사진, 광 아토마이저의 개략도와 실제 나노사이즈 물방울이 분사되는 그림과 분사된 후 기판의 그림   2-3. 알칼리 원자 고출력 레이저 Maser의 개발 이후 헬륨-네온 레이저, CO2레이저, 고체레이저(Nd: YAG)의 순서를 지나 차세대 레이저로 각광받고 있는 Diode pumped alkali laser 제작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레이저의 이득 매질인 alkali 원자들은 기존 레이저에 비해 이득 효율이 높고 고체 및 광섬유 이득 매질에 비해 열 문제를 해결하기 쉬우며 고출력 레이저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여기 광과 함께 공진기를 구성하고 이득 매질을 설치함으로써 레이저 제작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림 3. 알칼리 레이저의 개략도와 알칼리 원자 세슘의 에너지 레벨 2-4. 초고속 펄스레이저 제작 최근 2차원 물질의 발견으로, 주로 전자 소재로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WS2, MoS2, Perovskite 등과 같은 물질의 2차원 물질들을 이용하여 측면 연마 광섬유에 부착하여 비선형 광학소자를 개발하였습니다. 특히 빛의 세기가 증가하면 흡수는 적고, 빛의 세기가 작을수록 흡수가 큰 포화흡수체(Saturable absorber)를 개발함으로 이를 이용하여 초고속 레이저인 Mode-locking, Q-switching laser를 성공적으로 제작하였습니다. 그림 4. 포화흡수체를 이용한 광섬유 펄스레이저의 구성도 2-5. DNA기반 광학물성분석 및 광소자 제작 생체물질인 DNA는 광센서, 펄스레이저, 광도파로등 포토닉스의 응용이 보고되었습니다. 우리는 DNA의 순수한 광학적 특성을 연구하기 위해서 DNA를 thin film형태로 만들고 자외선부터 테라헤르츠선까지 파장 별 흡수 계수를 측정합니다. 또한 DNA에 Uracil, NaOH, thermal effect의 첨가 물질과 물리적인 환경을 변화시키면서 광학특성의 변화도 함께 관찰합니다. 연구실에서는 앞선 선형적인 효과에 대한 응용으로 온도센서, 펄스레이저, Liquid laser 등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림 5. DNA의 광특성을 이용한 광학 및 광소자로의 응용 저희 연구실은 정기적인 랩미팅을 통하여 자신의 연구결과를 공유하며 발표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부적인 연구방향 및 추가적인 실험사항들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 집니다. 연구실 자체적으로 논문스터디를 통하여 연구실 사람들과 논문을 읽고 이해하는 연습을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자체적으로는 MT 통하여 정기적으로 친목을 도모하고 있으며, 연구실에서는 자유롭게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실과 별도로 넓고 많은 장비들이 구비된 실험실에서는 다양한 연구주제별로 실험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연구실 동료간에도 연구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구성과가 있으면 국내/국외 학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으며 자신의 연구결과를 출판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연구실의 위치는 연세대학교 과학관 237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물리학 및 광학에 관련된 관심있는 학생 및 대학원생분들의 문의는 항상 환영합니다. 저희 실험실에 관련된 문의사항은 아래 하단의 연락처를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 50 연세대학교 과학관 237호 ■ 이메일  : koh@yonsei.ac.kr ■ 전화  : 02-2123-7657 ■ 홈페이지  : https://allwise.yonsei.ac.kr/pdpl/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