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메타표면(Metasurface) 연구 개발 현황 및 동향

1. 서론

메타표면(metasurface)은, 뛰어넘는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메타(meta)와 2차원 구조를 의미하는 표면(surface)을 합친 단어로, 자연상에 존재하는 물성 이외에 새로운 특성(특히 광학적 특성)을 보이는 2차원 구조를 의미한다. 이 때 2차원 구조(안테나, 간격)가 나노-마이크로미터로 가하는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의 파장(wavelength)보다 매우 작다는 특징(subwavelength scale)을 가진다. 전자기파는 파장의 길이에 따라 라디오파, 마이크로파, 적외선, 가시광선(빛),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 파는 파장, 진폭(amplitude), 편광(polarization), 상(phase)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전자기파를 메타표면에 입사하였을 때, 미세구조체와 입사파가 상호작용(산란, 흡수, 발광, 발열 등) 하면서 반사파의 파장, 진폭, 편광, 상 등을 바꿀 수 있다. 파장의 변조는 색깔을 바꾸거나 센서로 쓰일 수 있으며, 진폭의 변조는 변조기, 필터로 쓰일 수 있다. 편광의 변조는 통신, 디스플레이 기술에 쓰일 수 있으며, 상의 변조는 이미징, 빔 조향 등에 쓰일 수 있다. 다만, 구조가 형성되고 나면 그 구조를 다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기능이 한정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고정된 구조에서도 다양한 변조를 일으킬 수 있는 가변형 메타표면(tunable metasurface)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원하는 대로 전자기파의 특성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메타표면은 자율 주행차의 센서, 광통신, 홀로그래픽 이미징 등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기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 본론

2.1. 메타표면의 물리적 특성

리처드 파인만은 인명 구조원의 딜레마를 통해 서로 다른 매질에서 전자기파의 거동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였다. (스넬의 법칙, Snell’s law, 1621)(그림1)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인명 구조원은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길을 택할 것이다. 달리는 것이 수영하는 것보다 빠르므로 무작정 직진으로 달려서 수영하는 것이 아니라,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이 가장 짧게 걸리는 경로, 즉 일정 각도를 가지고 흰색 점선을 따라 갈 것이다. 그런데 만약 육지와바다 사이의 경계면을 따라 높이가 다른 벽이 있다면 어떨까? 인명 구조원은 벽을 오르내리는 시간까지 고려하여 노란색 실선과 같이 새로운 경로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전자기파의 거동도 이와 비슷하게 설명할 수 있으며, 높이가 다른 벽을 메타표면의 2차원 구조로 대입하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메타표면의 2차원 구조는 앞서 설명한 듯이 가하는 전자기파의 파장보다 매우 작기 때문에, 광자와 구조의 강한 상호작용(표면 플라즈몬, surface plasmon, 특히 금속-유전체 계면에서 주로 일어남)을 일으키며, 이 상호작용이 상 도약(phase jump)을 일으켜 전자기파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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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인명구조원의 딜레마 (출처: Nat. Mater. 13, 139 (2014))

호이겐스의 원리(Huygens principle, 1678)는 빛의 파동성으로 그 거동을 설명한다. 그림 2(a)에서 볼 수 있듯이, 파면(wavefront)의 각 점들은 새로운 파원(wavelet)이 되면서 새로운 파면을 형성하고, 파동(wave)으로 전파됨을 의미한다. 이 원리에 기초하여, 단위 구조(antenna, scatterer)의 모양이나 간격에 변화를 주고 전자기파를 입사시키면, 각 구조마다 서로 다른 파원을 형성하여 결과적으로 반사파의 파장, 진폭, 편광, 상 등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림 2(b))

위에서 설명한 스넬의 법칙과 호이겐스의 원리에 의거하여, 메타표면의 형성으로 전자기파의 경로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렌즈를 예로 들어보자. 기존의 렌즈는, 렌즈의 두께를 조절하여 각 부분마다 도달 시간을 다르게 함으로써 상의 지연을 만들어 내 경로를 조절한다. 그렇기 때문에 두껍고, 렌즈의 가장자리에서 왜곡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메타표면을 활용한 렌즈는 매우 얇아 플랫 렌즈(flat lens)라고도 불리며, 편평하기 때문에 왜곡을 최소화할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한편, 물질 내에서 전자기파의 거시적인 거동은 유전율(permittivity) ε 과 투자율(permeability) μ 에 의해 결정된다. 물질마다 각기 다른 ε와 μ 값을 가지고 있으며, 입사 파장에 따라서도 각기 다른 값을 갖는다. 결국, 메타표면에 쓰이는 물질, 단위구조의 모양이나 간격, 입사 파장을 바꿈에 따라 전자기파의 굴절, 반사, 투과 특성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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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a) 호이겐스의 원리(http://hyperphysics.phy-astr.gsu.edu/hbase/phyopt/imgpho/huyrefr.png) 

(b) 각기 다른 안테나 구조에 따른 파원 형성과 상의 변화

 

2.2. 가변형 메타표면

기존의 메타표면은 디바이스가 만들어지고 나면 그 구조를 다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제한된 기능만을 수행할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한계점을 뛰어 넘고자 활성 물질(active material)에 외부 자극(external stimuli)을 주어 고정된 구조에서도 다양한 변조를 할 수 있는 가변형 메타표면을 생각해냈다. 전기적, 열적, 광학적, 기계적 자극에 의해 반도체(Si, GaAs, ITO, TiN 등), 2차원 물질(그래핀 등), 액정, 상변이 물질(GST(GeSbTe), VO2 등)과 같은 활성 물질들의 광학 특성(ε와 μ)이 바뀜에 따라 다양한 변조를 이루는 원리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물리 현상을 크게 열광적 효과, 캐리어 분산 효과, 상변이 효과, 이온 이동 효과로 분류할 수 있다. 메타표면을 광학 디바이스에 응용하기 위한 연구의 발전은 (a) 소형화 (b) 저소비 전력 (c) 광대역 작동 (d) 깊은 변조도 (e) 고속 변조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2.1. 열광적 효과(Thermo-optic effect)

열광적 효과는 온도 변화에 의해 물질의 광학적 특성이 바뀌는 효과를 의미한다. 열광적 효과를 활용한 메타표면 디바이스는 CMOS(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와 같은 반도체 디바이스와 호환성이 좋다는 점에서 가장 큰 장점을 가진다. 주로 실리콘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가 많으며, 메타물질 이전에도 이미 실리콘 나노 포토닉스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깊은 변조도, 또는 큰 소광비(extinction ratio)를 가지고 있으나, 열 전도 자체의 한계로 인해서 디바이스의 변조 속도가 ~ms 로 한정되며, 소비 전력이 ~mW로 높은 편이다. 메타표면의 구조가 매우 촘촘하고 작기 때문에 열적 크로스토크(thermal crosstalk)를 최소화 하는 것이 관건이다.

2.2.2. 캐리어 분산 효과(Free carrier dispersion effect)

캐리어 분산 효과, 또는 플라즈마 분산 효과라고도 불린다. 드루드 모델(Drude model) 식은 캐리어와 유전율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식에 따르면, 플라즈마 주파수의 제곱은 캐리어의 농도에 비례하며, 플라즈마 주파수가 물질의 유전율에 반비례함을 알 수 있다. 물질의 캐리어 농도는 전기적(electrostatic gating), 광학적(optical pump), 열적 자극에 의해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광학적 자극에 의한 메타표면은 THz 이상의 고속 변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가장 대표적인 반도체 물질인 실리콘 기반의 메타표면은 전기적, 광학적 자극에 의해 테라헤르츠 스펙트럼에서 절연체(insulator)에서 금속으로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큰 광변조를 일으킬 수 있다. 갈륨아세나이드(GaAs)나 인듐 안티모나이드(InSb)와 같은 3-5족 화합물 반도체는 빠른 전자 이동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속 변조 메타표면을 기대할 수 있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투명전도성산화물(TCO, transparent conducting oxide)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표면도 근적외선과 중적외선 영역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ITO와 같은 투명전도성산화물은 이 영역대에서 광학적 절연체(유전율>0)에서 광학적 금속(유전율<0)으로 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큰 위상변위(phase shift) 또한 기대할 수 있다. 

그래핀 또한 캐리어 분산 효과를 일으키는 대표 물질 중 하나로, 전기적 자극에 의해 페르미 준위(fermi level)가 다양하게 바뀌며, 이에 따라 중적외선 이상의 장파장에서 변조를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캐리어 분산 효과에 의한 메타표면은 다양한 활성 물질과 자극을 통해 넓은 파장대에서 변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물질 자체의 도핑 한계로 소광비가 작을 수 있다는 한계점도 있다.

 

2.2.3. 상변이 효과(Phase change effect)

상변이 효과는 말 그대로 외부 자극에 의해 물질의 상이 바뀌면서 변조를 일으키는 효과를 의미한다. 예로는 액정(liquid crystal), 게르마늄-안티모니-텔루라이드(GST)와 같은 칼코젠 유리(chalcogen glass), 바나듐 옥사이드(VO2)와 같은 강상관계 물질(strongly correlated materials) 등이 있다. 물질에 따라 각 메타표면 디바이스가 가지는 특성은 상이하다.

액정은 전압이나 온도 변화에 의해 분자의 배열이 바뀜에 따라 다른 광학적 특성을 띤다. 분자의 배열에 따라 네마틱, 등방성, 스메틱 등의 다양한 상을 가지며, 이 배열에 따라 편광 현상이 달라지는 것을 메타표면에 이용할 수 있다. 변조 속도가 ~ms 단위로 느리고, 픽셀마다 전압을 걸기 위해서 구조의 크기가 ~mm 스케일로 커야 한다는 단점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이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점을 취할 수 있다.

칼코젠 유리 물질은 비결정성(amorphous)에서 결정성(crystal)으로의 상변이 속도가 매우 빠르다. 강상관계 물질은 절연체(insulator)에서 금속(metal)으로의 상변이 특성을 가지고 있다.

 

2.2.4. 이온 이동 효과(Ionic transport effect)

이온 이동 효과는 금속이나 옥사이드 물질 등의 산화환원 반응을 활용하기 때문에 전기화학적 금속화(electrochemical metallization) 효과라고도 불린다. 주로 금속/전해질(이온 전도체, 전자 절연체)/금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단의 금속 전극에 전압을 걸었을 때, 금속 이온이 전해질 안에서 나노 필라멘트를 형성하면서 변조를 일으킨다. 반응을 일으키는 면적이 매우 작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디바이스의 소형화가 가능하고, 소량 이온의 움직임 만으로 큰 변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고속 변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필라멘트의 형성에 대한 메커니즘이 완벽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형성 위치가 자극에 의해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디바이스의 안정성 해결에 대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2.3. 메타표면의 응용 분야

메타표면 자체가 매우 얇고, 가볍기 때문에 기존의 벌크 광학 부품들을 대체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먼저 플랫 렌즈, 또는 메타 렌즈는 기존의 유리 가공을 통해 만들어진 렌즈와 비교하여, 색수차, 구면수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렌즈 뿐만 아니라 초점 거울(focusing mirror), 콜리메이터(collimator), 파장판(waveplate), 격자(grating), 홀로그램(hologram) 등 많은 광학 부품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변형 메타표면을 통해 다초점거리를 가지는 렌즈나, 한 구조이지만 분광, 분산, 초점 등 동시에 여러 기능을 가지는 광학 디바이스도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쏠림에 따라, 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라고 불리는 메타표면을 이용한 빔 조향(beam steering) 센서도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LiDAR는 모터 없이도 여러 방면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한 센서로 빠른 시간에 읽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메타표면을 활용한 초경량, 초박형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도 이미지 생성에 많은 부품이 필요한 기존의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수 있는 주요 응용 분야 중 하나다. 

 

3. 결론

지금까지 메타표면의 물리적 성질과 구조에 대해서 소개하였고, 특히 동일 구조에서도 다양한 광변조를 일으킬 수 있는 가변형 메타표면을 만들기 위한 물질과 기술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메타표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저소비전력으로 다양한 파장대의 전자기파를 빠르고 정확하게 변조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는 곧 자율주행차, 광통신, 홀로그램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밀하고 미세한 수준의 나노 공정 기술이 확립되면서 메타표면의 잠재력도 더욱 커지고 있으며, 광학 디바이스들에의 응용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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