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리바운드 효과와 에너지 절약의 딜레마

1. 개요



기후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며, 각 정부에서 이러한 유인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수송부문에서 평균에너지 소비효율제도는 시장에 판매되는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 수준을 끌어올려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자 하는 정책적 기제이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기기 및 기술이 보급될 경우 이전에 비해서 단위 에너지 사용량이 낮아짐에 따라 에너지 소비는 감소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명제는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서 성립한다. 즉, 소비자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기를 구입하였을 경우 동 가전제품의 사용량은 이전의 기기와 동일하다는 가정과 소비자의 소득도 동일하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이에 주류 경제학계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의 보급은 바람직하나, 에너지 소비의 감소는 생각보다 적거나 혹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일컫어 리바운드 효과 (rebound effect) 라고 칭한다.[1] 이는 소비자의 에너지 소비량과 소득효과를 감안하지 않았을 때와 실제 달성된 에너지 소비 감축분의 차이로 계산한다. 하지만 리바운드 효과를 실제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방법론마다 차이가 나타난다. 이에 학계에서는 리바운드 효과의 크기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논의가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리바운드 효과의 정의가 무엇이며, 그리고 리바운드 효과가 어떻게 측정이 되며, 실증적인 분석은 어디까지 이루어져 왔으며, 그를 바탕으로 한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정책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가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대체적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은 단순한 엔지니어링 모델에 의해 예측된 양만큼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지 않는다. 그러한 개선은 에너지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만들고, 따라서 그 서비스를 더 누리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욕구에 의해서 에너지 소비는 증가한다. 예를 들어, 연료 효율이 높은 차량은 여행을 더 저렴하게 만들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 자주 더 멀리 그리고 더 자주 운전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따라서 달성한 에너지 절약의 일부가 상쇄할 수 있다.



리바운드 효과는 계량화하기가 매우 어렵고, 리바운드 효과의 유무 및 크기는 학계 및 정책 수립에 있어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곤 한다. 또한 리바운드 효과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작동하며 이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하여 지속적인 혼란을 초래해 왔다. 이러한 사유로 인해 에너지 효율 정책의 잠재적 영향을 평가할 때, 통상적으로 리바운드 효과는 무시되어 왔다. 하지만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실증적으로 명확하게 분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책 수립에 있어서 리바운드 효과를 무시하는 것은 비용효과적인 정책 수립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주류 경제학계에서는 리바운드 효과를 직접 효과, 간접 효과 및 경제 전반효과를 통해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모든 유형의 리바운드 효과에 대한 채널을 포괄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직접적 효과와 간접적 효과는 서로 다른 기술, 부문 및 소득 집단 간에 크게 다른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경우 많은 확신을 가지고 정량화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증거는 에너지 효율의 개선이 일상적으로 경제 전반의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을 시사하지 않는다. 동시에 그 증거는 경제 전반의 리바운드 효과가 적어도 10%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암시한다. 따라서 리바운드 효과는 정책 평가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가정용 냉난방 및 개인용 자동차 운송의 경우, 직접적인 리바운드 효과는 30% 미만이 될 가능성이 높고 운송의 경우 10%에 가까울 수 있다. [2,3] 이러한 에너지 서비스에 대한 직접적인 반등 효과는 수요가 포화됨에 따라 향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의 개선은 엔지니어링 원칙을 사용하여 예상되는 에너지 소비량의 70%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간접 효과는 경제 전반의 에너지 소비 감소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가 총 비용의 비교적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운영 결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 직접적인 리바운드 효과는 더 작을 수 있다. 전자제품에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비교적 제한된 기간 동안만 연구되었다. 직접적인 반등 효과와 가계 소득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몇 가지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인한 리바운드 효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에너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포화상태에서 한참 벗어난 개발도상국에서는 리바운드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것은 이용할 수 있는 제한된 경험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된다. 직접 리바운드 효과가 예상 수치를 초과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3. 리바운드 효과 사례



Davis (2007)는 가구용 세탁물의 직접 반발 효과 추정치를 분석해 보았다. 이 추정치는 의류 건조와 함께 가정 에너지 소비량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한다. [4] 본 연구는 미국 정부 후원으로 이루어졌으며, 98명 참가자들을 통해서 고효율 세탁기를 지급하였다. 이 세탁기들은 일반 세탁기보다 한 번 씻을 때마다 48%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41% 적은 물을 사용한다. 즉, 상당히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시험 참가는 자발적인 것이었지만, 기존 기계의 활용과 관련된 에너지와 물의 소비는 새로운 기계를 설치하기 2개월 전에 모니터링되었다. 이를 통해 가계별 활용 패턴 변동을 제어하고 기계 사용의 가격 탄력성에 따라 허용되는 비편향 추정치를 만들 수 있었다. 즉, 이를 통해서 비교군과 대조군을 적절하게 비교할 수 있었다.



모니터링을 통해 각 가구의 옷 세탁에 드는 한계 비용을 추정할 수 있었는데, kg/day 단위의 깨끗한 옷에 대한 수요에 대한 공식에서 1차 독립 변수로 사용되었다. 저자들은 이에 대한 수요가 깨끗한 옷은 새 세탁기를 받은 후 5.6% 증가했는데, 주로 사이클 수보다는 사이클당 세탁한 옷의 무게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았다.



이것은 직접 반발 효과의 추정치로 사용될 수 있지만, 부분적으로 물과 세제 비용의 절감에서 비롯된다. 추정치가 에너지 비용 절감에만 기초한다면 추정 효과는 더 작아질 것이다. 에너지 효율적인 세탁기에서 얻는 이익의 작은 부분은 활용도 증가로 상쇄될 것이다.



저자들은 시간 비용이 옷 세탁 비용의 80-90%를 차지한다고 추정한다. 따라서 이 결과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활동의 경우 에너지 효율의 비교적 큰 변화도 수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이론적 예측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설거지기, 진공 청소기, 텔레비전, 전원 도구, 컴퓨터 및 프린터가 제공하는 에너지 서비스를 포함하여 가정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다른 시간집약적 에너지 서비스에도 유사한 결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본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어느 정도 리바운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엄밀한 경제학적 방법론으로 실증적으로 밝혀 내었기 때문이다.

 

4. 정책적 제언



에너지 효율은 탄소세 등 에너지 가격을 올리는 정책이나 건축 규제 등 비가격 정책을 통해 장려할 수 있다.[5] 두 정책 모두 에너지와 기후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정책에 대한 많은 공식적이고 독립적인 평가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비가격 정책의 기여를 과대평가해 온 측면이 있다.



리바운드 효과는 다른 기술부문 및 소득 그룹 간에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차이는 많은 확신을 가지고 정량화할 수 없지만, 정책 평가 내에 추정 효과를 포함시키고 이러한 추정치를 사용하여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타깃팅할 수 있는 범위가 있어야 한다. 가령, 리바운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서는 에너지 가격을 인상하는 정책의 필요성이 더 커질 수 있다.



탄소/에너지 가격은 에너지 효율이 개선되는 동안 에너지 서비스 비용이 상대적으로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함으로써 직접 및 간접 리바운드 효과를 줄일 수 있다. 탄소/에너지 가격은 단순히 탄소 배기가스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소득 증가와 리바운드 효과를 모두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비율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해야 한다.

 

5. 결론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리바운드 효과를 고려한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정책의 필요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아직까지 리바운드 효과에 대한 정량적 계산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어느정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온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리바운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에서는 에너지 가격의 인상 폭을 조금 더 상승시켜서 소비자들이 가격 신호에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꾸준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리바운드 효과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은 기존의 많은 연구 결과들을 통해서 밝혀진 것은 사실이나, 리바운드 효과의 크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효율 정책의 실효성이 리바운드 효과로 인해서 약간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논리로 에너지 효율 정책이 필요없다는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



더불어 소비자들도 에너지 절감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실천까지 이어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또한 사실이기에, 정부는 소비자들이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절약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제적 유인책 뿐만 아니라 감성을 자극하여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홍보방안들도 꾸준히 마련되어야 한다. 최근 연구 중에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기후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행동변화에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좋은 동기부여이며, 결국 소비자들의 행동이 변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에너지 효율 정책이라도 그 효과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