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유기복합체를 사용한 희토류 금속회수
희토류 원소 혹은 희토류 금속(Rare Earth Elements/Metal, 약자로 REE/REM)은 말 그대로 지각에 존재하는 미량의 희귀한 금속 원소들을 포괄적으로 총칭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주기율표상에서 원자번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Lanthanum계(란탄계) 원소 15종과 스칸듐(Sc, 원자번호 21번) 과 이트륨(Y, 원자번호 39번)의 2종류의 금속을 합한 총 17종의 금속원소들을 희토류 원소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들 원소들은 서로 비슷한 물리/화학적 성질을 지니고 있어 편의상 함께 희토류로 통칭한다. (그림1)
실제로 희토류는 지각 내 함유량이 다른 원소들에 비해 적지 않으며 오히려 상대적으로 풍부한 편이나, 일반적으로 이들 원소들은 경제성 있는 농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광석에 산개하여 존재한다. 따라서 광석으로부터 희토류를 농축된 형태로 얻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채굴, 분리, 정련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제한이 있어 높은 희소가치를 지닌다.
희토류 원소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까지 대체 물질을 발견할 수 없을 만큼 유용하면서도 고유한 화학적, 전자기적, 광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수한 내식성 등 높은 화학적 안정성과 높은 연성을 바탕으로 한 가공성 및 높은 열전도 특성을 지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의료분야, 전자제품, IT 산업, 스마트폰 등 첨단 산업의 전반에 걸쳐 필수적으로 첨가되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산업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희토류 원소들로는 유로피움 (Eu), 란타넘 (La), 이트륨(Y), 네오디뮴(Nd), 사마리움(Sm), 세륨(Ce), 디스프로슘(Dy), 테르븀(Tb) 등이 있으며 아래의 표1에 각 원소들의 간략한 활용 분야를 나타내었다.
희토류는 각종 첨단 산업분야에서 매우 핵심적인 원료물질이기 때문에 희토류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첨단 제품의 제조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 각국에서는 희토류의 확보에 사활을 걸고 투자와 재활용 산업 육성을 추진중이다. 현재 미국,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서 희토류가 산출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중국이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5% 이상 (매장량으로는 세계 36%)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희토류 공급의 지리적 불균형을 이용하여 중국은 2010년부터 자국 내 희토류 수출량을 감축하며 전략적으로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시장 가격의 급등과 더불어 희토류 공급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불안정한 희토류자원의 확보를 위하여 일본과 한국처럼 희토류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되는 폐제품으로부터 희토류를 회수하여 재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희토류 원소는 기본적으로 매우 다양한 제품군에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첨가되는 양 자체도 소량으로 회수와 재활용이 매우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현재 황산 침출(sulfuric acid leaching), 복염침전(double salt precipitation), 전기화학적 추출(elextrochemical extraction), 용매추출(solvent extraction), 이온 교환(ion exchange) 등의 다양한 화학적 공정을 통하여 산업적으로 희토류의 회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재활용 공정 간에 유해한 오염물질들이 다량 배출되어 보다 친환경적인 희토류 재활용 기술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다기능성 신소재 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금속유기복합체(metal-organic framework)를 활용하여 희토류 금속을 재활용하는 최신 연구동향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2. 금속유기복합체를 활용한 희토류금속의 회수
앞서 기술된 여러 재활용 공정들은 기본적으로 습식조건에서 진행되는데, 환경적으로 유해한 다량의 유기용제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고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며, 매우 낮은 농도로 존재하는 희토류 원소를 분리하기에는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을 지닌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보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흡착(adsorption)”을 통한 희토류의 회수가 주목을 받고있다. 흡착공정이란 이온상태로 수중에 녹아있는 금속이온을 다공성 흡착제에 흡착시켜 분리해내는 방식으로, 공정의 단순함, 낮은 비용, 높은 회수 효율, 부산물 발생의 최소화 및 흡착제의 재활용성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흡착공정의 효율성은 사용되는 흡착제(adsorbent)의 종류와 흡착성능으로부터 결정되는데, 타겟 금속이온에 대한 단위 무게당 흡착량, 선택성(selectivity), 회수효율(efficiency) 및 재활용성(reusability) 등이 중요한 성능 평가 요소로 꼽힌다.
기존에는 다공성 탄소, 실리카 소재, 금속 산화물 등의 고전적인 흡착제를 활용하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가 되었으나, 본 보고서에서는 금속유기복합체 (Metal-Organic Framework)를 흡착제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알아보려 한다. 금속유기복합체를 흡착제로 활용하여 폐수에 녹아있는 희토류를 회수하는 연구는 매우 최근에 보고가 되기 시작한 방법으로 기초적인 연구성과들만이 몇몇 학술지에 보고되어 있다. 이에 해당하는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며 희토류 금속이온을 회수하는 방식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2.1. 금속유기복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
금속유기복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란 금속 이온 또는 클러스터가 다배위 (multidentate) 유기 리간드 분자와 배위결합을 이루어 형성되는 1, 2 혹은 3차원적인 구조의 유/무기 하이브리드 물질을 의미한다. 유기 리간드가 금속 이온과 배위결합을 이루어 합성되는 과정에서 매우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골격을 지닌 결정성 물질로 얻어지며, 가장 큰 특징은 매우 넓은 비표면적과 내부 공극(pore)을 지니는 다공성 물질이라는 점이다. 합성 시 사용되는 금속이온 및 유기 리간드의 종류에 따라 기공의 크기, 구조 및 그에 수반하는 물리/화학적 성질이 결정되며 현재까지 매우 다양한 금속유기복합체가 개발되어 체계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새로운 구조의 금속유기복합체를 합성하려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비표면적이 넓고 수 많은 미세기공을 포함한 비어있는(hollow) 구조를 지닌다는 점에서 금속유기복합체는 수소저장 소재, 촉매, 화학 센서 및 약물전달 시스템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차세대 물질로서 각광 받고 있다.
2.2. 금속유기복합체를 흡착제로 활용한 희토류 금속의 회수
앞서 설명하였듯이 기본적으로 금속유기복합체는 매우 넓은 비표면적을 지녀 표면에 물질을 흡착할 수 있는 장소(site)가 많아 흡착제로서 큰 장점을 갖는다. 또한 규칙적인 결정성 구조로 인해 기공(pore)의 크기 자체가 매우 균일(uniform)하며, 사용하는 금속유기복합체의 종류(금속 이온 및 리간드)에 따라 기공의 크기나 표면적이 달라지므로, 용도에 맞는 금속유기복합체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합성 후 개질과정(postsynthesis modification)을 통하여 또 다른 유기 리간드 (예: 특정 금속 이온과의 친화력이 좋은 루이스 염기로 작용 가능한 리간드)를 복합체 내에 결합시키는 등의 화학적 처리가 가능하여, 희토류 금속이온의 흡착효율을 추가적으로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2.2.1. MIL-101 금속유기복합체를 활용한 연구
크롬(Cr) 기반의 금속유기복합체인 MIL-101은 3680 m2/g 의 높은 표면적의 다공성 구조를 지니며, 산성 pH의 물에서도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어 수용액으로부터의 금속이온의 흡착 회수 공법에 매우 적합한 특성을 지닌다. Y-R. Lee 외 연구자들은 MIL-101 및 MIL-101에 다양한 질소(N) 함유 유기 분자들을 (Amine, ethylenediamine(ED), diethylenetriamine(DETA), N-(phosphonomethyl)iminodiacetic acid (PMIDA)) 추가로 도입시켜 개질한 MIL-101 복합체들의 희토류 흡착 성능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에서 사용된 질소함유 유기분자들은 질소 원자의 비공유 전자쌍에 의해 금속이온에 전자를 공여하는 루이스 염기(Lewis base)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희토류 금속이온과의 친화력을 높여, 아무 처리도 하지않은 MIL-101에 비해 흡착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아래 그림2a에서 연구에 사용된 여러 MIL-101 복합체들의 구조를 나타내었는데, PMIDA가 도입된 MIL-101-PMIDA 복합체가 질소(N)와 인(P)원자의 시너지효과로 인하여 가장 높은 흡착효율을 나타냄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였다.
란타넘(La3+), 세륨(Ce3+), 네오디뮴(Nd3+), 사마리움(Sm3+) 및 가돌리늄(Gd3+)의 5가지 희토류 이온에 대한 흡착실험이 진행되었으며, MIL-101-PMIDA 복합체가 가장 효율적으로 흡착할 수 있는 이온은 가돌리늄 이온(87.7mg/g)인 것으로 확인되었고 pH 조절, 흡착속도(adsoprtionkinetics) 실험 등 다양한 정량분석을 (그림2b-d) 통하여 최적화된 흡착조건을 보고하였다. 또한 코발트(Co2+), 니켈(Ni2+), 아연(Zn2+), 알루미늄(Al3+), 철(Fe3+)과 가돌리늄(Gd3+)이온이 물속에 함께 존재하는 경우에도 약 90% 이상의 높은 선택도로 가돌리늄(Gd3+)이온만을 흡착하는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5회에 걸친 MIL-101-PMIDA 복합체의 재사용(recycle) 실험에서도 5회 동안의 재사용 과정에서 흡착 성능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는 결과를 보여 희토류 이온 회수 응용에서의 높은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유사한 예시로 Z. Lou외 연구자들은 MIL-101 복합체에 아크릴산(Acylic acid, AA) 관능기가 도입된 개질복합체를 합성하여, 아래 그림3처럼 도입된 카복실기(-COOH)와 스칸듐(Sc3+)이온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수한 흡착능력과 선택도를 구현한 연구를 보고한 바 있다.
2.2.2. UiO-66 금속유기복합체를 활용한 연구
I. Ahmed외 연구진들은 UiO-66 기반의 금속유기복합체에 카복실산(-COOH)과 아미노(-NH2)기를 관능기를 동시에 도입시킨 복합체 (UiO-66-COOH-ED)를 합성하여 가돌리늄(Gd3+)이온의 흡착효율을 크게 향상 시킨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카복실산과 아미노기를 도입한 이유는 앞서 기술하였던 MIL-101 복합체를 개질시키는 이유와 동일하게 전자 공여성이 높은 산소와 질소 원자에 의해 희토류 이온과의 상호작용을 증대시키는 전략에 기반한다. 약 79mg/g의 높은 가돌리늄(Gd3+)이온 흡착 성능을 보였으며, 이는 개질 전의 UiO-66에 비해 약 5배 가량 증가된 흡착량에 해당한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실험을 통하여 여러 알칼리, 전이금속 이온이 혼합된 용액에서도 높은 선택도로 Gd3+이온을 흡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5회에 걸친 이온 탈착 후 재사용과정에서도 흡착성능이 큰 열화 없이 잘 유지됨을 밝혔다.
2.2.3. HKUST-1 금속유기복합체를 활용한 연구
HKUST-1은 Cu2+ 이온과 벤젠트라이카복실산(BTC) 리간드로 구성되는 약 1200 m2/g의 높은 비표면적을 지니는 금속유기복합체이다. L. Zhao외 연구진들은 HKUST-1을 활용하여 세륨(Ce3+) 이온을 흡착을 통해 회수하는 연구를 보고하였는데, pH 6인 수용액 조건에서 약 353 mg/g에 해당하는 높은 흡착량을 보였다. HKUST-1의 경우 pH가 2정도까지 낮아짐에 따라 (더욱 산도가 높아짐) 복합체의 구조가 붕괴되어 구리이온이 용출되는 현상을 발견하였고, pH=6에서 최적의 흡착효율을 나타냄을 밝혔다. 또한 흡착이 일어나는 두 가지 메커니즘으로 1) 산소원자와 세륨이온간의 정전기적 인력에 의한 흡착과 2) HKUST-1내의 구리이온이 세륨이온과의 이온 교환(Ion exchange)에 의한 세륨의 흡착을 제시하였다. (그림5) 사용 전 본래의(Pristine) HKUST-1 복합체의 세륨 흡착효율은 매우 높았으나, 세륨의 회수를 위하여 메탄올로 흡착된 이온을 탈착(desorption)시키고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흡착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한계점 또한 보고되었다.
3. 결론
첨단 산업의 급속한 발달에 따라 대체 불가능한 희토류 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적 차원에서의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안정적인 해외 공급망의 확보에서 한발 나아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자원폐자부터 희토류 원소를 효과적으로 회수하여 재활용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과 기술개발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본 보고서에서 희토류 재활용 방안의 일환으로 살펴본 금속유기복합체를 활용한 희토류의 흡착회수는 아직까지 몇 가지 복합체들에 한정된 기초적인 탐색 단계에 머물러 있다. 더욱 포괄적이고 심도있는 연구들이 진행되어 다양한 희토류 금속에 대한 정량적 흡착성능 분석과 더불어 선택도(selectivity)와 재사용성(cyclability)의 향상 등 여러 문제점이 해결되어야만이 실질적인 활용이 가능 할 것으로 판단된다.
References
- [Minbos Resources Limited] [http://minbos.com/rare-earths/] [Viewed 2019-10-11]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Rare-earth_element] [Viewed 2019-10-11]
- V. Balaram, Rare earth elements: A review of applications, occurrence, exploration, analysis, recycling, and environmental impact, Geosci. Front., 2019, 10, 1285-1303
- Y-R. Lee et. al., Selective Adsorption of Rare Earth Elements over Functionalized Cr-MIL-101, ACS Appl. Mater. Interfaces, 2018, 10, 23918−23927
- Z. Lou et. al., Acrylic Acid-Functionalized Metal−Organic Frameworks for Sc(III) Selective Adsorption, ACS Appl. Mater. Interfaces, 2019, 11, 11772−11781
- I. Ahmed et. al., Gd3+ Adsorption over Carboxylic- and Amino-Group Dual-Functionalized UiO-66, Ind. Eng. Chem. Res., 2019, 58, 2324−2332
- L. Zhao et al., Adsorption of cerium (III) by HKUST-1 metal-organic framework from aqueous solution, Journal of Colloid and Interface Science, 2019, 542, 42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