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형상기억합금 활용기술 동향

1. 서론

금속의 물성을 개선하기 위하여 다른 원소를 한가지 이상 첨가하여 만들어진 금속재료를 합금이라고 한다. 첨가되는 원소가 반드시 금속일 필요는 없으며 비금속 원소 및 기체 원소까지 용도에 따라 다양한 원소가 사용된다. 합금은 크게 1) 본래의 금속이 지니는 결점을 보완하거나, 2) 유용한 특성을 더욱 향상시키거나 3)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성질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합금은 인류의 일상 및 산업 분야에서 매우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소재로서, 고강도 탄소강(철+탄소), 내식성이 증대된 스테인리스강(철+크롬), 고강도 경량 비행기 소재로 사용되는 두랄루민(알루미늄+구리+마그네슘), 동전 주조에 사용되는 백동(구리+니켈) 등 수많은 종류의 다양한 합금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기존 금속의 일반적인 성질을 벗어나는 새로운 특성을 지니는 신소재합금들에 대한 연구개발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소재합금의 대표적인 예로는 특정 온도이하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합금, 온도와 압력변화에 의해 대량의 수소를 흡수/방출할 수 있는 수소저장합금 그리고 가열에 의해 원래의 형상을 기억하여 복원되는 형상기억합금을 들 수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들 중 형상기억합금의 작동원리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 것이다.

 

2. 형상기억합금의 원리 및 활용 분야

2.1. 형상기억합금의 정의 및 작동원리

형상기억합금은 그 용어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변형이 일어나더라도 처음 제작 시에 만들어진 형태를 기억하고 있다가, 특정 온도 이상으로 가열하게 되면 그 형태로 되돌아가는 매우 특수한 금속 소재를 총칭한다. 형상기억합금의 역사는 1930년대에 금과 카드뮴의 합금에 초탄성이 있음을 발견한 Arne Olander의 기초 연구결과로부터 시작되어 1960년대 초 미해군병기연구소에서 William Buehler에 의해 니켈과 티타늄을 1대1로 혼합한 본격적인 형상기억합금의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이후 활발한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 니켈-티타늄(NiTi, 니티놀) 합금 및 구리-알루미늄-니켈 합금의 두가지 형상기억합금이 상용화되어 쓰이고 있다.

형상기억합금은 일반적인 금속 물질들과 그 미시적인 거동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모든 금속은 원자 단위에서 금속결합(metallic bond)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금속결합이란 전자를 내어놓고 규칙적으로 배열된 ‘금속 양이온’과 그 사이를 어느 특정 원자에 묶여있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유전자’ 사이의 강한 결합을 말한다. 이 때문에 금속은 외력에 의해 형태가 변형될 때 금속원자의 층이 밀려나면서 원자의 위치가 변화하고 이때 자유전자들이 함께 이동하여 새로운 금속결합이 형성되기 때문에 깨지지 않으며 그 형태가 펴지고 늘어나는 전성과 연성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특징에 의해 일반적인 금속은 외력을 가하여 일단 형태가 변형되고 나면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변형된 형태로 비가역적으로 고정되게 되고, 형태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다시 외력을 가해 변형을 해주어야 한다.

한편, 형상기억합금은 고온에서 안정한 오스테나이트(austenite) 상(phase)과 저온에서 안정한마텐자이트(martensite) 상으로 존재한다. (그림1) 즉, 고온에서 오스테나이트 형태로 제작된 형상기억합금을 냉각하게 되면 마텐자이트 상(twinned martensite)으로 전환된다. 이때 합금에 외력을 주어 형태를 바꾸게 되면 변형된 마텐자이트 상(detwinned martensite)으로 상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때 결정격자의 형태만 바뀔 뿐, 원자간 결합과 배열은 그대로 보존되게 된다. 따라서 다시 온도를 높여 고온상태가 될 경우, 고온에서 안정한 오스테나이트 형태로 돌아가면서 형태를 회복하게 된다. 이처럼 일반적인 금속에서처럼 원자의 이동에 의한 형태변형이 아니라, 결정격자의 변형에 의한 상(phase)의 변화로 형태가 변화되므로, 형상기억 특성을 발현하게 된다. 형상기억합금은 일반적으로 아래의 두 가지의 형상기억 작동방식을 통해 활용될 수 있다.


  1.  첫번째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형상기억합금의 작동 방식으로, 온도가 낮을 때 형태를 변형하고, 가열하면 원래의 형태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그림1의 shape memory)

  2. 두 번째로는 방식은 초탄성효과로(superelasticity), 변형온도 바로 위의 좁은 온도구간에서 외력을 가해주어 변형했다가 외력을 제거하였을 때, 탄성체인 고무처럼 가열없이도 즉각적으로 원래의 형태로 돌아오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림1의 superelasticity) 이는 외력이 가해졌을 때 마르텐사이트상으로 변화했다가 외력이 제거되면 다시 오스테나이트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니티놀 합금의 경우 일반 금속의 약 10~30배에 달하는 매우 높은 탄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