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지카 바이러스 검출 기술 개발 동향

1. 개요

지카 바이러스(Zika virus)는 생물학적으로 플라비비리대 과(Flaviviridae family)의 하위 속인 플라비바이러스 속(Flavivirus genus)에 해당하는 바이러스다. 플라비바이러스 속에는 지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뎅기 바이러스, 일본 뇌염 바이러스, 황열 바이러스 등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이들은 모두 약 11 kb (kilobase) 크기의 양성의 단일가닥 RNA((+)ssRNA)를 유전체로 가지고 있으며, 3종류의 구조 단백질(캡시드 단백질, 막 단백질, 표피 단백질)과 7종류의 비구조 단백질(비구조 단백질 1, 2A, 2B, 3, 4A, 4B, 5)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바이러스들은 주로 모기(mosquito)에 의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본 보고서에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각다귀 속(Aedes genus)에 해당하는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와 흰줄 숲모기(Aedes albopictus)에 의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3].

최근 지구 기후 변화로 인한 모기 서식지의 확대나 항공 · 선박과 같은 운송수단의 발달 등으로 인해, 인체에 감염될 경우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병(infectious disease)에 대한 위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4]. 대표적인 예로 2015년 브라질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대유행을 유발했던 지카 바이러스를 들 수 있다. 지카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사례는 1952년 탄자니아에서 처음 보고되었고, 지난 수십 년 동안 2015년처럼 커다란 대유행을 유발했던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2015년에 브라질에서 시작된 대유행 과정에서 브라질에서만 1억 명 이상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했으며, 최근 3-4년간 감염 환자가 발생한 70여개의 국가를 모두 포함하면 수억 명의 감염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대유행 과정을 겪으면서 기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인체에 치명적인 감염 증상들이 밝혀졌다. 신생아 소두증(microcephaly)이나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과 같은 신경계 질환이 대표적이다[1,5,6]. 따라서 대유행이 발생했던 2015년 이후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사회 ·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진행됐다. 특히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기에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최근 3-4년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본 보고서에서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및 미국 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 권고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고, 최근 3-4년 사이에 개발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최신 기술들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주요 내용

2.1. 세계보건기구(WHO) 및 미국 CDC에서 권고하고 있는 시험법

2.1.1. 유전자 검출 시험법

유전자 검출 시험법은 전혈(whole blood), 혈청(serum), 혈장(plasma), 소변(urine), 타액(saliva) 등에 존재하는 지카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검사하고자 하는 시료 내에 존재하는 지카 바이러스의 핵산(유전자)을 검출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NAT (nucleic acid testing)’(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방법은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자인 RNA로부터 역전사 효소(reverse transcriptase)에 의해 지카 바이러스의 RNA와 상보적인 cDNA (complementary DNA)가 만들어지고, 이 cDNA를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와 특이적인 프라이머(primers)를 통해 증폭시키는 RT-PCR (reverse transcription-polymerase chain reaction)에 기초한다(그림 1(A)). 만약 RT-PCR에 의해 유전자가 검출되었다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판단하며,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았다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유전자 검출 시험법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7일 이내의 환자를 검출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도가 높고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감염으로부터 7일이 지난 환자도 검출이 가능하며, 시료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타액의 경우에는 최대 60일까지도 검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7].

 

2.1.2. MAC-ELISA 시험법

MAC-ELISA 시험법은 ‘Immunoglobulin M antibody capture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의 줄임말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체내에 생성된 IgM을 면역효소흡착법인 ‘ELISA’를 통해 검출하는 혈청학적 검출법(serological detection)의 한 종류이다(그림 1(B)). 인체의 면역계는 외부로부터 침입한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먼저 IgM을 생성한 뒤에 IgG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IgM이 생성되기 때문에, 이를 검출하여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또는 단백질)에 대한 IgM이 검출되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판단하며, IgM이 검출되지 않았다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MAC-ELISA 시험법은 체내에 항체가 생성되어야 검출이 가능한 방법이기 때문에, 감염으로부터 7일이 지난 환자에게 유리한 방법이며 2-3주 후에 같은 방법으로 재검정이 요구된다[7]. 또한 이 방법은 항체를 검출하는 시험법이기 때문에 항체가 많이 존재하는 전혈이나 혈청에 한정하여 적용이 가능하며, 유전자 검출 시험법과 달리 소변이나 타액 등을 이용한 검출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2. 최신 유전자 검출 기술

2.2.1. 다중 검출용 실시간 RT-PCR (Multiplexed real-time RT-PCR) 시험법

세계보건기구(WHO) 및 미국 CDC에서 권고하고 있는 유전자 검출 시험법인 RT-PCR 시험법을 이용할 경우,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각다귀속에 해당하는 모기를 숙주(host)로 이용하는 뎅기 바이러스 및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프라이머와의 반응을 통해 임상 시료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증폭시키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7]. 이러한 시험 과정은 연속적(sequential)으로 수행되거나 병렬적(parallel)으로 수행될 수 있으며, 여러 임상 시료를 검출할 경우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최근 3-4년간 개발된 RT-PCR 시험법을 살펴보면, 서로 다른 바이러스에 대해 특이적인 프라이머를 이용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임상 시료 내에 실제로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자만 존재하는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다중 검출을 위한 시험법(multiplexed RT-PCR)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실험 단계를 간소화하여 단일 단계로 검출할 수 있는 시험법(one-step RT-PCR), 실시간으로 검출 가능한 시험법(real-time RT-PCR), 유전자의 정량이 가능한 시험법(quantitative RT-PCR, qRT-PCR)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들이 각각으로 개발되기 보다는 서로 융합되어 기존의 RT-PCR 시험법에 비해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동시에 빠르게 검출할 수 있는 형태의 RT-PCR 시험법으로 진화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8-10]. 아래의 표 1의 ‘유전자 검출 – Multiplexed RT-PCR’ 항목에 위의 내용들에 대해 요약하여 나타냈다.

 

2.2.2. 루프-매개 등온 증폭(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 LAMP) 시험법

루프-매개 등온 증폭 시험법은 이 시험법의 약어인 LAMP로 비교적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시험법은 2000년 일본 에이켄 화학(Eiken Chemical Co. Ltd.)에서 개발되었다[11]. 이 방법은 타깃 DNA의 6곳을 선택하여 조합한 4종의 프라이머를 이용하여 프라이머 결합 부위에 루프를 만들며 DNA가 증폭되는 시험법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유전체로 DNA가 아닌 R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역전사 효소를 이용해 cDNA를 만들고, cDNA를 이용해 LAMP를 수행하기 때문에 RT-LAMP로 불린다.

LAMP 시험법은 앞서 언급한 RT-PCR 시험법에서 요구되는 3가지 서로 다른 단계(denaturation, annealing, extension)에서 요구되는 온도의 변화의 순환과정(thermal cycle) 없이 60-65℃의 등온에서 DNA 증폭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1시간 이내에 신속한 검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정밀한 온도 조절 장비(thermal cycler)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현장 진단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RT-LAMP 기술도 RT-PCR과 마찬가지로 혈액, 혈청, 타액, 소변 등에 모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료 이용에 있어 큰 제약이 없다. RT-LAMP 기술은 타깃 DNA를 증폭시킨다는 점에서는 RT-PCR과 같지만, 타깃(target) DNA의 서열 6곳과 루프를 만들 수 있는 4종의 프라이머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RT-LAMP 반응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여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12,13]. 아래의 표 1의 ‘유전자 검출 – LAMP’ 항목에 위의 내용들에 대해 요약하여 나타냈다.

 

2.3. 최신 단백질 검출 기술

2.3.1. 혈청학적 검출 기술(항체 검출 기술)

혈청학적 검출은 위의 ‘2.1.2. MAC-ELISA 시험법’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체내의 면역계로부터 생성된 항체를 검출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및 미국 CDC에서 권고하고 있는 MAC-ELISA 시험법의 경우, MAC-ELISA 시험법을 단독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PRNT (plaque reduction-neutralization test) 시험법을 병행하여 최종적으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양성/음성을 판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MAC-ELISA 시험법도 2016년에 개발된 방법이지만 최근 3-4년간 개발된 혈청학적 검출기술을 살펴보면, 1) 시험법의 형태(format) 또는 분석 기법의 종류, 2) 이용가능한 임상 시료, 3) 검출가능한 항체의 종류 등의 측면에서 비교적 다양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MAC-ELISA 시험법은 말 그대로 ELISA 형태를 이용하기 때문에, 항체에 HRP (horseradish peroxidase) 및 AP (alkaline phosphatase)와 같은 효소(enzyme)를 연결하여 기질(substrate)과의 반응을 통해 시료 내에 존재하는 IgM을 검출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효소뿐만 아니라 금 나노입자(gold nanoparticle, AuNP), 미립자(microsphere), 양자 점(quantum dot) 등을 항체와 연결하여 시료 내에 존재하는 항체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14-19]. 이러한 방법들은 기존의 ELISA와 달리 별도의 효소-기질 반응 과정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훨씬 단축될 수 있고, 특히 금 나노입자를 이용한 방법의 경우에는 고가의 장비 없이도 현장에서 빠르게 육안(naked eyes)으로 검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립자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육안으로 IgM의 존재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양자 점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형광(fluorescence) 신호를 분석하기 때문에 효소-기질 반응에 비해 민감도(sensitivity)가 비교적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가능한 임상 시료 측면에서는 MAC-ELISA 시험법은 전혈이나 혈청에 이용 가능했지만, 최근 개발된 방법들은 혈장(plasma)이나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에서도 검출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현재 바이러스 배양액이나 완충 용액(buffer)과 같은 연구용 시료에서 검증된 방법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에는 혈청학적 검출 기술이 유전자 검출 기술처럼 다양한 임상 시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검출 가능한 항체의 종류는 기존 IgM에서 IgM/IgG 동시 검출이나 IgG 검출이 가능한 형태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의 감염 기간을 추측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IgM만 검출되었을 경우에는 감염 초기, IgM/IgG만 검출이 되었을 경우에는 감염 중기로 판단할 수 있으며, IgG만 검출이 되었을 경우에는 과거에 감염된 병력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의 표 1의 ‘단백질 검출 – 항체 검출’ 항목에 위의 내용들에 대해 요약하여 나타냈다.

 

2.3.2. 항원 검출 기술

혈청학적 검출 기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직접적인 지카 바이러스 배양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PRNT 시험법과의 대조가 요구된다는 점과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생물학적 속에 해당하는 뎅기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한 교차반응(cross-reactivity)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감염 환자의 임상 시료를 분석하는 검사자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염 환자에게 정확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유/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결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원 검출은 ‘1. 개요’에서 설명한 지카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10종류의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를 이용한 기술이 대다수이며, 일부 특정 항원과 결합할 수 있는 결합 단백질(binding protein)을 이용한 기술도 보고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비구조 단백질 1(non-structural protein 1, NS1)이 플라비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여러 종류의 단백질 중에서 비교적 상동성(homology)이 낮고 바이러스의 가장 바깥쪽에 노출되어 있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의 확인을 위한 타깃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20-23]. 비구조 단백질 1 외에도 숙주와의 부착(attachment) 및 감염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 표피 단백질(envelope protein, E)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24].

항원 검출 기술은 혈청학적 검출 기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이나 다른 플라비바이러스와의 교차반응으로 인한 위양성(false-positive)을 감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혈청학적 검출 기술에 비해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임상 시료 내에 존재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 검출의 민감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래핀(graphene), SERS 나노프로브(surface enhanced Raman scattering nanoprobe), 형광 염료(fluorescent dye), ZnO 나노구조체(zinc oxide nanostructure) 등을 이용한 검출 기술이 그 예이다. 아래의 표 1의 ‘단백질 검출 – 항원 검출’ 항목에 위의 내용들에 대해 요약하여 나타냈다.

 

2.4. 기타 최신 검출 기술

2.4.1. 리포터 바이러스 중화 시험법(Reporter virus neutralization test, RVNT)

리포터 바이러스 중화 시험법인 RVNT는 리포터 유전자 분석법(reporter gene assay)에서 주로 이용되는 루시퍼레이즈(luciferase)를 발현할 수 있는 지카 바이러스를 숙주 세포에 감염시킨 다음, 24시간 후에 루시퍼레이즈에 대한 기질을 첨가하여 루시퍼레이즈의 활성 측정으로부터 지카 바이러스의 증식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즉,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청을 RVNT를 통해 확인하면, 혈청에 포함된 지카 바이러스의 항체로 인해 루시퍼레이즈를 가지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감염 및 증식하지 못해 낮은 루시퍼레이즈 활성을 나타낼 것이다. 반면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환자의 혈청의 경우에는 높은 루시퍼레이즈 활성을 나타낼 것이다. 이 방법은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및 미국 CDC에서 권고되는 방법 중의 하나인 MAC-ELISA 시험법의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시험법인 PRNT와 비교했을 때, 시험법에 소요되는 시간을 7일에서 1일로 줄일 수 있으며 사용되는 시료도 100 μL 수준으로 96-well plate에서 수행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25,26]. 아래의 표 1의 ‘기타 검출 – RVNT’ 항목에 위의 내용들에 대해 요약하여 나타냈다.

 

2.4.2. 앱타머(Aptamer) 및 펩타이드(Peptide)를 이용한 항원 검출 기술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항원 검출 기술은 앞서 ‘2.3.2. 항원 검출 기술’에 설명한 것처럼 대부분이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다. 단일클론항체를 만들 수 있는 하이브리도마(hybridoma) 제작 기술의 경우 실험동물을 필요로 하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SELEX (systematic evolution of ligands by exponential) 기술을 이용해 지카 바이러스의 비구조 단백질 1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DNA 올리고뉴클레오티드(oligonucleotide)를 이용한 검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27]. 또한 컴퓨터를 이용한 인 실리코(in silico) 연구를 통해 도출된 지카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펩타이드(peptide)를 이용한 검출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28]. 아래의 표 1의 ‘기타 검출 – 앱타머 기반, 펩타이드 기반’ 항목에 위의 내용들에 대해 요약하여 나타냈다.



3. 결론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NCBI PubMed (https://www.ncbi.nlm.nih.gov/pubmed/)에서 검색되던 논문의 수가 2015년 181건에서 2018년 5163건으로 늘어난 것만 보더라도[29], 지카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해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3-4년간 전 세계에서 활발히 진행된 지카 바이러스 관련 연구에는 지카 바이러스의 구조,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기작,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및 항바이러스제, 지카 바이러스의 계통 분류, 지카 바이러스 검출 기술 등의 다양한 연구들이 포함될 것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다양한 지카 바이러스 관련 연구 중에서도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나 지카 바이러스 검출 기술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자세하게는 세계보건기구(WHO) 및 미국 CDC에서 2016년부터 현재까지 권고하고 있는 방법인 유전자 검출 기술에 해당하는 RT-PCR 시험법 및 혈청학적 검출 기술인 MAC-ELISA 시험법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최신 기술들을 유전자 검출 기술, 단백질 검출 기술 및 기타 검출 기술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유전자 검출 시험법은 일반적인 RT-PCR 시험법에서 더 나아가, 동시에 여러 종류의 시험을 실시간 관찰을 통해 수행할 수 있는 ‘multiplexed real-time RT-PCR’과 일반적인 3단계 온도변화의 순환과정이 요구되지 않아 등온에서 유전자 증폭이 가능한 ‘RT-LAMP’ 등으로 발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백질 검출 시험법은 MAC-ELISA 시험법에서 더 나아가, 효소가 아닌 다른 물질을 이용함으로써 시험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키거나 민감도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MAC-ELISA의 근본적인 단점인 다른 플라비바이러스와의 교차반응으로 인한 위양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체가 아닌 비구조 단백질 1이나 표피 단백질과 같은 항원을 검출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MAC-ELISA 시험법의 검증을 위해 요구되던 PRNT 방법에 비해 시간이 짧고 편리한 RVNT 방법, 항원-항체 반응을 통한 단백질 검출 기술이 아닌 DNA 앱타머 및 펩타이드를 이용한 항원 검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약해보면, 근본적으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법이나 지카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은 3가지 측면에서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위양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다른 바이러스들과의 교차반응을 없애는 동시에 검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향으로 관련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특이도(specificity)와 민감도(sensitivity)를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두 번째는 동시에 여러 개의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높은 처리량(high-throughput)을 갖는 동시에 간소화되는 방향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은 고가의 장비나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간단하게 검출할 수 있는 ‘POCT (point-of-care testing)’를 위한 방향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에도 이러한 3가지 방향을 향해 기술들이 발전해 나아갈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기술들은 지구 기후의 변화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미래에 다시 마주할 수 있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