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습지 탄소 순환에 대한 이해

1. 개요

습지는 전지구 육상생태계 탄소 순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육상생태계이다. 습지는 높은 지하수위 때문에 토양이 물에 잠기거나 젖은 상태로 유지되는 곳으로 습지 지역은 보통 작은 저수지와 범람원을 포함한다. 습지 토양은 많은 양의 탄소를 보유하고 있는데, 식물 사체나 유기물 토양이 습지 내로 유입되면 충분히 분해되지 않아 탄소가 저장되기 때문이다. 습지 내에선 많은 양의 메탄 배출이 일어나며, 초본, 이끼 등이 주를 이루는 하층 식생들이 습지 내에 존재한다[1].

전 세계 습지에는 약 7700억 톤의 온실가스(주로 이산화탄소, 메탄의 탄소 가스)가 저장되어 있다고 추정된다. 그러므로 많은 과학자들은 습지를 파괴하는 것은 온실가스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또한 습지는 물을 정화하고 대수층에 물을 새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태풍과 홍수, 해일 등을 완충해주는 방제 기능을 하기도 한다. 근세기 들어, 인간의 농업 및 경제 활동으로 인해 탄소와 물의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습지의 파괴 속도가 빨라졌고,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으로 바로 이어지고 있다[2].

전 세계 습지 종류 중 하나인 이탄습지(peatland)는 지하부 토양층에 이탄(peat)의 형태로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탄습지의 토양층이 훼손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생태계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여겨진다[2]. 인공 습지인 논을 포함한 전 세계의 모든 습지에서의 메탄 배출량은 전지구 메탄 배출량의 40%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가속화되어 가는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습지 메탄 발생의 과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메탄 발생을 억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3]

이 보고서에서는 육상생태계 온실가스 배출과 연관되어 있는 습지의 탄소 순환에 대해 기술할 예정이다. 습지의 탄소 저장, 탄소 격리, 이산화탄소와 메탄 유동,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일어날 습지의 탄소순환의 변화에 대한 것을 보고서의 세부 내용으로 다루어 보았다.

 

2. 주요 내용

2.1. 탄소 저장

습지는 전지구 육상생태계의 2-6%에 해당하는 비교적 적은 면적을 차지하는 생태계이다. 그러나, 습지 토양에 많은 양의 탄소(약 1500 Pg, 1 Pg = 1015 g)를 보관하고 있는 탄소 저장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습지 내의 탄소 저장소는 다섯 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다섯 개의 저장소는 식물체, 미립자 유기탄소, 용존 유기탄소, 미생물, 그리고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가스 생성물이다[4].

습지의 탄소 저장 능력은 이탄습지 내에 보유 중인 탄소량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탄습지가 저장 중인 토양 탄소량은 전 육상생태계 토양 탄소의 16-33%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5]. 북미 지역의 모든 습지 내 지하부 토양과 지상부 식물체에 존재하는 탄소량은 220 Pg정도로 추정된다. 전지구의 총 탄소량이 529 Pg로 알려져 있음을 고려할 때, 북미 습지가 차지하는 탄소량 비중이 큼을 알 수 있다[1]

 

2.2. 습지에서의 탄소 순환

육상생태계에서 대양으로 빠져나가는 모든 유기물의 약 15%에 해당하는 양이 습지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습지는 전지구 탄소순환에 중요 기능을 담당한다. 습지에서는 유기물의 축적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습지 내에서의 유기물 분해량이 식물 사체 등의 유기물의 유입량보다 적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습지에서의 순수 유기물 축적 속도는 식물 생산율과 분해율 두가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4].

습지의 토양 분해는 유산소, 무산소의 두 조건에 따라 다른 분해과정을 거치는 복잡한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산소 조건에서는 유기물의 완전한 분해가 일어날 수 있으나, 무산소 조건에서는 완전치 않은 분해가 이루어진다. 유기물 분해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곳은 습지의 표면층이다. 표면층으로 신선한 식물 사체들과 유기물 토양의 유입이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습지 표면층에서 유기물 분해는 매우 왕성하다[4].

무산소 조건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유기물의 분해에 의해 동시에 발생되나, 유산소 조건에서는 오직 이산화탄소만이 발생되게 된다. 습지의 지하수면의 변화에 따라, 유산소, 무산소 조건이 바뀌게 된다(지하수면 위 토양은 유산소 조건, 아래 토양은 무산소 조건). 기상과 수문 조건에 따라, 습지는 대기 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온실가스 흡수원의 역할을 한다. 반면에, 습지에서는 상당한 양의 메탄을 대기로 배출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원이 되기도 한다. 무산소 조건의 토양은 메탄을 배출하는 반면 유산소의 배수가 잘 이루어지는 토양은 메탄을 산성화 시키게 되어 메탄을 흡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습지의 지하수면은 대기 밖으로 배출되는 메탄 양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대기 내 메탄 제거 기능과 관계하고 있다[4]

 

2.2.1. 탄소 격리

습지에 서식하는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호흡 과정을 통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식물이 사멸하게 되면 식물체 내에 저장한 탄소는 습지 내로 유입된 후 분해의 과정을 거친다. 분해의 결과로 식물체 탄소는 주로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대기 밖으로 배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습지에서는 토양의 무산소 조건으로 인해 분해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배출 과정이 느리게 일어나, 탄소 덩어리가 이탄의 형태로 토양에 쌓이게 된다[3]. 이와 같이 식물체 탄소가 토양 내에 축적되는 과정은 주로 이탄습지에서 일어나는데 이 과정을 탄소 격리(carbon sequestration)이라고 정의한다.

탄소를 흡수하여 격리시킬 수 있는 능력은 습지가 다른 육상생태계와 호소생태계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식물체의 분해 속도와 지하수면의 높이, 기온 등의 생물, 비생물 요인들이 탄소 격리 양을 결정하게 된다. 최근 습지의 탄소 저장 능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습지의 탄소 격리 능력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와 관련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어 왔다[5].

오랜 시간 동안 습지의 연간 탄소 격리율은 크게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상태였으나, 최근 다수의 습지에서 탄소 격리율이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배수가 이루어진 습지에서 토양 산화가 이루어지고, 이로 인한 결과로 토양 탄소 분해가 활발히 이루어져 탄소 격리율이 감소한다[4]. 미국 이탄습지의 탄소 격리율을 82개의 이탄습지에서 총 216개 이탄 코어를 채취한 자료를 분석하여 계산하였다. 자료 분석 결과, 이탄습지 코어의 평균 탄소 격리율은 연간 0.092 cm, 중간값은 연간 0.066 cm 였다[1]. 미국 동부 배후습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습지가 연간 0.16-0.22 kg C m-2의 탄소를 격리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4]. 또한 미국 북동부 초지 습지에서의 탄소 격리량은 연간 0.3 kg C m-2로 계산이 되었다. 그러므로, 초지 습지는 배후습지에 비해 더 많은 양의 탄소를 격리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래스카의 추운 이탄습지에서의 연구 결과, 이탄습지의 탄소 격리량은 연간 0.02 kg C m-2로 낮은 값을 보였다[1].

 

2.2.2. 이산화탄소 유동

습지에서의 탄소 순환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선 이산화탄소 유동에 대한 신뢰할 만한 관측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에디공분산(eddy covariance) 측정 기법의 비약적 발전으로 전 세계 다수의 습지에서 이산화탄소 유동에 대한 측정이 이루어졌다. 일본의 온대 습지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유동 자료를 습지 측정의 예로 살펴볼 수 있는데, 이곳에서 일 년 동안 습지의 식물총생산량은 556 g C m-2, 생태계 호흡량은 492 g C m-2로 관측이 되었다. 그러므로, 순수 이산화탄소 유동량은 64 g C m-2로 계산되어 습지가 대기 내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6].

북미, 유럽의 다양한 지역의 습지에서 이산화탄소 유동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통해 습지가 연간 100 g C m-2 이하의 많지 않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의 유동은 고온과 산소 공급이 활발한 배수가 잘 이루어진 조건에서 더욱 활발하기 때문에[5] 습지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기상조건에 따른 변동이 심하고, 때로는 이산화탄 흡수량이 배출량으로 바뀌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습지에서의 이산화탄소 유동에 대한 일반적 경향과 이산화탄소 유동이 습지 전체 탄소 순환에 대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기 위해선 보다 장기적인 측정이 이루어져야만 한다[7].

 

2.2.3. 메탄 유동

습지는 메탄을 배출하는 육상생태계로 잘 알려져 있는데, 전지구적으로 습지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총량은 연간 92~237 Tg CH4에 이른다고 한다. 전지구의 일년간 메탄의 총 유동량이 약 600 Tg CH4이라고 할때, 습지에서의 배출량은 총 배출량의 15% 이상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매우 중요한 온실가스이기 때문에, 습지에서의 메탄 발생은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4].

현재까지 긴 시간동안 습지는 많은 양의 메탄을 배출한 탄소 배출원의 역할을 해 왔다. 현장에서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전지구 담수지역의 습지에서의 평균 연간 메탄 배출량은 8.1 g CH4 m-2 에 달하고, 해안 하구 습지의 경우, 평균 연간 베출량은 5.0 g CH4 m-2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4]. 캐나다의 120개 이탄습지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메탄 배출량은 연간 최대 130 g CH4 m-2이였고, 평균 배출량은 2~3 g CH4 m-2로 나타났다[8]. 이 메탄 배출량을 캐나다 전지역의 이탄습지로 확대하여 계산해 보면, 캐나다의 총 메탄 배출량은 연간 2~3 Tg이 되었다[4]. 단기간 동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남부지역 습지에서의 시간당 메탄 발생률은 8~51 mg CH4 m-2이며, 영국 웨일스 지방의 이탄습지에서의 시간당 메탄 발생률은 4 mg CH4 m-2이였다[4]. 또한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이탄습지에서는 시간당 3.7 mg CH4 m-2의 메탄 발생이 측정되었다[9]. 이와 같이 메탄 발생의 지역간 차이가 큼을 알 수 있다.

기온, pH, 지하수위 깊이, 식생 종류, 미생물 군집등의 생물, 비생물 요인들 모두 습지의 메탄 배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습지의 지하수위는 특정 토양 깊이에서의 무산소, 유산소 조건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탄 생산 및 흡수 과정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5]. 미국 해안 습지에서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지하수위가 지표면과 비슷할 경우 가장 많은 메탄이 배출되고, 지하수위가 지표면보다 높거나 낮을 경우, 메탄 발생량이 줄어들게 된다[4]. 북미 이탄습지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산화되는 메탄의 양이 지하수위가 25 cm 이하일 경우 증가하기 때문에 이때 이탄습지는 메탄 흡수원으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10]. 이에 비해 습지의 배수가 쉽지 않아 무산소 조건이 이어지게 되면 습지는 메탄 배출이 심화되어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이 일어나게 된다. 메탄 배출은 온도가 높아지거나 지하 수위가 높아지면 더 많이 일어날 수 있다[5].

 

2. 3.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 순환 변화

습지는 주요한 탄소 저장고로서 토양 내에 탄소를 가두어 격리시킴으로서 기후변화를 저감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농업적 이용을 위한 배수, 식생 제거, 이탄 채취 등 인위적 활동은 습지(특히 이탄습지)를 탄소 배출원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인위적 활동에 의한 결과, 이탄층과 지하수 등에 저장되었던 탄소가 이산화탄소 또는 메탄 형태로 급격히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더욱이 식생 제거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토양의 온도 증가는 이탄층의 이산화탄소 배출 속도를 증가시킨다[3].

만약 기후변화에 의한 결과로 기온이 계속 증가된다면, 습지가 저장하고 있는 유기물질의 분해가 증가될 것이며 이로 인한 결과로 습지는 중요한 탄소 배출원이 될 것이다. 극지방에 위치한 습지에서의 메탄 배출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되었는데, 이와 같은 메탄 배출의 증가는 기후변화의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프리카 열대 습지의 유기물 분해율은 춥고 건조한 기후대에 위치한 캐나다 습지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값을 보인다[4]. 그러므로, 지구 온난화에 의한 영향으로 열대 습지의 유기물 분해와 탄소 유동의 큰 증가를 예상해 볼 수 있다.

 

3. 결론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 습지의 60%가 파괴되었다고 한다. 전세계 자연 습지의 넓은 면적은 도시지역, 농지 등의 다른 토지이용으로 바뀌었다. 이로 인한 결과로 습지에서 흡수할 수 있는 대기 내 탄소량은 줄어들게 되어 전지구 육상생태계의 탄소 흡수 능력은 떨아지게 되었다. 이와같이 습지는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해서 반드시 보존해야하는 중요한 육상생태계이다[1].

습지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의 장기간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탄소 흡수원의 역할을 하는데, 이들이 흡수할 수 있는 탄소는 같은 면적당 다른 육상생태계에서 흡수하는 양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5]. 인위적인 토지이용 변화과 기후변화는 습지의 탄소 순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의 영향으로 인해 습지에서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유동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메탄의 배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결과는 기후변화를 더욱 가속시킬 수 있다. 토양 온도 및 산소 조건, 식생, 미생물 군집 등이 관여하여 이루어지는 습지의 탄소 순환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가 미래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5].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복원이나 새로 조성되는 습지에서 메탄 배출을 최소화하도록 한다면 기후 변화의 속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1. Bridgham, S. D. et al. The carbon balance of North American wetlands. Wetlands 26: 889-916. 2006.

2. 습지 보전이 기후변화의 해답 http://inchon.ekfem.or.kr/archives/3726 [Viewed 2020-01-30]

3. 신데렐라 생태계(2) http://www.lak.co.kr/m/ecoscape/view.php?cid=305&id=65 [Viewed 2020-01-30]

4. Kayranli, B. et al. Carbon storage and fluxes within freshwater wetlands: a critical review. Wetlands 30: 111-124. 2010.

5. 강호정. 국제협력연구사업 결과보고서: 전지구적 탄소 순환 및 기후변화와 연관된 온대와 열대 이탄 습지 생태계의 비교연구. 한국연구재단. 2013.

6. Suzuki, S. et al. Evaluation of CO2 exchange rates in a wetland ecosystem using the closed geosphere experiment facility. J Hydrometeoro 13: 966-980. 2012.

7. Mitsch, W. J. et al. Wetlands, carbon, and climate change. Landscape Ecol 28: 583-597. 2013.

8. Moore, T. R. & Roulet, N. T. Methane emissions from Canadian peatlands p. 153-164 In Ral, R. et al. (eds.) Soils and Global Change. Lewis Publishers, Boca Raton, FL. USA. 1995.

9. Turetsky, M. et al. Current disturbance and the diminishing peatland carbon sink. Geophys Res Lett 29: 21-1-21-4. 2002.

10. Roulet, N. T. et al. Methane flux from drained northern peatlands: effect of a persistent water table lowering on flux. Global Biogeochem Cy 7: 749-769.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