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지카바이러스 백신 기술 연구 동향

1. 개요



지카바이러스(Zika virus)는 생물학적으로 플라비비리대과(Flaviviridae family)의 하위 속인 플라비바이러스속(Flavivirus genus)에 해당하는 바이러스로,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뎅기바이러스(dengue virus) 및 일본뇌염바이러스(Japanese encephalitis virus)와 같은 속에 해당한다. 지카바이러스는 주로 각다귀속(Aedes genus)에 해당하는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 및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 같은 절지동물류(arthropod)에 의해 매개되기 때문에 생태학적으로는 아보바이러스(arbovirus) 또는 아르보바이러스로 분류하기도 한다.[1]



지카바이러스는 지금으로부터 약 70여년전인 1947년 우간다(Uganda)의 지카 숲(Zika forest)에 서식하는 원숭이로부터 최초로 분리되었기 때문에 지카바이러스로 명명되었으며, 지카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사례는 1952년 탄자니아(Tanzania)에서 최초로 보고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1, 2] 2000년대 이전까지는 지카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사례가 대규모로 발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지카바이러스는 주의가 요구되는 병원체(pathogen)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2007년 미크로네시아(Micronesia)의 야프 섬(Yap island)에서의 수십 명의 지카바이러스 감염 및 2013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French Polynesia)에서의 수백 명의 지카바이러스 감염 엔데믹(endemic) 사례들은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시작했다.[2∼4] 엔데믹 이후에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검사 등을 비롯한 추적 검사를 통해 미루어 볼 때, 2007년 야프 섬과 2013년 폴리네시아에서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자는 실제로 각각 수백 명과 수만 명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7년 야프 섬에서 발생한 엔데믹 과정에서 지카바이러스는 단순히 발열이나 발진의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2013년 폴리네시아에서 발생한 엔데믹 과정에서 지카바이러스에 의한 신경병증인 길랭-바레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최초로 보고됨에 따라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지기 시작했다.[2]



2015년 브라질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진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유행 사례(outbreaks)를 겪으면서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이 최고조로 높아졌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일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해 있는 국가들까지 총 86개 이상의 국가에서 수억 명에 이르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2016년에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ies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를 선포하기도 했다.[5] 특히 2015년 시작된 브라질에서의 대유행 과정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기존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신생아 소두증(microcephaly)을 유발하는 것으로 최초로 보고된 바 있으며,[2] 이로 인해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감염 기작, 진단, 치료제, 백신 등과 관련 연구가 대폭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6]



지카바이러스는 다른 플라비바이러스들과 마찬가지로 약 50 nm 내외의 구 형태(spherical)의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약 11,000 bp(base pair) 길이의 양성의 단일가닥 RNA(positive single-stranded RNA, (+)ssRNA)를 유전체로 가지고 있다. 이 RNA 유전체로부터 바이러스의 중추적인 구조를 이루는 3종의 구조 단백질인 캡시드 단백질(capsid protein), 막 단백질(membrane protein), 표피 단백질(envelope protein)과 바이러스의 복제나 조립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7종의 비구조 단백질인 비구조 단백질 1(non-structural protein 1, NS1), 비구조 단백질 2A(NS2A), 비구조 단백질 2B(NS2B), 비구조 단백질 3(NS3), 비구조 단백질 4A(NS4A), 비구조 단백질 4B(NS4B), 비구조 단백질 5(NS5)가 만들어진다.[1, 7] 각각의 단백질이 수행하는 기능들에 대해서는 현재도 전 세계에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플라비바이러스들에서 이미 밝혀져 있던 기능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기능들에 대해서도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다.[8]



지구의 기후변화로 인해 아열대 및 온대기후를 갖는 지역이 넓어짐에 따라 지카바이러스의 주요 숙주인 모기의 서식지 역시 비례하여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지카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여행객이나 물류의 이동 증가로 인해 지카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인류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9] 또한 새롭게 밝혀진 신생아 소두증, 길랭-바레증후군, 신경계 손상 등과 같은 인체의 신경계에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심각한 병증과 다른 플라비바이러스들과는 달리 성관계를 통해서도 감염(sexual transmission)될 수 있다는 점은 지카바이러스만의 특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에,[10]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백신(vaccine)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와 같은 플라비바이러스속에 해당하는 황열바이러스와 일본뇌염바이러스는 예방접종 가능한 백신이 있으며, 뎅기바이러스 역시 투여 대상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예방접종 가능한 백신이 있다.[3, 11] 그러나 지카바이러스의 경우에는 현재 예방접종이 가능한 백신이 없는 상황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2015년에 시작된 지카바이러스 대유행 과정 이후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지카바이러스 백신 기술의 연구 동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1) 지카바이러스 전체를 이용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Whole-Pathogen 백신 기술’, 2) 지카바이러스의 일부 구성 성분을 이용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Subunit 백신 기술’, 3) 지카바이러스의 일부 구성 성분을 암화화는 유전자를 이용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Nucleic Acid 백신 기술’로 세분화하여 지카바이러스 백신 기술의 연구동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