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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 기술과 원자력 발전소 적용 현황

디지털 트윈 기술과 원자력 발전소 적용 현황



김형태, kht@kaeri.re.kr

한국원자력연구원, 디지털가상원전 기술개발부



Key words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사이버 물리 시스템, 원자력 안전, 가상 원자로, 원전 자율 운전





1. 개요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1] 이라는 용어는 직역하면 ‘디지털 쌍둥이’라는 뜻으로, ‘현실의 모습을 디지털 세계에 쌍둥이처럼 똑같이 구현한다’ 라고 풀어 설명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테스트를 디지털 세계에서 시뮬레이션 한다. 물리적 제약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시뮬레이션을 진행시켜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2002년이다. 당시 미국 미시간 대학교는 경영자 과정에서 디지털 트윈 개념을 처음 사용했다. 이후 2010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항공우주국 기술 로드맵 (NASA Technology Roadmap)’에서 디지털 트윈이라는 단어를 17번이나 언급하면서, 해당 용어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현실 세계의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와 이를 분석하는 데이터 마이닝의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센서, 사물 인터넷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등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기술들이 발전/보편화 되면서 이들 기술들을 응용하여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생산성, 경제성, 안전성 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중요한 기술 트렌드로서 디지털 트윈이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다시 정리하면 물리적 객체(자산, 프로세스 및 시스템 등)들에 대한 디지털 복제(쌍둥이)로서, 수명주기 전체에 걸쳐 대상 객체 요소들의 속성/상태를 유지하며 이들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의 동적 성질을 묘사하는 가상의 모델 (그림 1)이라 정의할 수 있다[2].

디지털 트윈의 산업 응용의 한 예로써,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 (GE)은 자체 산업 플랫폼 인 Predix[3]를 통하여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통합 된 대규모 산업 데이터를 대규모로 관리하도록 설계하여 플랜트 임원, 플랜트 관리자 및 작업자가 실시간으로 디지털 트윈과 상호 작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이밖에 디지털 트윈이 생산성 개선은 물론 다양한 사회문제까지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제조 이외에 교통?도시분야까지 적용분야 확대되고 있다. 제조현장에서는 디지털 트윈으로 설비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여 고장 전에 미리 정비하고, 생산공정의 에너지 흐름을 분석하여 낭비요인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그림 1. 물리적 자산과 디지털 트윈의 세계[2]



2. 디지털 트윈의 활용

2.1. 디지털 트윈의 산업 응용

산업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의 기술을 적용하면 사업의 가치 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즉 설계, 제조(생산), 판매, 운영 및 유지보수 등의 다양한 수명주기 단계에서 최적화, 성능관리, 고장진단, 예방정비 등의 응용 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관심 대상에 따라 부품, 제품, 시스템, 공정, 공장 또는 공급망 전체를 범위로 디지털 트윈이 구축되어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트윈은 제조, 전력, 의료, 항공, 자동차, 스마트 도시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된다. 제조 부문에서는 제품 설계에서부터 플랜트 운영 감시, 작업량/로드 예측, 생산 손실 예측, 고장 진단/예측 등 제조 공정의 효율성 제고 및 최적화를 위해 널리 사용된다. 항공 및 전력 산업에서는 프로펠러, 터빈 등 기계의 고장 진단, 예측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자동차 분야에서 가상 모델은 차량의 성능을 분석하고 고객에게 맞춤식 경험을 제공하여 설계, 판매 등에 도움이 된다. 의료 분야에서 사물 인터넷 플랫폼의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된 의료 서비스 제공 및 효율적인 환자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한다. 스마트 도시 (그림 2)에서는 해당 도시에 대한 교통, 에너지, 환경 등의 새로운 정책을 가상 도시(모델)를 통해 사전 검증할 수 있게 된다.



 

그림 2. 세종시 스마트 시티 디지털 트윈 공동연구 과제 개요도[4]



2.2. 원자력 발전소에서의 디지털 트윈

발전소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려는 첫 사례로써, 2015년 GE가 ‘디지털 발전소 (Digital Power Plant)’[5](그림 3)라는 개념을 소개하였고, 디지털 트윈으로 발전 장비의 효율성을 올려 에너지 생산성을 향상하고자 하였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발전소의 복잡한 시설을 정교하게 디지털 공간에 재현한 것으로, 단순히 모양만 시각화한 게 아니라 부품 사이의 물리적 특성이나 기계적 성질까지 정교하게 모사한다. 예를 들어 실제 발전소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복사한 뒤 실시간으로 전송돼 오는 계측 데이터를 덧입혀 실제 발전소 상태와 동일한 발전소를 컴퓨터 속에서 운전하는 식이다. 실제 기기를 만지지 않고도 문제점이나 그 원인을 찾고, 나아가 과거 측정 데이터나 운전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부품의 고장을 미리 예측하거나, 원자로가 정지하는 등 사고를 방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발전 시설에 부착한 진동 센서에서 수집한 빅데이터 덕분에 엔지니어들은 평소에는 발생하지 않는 ‘이상 현상’인 ‘미세한 진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센서가 제어실 컴퓨터에 데이터를 보내고, 이 데이터가 즉각 분석되어 시스템 이상이 발생했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이어서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온도 센서의 데이터를 재점검하여 결과를 확인하고,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만한 고장에는 이르지 않았음”이라고 보고한다.

디지털 트윈은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기술로 점점 관심이 높아져 왔다.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에도 압축기가 고장 났다고 할 때, 이는 원자로 정지를 유발할 수 있으며 발전소를 온라인으로 복구하는 데 많은 비용 (수백만 달러)가 소요될 수 있다.  이 때 딥 머신 러닝과 결합 된 디지털 트윈의 개념을 사용하면 압축기가 고장 날 것으로 예상되는 30 ~ 60 일 전에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림 3. GE 디지털 발전소[5]



최근에 국내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원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온도, 습도, 방사선 수치, 터빈 회전 수 등 모니터링 해야할 변수가 많이 있다. 각종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쌓이는데 이런 측정 변수 종류가 1200 여개가 넘는다. 여기에 각 발전 부위마다 중복되는 데이터까지 고려하면 더 방대한 양이 된다. 과거엔 이 데이터를 기록하고 쌓아놓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인간이 볼 수 없는 수준의 정보를 신속히 분석·판단해 주는 ‘지능형 원전’[5] 이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지능형 원전은 자율 운전[6]의 개념과 상통한다. 원전 자율 운전은 사람의 실수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도록 원전의 운전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며, 더 나아가 스스로 원자로를 운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원전 자율 운전이 가능해 지려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여 원전을 구성하고 있는 기기를 포함한 원전의 전반적인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기기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원전 자율 운전은 4차산업혁명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지능형 원전진단과 지능형 원전제어로 분류되어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최종적으로는 이들 연구·개발을 통해 구현된 기술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완성된다.



3. 원전 디지털 트윈 개발 현황

3.1. 지능형 원전진단 기술

앞서 언급한 지능형 원전진단 기술은 원전에 사용되는 주요 계측, 기기 또는 구조물의 상태 감시를 통해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여 운전원에게 알려줌으로써 예측 정비를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제공할 수 있게 하여 원전의 사건 및 사고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지능형 원전진단에서는 현 시점에서 수집이 가능한 데이터 즉, 운전 데이터, 해석 데이터, 시험 데이터로부터 의미 있는 데이터를 찾아 다중 원전 상태를 비교·분석하거나, 가동 중인 원전과 이를 실시간으로 모사한 디지털 트윈 간의 상태 비교·분석을 수행하게 된다. 이후에는 가상 원자로 기술[7] 개발을 통해 좀 더 다양한 환경요인을 고려한 원전 진단이 이루어지게 된다.

여기서 디지털 트윈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물리 원자로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사이버 물리시스템으로 구현된 4차산업혁명 기술로써, 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실제 원자력발전소의 내·외부 물리현상을 시각화 하고 트윈 개념으로 실시간으로 모사함으로써 실물 원자로에서는 불가능 했던 다양한 방식의 원자로 운영 및 제어와 관련된 실험 및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 중의 하나가 된다. 가상원자로는 계산 과학 기술에 입각하여 원전 내의 모든 물리적 현상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정확한 안전성 척도 해석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과의 차이는 가상원자로는 실시간성을 담보하지 못하나 물리적 정밀도를 확보하는 핵심 기술 중의 하나로써 디지털 트윈과 상호보완적인 기술이다.

또한, 원전 동작환경에서 기기들의 고장 감지를 위해서는 기기 정보를 수집하는 사물 인터넷, 수집된 정보를 관리하는 빅데이터, 수집된 정보를 통해 고장을 감지하는 인공지능, 그리고 고장 감지 정확도 향상을 위한 디지털 트윈 기술이 필요하게 된다.



 

그림 4.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기기 고장 감시[6]



3.2. 지능형 원전제어 기술

지능형 원전제어 기술은 원전에서 수집 가능한 신호들의 관계 분석으로부터 제어에 필요한 유의미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학습함으로써 기기들을 자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복잡하게 변화하는 원전 환경이 반영된 데이터에서 생성된 지식과 실시간으로 모사되는 원전 디지털 트윈 정보를 토대로 생성된 지식을 이용하여 통계적 추론 과정을 통해 원전이 안전한 상태가 유지되도록 제어하게 된다.



 

그림 5. 디지털 트윈을 이용한 발전소 상태 감시 및 제어[6]



3.3. 국내 원전 디지털 트윈 개발 전망

국내에서는 가상 원전 계측제어시스템 및 원전 안전계통 디지털 트윈 개발의 방안이 추진 중에 있다[8].

가상 원전 계측제어시스템 개발에 대해서는 원전 물리적 모델 시뮬레이터기반의 가상(Virtual) 원전 개발 연구가 계획되고 있으며 주제어실을 포함한 원전 계측제어시스템 가상 디지털 트윈 개발을 통한 교육훈련 및 유지보수를 위한 효율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원전 안전계통 디지털 트윈 개발 분야에서는 원전 안전의 핵심설비인 안전등급 디지털 보호계통의 실시간 잔여 수명예측 및 진단을 위한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이 계획되고 있다. 그 밖에 안전계통 디지털 트윈을 통한 계측제어계통의 오동작 및 부품 교체를 위한 원전의 불시 정지의 원인 저감 및 중대사고 방지를 통한 안전성 증대, 원전 운전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시하여 디지털 보호계통의 잔여 수명을 예측하고 진단함으로써 원전의 운전성 및 유지보수성 향상, 원천기술 개발부터 설계/제작까지 완료된 국산화 계측제어계통 보유 기술기반으로 정확한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의 교두보 확보를 목표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림 6. 디지털 트윈을 이용한 계측제어계통[8]



4. 결론

국제적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2017년과 2018년에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디지털 변혁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10대 전략 기술 트랜드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에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의 선진국 및 국내 POSCO 등의 선진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 활용을 일상화하려는 추세이며 세계적인 시장조사 기관들은 디지털 트윈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디지털 트윈은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적인 기술로도 점점 관심이 높아져 왔다. 디지털 트윈이 국내 원자력 발전소에서 적용되고 있는 분야는 원전 자율 운전 기술이다.

○ 원전 자율 운전은 사람의 실수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도록 원전의 운전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며, 더 나아가 스스로 원자로를 운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원전 자율 운전이 가능해 지려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여 원전을 구성하고 있는 기기를 포함한 원전의 전반적인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기기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 디지털 트윈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물리 원자로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사이버 물리시스템으로 구현된 4차산업혁명 기술로써, 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실제 원자력발전소의 내·외부 물리현상을 시각화 하고 트윈 개념으로 실시간으로 모사함으로써 실물 원자로에서는 불가능 했던 다양한 방식의 원자로 운영 및 제어와 관련된 실험 및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다.

○ 앞으로 국내 원자력 분야에서도 시대적인 흐름에 맞추어 국산화 원전 설계 및 제작/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원전의 디지털 트윈 기술/도구 부문의 적용을 준비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준비해야 한다.



References

1. POSRI 이슈 리포트 2018-12월호: 디지털 트윈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2. KEIT PD 이슈 리포트 2018-9월호: 이슈5 (디지털 트윈 기술 발전방향)

3. https://www.ge.com/digital/applications/digital-twin

4.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 공동연구 과제 개요도, 세종매일 2018. 4. 20

5. GE리포트 코리아,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GE ‘디지털 발전소’, https://www.gereports.kr, 2019. 2. 11

6. 원자력정책 Brief Report 2019-3호: 자율운전 원전의 기술개발 현황 및 전략

7. 가상원자로 (Virtual Nuclear Reactor, VNR) 개발 전략 수립, 2018 한국원자력학회 춘계 학술대회 워크숍 2018. 5. 16

8. 구서룡, 원전 디지털 트윈 개발 방안, 원전 계측제어 동계 워크숍, 2019.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