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엘니뇨와 라니냐의 발생과 기상 및 기후변화

1. 개요

엘니뇨(El Niño)는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하며, 라니냐(La Niña)는 반대로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1]. 두 현상이 발생하면 세계 각지에서 홍수, 가뭄 등의 비정상적인 기상이변이 발생하여 막대한 재산 및 인명 피해를 주고 있다. 또한 엘니뇨와 라니냐의 발생 빈도와 이들이 미치는 영역은 기후변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엘니뇨, 라니냐 현상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이들 현상이 육상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하는 것은 세계 각지의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1만 년 전부터 등장해서 지구에서 계속해서 일어났던 현상이지만 점차 이들의 영향이 강해지면서 20세기부터 주요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엘리뇨는 보통 2~7년을 주기로 반복돼 나타나는 것으로 20세기 후반인 1960년대에 바닷물의 온도가 크게 높아지는 이상기후가 나타나자 과학적으로 엘리뇨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하였다[2]. 2018년 미국 항공우주국 고다드 우주연구소에서 지구 평균기온 집계를 한 결과, 2018년은 기상 관측 이해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며 1800년대 후반 대비 지구 평균기온은 1.03도 높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특이한 점은 2018년에 라니냐가 일어났다는 것으로 지구 기온 상승과의 연관성이 찾을 수 있다[3].

이 보고서의 본문에서는 엘니뇨와 라니냐에 대한 기술과 엘니뇨/라니냐와 관계된 남방진동(ENSO, El Niño Southern Oscillation)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이후 본문에서는 엘니뇨/라니냐의 발생으로 인해 야기되는 환경문제와 엘니뇨/라니냐가 국내 및 동아시아 기상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엘니뇨/라니냐와 기후변화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다루었다.

 

2. 주요 내용

2.1. 엘니뇨와 라니냐의 정의

동태평양과 중앙 태평양의 수온이 높아진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하는 기간이 존재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물고기가 덜 잡히어 역사적으로 페루 사람들은 이 기간에 작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야만 했다. 이런 풍습에 유래하여 수온이 높아지는 현상을 스페인어로 ‘남자아이’와 ‘아기 예수’를 뜻하는 ‘엘니뇨’라는 이름이 붙이게 되었다[2]. 고온의 수온과 관련 있는 엘니뇨와는 반대로 수온이 차가워지는 현상을 ‘라니냐’로 불리는데 이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의 반대인 ‘여자아이’를 뜻한다[2]. 바닷물의 온도 변화는 해양과 대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고, 결국 기후 현상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전 세계 이상 기상 현상과 다양한 환경문제 증가의 원인을 엘니뇨와 라니냐의 발생을 꼽게 되는 것이다.

 

2.1.1. 엘니뇨

엘니뇨의 발생을 살피기 위해 해수면 온도를 측정하는 기준 해역은 적도 동태평양이다. 이곳의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올라간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를 엘니뇨로 정의한다[2]. 엘니뇨는 수년에 한 번 불규칙한 빈도로 발생한다. 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의 국지적 변화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대기 순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계 곳곳의 날씨에 영향을 준다[4].

엘니뇨는 대체로 봄에서 여름 사이에 발생해 겨울까지 발달하다가 이후 점차 약해지며, 그다음 해 봄에서 여름 사이에 소멸하는 경향을 보인다. 엘니뇨가 발생한 시기에는 적도 태평양의 무역풍은 약해지고 강한 대류 활동 영역이 서태평양까지 확장, 이동하게 된다. 대류 활동의 변화로 인해 해양에서는 동태평양에서 수온약층이 깊어지고 수온이 상승해 다시 대기의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1]. 이로 인한 결과로 서태평양은 평소보다 수온이 낮아지고 강수량이 감소하여 가뭄이나 산불 등의 피해가 발생하는 반면, 동태평양은 수온이 높아지고 구름이 많이 발생하여 폭우와 홍수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5].

최근 발생한 엘니뇨 가운데, 2015∼2016년에 발생한 엘리뇨는 지난 15년 발생한 것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슈퍼 엘리뇨라 불린다. 그 이전 발생한 슈퍼 엘리뇨는 1982∼1983년과 1997∼1998년에 발생한 것을 들 수 있다[6].

 

2.1.2. 라니냐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 현상으로 간단히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지는 때를 의미한다[4]. 라니냐가 발생하면 대기 하층의 편동풍이 평년보다 강해지기 때문에 동태평양의 따뜻한 해수층은 평년보다 얇아지게 된다. 라니냐가 강한 때가 되면 따뜻한 해수층이 사라지고 해수 온도가 차가워지는 수온약층이 생기게 된다. 결국 서태평양에는 따뜻한 바닷물이 집중되고, 동태평양에서는 차가운 바닷물 영역이 서쪽으로 확산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서태평양 지역은 홍수가 발생하고, 동태평양 지역은 추위와 가뭄 등의 기상 이변이 발생하게 된다[5]. 라니냐 기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에는 강수량 증가와 홍수가, 페루 등 남아메리카 지역에는 강수량의 감소로 가뭄이 발생할 수 있고, 북아메리카에는 강추위가 생길 수 있다[4].

 

2.1.3. 남방진동

보통 서태평양은 저기압, 동태평양은 고기압이 나타나지만, 이와는 반대로 서태평양에 고기압, 동태평양에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낭방진동(ENSO: El Niño Southern Oscillation)라고 불리는데, 남방진동은 엘니뇨/라니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5]. 엘니뇨/라니냐는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으로 생기고, 남방진동은 해수면의 온도가 변함에 따라 대기가 변하는 현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따라서, 엘니뇨/라니냐와 남방진동은 독립된 현상이 아닌 서로 결합한 동일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2].

남방진동의 특성에 대한 설명은 1969년 비야크네스에 의해 이루어졌다. 저기압은 따뜻한 해수면 위에서 형성되므로 엘니뇨 기간 동안 동태평양에는 저기압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공기의 흐름이 생기므로 저기압이 발생한 동태평양 지역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은 약해지게 된다. 따뜻한 해수가 서쪽으로 밀려가지 않아 결국 동서의 온도 차가 평소보다 작아진다. 해수면의 온도는 기압의 배치에도 영향을 주므로 엘니뇨/라니냐와 남방진동 간의 연관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2].

 

2.2. 엘리뇨/라니냐의 발생과 환경문제

엘니뇨/라니냐는 적도 부근 열대 태평양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대기와 해양의 원격상관(대기와 해양의 흐름을 통해 멀리 떨어진 곳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정의)을 통해 전 지구 기상과 기후 현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격상관에 의한 영향은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1]. 특정 지역의 기상 및 기후 특성이 바뀌게 되면 강수량이 늘거나 줄어드는 경우가 발생하여 이에 따른 환경문제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특히 강수량은 농작물의 작황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엘리뇨/라니냐의 발생은 세계 농산물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7].

엘니뇨로 인해 온난해진 해수는 가뭄의 증가와 관련이 깊고, 라니냐로 인해 차가워진 해수는 홍수의 증가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 지구의 기상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므로 이와 같은 엘니뇨와 라니냐의 가뭄, 홍수 관련성이 모든 지역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8]. 또한, 엘리뇨는 북미의 이상 추위 현상과 관련되어 있고, 반대로 라니냐는 북미의 이상 더위 현상과 관련되어 있다[9].

 

2.2.1. 엘리뇨가 미치는 영향

엘리뇨로 더워진 대양에서 발생한 엘 에너지는 대기로 방출되어 전 지구의 기온 상승이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엘리뇨는 전 지구 기온을 높이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높아진 전 지구 온도가 반대로 엘리뇨의 강도를 높이는지에 대해선 확실치 않다[6].

엘니뇨의 영향으로 여름에는 인도, 호주, 카리브해 지역의 강수량이 감소한다. 반면 미국 서부에서는 강수량이 증가하기도 한다[2]. 엘니뇨가 최고조로 발달하는 겨울에는 북반구 유라시아 중/동부, 알래스카 지역을 포함하는 북미 서북부와 남반구의 아프리카 남서부 지역과 호주 서쪽, 그리고 남미 북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기온을 보인다. 연간 강수량은 서부/중부 태평양에서 증가하여 홍수가 빈번해지고, 인도네시아 부근과 호주 북부의 강수량은 평년보다 감소한다[1]. 또한 호주 북쪽 지역의 사이클론 활동은 더 활발해지나, 대서양에서 유럽으로 불어오는 허리케인은 줄어들게 된다[6]. 엘니뇨 발생 이전해 겨울 동안 엘리뇨의 발생을 예상할 수 있는 현상이 있다. 이 현상에 서부 캐나다와 북서부 미국의 높은 겨울 온도, 걸프만 일대의 강수량 증가와 북서부 미국의 강수량이 감소를 포함한다[10].

위와 같은 엘리뇨로 인한 대표적인 환경 피해 사례는 1997년 인도네시아의 산불이다. 엘니뇨 시기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북부 오스트레일리아의 강수량은 줄어들게 되어 인도네시아 산불로 연결된 것이다. 엘리뇨 현상으로 변화된 수온은 생물권에도 영향을 준다. 페루 앞바다의 멸치어장이 파괴거나 북동 태평양의 연어가 다니는 길이 엘리뇨 이후 북쪽으로 변경되기도 한다[2].

 

2.2.2. 라니냐가 미치는 영향

라니냐는 엘리뇨와는 정반대의 기후 현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호주와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이 라니냐 기간 강수량 증가를 경험하게 된다. 이 지역 이외에 라니냐에 의해 강수량의 증가가 이루어진 지역은 필리핀, 태국, 북동 브라질, 콜롬비아 등을 들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라니냐에 의해 가뭄이 생기는 지역은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그리고 에콰도르와 페루의 해안 지역이다.

라니냐의 발생은 북미 지역 상공으로 제트기류의 흐름을 유발하기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 남부에 더 춥고 강한 폭풍이 동반하는 겨울이 만들어진다[11]. 곧, 캐나다 북부를 제외한 북미의 겨울 기온이 낮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라니냐가 유럽에 미치는 영향은 북부 유럽의 겨울 날씨를 다소 온화하게 한다는 것과 남부/서부 유럽의 겨울을 춥게 하여 지중해 지역에 눈을 많이 내리게 한다는 것이다[10].

 

2.2.3. 환경문제로 야기되는 경제문제

엘니뇨와 라니냐는 적도 부근에 있는 많은 나라들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들 나라들은 중남미, 카리브해, 동남아시아, 동부/남부 아프리카에 속해있고, 대부분 농업이 기간산업인 개발도상국이다. 그러므로, 가뭄과 홍수의 발생은 이들 나라들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끼치게 된다[8]. 예를 들어, 2015년과 2017년 사이 발생한 엘니뇨에 의해 촉발된 가뭄은 에티오피아의 식량난을 가증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2015~2016년 엘니뇨는 지금까지 발생한 것 가운데 세번째로 강력한 것으로 기록되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약 6천만 명이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1천만 명은 에티오피아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보고되었다8].

 

2.3. 엘니뇨/라니냐가 국내, 동아시아 기상에 미치는 영향

여름 장마기와 가을 건조기의 특성 탓에 전반적으로 한국의 강수량과 엘리뇨/라니냐와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12]. 그러나,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기간, 엘니뇨에 의한 강수 증가 경향과 라니냐에 의한 강수 감소 경향이 한반도 남부 지역에 존재함이 확인되었다[1].

엘니뇨가 발달하는 9월에는 서태평양에서 적도수렴대(ITCZ: Inter-Tropical Convergence Zone)가 북상하면서, 한반도 남동쪽에 큰 규모의 저기압성 흐름이 자리 잡게 되고, 이로 인해 강수량이 감소하고 기온이 낮아진다. 라니냐 시기에는 한반도 남동쪽에 고기압성 흐름이 자리 잡게 되어 강수량이 증가하고 기온이 높아진다[1]. 엘니뇨가 최대로 발달하는 11~12월의 이른 겨울철에 한반도의 강수량은 증가하고 기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는 달리, 라니냐 시기의 11~12월에는 강수량이 감소하고, 기온이 하강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강수량은 엘리뇨가 있는 해의 겨울에 크게 변하나 라니냐가 있는 해의 겨울엔 강수량 변이가 크지 않다. 그러므로, 엘리뇨와 라니냐는 이 지역의 겨울 기상에 비대칭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13]. 특히 중국 남부 지역의 경우, 엘리뇨에 의해 겨울 동안 큰 폭의 강수량 증가가 생길 수 있음으로 엘리뇨는 이 지역의 강수량에 변동에 일으키는 중요 요인이 된다. 라니냐 기간 동안, 중국 남부 연해 수온의 지역적 분포에 큰 변이가 생겼다는 보고가 있다[14].

 

2.4. 엘리뇨/라니냐와 기후변화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의 발생은 전 지구 기후 시스템에 의해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11]. 그러므로 엘니뇨와 라니냐의 발생은 기후변화와는 크게 관련되어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어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결과로 엘니뇨, 라니냐의 발생이 더 자주, 더 강하게 일어난 것이라고 믿고 있으나, 이들의 발생과 기후변화와의 관계를 지금까지 확실히 규명되지 못하였다[11].

엘니뇨와 라니냐는 특정 지역에 가뭄, 홍수, 폭풍을 포함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일으킬 수 있음은 분명하다. 기상 과학자들은 엘니뇨와 라니냐의 강도가 세지게 되면, 중국의 홍수의 피해와 카리브해 지역의 허리케인의 위력이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이것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서양의 진동 현상(Atlantic’s sway)이 약화하는 사실과 관련이 깊다. 그러나, 이 사실이 엘니뇨/라니냐와 기후변화와의 강한 상관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 결론

엘니뇨와 라니냐는 육상생태계의 강수량에도 큰 영향을 주는 까닭에 엘니뇨/라니냐의 순환에 대한 이해는 가뭄과 홍수를 미리 예방하고 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컴퓨터 모형과 기상 관측 자료를 이용하여, 엘니뇨와 라니냐 발생 시기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되었다. 대양과 대기 조건을 지속해서 관측, 평가하는 실시간 모니터링과 인공위성을 활용해 넓은 지역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원격탐사 기술의 발전이 엘니뇨와 라니냐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였다[11].

엘리뇨/라니냐와 극한의 기상 현상 그리고 기후변화와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엘니뇨/라니냐로 야기될 수 있는 환경 피해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좋은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 엘리뇨/라니냐의 기상 또는 해양에의 과학적인 영향 분석은 아직 미흡한 단계에 있다[16]. 엘리뇨/라니냐가 기상, 수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적합한 평가와 적절한 재해 대책 수립을 위해서는 엘리뇨/라니냐 및 기상 관련 자료의 수집과 엘니뇨/라니냐의 영향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