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항암제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 동향

항암제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 동향



 



추헌수, chuhunsu@gmail.com



(주) 로펠바이오



 



Key words



Cancer, Biomarker, Cancer Immunotherapy, Prediction



암, 바이오마커, 면역항암제, 예측



 



 



1. 개요



인체 내에 존재하는 여러 세포가 각종 원인에 의해 무제한 증식해서 발생하는 질병인 암은 최근까지도 가장 높은 사망원인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암에 대한 예측이나, 이를 치료하기 위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기 위해 적절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암 연구에 이용되는 바이오마커는 암에 의해 발생하거나 변화가 일어나는 단백질, DNA, RNA, 대사체(metabolites) 등을 이용해 신체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1]. 이러한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암의 치료방법을 결정하거나, 치료 후 그 성과를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암 관련 바이오 마커는 그 활용에 따라, 병이 실제 환자에게 발생했는지 판단하는데 이용하는 진단형 바이오마커(diagnostic biomarker), 특정 약물의 사용 가능여부를 판별하는데 사용하는 타깃형 바이오마커(Target biomarker), 사용 가능한 특정 약물의 반응성 및 비반응성을 예측하는데 이용되는 예측형 바이오마커(prediction biomarker), 약물의 투여 후 그 진행정도와 결과를 모니터링하는데 이용되는 효율성 판단 바이오마커(Efficacy biomarker), 특정 약물에 대한 부작용을 나타내는 부분 및 그룹을 찾아내는데 이용되는 독성 바이오마커(Toxicity biomarker) 등으로 다양한 구분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다양한 바이오마커는 지노믹스(genomics),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메타볼로믹스(metabilomics) 등의 기술을 통해 분석되는데,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단백질 정량이 가능한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이용한 분석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2-4].



본 보고서에서는 현재 상용화되고 있거나 임상 중에 있는 바이오마커의 분석기법이나, 개발 절차, 현황, 그리고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개발된 항암제 등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바이오마커 개발에 대한 향후 전망과 연구 방향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다루고자 한다.



 



2. 주요 내용



2.1. 바이오마커 분석기법



(1) 유전체학(genomics)



유전체학, 혹은 지노믹스 기술은 바이오마커와 관련된 유전자의 기능 혹은 이를 이용한 바이오마커의 탐지 등에 관련된 기술로 실험의 전과정이 자동화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더불어, 적은 양의 시료로 증폭이 가능한 시료들을 다루기 때문에, 필요한 시료 자체의 양이 적으며, 자동화 기술로 대량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5]. 시료의 증폭에 이용되는 PCR, 시료의 추적과 분석에 이용되는 in situ hybridization 및 microarray 등으로 유전체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DNA 혹은 RNA 상의 돌연변이나 전사후 번역(post transcriptional modification, PTM) 등을 분석 타깃으로 한다. 유전체를 이용한 바이오마커 분석 기술은 수천 개의 유전자를 분석해 그 분포와 이상 변이 등을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변화양상을 판단하기 쉬우며, 정상세포와 암세포 사이의 다른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기 용이하고, 찾은 바이오마커를 암세포 단위로 구분하는 것도 용이하다. 최근에는 유전체에 담긴 유전자 중심의 연구가 유전체 전체의 정보 중 1.2% 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유전자 중심의 연구에서 벗어나 유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유전체 부분도 함께 분석하여 유전체 전체에서 발생하는 변이와 질병 간의 관계를 밝혀 바이오마커는 찾아내려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 단백질체학(proteomics)



단백질체학, 혹은 프로테오믹스로 불리는 이 기술은 말그대로 단백질 자체에 대한 연구를 말하며 이들의 구조와 그 변화에 따른 기능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양한 단백질들의 변화 양상을 분석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많은 단백질 속에서 단일 단백질의 선별 검출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의 역할과 변이 연구에 많이 사용된다. 전통적인 단백질 연구에 많이 사용되는 2-D gel electropheosis 및 단백질 질량분석(mass spectrometry) 결과가 분석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단백질칩(protein chip) 및 mass 데이터와 연계된 TOF(time of flight)-MS 데이터 분석 등도 결과 분석을 위해 자주 이용된다. 앞서 언급한 바 있는 DNA microarray와 유사한 형태의 protein array도 중요한 분석 도구인데, 이 경우 암세포에 특이적인 항원을 검색하기 위해 hybridization이 기본이 되는 immunoassay를 사용하기도 한다[6]. 단백질체 분석은 발굴된 단백질 그 자체가 생물학적 결과변수가 될 수 있으며, 세포의 단백질 프로파일이 세포내 유전학적 프로그램과 주변 미세환경의 영향을 반영한다는 점, 단백질체 분석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가 다양한 단백질들의 기능,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 핵산과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 안정성, 반감기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여러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대사체학(metabilomics)



대사체학, 즉 메타볼로믹스 기술은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이 아닌 이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대사산물의 화학적 과정을 분석하는데 이용되며 이전의 기술들에 비해 발달 과정이 초기이기는 하나, 최근 이들을 활용한 바이오마커 개발 및 연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암세포에 변이가 생길 경우, 대사산물에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변화를 핵자기공명(nuclear magnetic resonanc, NMR),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igh-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HPLC) 등의 기술을 이용해 분석하고, 그 결과 얻어진 대사산물이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 이 기술은 탄수화물, 지방, 핵산 등의 물질을 동시에, 대규모로 검토할 수 있으며, 세포 전반을 보다 폭넓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7]. 최근에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및 분석 기술의 발달, 그리고 orthogonal biological 연구 방법이 전통적인 대사체학과 결합되면서 그 동안 설명하기 어려웠던 생명 현상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실제 대사체학을 이용해 바이오마커를 찾고 질병 조기 진단에 사용하는 예도 많이 보고되고 있는데, 혈청 또는 암조직의 대사체 프로파일링으로 난소암을 진단한다거나 세포 내 당을 분석하여 췌장암을 발견하는 연구 결과들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대사체는 유전자-단백질-대사산물로 연결되는 생명현상의 고리에서 질병의 증상 즉 표현형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는 분자 표현 시스템의 송신체 (molecular phenotype system readout)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질병 및 건강상태를 반영하는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연구는 약물투여 및 치료에 있어서 가장 진보된 접근방식이라 할 수 있다[8].



(4) 당질체학(Glycomics)과 지질체학(Lipidomics)



당질체학은 당사슬에 대한 구조, 기능 등을 연구해 다양한 구조의 당사슬이 생물학적 과정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난소암(CA125), 전립선암(PSA), 자궁암(CA15-3)의 바이오마커는 당단백질에 해당하며 이와 관련된 당화합물 기술은 매년 주요한 바이오기술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인체 내 단백질의 50% 이상이 당쇄화(glycosylation)되어 있는데, 당쇄화된 부위에는 다양한 효소들이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결합된 단백질의 활성은 세포별, 혹은 세포의 상태나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이를 이용해 암세포와 정상세포 사이의 차이를 알아낼 수 있다. 이 경우 암세포에 결합되어 있는 정상세포와 다른 당사슬의 합성 구조가 바이오마커의 타깃이 된다. FDA 승인 후 현재 널리 이용되고 있는 간암 바이오마커인 AFP도 이러한 당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된 것이다[9].



지질체학은 세포나 조직 내의 지질 대사체를 분석하는 기술로 이들 모두가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분석하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으며, 지질체학 영역에 포함되는 lysophosphatidic acid(LPA)는 난소암 환자의 변화를 측정하는 바이오마커로 개발되었다. 이 이외에도 유방암에서 지질 변화 추이를 관찰해 특정 유전자와 지질의 변화를 측정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 결과, 인지질(phospholipids)이 바이오마커로 유용하며 치료제 개발에 인지질을 이용하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10]. 지질체학을 이용하면 암 세포에 존재하는 지질의 변화로 인한 대사 작용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질체 자체가 환경과 시간에 영향을 받으며, 매일매일 많이 변하기 때문에 쉽게 연구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아직은 집단 수준(Population-level)에서 시스템적인 연구 및 바이오마커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2.2. 바이오마커 개발 절차 및 현황



(1) 바이오마커 개발 절차



암과 관련된 바이오마커의 개발은 정상조직, 고위험군, 암조직에서 발현차이가 뚜렷하고, 암의 존재나 암 발생 고위험군에 대한 정확한 예측력이 확보되어야 하며, 검출 검사방법의 차이나 실험실 간의 차이가 이미 알려져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전제 조건하에서, 바이오마커는 정상, 비정상 또는 생물학적 과정을 인지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세포, 생화학적, 분자적 변화를 탐지할 수 있게 개발되어야 한다. 임상에 적용이 가능한 암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기 위해 실험에서 임상까지 보통 5단계의 개발과정을 따라야 하며,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I. 정상조직과 비교하여 암 조직에서 증가 또는 감소하는 바이오마커를 찾기 위해 암 조직과 정상조직사이에서 비교된 유전자 또는 유전자 산물의 발현 프로파일을 확보해야 한다. II. 확보된 시료를 이용해 적절한 임상분석법을 개발한다. III. 정상인의 시료를 이용해 암 전구질환 발견에서 바이오마커의 활용도를 결정한다. IV.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무증상인에 대해 선택된 바이오마커로 스크리닝하고, 암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검사 결과 양성은 추적검사를 실시하며, 암 조기발견 프로그램에서 선택된 바이오마커를 측정한다. V. 많은 대상을 스크리닝 하는 것이 질환 관련 유병률과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디자인된 임상연구를 수행한다[11].



(2) 바이오마커 개발 현황



신약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570여개의 임상 2상 실험결과를 메타분석한 결과, 바이오마커를 활용하지 않았을 때의 반응률이 6.2%였던 것에 반해 바이오마커 사용시 반응률은 29.2%로 약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임상연구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2배 향상되었고 임상개발 기간은 절반 가까이 단축됐다. 이러한 분석 결과로 볼 때, 항암 바이오마커 연구 개발은 반드시 필요한 분야임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발굴된 대표적인 암 관련 바이오마커는 EGFR, ALK, ROS1, BRAF (폐암), BRAF(폐암, 흑색종), HER-2(유방암, 위암), RAS(대장암), Bcr-Abl(만성골수성백혈병), C-KIT(위장관기질종양), BRCA(유방암, 난소암) 등이 있다.



a. EGFR



EGFR 양성 폐암은 EGFR 돌연변이에 대해 양성을 나타내는 폐암을 의미한다. EGFR은 상피세포성장인자(epithelial growth factor) 수용체를 의미하며, 정상세포나 폐암세포 등의 표면에 모두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환자에 있어서 EGFR 돌연변이가 많이 관찰되며,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09년 수행된 1753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EGFR 돌연변이 검사에서 전체환자의 34.3%에서 돌연변이가 검출되었으며, 이는 백인환자의 돌연변이 발현율에 비해 2배이상 높은 수치이다. 이들 환자들의 경우,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해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맞춤 표적치료제로 치료받을 수 있다[12].



b. ALK



ALK 유전자는 역형성 림프종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anaplastic lymphoma receptor tyrosine kinase)를 의미하며, 역형성 림프종 키나아제라는 단백질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LK 유전자 돌연변이는 전체 폐암 환자의 3-5%에서 발견된다. ALK 돌연변이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EML4-ALK 재배열 돌연변이가 주를 이룬다. 한편, ALK 양성 판정을 위한 검사로 면역조직화학염색 및 동소교잡법(Fluorescent in situ hybridization, FISH)이 주로 쓰이며, 돌연변이 결과물인 단백질을 확인하는 ALK 면역조직화학염색법도 허가되어 있다.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ALK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면 아 마커와 관련된 ALK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12, 13].



C. ROS1



ROS1(ROS Proto-Oncogene 1) 유전자 돌연변이는 전체 폐암의 1-3%에서 발견되며, ROS1 표적치료제가 허가되어 있다. ROS1 돌연변이는 동소교잡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돌연변이 부분을 증폭시켜 확인하는 ROS1 실시간 중합효소법도 사용할 수 있다. ROS1에 대한 면역조직화학적염색은 민감도는 높으나 특이도가 낮기 때문에 스크리닝 용도로만 사용한다[13].



d. BRAF



BRAF는 4번째로 발견된 비소세포폐암 바이오마커로서 이 중에는 BRAF V600E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가장 많다. BRAF V600E이란 600번째에 있는 BRAF 인산화효소 영역의 발린(V)에서 글루탐산E로 변화하면서 돌연변이한다는 뜻이다. BRAF돌연변이는 EGFR 변이나 ALK유전자변이 등 비소세포폐암의 다른 돌연변이와 중복해서 발생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나이 및 성별과 무관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는 BRAF 변이 환자에서는 여성이나 흡연경험자에서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BRAF V600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약 1-3%를 차지하며 환자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BRAF V600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해 발견해 낼 수 있다. BRAF 돌연변이는 폐암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악성 흑색종, 대장암, 갑상선암 등에서도 많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그 활용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14].



e. HER-2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는 정상세포에 비해 과발현되는 경우, 조절되지 않는 증식을 유발해 유방암을 유발한다. HER2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성장 인자 수용체로서 정상적인 경우, 티로신 키나아제 작용을 가지고 있어 세포의 성장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종에서 HER2 발현율은 20-30%로 림프절 전이 여부에 관계없이 중요한 암 예후 인자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유방암종 환자에서 HER2가 증폭되어 있는 경우 예후가 불량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15].



f. RAS



RAS(renin angiotensin system protein, RAS)는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작용하여 핵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성장 신호유전자 중의 하나이며, GDP(구아노신2인산)가 결합하면 불화성화 상태로 있다가 세포성장 신호를 받으면 GTP(구아노신3인산)로 치환되어 활성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RAS에 항상 GTP가 붙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세포성장 신호를 계속해서 내보내게 된다. 즉, RAS가 불활성화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돌연변이에 의해 세포성장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면서 암세포를 형성하고 키워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세포 수준에서 RAS의 돌연변이 유무를 판별하는 것은 암의 발생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 현재는 대장암에 대한 바이오마커로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12].



g. Bcr-Abl



Bcr-Abl은 특정 종류의 백혈병을 지닌 사람들의 비정상인 염색체 22번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의미한다. 보다 정확하게, Bcr-Abl유전자 염기서열은 9번 염색체와 22번 염색체의 일부가 끊어지고, 서로 바뀜으로써 변하게 되는 염기서열이며, 이 변화가 발생하면, 9번 염색체의 ABL 유전자 부위가 22번 염색체의 BCL 유전자 부위와 융합된다. 융합된 부위에 있는 이들 BCR-ABL 유전자 염기서열은 비정상 단백질을 생성하고 이들은 CML과 일부 ALL의 발생에 원인이 되는 티로신 키나제 효소가 되는데, 이러한 원인으로 백혈병 세포가 통제받지 않고 성장하게 된다. 현재는 동소교잡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PCR을 통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서도 그 돌연변이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가 모두 암 관련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16].



h. C-KIT



c-kit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 표면에서 발견되는 티로신 키나아제 수용체를 의미하며, 혈액내 특정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줄기세포인자(stem cell factor, SCF)와 결합한다. c-kit는 위장관 기질종양(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 GIST)에서 가장 잘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외에 생식세포에서 발생하는 암, 폐 소세포에서 발생하는 암 등에서도 관찰된다. 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에서 c-kit의 양과 암과의 상관관계가 밝혀져 현재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되고 있다[17]



I. BRCA



BRCA1과 BRCA2는 모두 종양억제유전자들로 비정상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생산함으로써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유전자에서 특정 염기서열의 변화(돌연변이)는 유전성 유방암 및 난소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미국 암학회에 따르면, 매년 약 20만명의 여성이 침습적 유방암으로, 약 2만명의 여성이 난소암으로 진단받는데 이들의 약 5-10%는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의 병적 돌연변이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RCA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검출하기 위해 세포 속의 DNA가 이용되며, 이들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것으로 바이오마커로의 활용이 가능하다[18].



 



2.3.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개발된 항암제



최근 개발되는 대부분의 면역항암제는 바이오마커와 동반 승인되어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면역항암제 사용시 부담해야할 비용이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아 보험으로 이를 충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보다 큰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신약을 사용할 경우 효과도 없을 뿐더러, 치료효율도 많이 떨어지게 된다. 반면, 면역항암제의 투여가 꼭 필요한 상황인데도 다른 항암치료법을 선택하는 경우, 치료에 필요한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따라서, 면역항암제 사용 이전에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면역항암제의 사용가능 여부를 판단하거나, 면역항암제 투여 후 그 경과를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판단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와 같은 다양한 용도로 바이오마커의 효용성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바이오마커 기반의 항암제가 일반화되어가는 추세이다.



바이오마커인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사용 중인 항암제로는 Erlotinib, Gefitinib, Panitumumab과 Cetuxcimab 등이 있다. Erlotinib와 Gefitinib은 티로신 키나아제 저해제로 EGFR 돌연변이형 비소세포폐암의 약물로 이용되고 있으며, Panitumumab은 EGFR wild-type 전이성 대장암의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Cetuxcimab 역시 EGFR의 세포 외부영역을 타깃으로 하는 EGFR 항체이며, EGFR wild-type 전이성 대장암 및 편평상피세포암 치료용으로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EGFR은 비소세포폐암에서 과발현되어 EGFR tyrosine kinase(TKI)의 표적이 되며, 그 돌연변이는 EGFR TKI와 같은 표적 항암제의 약제반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실제,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암 환자에게 EGFR TKI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경우, 치료 반응률이 높고 무진행 생존기간이 연장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19,20].



EGFR와 유사한 티로신 키나아제에 속하는 HER-2 역시 많은 항암제의 약물 타깃이 되고 있는데, Trastuzumab, Pertuzumab, Trastuzubmab emtansine이 실제 항암제로 개발되어 사용 중에 있다. HER-2가 과발현되면 세포의 생존, 증식, 혈관생성, 침습, 및 전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통해 암세포가 활성화된다. 유방암과 관련된 면역항암제 이외의 치료는 항상 그 예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항암제 이외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HER-2 타깃 항암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어떠한 경우든 면역항암제 투여 전 HER-2 수용체에 대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 경우 면역조직화학적염색, 동소교잡법 등이 활용된다[21].



Imatinib은 Bcr-Abl을 타깃으로 하는 백혈병 치료제이며, 이 외에도 위장관 간질종양의 치료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Dasatinib은 Imatinib 사용시 약 12%의 환자에게서 내성이 생긴 것을 극복하고자 개발된 업그레이드 항암제이며 말기 만성 골수 백혈병 환자에게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일정 수준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으나 공격 부위에 또 다른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효능을 잃어버리거나 장기간 사용에 의한 심혈관계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기존의 치료제와 다른 위치(ABL1 단백질의 미리스토일 결합부위(BCR-ABL1 myristoyl binding site)를 선별적으로 차단하는 4세대 표적항암제인 asciminib가 개발되어 임상시험 중에 있다[22].



Crizotinib은 ALK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전체 폐암의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ALK 유전자 변이 폐암에 대한 치료제로 초기 1-2년간 이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내성으로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이 ALK 유전자에 추가적인 돌연변이가 생기거나 우회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여러 시도가 있었고, 최근에는 brigatinib 등을 포함한 새로운 신규 항암제가 출시되어 사용되고 있다[23].



Sunitinib, Pazopanib, Sorafenib은 모두 혈관생성을 막는 multikinase 저해제로써 신장암, 간세포암종 치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말기 신장암에서 Sunitinib의 바이오마커로는 Serum angiopoietin-2, MMP-2, tumor HIF-1α가 알려져 있고, Sorafenib의 바이오마커로 plasma VEGF, carbonic anhydrase IX, tissue inhibitor of metalloproteinase 1, Ras p21이 보고된 바 있다[24,25].



PARP 저해제의 경우 Olaparib와 Rucaparib가 제품과 함께 동반진단제를 동시에 허가 받았으며, 모두 바이오마커로 BRCA 유전자변이를 특정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행 PARP 저해제들 모두가 백금화학요법에 민감성을 나타낸 환자들에게서 유의적인 반응성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환자의 platinum sensitivity 역시 바이오마커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BRCA 외에도 작용기전 상 DDR(DNA damage response)에서의 HR(Homologous recombination)에 관여하는 다양한 유전자들이 PARP 저해제의 타깃 유전자로 밝혀져 있어 PARP 저해제에 대한 바이오마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26].



3. 결론



의약품은 그 특성상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안정성의 측면에서의 규제나 규정은 더욱 강화되어야 하고, 실제 그러한 추세에 있다. 이러한 경향에 따라, 최근에는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데 있어, 개발전략에 부합되는 바이오마커 존재여부가 해당 의약품 승인에 큰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다. 실제, 바이오마커의 활용으로 효율적인 임상 설계가 가능해졌고, 이에 따른 약물의 시장 선점 및 보험재정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마커를 하나 이상 보유하고 있는 후보약물은 보다 용이하게 임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으며, 나아가 바이오마커의 존재로 인해 경쟁약물과의 개발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이것이 신약의 차별화의 근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암 발생과 관련된 기본적인 메커니즘, 분자생물학적 혹은 유전학적 변화에 대한 뛰어난 연구 성과가 발표되고 있고 관련 연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 민감도와 특이도가 뛰어난 바이오마커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본문에서 언급한 10여개의 바이오마커 이외에도 이미 상업화되어 있는 바이오마커들이 비슷하게 존재하며, 현재 임상 및 연구 단계에 있는 바이오마커들도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은 민감도와 특이도가 더욱 뛰어난 바이오마커가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 진단, 분류, 예후, 약물반응을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대규모의 재현성 있는 임상적 결과를 통한 검증이 이루어진다면, 이들 바이오마커가 암의 치료와 진단에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ferences



1. Daniel, F.H. et al. Cancer biomarker. Molecular Oncology 6: 140-146. 2012.



2. Kyrtopoulos, S. et al. Genetic effects of asbestos in humans. Mutat. Res. 553: 91-102. 2004.



3. Sukumar, S. et al. Quantitative multiplex methylation-specific PCR assay for the detection of promoter hypermethylation in multiple genes in breast cancer. Cancer Res. 64: 4442-4452. 2004.



4. Griffiths, J.R. et al. Metabolic profiles of human brain tumors using quantitative in vivo 1H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Magn. Reason. Med. 49: 223-232, 2003.



5. Abadie, E. et al. Genetic tests and genomic biomarkers: regulation, qualification and validation. Clin Cases Miner Bone Metab. 5: 149-154, 2008.



6. Leong, R.W. et al. Current application of proteomics in biomarker discovery for inflammatory bowel disease. World J Gastrointest Pathophysiol. 7: 27-37, 2016.



7. Blasco, H. et al. Metabolomics Biomarkers: A Strategy Toward Therapeutics Improvement in ALS. Front Neurol. 9: 1126. 2018.



8. 이수현. 대사체분석기법을 이용한 질환상태 모니터링 결핵 바이오마커 발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종보고서. 2017. https://doi.org/10.23000/TRKO201800003700



9. Taylor-Robinson, S.D. et al. Diagnosis of hepatocellular carcinoma. World J Gastroenterol. 15: 1301-1314, 2009.



10. Hilvo, M. et al. Novel theranostic opportunities offered by characterization of altered membrane lipid metabolism in breast cancer progression. Cancer Res. 71: 3236-3245, 2011.



11. Verma, S. et al. Endothelial function testing as a biomarker of vascular disease. Circulation. 108: 2054-2059, 2003.



12. Kamel–Reid, S. et al. Biomarkers that currently affect clinical practice: EGFR, ALK, MET, KRAS. Curr Oncol. 19: S33–S44, 2012.



13. Cooper, W.A. et al. Biomarkers for ALK and ROS1 in Lung Cancer: Immunohistochemistry and Fluorescent In Situ Hybridization. Arch Pathol Lab Med. 142: 922-928, 2018.



14. Schellens, J.H.M. et al. BRAF Mutations as Predictive Biomarker for Response to Anti-EGFR Monoclonal Antibodies. Oncologist. 22: 864-872, 2017.



15. Stanton, P. et al. HER2 as a prognostic and predictive marker for breast cancer. Ann Oncol. 1: S23-28, 2001.



16. Pinilla-Ibarz, J. et. al. Biomarkers for determining the prognosis in chronic myelogenous leukemia. J Hematol Oncol. 6: 54, 2013.



17. Trojan, J. et. al. Established and Potential Predictive Biomarkers in Gastrointestinal Cancer--c-Kit, Her2, Ras and Beyond. Digestion. 91: 294-302, 2015.



18. Sharma-Saha, S. et. al. Why BRCA mutations are not tumour-agnostic biomarkers for PARP inhibitor therapy. Nature Reviews Clinical Oncology. 16: 725-726, 2019.



19. Timothy, A.Y. et al. Strategies for modern biomarker and drug development in oncology. J Hematol Oncol. 7: 70, 2014.



20. Rougier, P. et al. Cetuximab and chemotherapy as initial treatment for metastatic colorectal cancer. N Engl J Med. 360: 1408–1417, 2009.



21. Tabernero, J. et al. Combined antiangiogenesis and anti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targeting in the treatment of cancer: hold back, we are not there yet. J Clin Oncol. 25: 4516–4518, 2007.



22. Oliver, O. et al. Asciminib in Chronic Myeloid Leukemia after ABL Kinase Inhibitor Failure. N Engl J Med. 381: 2315-2326, 2019.



23. Rivera, V. M. et al. The Potent ALK Inhibitor Brigatinib (AP26113) Overcomes Mechanisms of Resistance to First- and Second-Generation ALK Inhibitors in Preclinical Models.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2016. DOI: 10.1158/1078-0432.CCR-16-0569



24. 진동훈. 항암제 개발에 Biomarker의 중요성. Molecular and cellular biology newsletter. 2016. http://www.ksmcb.or.kr/board/list.html?num=4625&=0&sort=top%22desc,pos%22asc,num%22desc&code=bbs11&period=&&title=01&key=&keyword=



25. Bukowski, R. M. et al. Biomarkers predicting outcome in patients with advanced renal cell carcinoma: results from sorafenib phase III treatment approaches in renal cancer global evaluation trial. Clin Cancer Res. 16: 4853–4863, 2010.



26. De Bono, J. S. et al. Inhibition of poly(ADP-ribose) polymerase in tumors from BRCA mutation carriers. N Engl J Med. 361: 123–134,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