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북반구 영구 동토의 녹음이 기후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

1. 개요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야기된 지구 온난화는 특히 북위 60도 이상의 고위도 지역에 더 큰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따뜻해진 기후는 북반구의 영구동토(permafrost)층을 녹이고 식물이 번성하게 만든다. 동토가 녹는 변화는 토양에서 배출되는 탄소량과 식생에 의한 탄소 흡수량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1).



영구동토층은 북반구 총면적의 약 24%를 차지한다. 지금까지 북반구 영구동토층이 녹아 손상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4) 등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대량으로 방출돼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끊이지 않고 있다(2). 그러므로, 영구동토층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류가 만들어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완화해야 한다.



이 보고서는 북극 영구동토의 현황과 변화, 영구동토의 녹음에 의한 탄소가스 배출과 이로 인한 기후 온난화 및 기상 변화에 관해 기술하였다. 또한 북극 영구동토의 변화는 육상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영향도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였다.



 



2. 주요 내용



2.1. 북극 영구동토



영구동토는 극지방 가까운 곳에서 연중 얼어붙은 상태를 유지하는 토양(퇴적물, 기반암 포함)을 의미한다(3). 영구동토는 여름에도 녹지 않고 2년 이상 항상 얼어있는 퇴적물로써, 지구 표면 전체 면적의 약 14% 정도에 해당하는 2,100km²의 육상 지역이 영구동토로 분류된다(4). 특히, 북반구 지역만을 살펴보면, 북국의 고위도에 위치한 러시아 영토의 60%, 캐나다 북부의 50% 정도가 영구동토로 분류되게 된다. 북극해의 얕은 대륙붕에 위치하여 오래된 유기 탄소 퇴적물을 포함한 해저 영구동토 지역도 이에 포함된다(4). 최근 수십 년간 온난화로 인해 광대한 북극 영구동토 지역에 많은 생물적, 비생물적 환경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5).



 



2.2. 영구동토의 녹음



일반적으로 북극 영구동토는 여름에 해동되어 툰드라 생태계 상층의 활동층 표면을 형성하게 된다. 이와 같은 녹음과 얼음(특히, 겨울 기간 중)의 반복은 활동층의 계절적 변화와 이에 따른 미생물 분해량, 유기 탄소량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된다(4). 그러나, 최근 북극 영구동토에서 녹음으로 인해 전에 없던 지상 표면 및 지형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여겨지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조사는 미국 알래스카 곳곳에서 영구동토층이 무너지거나 외부 공기에 완전히 노출된 영구동토층이 빈번히 나타남을 보여 주었다. 이들 변화된 영구동토층은 물기를 많이 머금은 끈적한 찰흙이나 초코릿 케이크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6).



북극 영구동토 지역의 곳곳에서 관찰되는 이상 지형은 영구동토층 곳곳에 호수가 생기고 있다. 땅을 떠받치며 일종의 기둥 역할을 하던 얼음이 물로 바뀌면서 싱크홀처럼 영구동토층이 여기저기서 무너져 내리고 여기에 물이 들어차 호수가 형성된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호수를 열카르스트(thermokarst)라고 명명한다(6). 열카르스트 지형이 생기게 되면, 물웅덩이 아래의 영구동토는 더 빨리 녹게 되어 이에 관한 결과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 있다. 알래스카의 최북단 배로우 지역 대기 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수집하여 42년 치 농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영구동토층의 탄소 저장 시간이 42년 동안 13% 줄었음이 발견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은 영구동토층의 표면 및 지형 변화와 관련된 것이다(5).



 



2.3. 영구동토의 탄소 배출



북반구 영구동토 내에 토탄이나 메탄 형태로 저장되어 있는 탄소의 총량은 1조 7,000억 톤으로 추정된다. 이 탄소량은 현재 대기 중에 축적돼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탄소를 합친 것의 2배에 이르는 광대한 양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북반구 영구동토층에 매장된 탄소량은 화석연료의 연소를 통해 매년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탄소량의 약 100배에 해당하는 많은 양이다(3).



영구동토층에는 수많은 동물과 식물이 수천 년 이상 묻혀 있다. 이들 동식물 사체는 썩어 분해되지 않고 냉동고와 같은 영구동토층 내에 유기물로 저장된 것이다. 영구동토가 섭씨 0도 이하로 유지될 때 미생물은 낮은 온도 때문에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게 되어 유기물 분해가 일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온도가 높아지면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유기물 분해가 일어나, 그 결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만들어지게 된다. 만약 땅이 얼어 굳어 있다면 이산화탄소, 메탄 기체가 빠져나오기 힘들지만, 녹은 영구동토층에서는 기체가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5).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2개국 75명의 과학자들은 북극 영구동토지역의 100곳 이상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북극에서 기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규모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배출량은 연간 17억 톤으로 이전 모형 추정치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7). 여름 기간 영구동토층 위에서 자라는 식물들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10억 톤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매년 7억 톤의 탄소가 대기로 배출되어 온 것이다(6).



최근 녹음 현상이 시작된 알래스카 영구동토를 5년간 조사한 결과, 영구동토층에 저장된 탄소량 가운데 5%의 양이 매년 이산화탄소로 배출됨을 알 수 있었다. 이전 모형 연구에 따르면, 2100년까지 북극 영구동토층의 탄소 중 5%에서 15%가 배출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하지만, 알래스카 영구동토 연구 결과는 2100년까지 영구동토층의 배출되는 탄소량이 총탄소량의 70%에 달하는 매우 많은 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8). 이처럼 최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탄소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북극의 평균기온을 올려서 영구동토층을 녹이게 되고, 이후 탄소 배출량이 늘게 되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지게 된다(9). 미국지질연구원(USGS)의 연구 결과를 통해 열카르스트 지역에서 메탄가스 배출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6).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절대적인 양은 적으나, 약 25배 높은 지구 온난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메탄 배출에 대한 조사가 중요해지고 있다.



 



2.4. 영구동토의 온난화 영향



최근 영구동토층이 급속히 녹아내림에 따라, 대기 중에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면서 극지가 진 지구 기후 변화를 가속하는 화약고로써 역활을 할 것이란 예상이다(1). 영구동토층에 존재하는 동굴 석순은 빙하기에는 전혀 자라지 않고, 간빙기에 영구동토층이 녹을 시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토대로 과거 50만 년 동안의 기후를 분석한 결과, 지구 평균온도가 지금보다 0.5도에서 1도 높았던 시기에는 석순이 자라지 않음을 알아냈다. 따라서 1도의 온도 상승으로는 영구동토가 녹지 않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3). 결국,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높아지면 극지방 영구동토가 녹아내려 온실가스 배출이 높아지게 되어 극지방 온도가 다시 높아지는 현상이 걷잡을 수 없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온난화 심화 현상에는 북극해의 얼음 변화와도 관련되어 있다. 북극해 얼음은 태양 복사열의 80% 이상을 반사하여 지상이 더워지는 것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로 북극해의 얼음은 계속 감소해 지상층으로 가는 열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영구동토층의 녹음이 가속화되어 많은 탄소 배출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고리로 인해,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도 온난화가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10).



북극 영구동토층의 녹음은 당장 그 지역 내 석유와 가스 파이프 등 에너지 관련 시설과 주민의 거주지와 건물이 붕괴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장기적인 면에서 살펴볼 때, 영구동토의 녹음은 세계적으로 급격한 기상 및 환경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3). 한 예로, 1982년부터 2014년까지 알래스카 유콘강 유역의 지표수 및 지하수의 화학적 조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칼슘과 마그네슘, 황산염 등의 성분이 크게 변동되었단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또한, 중국 북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영구동토층의 녹음 현상은 중국 내륙의 강수량과 강, 저수지의 수량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11).



북극 영구동토층의 녹음은 기상 순환을 바꾸게 되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여름 강수량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되어 막대한 인적, 재산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러므로, 북극 영구동토층에 대한 변화가 국내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다각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지구온난화에 대비하고 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결론



북극 영구동토의 온난화와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메탄의 배출량은 매년 증가 경향을 보인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 속도를 유지할 경우, 21세기 말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재 기준에서 41%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또한 온난화 대책이 이루어진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어도 17%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다(7).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단일 조치만으로 영구동토층의 녹음 현상을 크게 막을 수 없단 좋지 못한 상황을 증명한다. 이런 영구동토의 해빙 과정을 중단시키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등의 과학기술을 활용한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10).



결론적으로, 북극 영구동토층은 지구온난화의 가장 취약한 지역이자 전 세계적으로 점진적으로 기후변화의 악순환을 일으키는 진원지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지구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한 북극 영구동토층의 변화와 국내 기후, 육상 환경과의 관계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References



1.     ‘기후의 조정자’ 극지가 기후변화 가속하는 화약고가 되고 있다. http://dev-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3064 [Viewed 2021-07-03].



2.     '탄소저장' 영구동토층, 온난화로 녹으면 온실가스 배출 증가. https://www.yna.co.kr/view/AKR20201016129100017 [Viewed 2021-07-03].



3.     시베리아 영구동토 속 메탄가스 대규모 분출 불가피. http://ecotopia.hani.co.kr/?mid=media&act=dispMediaListArticles&tag=시베리아&document_srl=69503 [Viewed 2021-07-03].



4.     영구동토층이란 무엇이며 이것은 기후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http://www.nims.go.kr/?sub_num=866 [Viewed 2021-07-03].



5.     [에코리포트]영구동토가 사라진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3754 [Viewed 2021-07-03].



6.     북극 영구동토서 탄소 매년 17억톤 방출…‘시한폭탄’ 불은 댕겨졌다. https://m.khan.co.kr/environment/climate/article/201911172050005 [Viewed 2021-07-03].



7.     북극 영구동토에서 매년 17억 톤 이산화탄소 방출...'기후변화 영향'. https://www.thedaily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70908 [Viewed 2021-07-03].



8.     영구동토가 녹으면 지구 온난화에…. https://techrecipe.co.kr/posts/9039 [Viewed 2021-07-03].



9.     지구온난화 취약지, ‘영구동토층’. https://www.sciencetimes.co.kr/news/지구온난화-취약지-영구동토층 [Viewed 2021-07-03].



10.  온실가스 배출 이미 선 넘어 당장 멈춰도 지구기온 계속 상승. https://www.yna.co.kr/view/AKR20201113062000009 [Viewed 2021-07-03].



11.  Cheng, G. and Wu, T. Responses of permafrost to climate change and their environmental significance, Qinghai-Tibet Plateau.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112: F02S03, doi:10.1029/2006JF000631.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