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산불에 의한 육상생태계 미기상 작용의 변화

1. 개요

대형산불은 이제 미국 서부, 남미 아마존 지역, 호주 등에는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발표에 의하면, 2021년 올해 7월까지 7월 20일 기준으로 미국 12개 주에서 3만 4천여 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8,000km2 이상의 산림이 불타버렸다고 한다. 2011년 이후 1~7월에 발생한 산불 중 가장 많은 횟수를 보인 것으로 올해 강력한 산불이 빨리 일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미국 서부 지역에 산불과 함께 기록적인 폭염이 동시에 발생하였다. 많은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이 증가하고 가뭄이 지속하면서 산불의 발생이 빈번해 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1].

산불은 번개 등으로 인한 자연 발화로 일어나지만,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보고 되고 있다. 산불 발생은 육상의 기온, 습도 등의 미기상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산불의 증가는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2]. 산불은 산림의 초본과 수목의 임관층을 제거하게 되므로, 산불 후 육상의 미기상은 산불 전보다 변화하게 된다. 온실가스 배출 등의 생태계의 생지화학 과정은 미기상 작용에 큰 영향을 받게 되므로 산불 후 미기상 작용 변화에 대한 고찰이 육상생태계 생지화학 연구에 필요할 것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산불 발생과 기상 조건, 산불 후 미기상과 생태계 탄소 순환 변화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이 보고서가 산불과 산불이 육상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2. 주요 내용

2.1. 산불의 정의와 종류

산불은 초원, 관목, 숲 지역에서 통제되지 않는 불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산불을 초원에서 발생하는 초원 산불과 숲에서 발생하는 산림 산불로 구분할 수 있다. 초원 산불은 비교적 평평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불이다. 초원 산불이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퍼져나가게 되면 5~10 초 안에 화상을 입히고, 몇 분 동안 연기가 지속할 수 있다. 초원 산불은 강도가 낮거나 중간 정도의 것이지만, 작물, 가축 및 건물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산림 산불의 경우, 언덕이 많거나 산에서 일어나는 산불로 산불은 느리게 움직이나 강도가 센 것이 특징이다. 산림 산불을 산악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피해가 크고 불을 끄기 위한 접근이 쉽지 않다[3].

육상에서 산불이 시작되기 위해선 연료, 낮은 습도와 산소가 필요하다. 또한, 주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바람이 불게 되면 불이 펴져 나가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산불 발생 위험은 덥고, 건조하며 습도가 낮은 상태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3].

 

2.2. 산불과 미기상

2.2.1. 미기상이란?

미기상(micrometeorology)이란 1km 혹은 이보다 작은 지역에 대한 대기 현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미기상 현상의 주된 관심은 대기와 생태계 표면 사이의 열과 수증기, 이산화 탄소를 포함한 가스 교환에 두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태계 표면 부근 대기에서의 온도, 습도, 강우, 바람 등 기상 현상에 대한 모니터링과 토양, 식생층에서의 에너지 교환 및 흡수량, 온도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한다[4].

 

2.2.2. 산불 발생과 미기상

산림 내 미기상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산림 재해와도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며, 산림에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과도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산림에서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산림의 사면 방향과 고도에 영향을 받는 미기상 인자들은 최고 및 최저기온, 상대습도, 조도 등으로 나타났다[5].

최근의 기후 변화 경향과 관련하여 산불 발생 건과 기상 인자를 분석한 결과, 강우량, 강우 지속시간, 강우일수, 최소습도, 풍속 등이 산불과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평균 기온은 큰 관련이 없었다[2]. 그러므로, 산불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 그리고 습도가 중요한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화로 인한 국지 기후 변화 효과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산불 증가의 원인으로 고려될 수 있다. 기온 및 상대습도의 변동은 도시화 효과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음이 나타났다. 즉 도시화 효과와 지구 온난화와 동반된 습도 감소가 대도시 주변 지역에 강화되어 이 지역의 산불 발생을 증가시키는 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6].

 

2.2.3. 산불 발생과 기후변화

기후 변화는 폭우, 한파, 가뭄 등을 동반하여 인간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산불과 병충해 등에 의해 야기된 생태계 변화를 통해 이차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기후 변화와 산불 발생의 관련성은 상호 영향적인 측면이 있다. 즉,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증가와 강수 변화로 산불 발생률 증가와 강도 강화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반대로 산불 발생으로 인해 방출되는 온실가스가 다시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2].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겨울철 산림이 건조해져 토양의 습기가 적어지게 된다. 또한 봄과 여름은 더욱더 따뜻해져 증발은 더 빨리 일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조그마한 산불이 순식간에 퍼져 대형 산불로 발전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겨울에 쌓인 눈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금방 녹아버리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눈이 빠르게 녹아버리면 토양이 일찍 마르게 되므로 산불에 취약해지게 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병충해로 고사목이 증가하는 것도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죽은 나무는 산불을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후변화로 지구의 대기 순환이 점차 느려지고 있어 추운 극지방의 온도가 증가하는 것이 이 지역 산불 발생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2].

생태계 모형을 통한 캐나다 전 지역 산림에 대해 연구한 결과, 2100년까지 캐나다 산림의 산불 발생은 2001~2010년까지 있었던 발생 횟수에 비해 50~100% 증가할 것이라 예측되었다. 산불이 발생하면 토양과 식생층의 유기물이 연소되어 토양층에서 m2당 210g의 탄소와 식생층에서 1,360g의 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7].

 

2.3. 산불 이후 기상 및 탄소순환 변화

2.3.1. 미기상 변화

산불 발생 후 육상생태계의 미기상은 이전에 비해 크게 변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미기상 변화는 열에너지와 알베도와 관련이 있다. 알베도는 태양복사 에너지의 반사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산불 이후, 육상으로 들어오는 순수 열에너지와 현열(온도변화에 사용되는 에너지)은 감소하게 되며, 반면 알베도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반사도가 높아지는 알베도의 증가는 여름 기간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8]. 이러한 에너지와 알베도의 변화는 육상생태계 표면이 더워지는 것을 막아주는 냉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이것은 식생이 성장하는 기간인 수년 동안만 지속할 수 있다.

산불에 의해 대기로 방출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는 대기의 복사능을 강화하게 되어, 육상생태계 표면이 쉽게 더워지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9]. 복사능의 강화는 냉각 효과와 정반대의 것으로 결국 산불 이후 다시 산불을 높일 수 있는 위험성을 증가시키게 된다.

 

2.3.2. 탄소 순환 변화

육상생태계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는 전 지구 탄소 순환에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북반구 아한대의 거대한 산림은 현재 대기에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탄소의 대부분은 토양에 존재한다. 토양층의 탄소는 젖어 있는 경향이 있어 탄소가 불에 타지 않도록 안전하게 유지되었다. 그러나, 산불은 육상생태계의 탄소 저장소로서의 기능을 상실케 하고, 산림의 수종을 변화시킬 수 있다. 산불로 인해 계속적으로 거대한 산림이 사라짐은 결국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가뭄, 고온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질 것이다[10].

산불 후 미기상 변화는 육상생태계 탄소 순환과 관련된 생태계 기능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탄소 순환은 식생의 광합성에 의한 탄소 흡수와 식생과 토양의 호흡에 의한 탄소 배출과 관련되어 있다. 산불 직후 식생이 사라지기 때문에 토양에서의 탄소 배출만 일어날 수 있다. 산불 이 후 1~30년 동안 산림은 적은양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후 수목이 왕성히 성장하게 됨에 따라 산불 후 30~60년 동안 산림은 강한 탄소 흡수원으로 기능을 할 수 있다. 식생이 흡수할 수 있는 광합성량이 식생, 토양의 호흡량보다 월등히 많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산불 후 30~60년 된 아한대숲은 1~30년 된 숲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탄소를 흡수하였다[11].

이후 수령이 60년 이상 되어 산림이 성숙해져 가는 단계에 들어서면, 탄소의 흡수능력은 다소 줄어들게 된다. 산림 생물량의 증가로 인해 성숙한 산림은 높은 산불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11]. 그러므로, 산불은 수목과 토양에서 저장한 탄소를 대기로 다시 방출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만든다.

 

3. 결론

올해 들어 전 세계 곳곳에서 산불로 인한 광대한 피해와 최대치 탄소 배출량이 보고되었다. 특히 7월 들어, 북미와 시베리아, 아프리카, 남유럽 일대가 계속 타오르고 있음이 위성 관측을 통해 파악되었고, 이는 위성 관측이 시작된 2003년 이래 최악이란 보도이다[12].

산불의 발생은 미기상과 매우 밀접히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산불 전, 후의 미기상 변화를 이해함은 산불의 빈도와 강도를 줄이고 산불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산불 후 복사에너지와 알베도 변화에 의한 냉각 효과는 이후 산불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으나, 산불로 방출된 온실가스에 의한 복사능 강화 현상과 식생의 성장은 산불 발생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결론이다.

산불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밀한 육상 미기상 관측과 예측 시스템 그리고, 미기상의 변화에 따른 재해 발생 정도에 대한 해석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기상 정보가 평지에서 관측된 정보이기 때문에 산불에 의한 산림재해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산악 지역의 미기상을 관측할 수 있는 기상장치 설치와 산악지역과 평지의 미기상 자료를 융합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구축이 요구된다[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