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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바이오의 개요와 활용방안

디지털바이오의 개요와 활용방안

 

김영철, yckkr@kribb.re.kr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Key words

디지털바이오, 디지털전환, 바이오혁명, Digital Transformation, Bio Revolution

1. 서론

3차 산업혁명이 인터넷이라는 도구(tool)를 사용하여 추진되었다라고 한다면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을 활용한 대전환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AI, 로봇, 차세대 컴퓨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화는 모든 일상생활 분야에서 급격하게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McKinsey & Company는 ‘The Top trends of Tech’ 보고서를 통하여 4차 산업혁명은 진보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10배 이상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1)



출처 : McKinsey & Company, The Top Trends of Tech, 2021.6.

 

또한 McKinsey & Company는 동 보고서에서 IT와 헬스 분야가 가장 빠른 산업적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1) 이러한 관점에서 IT를 접목한 헬스 분야는 엄청난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 할 수 있으며 헬스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 기술은 중요한 도구로서 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바이오기술의 디지털 전환은 어떤 개념이며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 주요 분야별 시장가치의 변화, 2008~20 >



출처 : McKinsey & Company, The Top Trends of Tech, 2021.6.

 

2. 디지털전환과 디지털바이오 그리고 바이오혁명

 

2015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디지털 혁신을 둘러싼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 이니셔티브, Digital Transformation Initiative(DTI)’를 발표하였으며 이 이니셔티브는 디지털 혁신의 이점이 공정하고 널리 공유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공공-민간 협업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프레임워크의 중심에는 디지털 투자의 사회적 영향을 측정, 최적화 및 전달하는 데 유용한 지표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인 사회에 대한 디지털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2)

 디지털바이오는 ‘디지털 + 바이오’의 단순한 용어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디지털을 활용하여 바이오 분야에의 적용 및 활용을 효율화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김인숙 박사는 디지털바이오는 ‘바이오 전 영역에 디지털을 접목한 분야로 정의하고, 이는 기존의 스마트 헬스, 디지털 헬스, 바이오 헬스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라고 설명하였다.(3)

사실 ‘디지털바이오’라는 용어는 아직 생소하며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는 아니다. 디지털바이오란 용어는 2020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국민성장분과에서 사용된 용어이며 여기에서 디지털바이오 정책플랫폼을 구성하고 디지털바이오 생태계, 바이오 빅데이터, 합성생물학, 슈퍼컴퓨팅, 감염병 진단기술, 디지털 치료제, AI와 신약 개발 등에 대하여 다양하게 논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3)

이러한 디지털바이오는 새롭게 부상하는 기술(Emerging technology)이 아닌 이미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투영되거나 실현되고 있는 분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디지털바이오’라는 용어가 새롭게 대두되는가?

2020년 5월, McKinsey & Company에서는 ‘바이오혁명(Bio Revolution)’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삶과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는 4대 분야를 제시하였다.(4) 동 보고서에서 제시한 4대 분야는 1) Biomolecules, 2) Biosystems, 3) Biomachine interface, 4) Biocomputing으로 대부분이 디지털과 연계 혹은 관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WEF)은 이러한 바이오혁명이 기후 변화에서 전염병, 만성 질병 및 전 세계 식량 안보에 이르기까지 가장 중요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잠재력이 있으며 생물학적 응용의 경제적 영향의 상당 부분이 건강 관리, 농업 및 소비재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바이오 혁명의 주요 4대 분야(Bio innovation is occurring in four key arenas >



출처 : McKinsey Global Institute, The Bio Revolution – Innovation transforming economies, societies, and our lives, 2020.5.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디지털 이슈와 연계하여 전 산업 분야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디지털 뉴딜’ 사업을 국가 혁신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에 사업을 개시한 후,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ata·Network·AI, DNA) 생태계 강화와 비대면 산업 육성, 교육·SOC 디지털화를 통해 경제위기 극복과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 사업은 우리의 강점인 ICT를 전 산업분야에 융합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혁신 기술들이 만들어지며 이렇게 우리는 ‘디지털’이라는 단어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3. 디지털바이오의 활용

디지털바이오 분야는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농업 등 바이오 산업전반에 걸쳐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산업으로의 활용의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있어 AI 및 데이터 혁명이 시작된 이후로 인간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 이러한 기술의 힘을 활용하는 것에 대하여 ‘지금이 디지털 헬스케어의 순간’이라는 표현으로 강조하면서 이 시대는 ‘디지털 의료를 수용하고 전 세계적으로 인류의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임을 강조하였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원격 의료를 통해 개인의 건강에 대하여 성공적인 비대면의료를 실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건강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서 백신 투여량의 추적 및 배포를 포함하여 코로나19 대응에 필수적이었음을 언급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유일한 예방책 중 하나인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마스크를 확보하기 위한 대혼란이 예상되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이러한 마스크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강점인 ICT를 활용하여 ‘공적 마스크 앱’을 개발하여 안정적으로 대국민 마스크 공급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디지털을 보건 분야에 접목시켜 코로나19 대응을 안정적으로 수행한 경우이며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블로그, 이조합, 매우 성공적! 정부 X 시빅해커 '공적마스크 앱', 2020

디지털농업이란 ‘농업인들에게 생산, 유통, 소비 정보와 이를 활용한 서비스의 개발 제공을 지원하는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로 광범위하게 정의’할 수 있다.(5) 또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임영훈 박사는 ‘기계·컴퓨터의 언어로 표현된, 즉 디지털化된 농업 데이터와 농작업 기술이 결합된 농업이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였다.(6)



출처 : 임영훈, 디지털농업의 현황과 전망, BioINPro 88호,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21

특히, OECD에서는 농업부문의 디지털 혁신은 정확한 일기상황의 예측을 위한 모바일 장치 사용 등의 단순 기술의 적용에서부터 생산공정 자동화를 위한 AI, 로봇, 드론 등이 접목된 ‘디지털 농장(스마트 팜)과 농업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 등 그 분야가 확대 중임을 강조하였다.(6) 국내에서도 ICT·AI 등 4차산업혁명 기술도입, 생산성 향상 및 노동력 절감 등을 위한 대규모 스마트팜 연구개발 사업이 2020년 다부처 협력(과기정통부, 농식품부, 농진청)사업으로 데이터 기반의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착수되었고, 그린바이오 분야 유전체 및 기능성분 정보 등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슈퍼컴퓨팅센터, 유용미생물은행 등 빅데이터 활용 인프라지원을 추진 할 예정이다.(8)

3. 디지털 시대, 바이오의 역할과 기대 그리고…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코로나19 대유행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동시에 비대면 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비대면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첨병인 디지털을 활용하여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모티브는 기술 혁신보다 글로벌 위협 존재인 코로나19로 촉발되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예로서 코로나19 백신의 혁신을 일으킨 ‘mRNA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사는 mRNA 백신 설계와 합성에 디지털화 기술을 결합하여 코로나19 백신을 글로벌 제약기업인 화이자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하였다.

특히 여기에 사용된 합성생물학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동화 로봇 등의 기술과의 융합으로 기존 바이오 프로세스 개발의 속도와 규모를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7)

디지털 시대, 바이오 분야와의 접목을 통하여 우리는 여러가지를 기대하게 된다. 이미 우리 생활에 접목되어 사용중인 wearable device를 휴대폰과 연동하여 심장 박동수 등을 체크하고 또한 신약개발에 AI를 접목하여 최적의 약물 후보를 찾게 함으로서 개인 맞춤형의료에 좀 더 빠르게 접근할 수도 있다. 이러한 헬스케어와 의료분야 외에도 인류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농업에 디지털을 접목시켜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작물 생산을 기대하게 된다. 앞으로 디지털을 활용하여 보건의료, 농업 외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해결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바이오기술과 연계하여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 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ICT 분야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바이오가 국내 경제지표를 좌우할 기간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화를 앞세운 정책이나 바이오 및 ICT 등 다양한 기술과 접목한 신기술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지만 디지털화는 개인 정보 침해와 더불어 기술의 남용으로 인해 역으로 인간의 삶을 지배 할 수도 있어 적절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는 세계 최초로 범죄수사를 위해 사용된 ‘개인 유전자데이터’에 대하여 포괄적인 규제를 포함하는 법률을 제정하였다.(9)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유전자 편집기술은 부적절하게 사용된다면 ‘유전자 편집 아기의 탄생’이라는 예기치 못한 기술의 남용으로 인류의 기본적인 정체성을 혼란하게 할 수도 있다.

디지털이 인류에게 좀 더 편리하고 나은 미래를 기대하게 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은 고스란히 인류가 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민간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 들임에 있어서 주저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공공의 이익과 개인 사생활 보호도 같이 병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혜택은 지금 기성세대가 아닌 우리 후손이 받아야 할 혜택이고 기성세대는 이러한 장을 만들어 줄 든든한 배경이 되어야 할 것이다.

References

1. McKinsey & Company, The top trends in tech, 2021

2. World Economic Forum, Digital Transformation Initiative in collaboration with Acceture, 2017

3. 김인숙, 디지털바이오 현황 및 향후 전망, BioINPro 88호,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21

4. McKinsey Global Institute, The Bio Revolution, 2020

5. 주 오이시디 대표부, OECD 농업분야 디지털 혁신과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 관련 주요 이슈, 2021

6. 임영훈, 디지털농업의 현황과 전망, BioINPro 88호,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21

7. 이혜원, 합성생물학과 화이트바이오산업, BioINPro 88호,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21

8. 제3차 혁신성장전략회의 안건, 그린바이오 융합형 신산업 육성방안, 관계부처 합동, 2020

9. Science, Regulating forensic genetic genealogy,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