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코비드-19에서 대사 질환자들의 취약성

코비드-19에서 대사 질환자들의 취약성

 

이윤경, yunkyeonglee25@gmail.com

 숙명여자대학교 생명시스템학과

 

 

Key words

COVID-19, SARS-CoV-2, Diabetes, NAFLD, Hypertension

코비드-19, 사스-코브-2, 당뇨, 비알코올성지방간, 고혈압

 

1. 개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사스-코브-2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type 2, SARS-CoV-2) 바이러스는 엄청난 속도로 전세계에 퍼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팬데믹으로 몰아넣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각국은 봉쇄 조치,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을 통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으려 애썼고 2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바이러스의 변이와 백신 접종을 통해 중증 환자의 비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종식되지 않고 있다. 2021년 4월 기준으로 전 세계의 코비드-19 확진자 수는 142,238,073 건이며, 그 중 사망자는 3,032,124 명이다.

사스-코브-2는 단백질로 둘러 쌓인 지질 이중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일 가닥의 RNA 유전체를 그 안에 포함하는 RNA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사스라고 불린 급성 호흡기 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을 일으키는 사스-코브 마이러스와 82% 동일하다. 주로 폐포세포, 심근세포, 혈관내피세포 등에서 많이 발현되는 ACE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라는 수용체에 사스-코브-2의 스파이크 단백질 (Spike protein)이 결합하여 인체 내로 들어가게 된다. 코비드-19 환자들은 대게 감염 5-6일 후에 증세가 나타나며, 약한 증세부터 시작하여 심하게는 전신염증반응증후군 (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 급성호흡곤란증후군 (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쇼크 반응 등이 나타난다.

코비드-19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의 중증과 사망률이 높은 환자의 특징은 고령이거나 남성일 경우, 그리고 비만,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대사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였다. 따라서 기초, 임상 분야의 연구자들은 대사 질환과 코비드-19의 상관 관계에 대해 다뤄오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위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대사 질환자들이 코비드-19에 더욱 취약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원인과 관련 연구들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주요내용

2.1. 당뇨병과 코비드-19

세계적으로 당뇨병을 진단받은 성인의 수는 4억 6천 3백 만 명에 육박하고 그 중 췌장의 베타 세포의 면역에 문제가 생겨 인슐린 분비 부족으로 나타나는 제1형 당뇨 (Type 1 diabetes)는 5-10%이다. 반면 전체 당뇨의 90-95%를 차지하는 제2형 당뇨 (Type 2 diabetes)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유발되는 비만 인구에 비례하여 나타나며,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 됨에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당뇨로 인해 나타나는 미세혈관 합병증 (Microvascular complications)으로는 신장병증 (Nephropathy)와 망막병증 (Retinopathy)이 있으며, 대혈관 합병증 (Macrovascular complications)으로는 심혈관계 질환 (Cardiovascular disease, CVD), 뇌졸증 (Stroke), 말초동맥질환 (Peripheral artery disease) 등이 있다. 

당뇨를 앓는 사람들은 코비드-19 감염 후 중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고, 급성곤란증후군으로 인한 사망률 역시 높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나 만성 신장 질환 같은 당뇨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욱 코비드-19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다. 과연 이런 일들은 무엇 때문에 벌어지는 것일까? 먼저 인간의 백혈구의 일종인 단핵구 (Monocytes)에서 높은 혈당은 사스-코브-2의 복제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키고, 마이토콘드리아의 활성산소종 (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생성과 HIF 1a (Hypoxia-inducible factor 1a)의 활성화를 통해 당 분해 (Glycolysis)가 이 바이러스의 복제가 계속되도록 한다. 즉, 고혈당 상태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도와주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코비드-19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부검 결과에서, 폐포가 손상되고 염증 세포들의 침윤 (Inflammatory cell infiltration)이 심한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 심근염 (Myocardial inflammation)과 간조직에 림프구 침윤 (lymphocyte infiltration), 뇌에 대식세포 (Macrophage)가 몰려있고, 축삭 손상, 신사구체 (Glomeruli)에 미세혈전 (Microthrombi), 국소췌장염 (Focal pancreatitis) 등이 발견되었다. 뿐만 아니라 코비드-19 중증 환자에게서 혈액 내 인터페론 a (Interferon a)의 활성화 감소로 인한 인터페론 제1형 반응의 기능 이상 등이 관찰되었고, 이것은 혈액 내 염증반응 손상을 나타낸다. 일부 중증 환자들에게서 체내에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사이토카인 폭풍 (Cytokine storm)이 나타나는데 이는 목숨을 잃게 할 수 있다. 중증으로 입원한 환자들에게서 입원 24시간 이내에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IL-6 (Interleukin-6)가 높게 관찰되어 면역 반응이 활성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IL-6는 단백질, 지방, DNA 등을 손상시킬 수 있고, 인체 구조나 기능을 망가뜨릴 수 있어서 이것이 당뇨 환자들에게서 코비드-19이 빨리 진행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면역 반응들은 인슐린 저항성 (Insulin resistance)을 증가시킨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스-코브-2와 같은 급성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인터페론 g의 생성을 촉진시키는데, 이것은 근육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게 하는 원인이 되며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항 바이러스성 세포독성 T 세포 반응 (antivirial CD8+ T cell response)을 강화하기 위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도록 한다. 이처럼 사스-코브-2 감염 동안 항 바이러스 면역 반응과 염증 반응들이 인슐린 민감도를 바꾸고, 이때문에 당 대사의 손상이 악화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 당 독성 (Glucotoxicity), 염증으로 인한 내피세포 손상, 산화 스트레스 (Oxidative stress), 사이토카인 생성 등이 당뇨 환자들에게서 주요 장기에 손상을 일으키거나 혈전 형성의 위험성에 기여한다. 코비드-19 치료를 위한 다양한 약물들이 개발 중이지만 이들이 당 대사, 염증 반응이나 면역계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으므로 당뇨병 환자들에게 이런 약물들을 사용하는 것은 여러가지 고려할 점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혈당을 낮추는 약물, 고혈압 치료제나 지방을 낮추는 약물 등이 당뇨병을 가진 환자들에게서 코비드-19으로 인한 치명률을 낮추는 것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이런 약물들을 사용하여 혈당 등을 관리하되 당뇨병 환자들은 코비드-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을 통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며, 갑자기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다면 급히 의료 기관을 찾아야 한다.

 

2.2.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코비드-19

비알코올성 지방간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은 사스-코브-2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또 다른 위험 인자 중 하나이다. 이는 NAFLD에서 만성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염증 반응과 코비드-19 관련 급성 사이토카인 폭풍의 상호작용으로 인함이다. 코비드-19 환자의 간 생검 (Liver biopsy)에서는 간 세포 (Hepatocytes)의 팽창이 관찰되었고, 이는 사스-코브-2가 간 세포의 세포자연사 (Apoptosis)를 유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사이토카인인 IL-1, IL-6, IL-10의 양이 증가하는 것이 코비드-19 환자의 간 세포에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NAFLD와 코비드-19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아직 많이 이루어져 있지는 않지만 NAFLD가 대게 비만, 당뇨, 이상지질혈증 (Dyslipidaemia), 인슐린 저항성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코비드-19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는 간에 축적된 지방과 이로 인한 염증 반응이 바이러스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간 조직이 체내에서 가장 많은 수의 대식 세포인 쿠퍼 세포 (Kupffer cells)로 구성되어 있고, 이것이 강력한 사이토카인 생성자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NAFLD 환자의 경우 코비드-19이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을 밝혔다.

한편 NAFLD와 non-NAFLD COVID-19환자를 비교했을 때, 염증 반응 시 간에서 합성되고 혈액으로 분비되는 단백질인 C 반응성 단백질 (C reactive protein, CRP)이 NAFLD 환자의 혈액에서 더 높게 관찰되었다. 이것은 NAFLD 환자가 non-NAFLD 환자에 비해 더 많은 염증 반응을 동반함을 알 수 있고, 사망률이 더 높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  

2.3. 고혈압과 코비드-19

고혈압 (Hypertension)은 전세계적으로 수명을 단축시키는 가장 큰 단일 인자이다. 전세계 성인 인구의 31.1%가 고혈압을 지니고 있으며, 60대 이상 인구에서는 대다수가 그러하다. 다른 대사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고혈압 역시 코비드-19로 인한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둘의 상관관계에 대한 기작은 복잡하지만 고혈압을 가진 사람들이 심근 손상 (Myocardial injury)과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경우에 코비드-19에 두드러지게 안좋은 예후를 보였음이 확인되었다. 

고혈압과 코비드-19에 대한 연관성을 둘러싼 가장 큰 관심사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치료제로 사용하는 Renin-angiotensin system (RAS) inhibitors이다. 개요에서 언급했다시피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들어갈 때 ACE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수용체에 사스-코브-2의 스파이크단백질이 결합하는데, 고혈압 치료제인 RAS inhibitors를 사용하는 환자들에게서 ACE2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코비드-19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저해제의 해로운 효과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 중국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도 RAS inhibitors의 사용이 코비드-19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와 관계가 없었다고 한다.

고혈압은 염증 반응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고, 과도한 염증 반응은 코비드-19을 악화시킨다. 그래서 한 연구진들은 코비드-19 병증에 중요한 매개자로 알려진 면역 세포를 끌어들이는 케모카인들 (Immune cell-recruiting chemokines)인 CCL2CCL3CCL4와 사이토카인들 혹은 T세포에 의해 분비되는 세포 독성 매개자인 IL1bIL8PRF1과 Granzymes 등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사스-코브-2에 감염된 고혈압 환자들에게서 해당 면역 물질들이 높게 측정되었다.

 

3. 결론

코비드-19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 빠졌고, 치명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감염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사 질환자들은 특히 코비드-19에 취약하여 주의를 요한다. 높은 칼로리 섭취와 좌식 생활에 의한 비만과 그로 인한 대사 질환의 증가는 현대 사회의 큰 문제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도 당뇨 등 대사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특히 고령층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코비드-19 초기에 사스-코브-2 감염으로 인한 사이토 카인 폭풍이나 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속출했는데, 대사 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의 경우 그 위험성이 더 높았다. 프랑스에서는 비만 수술 전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코비드-19 중증도가 감소하여 인공 호흡기 사용률이나 사망률이 낮았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대사 질환은 코비드-19의 큰 위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가장 흔한 대사 질환인 당뇨, 비알코올성 지방간, 고혈압과 코비드-19의 연관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아직까지 바이러스가 출현한 지 오래 지나지 않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 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원인이나 기작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세 질환 모두에서 사스-코브-2 감염 이후에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사이토카인 폭풍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공통적으로 관찰되었다. 면역 반응은 적게 일어나도, 너무 많이 일어나도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면역 반응이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사 질환을 가지고 있을 경우 이미 만성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등 면역 세포들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더욱 반응이 강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대사 질환자들은 코비드-19으로 인한 중증 비율이 높기 때문에 사스-코브-2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마스크 사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반인들보다 더욱 철저히 하고, 혈당이나 혈압을 낮추는 것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식이, 예를 들면 지중해식 식단,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지방률 낮추기 등의 노력을 한다면 코비드-19 감염률과 그로 인한 중증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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