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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앞서 말씀드리자면 고등학교 과학과제연구 교과에서 실험을 수행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실험 도중 막히는 부분이 생겨 마땅히 질문할 곳을 찾지 못해서 여기 문의합니다 ㅠ.ㅠ
고등학생 수준의 실험인 만큼 글에 나온 모든 수치와 결과에는 어느 정도 오류가 있습니다. 실험에 사용한 모든 용액은 수치를 측정할 때를 제외하고는 병에 담거나 파라필름으로 밀봉하고 빛이 닿지 않게 포일로 감쌌습니다.
올해 초 겨울방학 즈음에 학교 실험실에서 이산화티타늄을 이용해 에탄올을 산화시키는 실험을 했습니다. 초기 목표는 어떤 반응 조건에서 에탄올의 산화(광촉매 활성)이 더 잘 일어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일반 고등학교인지라 UV 분광광도계가 없어서 광촉매 반응을 어떻게 확인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에탄올이 산화되면 아세트산이 형성된다는 점에 착안해 혹시 pH 변화로 광분해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실험해보았습니다. 10% 에탄올 용액 200g에 이산화티타늄 분말(아나타제) 0.03g을 넣고 자외선 소독기 안에 넣은 상태로 자외선을 조사했더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10분 간격으로 용액 20ml씩 채취했습니다) pH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광촉매를 넣지 않은 용액은 UV를 조사했을 때 pH가 미량 증가했고(6.5 > 6.9 > 7.1 > 7.1) 광촉매를 넣은 용액은 pH가 감소했습니다.(8.0 > 7.5 > 7.3 > 7.1) 만능 지시약을 떨어트렸을 때에도 10분 간격으로 연초록-노랑-주황-분홍으로 색 변화가 명확히 보였습니다.그런데 이후에 비슷한 실험 조건을 갖추고 다시 시도했을 때에는 반대로 pH가 조금씩 증가하거나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만능 지시약의 색도 변하지 않았고요. 다른 실험 조건이 문제인가 싶어 UV의 광량(램프를 구입했습니다), 파장, 촉매량, 에탄올 농도, 용액 교반 여부 등을 전부 바꿔가며 실험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실험이 실패한 이유를 알고 싶은데, 고등학생 수준의 장비와 도구로는 파악하기 힘들 것 같아 막막합니다. 담당 선생님도 명확한 답을 내리기 힘들다고 하시고요. 애초에 에탄올의 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최초 실험에서는 왜 pH가 감소했던 걸까요? 에탄올이 아세트산까지 산화되지 않고 아세트알데히드 상태에서 멈춘 걸까요? 앞서 말씀다렸다시피 교과목 차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실험이라 8월까지는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여러 번 실험한 것이 전부 실패하고 원인도 분석하기 힘드니 여러모로 답답합니다. 혹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 학교 실험실의 도구로는 힘들 것 같아 에탄올이 아니라 메틸렌블루 같은 다른 물질로라도 실험을 진행해보고 싶어서, 분광광도계를 사용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개방형 실험실 예약을 잡았습니다. 에탄올을 이용한 실험 결과도 분광광도계로 분석해 보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까요?
- 이산화티타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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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매
- 화학
- 에탄올
- 산화반응
각 분야 한인연구자와 현업 전문가분들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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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조윤환님의 답변
2024-07-20- 3
반갑습니다. 일단은 실험 내용이 고등학교 수준에서 이해해서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의 실험은 아닌 것 같습니다.
광촉매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즉 광반응기의 재질, TiO2의 종류(결정형, 입도 등), 산소의 통제여부, 광원의 파장 등등......
TiO2로 에탄올을 아세트산으로 산화 시킬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알데히드 수준까지는 가능합니다.
자외선살균기면 대략 UV C 영역의 고에너지 파장일겁니다. 하지만 이후 사용하신 실험 장비에 대해선 어떤 파장 영역을 사용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네요. 300~400nm 영역의 자외선이 나오는 장비를 사용했다면 알데히드 정도에서 반응이 멈출 겁니다.
광촉매 반응은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소가 광촉매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너무 깊은 내용이라서 설명을 생략합니다.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네요. 행운을 빕니다.
조윤환(brmdolee) 2024-07-22254nm, 365nm 파장을 사용해봤다는 부분에서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스위치로 254와 362 nm를 선택해서 바꿀 수 있는 겸용 포터블 램프를 사용했나요? 크기는 곽티슈보다 조금 작은 정도일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너무 사용한 램프의 빛의 세기가 너무 약해서 의도한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아마 기기에 와트(Watt)로 세기가 표시되어 있을텐데,......2~4W 정도일겁니다.
일반적으로 식기살균기에 들어가는 램프가 15W정도니까 훨씬 약한 램프를 실험에 사용한 셈입니다. 사용했던 장비들의 램프를 확인해보세요.
광촉매반응은 redox reaction, 즉 산화환원반응인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하신 분이 시도한 반응은 에탄올에 산화에만 집중하기 쉬운데, 이 반응이 일어나려면 산화반응에 짝이되는 환원반응도 일어나야만 가능해집니다. 단순히 촉매없이 자외선만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는 광촉매반응이 아닙니다. 따라서 촉매가 없는 조건에서도 비교실험을 반듯이 해야 합니다.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된다면 특유의 냄새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에탄올, 아세트알데히드, 아세트산 모두 특유의 냄새가 있기 때문에 후각으로도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특유의 톡 쏘는 듯한 냄새, 쉽게 술 먹고 숙취에 쩔어 있는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 입니다. 숙취의 원인물질이 아세트알데히드 입니다.
UV-vis 분광광도계는 아마도 농도 측정을 위해 사용하는 듯 한데.....검출 파장을 잘 선택해야 측정이 가능 할 겁니다. 참고자료를 잘 조사해보고 하시길 권합니다. -
답변
김병관님의 답변
2024-07-22- 2
UV 영역의 빛을 사용하시면 광촉매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UV 램프의 빛이 TiO2 입자들에게 잘 쪼여질 수 있도록 비커?에 잘 세팅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메틸렌 블루를 사용하여 색의 변화를 통해 광촉매로 잘 작동한다는 결과를 많이 보여주는데, 이 실험을 하시면서 UV-vis 분광광도계로 분석해보면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틸렌 블루가 분해되면 색 변화가 눈으로도 확연히 보입니다.
https://www.slideshare.net/slideshow/photocatalytic/54809340#11
안녕하세요!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관련 자료를 찾을만한 곳이 논문이나 대학 레포트밖에 없었는데, 논문에서는 실험 과정 자체는 자세하게 공개하지 않아서 막막했던 찰나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많은 연구에서 실험을 위한 반응기를 사용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기계 사용은 힘든지라 실험실에 마련되어 있던 도구 위주로 실험했습니다. 광촉매 종류는 3~4가지 정도 써봤지만 결정 구조만 따졌지 입도까지 생각해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청소년과학전람회 수상작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실험이었는데 고등학생 수준에서는 조금 무리한 탐구였던 것 같기는 합니다 ㅜㅜ
그래도 알데히드까지는 산화가 된다니 아예 무의미한 실험은 아니었던 것 같아 다행입니다. (알데히드까지 산화되는 반응의 효율을 측정하는 것이 의미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세트알데히드 생성이 이루어진다면 펠링 반응 등을 통해서 이를 확인해보는 것도 가능할까요? 자외선 파장은 254nm, 365nm 둘 모두 사용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