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복잡계 연구실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김영진입니다. 저희는 아직 첫 박사 졸업생이 나오지 않은 6년차의 신생 연구실입니다. 2012년에 생긴 저희 연구실은 한양대학교 응용물리학과 소속으로 통계물리 및 복잡계 과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도교수님은 포항공대, 카이스트를 거쳐서, University of Calgary에서 박사 후 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오신 손승우 교수님입니다. 2016년에는 매년 한국물리학회에서 통계물리학의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용봉상을 받으며 최근 업적을 인정받으시고, 현재는 학과장을 맡으셔서 바쁘신 와중에도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연구실의 주 연구분야는 복잡계 과학으로 최근 국내외에서 활발히 연구되는 학제간 연구입니다. 이후 연구분야를 소개할 때 더욱 자세히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연구실은 현재 저를 포함하여 교수님과 함께 석박사 통합과정 2명이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연구 중이며, 현재까지 2명의 석사를 배출하였습니다. 컴퓨터만 사용하는 연구실인만큼 연구실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지만, 현재 11명의 학부 3, 4학년이 연구를 경험하고자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2.1) 통계물리학
먼저 지도교수님의 전공 과목이자 저희가 공부하는 분야들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통계물리학입니다. 통계물리학이란 물리학의 한 분야로, 통계학의 방법론을 이용하여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많은 입자로 구성된 시스템을 이해하려는 학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물을 들 수 있겠습니다. 얼음, 물, 그리고 수증기는 모두 같은 물 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온도와 압력 등의 조건 하에서 서로 다른 상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를 이해하려고 할 때 보통 처음에 물 분자들 간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통계물리학에서는 최종적으로 시스템을 표현할 때 이 모든 미시적 상호작용을 전부 기술하지 않고 온도와 부피, 압력 등과 같은 거시적 변수(macroscopic parameter)로만 시스템을 표현합니다. 이처럼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 사이에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 그 사회의 거시적 변수가 무엇인지를 찾고, 그 거시적 변수들을 통해 사회를 이해하려는 분야를 바로 사회통계물리학이라고 합니다. 비선형 동역학, 열역학 등 다양한 세부 분야로 나뉘는데 연구실에서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키워드는 다음의 세 가지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 열기관(heat engine), 스미기(percolation), 동기화(synchronization). 지면 관계상 최근 연구를 하고있는 동기화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드리자면, 포항에 소재하고 있는 APCTP에서 지도교수님과 함께 박사 후 연구원으로 함께 연구를 하시다 최근 칠레에 University of Talca에 새로 교수로 부임한 김희태 교수님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동기화의 대표적 예로 관객들의 박수소리 주기의 동기화가 있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의 박수소리와 함께 공연이 마무리됩니다. 이 때 초기의 관객들의 박수소리는 각자의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수가 길어질수록 관객들은 주변의 다른 관객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며 의식하지 않더라도 박수의 주기를 서로 맞추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주변의 박수소리들이 덩어리 덩어리를 만들며 국소적으로 동기화가 되고, 최종적으로는 대부분의 박수소리가 동기화가 되어 특정한 주기를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동기화라고 하며, 다른 예로는 반딧불이의 반짝거림의 동기화, 밀레니엄 브리지에서 걸음걸이의 동기화, 물리진자의 동기화, 같이 생활하는 여성들의 생리 주기의 동기화 등이 유명합니다. 지도교수님은 김희태 교수님과 함께 전력망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류 주파수의 동기화 현상에 대해서 특히 관심을 가지고 분석했습니다.
2.2) 복잡계 과학 및 네트워크 과학
복잡계 과학이란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학제간 융합 분야 중 하나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사회통계물리학처럼 통계물리학적 방법론들을 물리학에서 주로 다루는 시스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대상에 적용을 하고 함께 연구하는 분야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복잡계 과학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창발’이라고 표현하고 싶고,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전체는 부분 합의 그 이상이다.’ 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상호작용이 없다면 부분의 합은 전체와 같겠지만, 상호작용이 있으면 새로운 무언가가 ‘창발’하게 됩니다. 뇌를 단순히 뉴런들의 집합이라고 볼 수 없는 것 처럼 말이죠. 복잡계 과학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들 중 하나가 네트워크 과학입니다. 네트워크 과학이란,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서 등장하는 그래프 이론이 더욱 발전한 형태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입자들을 점, 입자들 간 상호작용을 선으로 나타내면 입자들의 연결관계를 나타낸 지도를 네트워크라고 칭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게 인간관계 네트워크, SNS 네트워크 등이 바로 네트워크의 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네트워크들의 다양한 특성들을 계산하기도 하고, 특정한 조건의 네트워크를 생성해내는 모델, 질병 / 소문의 확산 등과 같은 네트워크위에서의 모델링 등 네트워크 자체에 관한 연구 혹은 네트워크를 이용한 연구와 같이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지도교수님과 함께 경제학의 한 분야인 게임이론에서 등장하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공범으로 잡힌 2인의 범죄자들에게 각각 자수를 할지, 자신과 공범의 죄를 부인할지를 선택하게 하는 문제입니다. 이 때 각 범죄자는 각 선택지들의 결과를 합리적으로 분석한다면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백을 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두 범죄자 모두 자백을 하는 상태가 내쉬 평형(Nash equilibrium)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두 범죄자들이 모두 자백을 하는 것 보다는, 모두가 죄를 부인하는 상태가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 때문에 이 문제를 죄수의 딜레마라고 부릅니다. 이 죄수의 딜레마는 인간, 혹은 다른 생명체들 사이에 나타나는 협력(cooperation) 현상을 설명하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도와주는 현상을 이타적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위의 예에서는 상대방이 비록 자백을 하더라도 본인들은 죄를 부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본 연구실은 여기서 죄수의 딜레마 속에서 가능한 다양한 전략들 사이에 어떠한 순환고리가 있는 것을 찾은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움직이는 행위자들이 서로의 평판을 고려하며 상호작용하는 죄수의 딜레마 모델까지 고려하였습니다.
2.3) 빅데이터 및 기계학습
마지막으로 연구실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빅데이터 및 기계학습 분야입니다. 이 분야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알파고 덕분에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분야입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빅데이터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전에도 텍사스 홀덤이라는 포커의 한 분야에 대해서 프로 게임들의 결과를 분석한 전례에서 시작해서 최근의 추세에 맞춰서 보험 사기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기자를 예측하는 공모전 입상, 역대 대통령들의 연설문을 자연어 처리(NLP)와 워드 투 벡(Word2Vec)이라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한 분석으로도 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대중가요 데이터를 분석하여 작사가 – 작곡가 사이의 네트워크, 가사를 이용한 장르 예측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바로 ‘창의성’입니다. 저희는 이런 ‘창의성’을 얻을 수 있는 연구환경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가 ’자율성’입니다.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정도의 자율성은 서로 그 자율성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바른 정신은 올바른 육체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연구실 학생들에게 심신의 건강을 위한 다양한 여가 활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축구, 농구, 풋살 등 다양한 운동을 학부 연구생 및 다른 연구실들과 꾸준히 함께하며 장시간 앉아있는 동안 생길 수 있는 뱃살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학기에는 학부생들과 함께 금연을 권장하여 현재 금연 캠페인도 진행중에 있습니다. 물론 자율적으로 원하는 학생들에 한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이 외에도, 학기 중엔 정기적으로 봄/가을 한국물리학회에 꾸준히 참여하고, 연구를 하면서 우리만의 우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수원의 성균관대, 인천의 인하대 등과 정기적으로 교류를 하며 함께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학 중에는 국내외를 비롯해서 다양한 학회, 스쿨, 워크샵 등에 참여하는 것을 권장하고 방학 중에도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한 연구실과 공동 연구를 위해 이번 년도에만 2회나 일본에서 미팅을 진행하였습니다. 아직 졸업생 수는 않았지만, 올해 최초로 연구실에서 학부 연구 졸업생 까지 모두 함께 모이는 홈커밍데이 행사도 진행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실에서 연구 환경은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 수시로 토론을 할 수 있도록 개인 자리가 있는 것이 아닌, 토론형 테이블 배치로 서로 마주보며 자리하고 있습니다. 개인 랩탑(노트북)을 사용하며, 연구실에서 운영하는 몇 대의 서버를 통해 리눅스 환경에 원격으로 접속하여 연구를 하며 서버 관리 및 운영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고, 관심만 있다면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이쪽 분야 또한 공부를 하게끔 선배들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연구실은 안산에 소재하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위치해있습니다. 캠퍼스 정문으로 들어오셔서 2분정도만 직진하시면 좌측에 보이는 깔끔한 건물이 제 1과학기술관인데, 해당 건물 1층에 연구실이 위치해 있습니다.
■ 주소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한양대학로 55 한양대학교 제 1과학기술관 124호
■ 전화 : 031-400-5473
■ 이메일 : sonsw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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