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 이진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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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렇게 책을 소개할 기회를 주신 독일 막스플랑크 김린호 박사님과 코센 릴레이북 편집자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또한, 지면을 통해서나마 임인년 새해 코센 웹진 독자 여러분들 모두 가정에 평안과 행복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현재 남부 독일 뮌헨공과대학 물리학과에서 연구하고 있는 박지태입니다. 연구를 떠나 독일에서의 사생활은 제법 심심합니다. 오후 8시면 상점들은 문을 닫고, 일요일이나 명절(?)에는 시내 중심가마저 적막함이 흐릅니다.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아내, 아이 둘과 함께 주변 자연 속에서 보내다 보면 한껏 쏟아져 내리는 그 여유로움에 이따금 ‘다이나믹 코리아’가 그리워지곤 합니다. 이런 환경적 요인이 반강제적으로 - 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의 유럽인이 그러지 않을까 싶은 - 독서를 내 삶의 가장 비근한 취미가 되게끔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물리학을 전공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why? 라는 질문입니다. 인류의 지적 호기심, 즉 why? 라는 질문이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물리학의 시초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어찌 보면 인간 실존에 대한 이유(why)를 묻는 철학은 시작부터 물리학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이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 ‘철학’이란 언제나 어려운 주제입니다. 연구 생활이라는 것이 항상 질문과 그 논리의 정합이 온전해야 하는데, 소위 공자 왈 맹자 왈 듣다 보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가끔은 비논리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혹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철학을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번 달에 제가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 이진민 작가의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를 꼭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저자는 책 서두에서 자신은 철학을 전공한 박사지만 그 스스로 느끼는 철학의 어려움을 그리고 관련 주제로 비전공자와 이야기 나누기가 쉽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그 배경에는 철학자의 언어와 일상을 생활하는 우리들의 언어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에서 작가는 엄마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하루하루 일상에 녹아있는 철학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논의를 글쓴이 특유의 아재개그와 ‘말랑말한’한 언어로 재치있게 풀어가기 시작합니다. 저 또한 독일 초기 유학 시절부터 두 아이의 아빠로서 육아시 느꼈던 그때 그 감정들과, 엄마이기에 느끼는 아내의 고충을 ‘관측’했던 사실들을 떠올리며 책을 읽다 보면 내 삶 속에서 ‘장자’의 이야기를 또는 ‘루소’의 이야기를 쉽게 이해하고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 짧은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저자는 항상 까치발을 드는 아이들을 주목합니다. 그런 행위는 - 매우 귀엽기도 하지만 - 아이들의 낮은 시각이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과 다름을 깨닫게 합니다. 이는 장자의 ‘소요유’편에 나오는 대붕(물고기가 변해서 된 큰 새)과 메추라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글쓴이는 전합니다. 메추라기는 자신이 날 수 있는 가장 높은 높이에서 대붕이가 갈 곳은 어디냐며 비웃습니다. 하지만, 결국 메추라기의 시선은 그들의 상대적 한계였을뿐 대붕이의 시각에서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있었던 것이죠. 우리 모두가 처음부터 어른은 아니었듯이 우리 작은 아이들도 시간 흐름과 함께 커가며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되겠죠. 작가는 이렇게 다양한 우리들의 시각 높낮이가 악보의 멜로디처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책 중간중간 우리에게 “철학자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입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저도 이 지점에서 소심하게 이야기해봅니다 “우리 과학자들도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면… 그 해답은…?! “뭐, 언제나 그랬듯 대학원생들이 알아서 찾아 오겠죠…”.
독일에서 박사후연구원 생활 중 엄마가 되고 현재 함부르크 ‘유럽 엑스선 자유 전자 레이저’ 가속기센터에서 물리학 연구하고 있는 김윤희 박사님을 다음 코센 릴레이북 추천자로 모시고자 합니다. 위에 제가 추천한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책이 육아와 연구를 함께 하는 김윤희 박사님께 소소한 철학적 깨달음을 선사할 수 있으면 합니다. 김윤희 박사님은 평소 깊이 있는 물리학적 통찰력을 소유하신 만큼 재밌고 유익한 책 소개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철학과 물리학이 맞닿아 있다는 견해에 공감이 됩니다. 다이나믹 코리아는 한국 드라마와 뉴스로 대리 만족하시고
코로나 등 건강 케어를 계시는 동안. 잘 읽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독일에서 생활하는거는 어떨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네요. 한국에서 역동적인 생활이 재미있으면서도 모든게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하거든요. 균형잡힌 생활이 중요할텐데 독일에서의 생활은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여유있고 가족중심적인 듯합니다. 리뷰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