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보는 연평도
2010-12-09
전창훈 : cjun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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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연평도 사태가 있었을 때, 저는 이곳에서 한국에서 출장온 분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 줄곧 이분들과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뭐, 결론이야 뻔하죠.
강경론과 유화론을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양비론으로 귀착되는, 별 선택없는 토론들입니다.
그건 그렇고, 몇 가지 사실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이야기는, 외국에서 이런 사태를 보도로 접하면 더 불안하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국내 언론을 통해 프랑스에서 파업으로 공항이나 역에 발이 묶여
지루하게 기다리는 사람들 찍은 화면을 보게되면,
현지사정이 대단히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이시죠? 여기 사는 저는 막상 거의 못느끼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파업도 아니고 포격이라니 얼마나 크게 느껴지겠습니까?
대학간 아들이 이메일을 보내와 "너무 걱정마세요, 미 항공모함도 간다니..." 라는 편지를 보내왔을 정도입니다.
두번째는 전쟁이 나도 외국에 사는 동포들은 문제없겠다는 생각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직접 본인이나 현지가족이 죽는 일은 없겠죠.
하지만 외국에 살아도, 그리고 국적을 바꿔도 본국이 잘살아야 대접받습니다.
저는 IMF 때 유학 말년차였습니다. 괜히 남들이 나를 거지로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척 불안하고 불편했습니다. 거기다 환율은 천정부지로 뛰었으니...
나라가 망하면 외국동포들도 망명객 신세가 됩니다.
본국이 잘 살아야 관련 일자리도 많고,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정보도 많습니다.
나라가 망하면, 마치 같이 죽지 못해 사는 사람 꼴이 되는 것이죠.
저를 포함한 외국동포들이 한국을 자주 비판하는 입장에 섭니다만,
그것은 정말 애정의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인 것을 헤아려보시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좋든 싫든, 그 땅에 태어난 것은 우리의 가장 큰 운명적 팩트입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이런 과학공동체 칼럼에 별 관계없는
연평도 이야기를 하냐고 역정을 내실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서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평화없이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상이 의미가 없어지리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은 너무 '발전적'으로 살아온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IT 강국, 고성장, 증권상한가, 경쟁에서의 승리, 성공신화, 노벨상 등등
화려한 성장과 승리 스토리들 말입니다. 이런 모든 화장빨 짙은 단어들은
평화라는 근간이 무너지면 없어져버리는 신기루들 아닐까요?
이제 우리는 제법 많은 성과를 이루었으니, 보수적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수구꼴통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주 기본적인 것들을 짚어보는 국가가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근간에 연평도 포격사건후에도 사회가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한국의 대북자신감의 표현이라면 정말 좋은 일입니다만,
혹시 만성적인 위협에 대한 식상이나 이골이라면 큰 일이죠.
권태는 결혼생활에서만 무서운 적이 아니라, 인생 전체에서 경계해야 할 상대죠.
지루한 것만큼 이기기 힘든 적군도 없습니다.
늘 반복되는 도발이니 불바다니 하는 이야기에 언제나 긴장해 있기는 어렵겠죠.
하지만 경제성장률이야 안보에 비하면 시덥잖은 연애편지 같은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 과학기술계도 가시적 지표보다
실제 할 수 있는 일을 잘하게 다지는 쪽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안보라는 단어에는 의례 미국이 들어와야 제어가 되는 어정쩡한 상황도 졸업할 수 있겠죠.
그리고 한마디만 더하고 접겠습니다.
현 남북대치 상황에서 수도권 집중은 가장 잘못된 정책이요,
대책없는 문화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급소가 여기니까 여기를 치라고 적에게 가까이 접근해서 표시까지 해주는 꼴이니...
수도권 선호도와 집값, 땅값이 이번 기회에 좀 잡혔으면 좋겠군요.
어쨌든 이번 사건으로 견실한 사회, 넘볼 수 없는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만,
언제나처럼 또 금방 잊을려나요?
cjun0828 님의 의견 존중합니다.
멀리 타국에서 고생이 많으시군요. 저도 이런 댓글은 처음 입니다만 ....
서양속담에 "노인이 전쟁결정을 하고 젊은이가 전쟁터에서 죽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문관이 정치적으로 전쟁을 결정하고 무관이 전장에서 죽는다" 라는 말도 있습죠.
무관은 지금으로 말하면, 컴퓨터공학, 금속, 신소재, 전자재료 등등 소위 과학자 집단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KOSEN회원님들은 무관들에 속합니다.
정치인들은 전쟁을 주도/결정하고 과학자는 따르는 사회가 현 사회 아닐까요? 군사력은 과학의 힘입니다.
정치 및 정책입안자는 과학을 중시해야 나라가 부강하고 무력이 강성해 집니다.
연평도 사건은 정치적인 이슈도 이슈이거니와 과학 등한시한정책과 정치인이 문제입니다. 다만 같은 대한국민으로써 가슴아플 뿐입니다. 이나라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것입니다.
알아주지않아도 뛰어난 과학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라걱정을 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과학자들이 나라를 구하는 시기가 올겁니다.
멀리 타국에서 몸 건강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