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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인생 (Sustainable Life)

 
지속가능 인생 (Sustainable Life)

요즘, 환경이나 에너지에관한 논제에서Sustainable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죠? 얼마전까지만 해도 Renewable, Alternative 등의 단어들이 많다가 이제는 대부분 Sustainable 이라는 단어로 통일되고 있습니다. 이 단어의 원래 뜻은, 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견딘다, 잘 버틴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좀 더 감칠맛 나게 번역해보면 맷집이 좋다는 의미이지요. 두드려 맞아도 웬만하면 안 쓰러진다는 말입니다. (이때 철자가 왜 ‘왠만하다’가 아니라, ‘웬만하다’인지는 몇 년동안에 걸쳐 여러번 고민해봤는데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발음은 사실상 별 구별 없고… 약까지 필요하지는 않은 가벼운 편집증 환자!)
좌우간 Sustainable이라는 단어를 삶에 적용해본다면, 질긴 인생, 오뚝이같이 안쓰러지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어떻게 질긴 인생, 그러면서도 여전히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여러분이 50세가 넘었다면, 아직도 꿈이 있으신지요? 자식들 잘되는 꿈, 주식 오르는 꿈 말고 자기 자신의 인생과 관련된 꿈 말입니다. 소싯적 연예편지 쓰던 이야기 같이 유치하고 허망하게 들린다면 반성하셔야 합니다. 혹시 여러분이 30세 전후라면, 꿈이 있죠? 그런데 그 꿈이 좋은 직장에 더 넓은 아파트인가요? 더 많은 연봉인가요? 이해가 됩니다. 요즘 돈이 권력이요 매력이요 실력인 시대이니까요.
돈이 있어야 되겠더군요. 특히 저처럼 외국을 떠도는 집시같은 사람들에게 돈은 사막을 걷는 동안 옆구리에 차고 있어야 할 물통같은 생존조건입니다. 저는 유학시절에 돈이 없을 때는 집 전체를 다 뒤져봐도 변변한 동전 하나도 제대로 없었던 슬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히 인정하고 느끼는데, 참 안타까운 것은 상한선이 없더군요. 혹시 현금 1억 저축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 거기까지 가면 즐기며 살 수 있을까요? 제가 많이 봤습니다. 절대 그 자리에서 현실을 즐기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은 미래를 ‘너무’ 계획하는 속성이 있는지라, 자기 돈1억에 남의 돈을 빌려서 엎어서 큰 집을 사죠. 그 정도 돈으로는 자기가 있는 지역에 제대로 된 집을 못사는 경우가 많아 엉뚱한 곳에 집을 산 후, 그 집은 전세주고 자기는 다시 다른 집을 전세로 얻는 등등…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픕니다. 우리는 10억을 향해 꾸준히 전진하는 이런 사람들을 수완이 있고 실력도 있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으로 압니다. 그러다가 집값이 오르면 미래에 대한 탁월한 혜안이 있는 것이 되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정치를 잘못하기 때문이 되지요. 그리고, 자신의 경제적 처지가 오르면 친구를 바꾸고 사는 지역을 바꾸고, 애들 학교를 옮기고 등등 해서 더 좋은 곳으로 갑니다. 그랬더니 그곳에서 다시 자기는 제일 밑바닥인 사람입니다. 또 올라가야죠. 숨이 턱 밑에까지 차더라도…
좀 다른 방식의 삶을 이야기해보려구요. 우선은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지금 평균수명이 엄청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노후 준비로 국민연금만을 믿고 있기 어렵다는 것. 셋째는 자식들 도움은 거의 못받을 예정이라는 것이죠. 그렇다고 젊어서부터 노년을 대비해서 열심히 돈을 모으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돈이란 영어로 currency 라는 말을 쓰잖아요? 말 그대로 물처럼 흐른다는 뜻이죠. 가두어두기가 어려운 것이 돈입니다. 은행에 저축해두면 이자는 적은데 인플레이션은 높고, 주식은 위험부담이 있고, 부동산은 필요할 때 현금화가 어렵고 등등 전부 완전한 방법들이 아닙니다.
제가 제안 드리고 싶는 것은, 인생 2막을 염두에 두고 틈틈이 자기가 원래 하고 싶었던 것들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까지 훈련하고 준비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늙어서는 쟁여 둔 돈을 꺼내 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즐기면서 돈을 버는 것이죠.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인생 2막을 위한 준비는 현재 하는 일이나 직업, 전문성과 너무 가까워도 안되지만, 지나치게 멀어도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에 취해 있는, 소위 ‘자뻑’족들 말고) 정상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하는 일이 별로 전문성이 없고 가치도 적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가치는 현재 하는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일을 얼마나 높게 승화시키느냐는 부분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명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품질은 보통 상품보다 겨우 2 배 증가했는데, 가격은 20배 이상 뛰는 것이 명품이죠. 그 명품이라는 것이 누구나 들고 다니는 핸드백이요, 누구나 걸치고 다니는 옷처럼 아주 평범한 것들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을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올리느냐가 평범한 아이템 속에서 명품을 만드는 것이죠.
“이론은 좋은데, 뭐 좀 알기쉽게 보기를 줘봐요!”라고 말하고 싶으신가요? 제 개인 이야기를 하면, 저는 은퇴 후에는 국제적인 여행 가이드가 되려고 합니다. 준비는 첫째는 체력입니다. 그래서 많이 걷고 있습니다. 둘째는 언어입니다. 여러가지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30분 이상 외국어 공부를 한 날은 달력에 O표, 못한 날은 X표를 치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여행 며칠 다녀오면 줄줄이 XXX, 혼자 출장 며칠 다녀오면 계속 OOO표를 할 수 있죠. 출근하는 보통 주중에는 OXOX정도… 마지막 셋째는 잡다한 역사, 문화, 예술책을 읽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런 책읽는 나를 보면, 아내는 꼭 잔소리를 했었죠. 책을 읽어서가 아니라, 읽기 위해서 책을 사느라고 돈을 쓰니까요. 하지만 노후 희망을 여러차례 이야기 하고 난 다음부터는, 본인의 노후보장과도 관계가 있는 탓인지, 구매검열이 좀 느슨해진 것 같습니다.
훌륭한 과학기술자가인지 여부를 떠나서,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궁금한 것들이 많고, 끊임없이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그래서 여전히 젊은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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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