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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 예술이다

그렇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미술과 과학이 상호 협동적인 방식으로 마치 한 쌍의 연인처럼 시대를 이끌어 가는 역사의 주인공이라 여겨진다. 미술은 인류의 시초부터 문명과 함께 발전해온 인간 특유의 행위이다. 주술적이거나 제의적인 의미를 갖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의 창작 욕구를 드러내는 출구인 동시에 문자 이전의 기록 기능을 하기도 했다. 인류 초기의 라스코 동굴벽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힘찬 들소와 당시 서식했던 야생동물의 그림이 관찰을 통해 간결하고 인상적으로 묘사되었다. 인류가 점차 정착을 하고 농사를 지으며 문명을 싹틔워 나가면서 미술과 과학은 감성과 지성이라는 두 축으로 함께 발전해 나간다. 고대의 과학이란 주로 천문학이었으며, 기상과 계절의 변화를 연구해 농경사회를 위한 지식을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과학은 철학 즉, 지혜, 진리를 탐구하는 방식이었고 미술은 완전한 이상적 비례를 연구함으로써 추구되었다. 로마시대에는 실제적 공학기술이 모방에 주력했던 그리스 미술을 압도하였고, 중세의 과학은 신중심 신학의 하위범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시녀 역할이었다. 중세의 예술 역시 종교적 색채가 강해서 고전시대의 이상화된 인간상은 자취를 감추고 아름다움보다는 신의 섭리와 음을 드러내고 성서의 일화를 다루며 성당을 중심으로 한 장식적인 부분에 한정되게 된다. 과학은 근대의식이 싹튼 17세기에 들어서 뉴튼을 통해 고전물리학이 확립됨으로써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다. 미술 역시 중세 종교에 이어 지배계급에 봉사하던 것에서 벗어나 '미'를 추구하는 새로운 시각예술의 각축장이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나름대로 발전한 과학은 곧 근대적인 의미로 본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관찰과 실현의 지연을 수량화 계량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근대적 의미의 미술은 인간이 느낀 경험을 감성적으로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개성과 독특함과 드러나는 예술이었다. 이러한 개념은 시민의식이 싹트고 개인의 주체성과 개성이 인정받으면서 형성된 것으로 오늘 날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과 미술은 디자인이라는 이름 아래 통합되게 되었다. 인간은 과학과 미술로서 각자 자기세계에 질서를 만들고 통일을 구하고 창조하고자 하는 정신적 욕구를 드러낸다. 예술가로서의 인간은 시간과 공간, 정신과 물질을 종합적으로 조직하면서 미학적 통일, 혹은 미학적 질서를 창조한다. 과학자로서의 인간은 세계를 관찰과 실험을 통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즉, 미술은 무한하고 다양한 가치와 질서를 창조하는 발산적 과정이며, 과학은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무의미 속에 질서와 인과법칙을 찾는 분석의 과정이다. 15세기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과학자인 동시에 예술가로서 인간의 감성과 지성의 사고 과정을 보여주는 수많은 스케치와 메모를 남겼다. 그는 과학자의 시각으로 인체와 자연을 연구 관찰하고, 미술가의 눈으로 이상적인 비례와 조화의 아름다움을 창조해냈다. 그의 비행기 날개 디자인은 자연의 새를 관찰한 것을 토대로 디자인한 것으로서 과학과 미술을 통합한 디자인의 좋은 예이다. 이처럼 종합적, 분석적인 다른 과정으로 탄생하는 과학과 미술은 오늘 날에도 떼어낼 수 없는 관계이다. 인간이 사는 환경을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고 편리하게 하며 물질적 정신적 욕구를 충족시키며 과학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도구와 기계를 생산하다. 그리고 오늘 날 디자인은 미술에 기초한 심미적 형태와 과학에 기초한 기능성으로 인간의 삶에 혜택을 주고 있다. 그 예로 Bang and Olupson의 오디오는 뛰어나고 간결한 형태로 실내에 예술적인 오브제로 존재하는 동시에 뛰어난 음질로 제 기능을 충실히 한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과학이 인류의 행복과 복지에 기여하기 위해 원자폭탄이나 대량 살상무기, 비윤리적인 유전자 실험의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여해야 하며, 미술과 연관되어 인류에게 더 친근하고 안락한 환경을 제공하는데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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