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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에 포함된 환경호르몬 (내분비 교란물질)의 제어

10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환경호르몬(Endocrine Disrupting Compounds) 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급속도로 높아졌다. 이는 그만큼 우리의 생활과 건강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마시는 물과 이들의 주 공급원인 강물과 지하수, 그리고 이들에 흘러드는 하폐수 처리장 유출수에 얼마만큼의 환경호르몬이 포함되고 있으며, 이들 환경호르몬에 얼마만큼 노출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오고 있다. 원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수처리 공정에 의한 환경호르몬 물질의 처리효율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환경호르몬이 상수처리 공정을 통해 얼마만큼 어떻게 처리될 수 있는가를 알아보기에 앞서 이들 물질이 과연 무엇이며, 왜 이들이 마시는 물에 들어 있어서는 안되는지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환경호르몬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가장 어려울 지도 모른다. 미국 환경청(The United State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US EPA)은 환경호르몬을 “사람이나 동물의 성장, 생식 활동을 돕는 자연호르몬의 기능을 방해 또는 촉진하는 물질”로 정의하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반적으로 남성 호르몬, 여성호르몬, 그리고 갑상선 호르몬의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로 정의된다. 현재까지는 유방암을 일으키는데 기인하는 여성호르몬과 관련된 환경호르몬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지만, 남성의 고환 암, 전립선 암, 그리고 갑상선 암과 관련된 환경호르몬에 대한 연구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림 1에서 보여지듯이, 이들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의 일반적인 크기는 다른 기존 오염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으며, 다양하고 많은 작용기(functional groups)를 지니고 있다. 여성호르몬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17b-Estradiol과 피임 약의 주요 성분인 17a-Ethynyl Estradiol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환경호르몬이며, Bisphenol A 는 플라스틱 용기 따위의 제조에 널리 쓰이는 합성 유기 화합물로 최근 신문 지상에서 많이 보도되고 있는 물질이다. 또한 Methoxychlor과 DDT는 살충제 또는 제초제의 주요 성분으로 사용되거나 사용되었으며, 세제의 주 성분인 Octyphenol은 폐수처리 유출 수에서 쉽게 발견되는 대표적인 환경 호르몬이다. 그림 1.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물질 70 여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환경호르몬을 연구해왔지만, 환경호르몬이라는 이름이 최초로 붙여진 것은 1995년 미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극히 최근의 일이다. 미국환경청에서는 1995년 이래 87,000개가 넘는 화학물질에 대해 환경호르몬으로서의 유해성 검토를 진행해 오고 있으며, 2000년이 되어서야 최초로 미 의회에 환경호르몬에 대한 공식 보고를 하였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이들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는 충분치 못한 상황이며, 많은 연구들이 주로 동물이나 물고기를 대상으로 수행되고 있다. 1946년에 처음으로 여러 합성물질이 설치류의 성(수컷과 암컷)을 결정하는 호르몬의 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이후, 앞서 언급한 DDT와 DDT의 대사 산물이 환경호르몬으로 밝혀지면서 1980년대 이후로는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었다. 플로리다 주에 서식하는 악어 및 이들 오염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숫자가 줄어들고, 수컷이 암컷화 되어가는 현상, 물고기가 알을 적게 낳는 현상들이 DDT와 같은 환경호르몬에 기인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들이 서식하는 물에서 원인이 되는 오염물질들을 어떻게 제거하는가가 관심사가 되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환경호르몬 물질들은 하폐수처리장의 유입수 뿐만 아니라 유출수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이는 기존 하폐수 처리공정으로서는 환경호르몬이 충분히 처리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연구 결과로는, 아주 극미량(예를 들면, 1조 분의 일, 1ng/L)의 농도에서도 어떤 특정 물질은 생물체의 생식 질서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하폐수 처리공정에서 과연 어느 정도까지의 처리수준이 만족할 만한 것인가에 대하여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논쟁은 우선적으로 물 속에 잠재적인 환경호르몬 물질로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어느 정도의 농도로 발견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야기시켰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한 노력들이 현재 활발하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표 1에서 보여지듯이 다양한 화학물질들이 물에서 검출되었다. 수 년에 걸쳐 미국내 242개 지역에서 상수원 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평균 1ng/L - 100 ng/L 의 농도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이 관찰되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미국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이 수돗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들 환경호르몬에 대한 관심에 비하면 실제 연구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향후 표 1에서와 같은 환경호르몬 물질의 발생에 대하여 우리도 기초자료 수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들 환경호르몬이 어떻게 기존의 수처리 공정에서 제어되는지에 대한 연구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까지의 외국 연구 사례를 보면, 응집, 여과, 침전을 통한 전통적인 상수처리 방법으로는 환경호르몬 물질이 거의 제거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하여, 활성탄, 역삼투압, 오존과 같은 고도처리는 약 50% - 99% 이상의 처리 효율을 나타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고도 처리 역시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예를 들면, 활성탄의 경우 다른 자연유기물질(Natural organic matter)이 있는 경우 흡착 효율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으며, 오존의 경우 산화된 물질이 더욱 큰 독성을 발휘하게 할 수 있다. 멤브레인을 사용하는 경우도 환경호르몬의 구조에 따라 제거효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 많은 환경호르몬 연구가 수처리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이들 연구결과는 향후 한국에서 환경호르몬과 관련한 연구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컬럼은 본 저자가 Dr. Shane Snyder (미 라스베가스 정수처리장 R&D Manager), Dr. Paul Westerhoff (미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 그리고 Dr. David Sedlak (미 캘리포니아-버클리 주립대 교수)와 공동수행한 연구(Snyder et al., 2003)를 바탕으로 하였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참고 문헌 Kolpin, D.W., Furlong, E.T., Meyer, M.T., Thurman, E.M. Zaugg, S.D., Barber, L.B., and Buxton, H.T. (2002). Pharmaceuticals, Hormones, and Other Organic Waste Contaminants in U.S. Streams, 1999-2000: A National Reconnaissance.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36, 1202-1211. Snyder, S.A., Westerhoff, P., Yoon, Y., and Sedlak, D.L. (2003). Pharmaceuticals, Personal Care Products, and Endocrine Disruptors in Water: Implications for the Water Industry. Environmental Engineering Science, 20, 449-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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