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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을 다해 사는 삶, 그 아름다운 모습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의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특허청/전기전자심사국/반도체심사과에 근무하고 있는 심병로라고 합니다. 저의 직책은 공업사무관이며, 현재 특허 및 실용신안에 대한 심사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물리학과를 4년간 다닌 후, 2년간의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다니던 중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습니다. 어린 시절에 로봇 만화영화를 보고서, ‘내가 저 로봇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이과계열을 선택한 것이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성숙해가면서 사물의 이치를 해결하는 선배 과학자들의 눈부신 활약상 들을 접하다 보니, 나도 저분들과 같은 범주에 속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좀더 전문적인 기술분야를 접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더욱 세분화된 전문분야에서 과학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 즉 연구개발을 통한 과학기술분야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사회생활을 하던 저로 하여금 계속해서 박사과정을 밟게 한 계기가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학부에서 물리학 전반에 대해 배우고, 한국에서의 석사과정시절과 박사과정을 밟던 시절까지는 고체물리학 중에서 반도체 표면물리 및 광전자 물리를 중심으로 연구하였었고, 또한 석사과정을 마친 후, 사회에 나가서는 III-V족 화합물 반도체에 관련된 소자(특히, 발광소자)제작에 참여하였습니다. 일본으로 건너가 학위를 받을 때까지(오사카 대학, 공학박사)는 줄곧 III-V족 화합물 반도체에 대한 실험 및 연구를 하다가, 일본 연구소 재직 시에는 실리콘을 포함한 반도체 전반에 걸친 프로세스 개발 및 소자제작에 참여하였습니다. 일본에서의 오랜 연구개발 경험이 제게는 큰 도움이 되었으며, 한국에 들어와서는 동일분야의 연구개발을 행하는 연구소에 잠시 몸 담았다가 특허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의 구체적인 연구 및 개발분야에서의 연구실적이라면, 우선 반도체 물성에 중심을 둔 ‘GaAs 기판상의 알칼리금속 증착에 따른 표면조사, GaAs 기판상의 In(Ga)As Quantum Wire Quantum Dot 연구, 그리고 GaN 성장에 관한 성장관련 연구가 있고, 그에 의한 소자개발로서 AlGaInP/GaAs의 에피성장 및 Laser Diode(LD)의 제작과, GaN 발광다이오드(LED)의 에피성장 및 소자제작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몸담고 있는 특허청에서는 상기와 관련된 반도체 공정 및 소자의 개발에 대한 특허심사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지금까지 연구개발해 온 전문적인 기술이 심사업무의 효율성 및 심사품질을 높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연구방향으로는, 전문 과학기술자로서 제 전공지식 및 기술을 이용하여 과학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과학행정을 실행에 옮겨보고자 합니다. 처음부터 과학행정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하지만,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특허심사 실무에서부터 하나하나 그 틀을 마련해 가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것을 이용한 국력신장과 더불어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나아가 과학자 일개인으로서 과학행정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 전문지식을 이용해 나가려고 합니다.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석사시절부터 지금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오로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살아왔습니다. 특히, 유학시절에는 집에서는 잠만 자고, 연구실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오로지 한 우물만을 파왔습니다. 그렇게 십 수년을 지내오면서 한번도 이 분야를 선택해서 후회해 본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단순히 취직이 잘되고 그 시점에서의 유행을 따라 선택한 것이 아니다 보니 연구에 연구를 거듭할수록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생기고, 어떻게 하면 순간순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가장 잊지 못할 기억으로는, 박사과정시절, 제가 이루어낸 성과가 세계에서 최초로 이루어져 그 성과물에 대해서 멀리 러시아의 연구원이 도움이 된다고 좀 보내달라고 한 것과, 일본 연구원 재직시절에 세계인명사전에 추천되어 이름이 등재된 사실입니다. 여러 가지로 잊지 못할 장면들이 많이 있지만, 상기의 사실들이 제가 연구하는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 것들이라 하겠습니다.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간접적으로는, 제가 학생시절 미국을 포함한 외국대학에서 유학하시거나, 학위과정을 마치시고 돌아오신 선배들로부터의 영향이 가장 컸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제가 계속해서 학업을 하여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게 도와 준 사람은, 부모님을 포함해서 저를 위해 헌신한 제 가족과 유학시절의 지도교수님이라고 하겠습니다. 비록 가난하였지만, 부모님과 가족은 제가 공부하고, 연구하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도록 정신적, 물질적으로 저를 도와주셨다는 점에서 제가 어려운 시기에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북돋우어 주었고, 유학시절의 제 지도교수님은 저로 하여금 어떻게 이 분야를 스스로 잘 개척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일깨워 주신 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지금은 은퇴하신 교수님께서는 항상 말씀하셨지요. 박사학위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그 말이 저로 하여금 한 우물을 파게 한 인생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그것은 아마도 저의 오기열정을 자극한, 모든 면에서 대수롭지 않았던 저에 대한 지도교수님의 사랑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5.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OSEN에 대해서는 외국에 있던 시절부터 알고는 있었으며, 직접적으로는 한국에 들어와서 유사 연구분야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든가, 관련 과학자들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실질적으로 회원으로 등록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지만, 관련분야의 자료를 검색하는 따위에서 많은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에 전문가로 위촉되었기에, 제 전공관련분야의 기술동향이나 논문을 소개하고 전공과 관련하여 문의가 있을 때에는 답변을 통해 조언을 행할 예정입니다.

 

6.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짧은 시간이지만 KOSEN으로부터 많은 논문과 그 밖의 과학기술 정보를 제공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가 직접 글을 올린 것은 자료를 분석할 결과에 대해 몇 차례 접촉한 것 외에는 그다지 크게 기대하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별다른 용건이 없더라도 쉽게 자기 관심분야의 전공자들과 친분을 쌓고 싶다거나, 용건 없이도 방문해서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도록 KOSEN이 중계역할을 해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지요. 외국에 나가 있는 한국과학자들과의 만남의 장()이 될 수 있는 그런 것 있잖아요. 국내학회 또는 국제학회에서 코세니아가 만날 수 있는 그런 장소 말이죠. 그리고, ‘코세니아들을 위한 학술모임 개최와 같은 것을 주최하는 일도 국내외 과학자들을 위해서 상당히 발전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박사학위를 받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의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제가 유학을 결심하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에는 특정한 곳에 밖에 설치되어있지 않았던 연구시설의 사용도 한몫 하였습니다. 지금은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고, 또한 과학기술발전을 위한 지원대책도 많이 생겼지만, 제가 학문을 하던 당시에는 특별한 곳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문호가 많이 개방되지 못하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유학이라는 길을 통하여 제가 하고자 하는 연구를 접할 수가 있었지만, 그냥 한국에 있었다면 직접 접할 수는 없었겠지요. 물론, 사회에 나와 관련기업 등에서 접할 수는 있었겠지요.

제가 일본에서 유학시절 연구실의 일본동료로부터 들은 얘기를 하나 할까 합니다. 제가 언제 그에게, 왜 너희들은 미국이나 유럽 같은 곳으로 유학을 가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그는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최첨단을 달리고 있고, 시설이나 장치 그리고 지식적인 측면에서 최고인데 도대체 어디에 가서 무엇을 배우란 말이냐고 되묻더군요. 대단한 자만의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그곳에 살면서 저는 그들이 왜 그런 소리를 할만한지에 대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연구개발에 종사하고 계시는 동료 및 선후배님들과 앞으로 이공계를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을 담당하실 분들께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도 그 당시 일본인 친구가 제게 되물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과학기술강국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달라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열심을 다해 결과를 창출할 수 있는 그런 연구개발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눈 가리고 아웅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과정에 충실하면서 속임수 없고 거짓 없는 그런 노력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회사 연구원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20세기에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그것을 개발, 제품화한 시골중소기업의 연구원도 모두다 부단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던지 끈기 있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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