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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세니아 김재현 연구원이 사는 이야기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2002년에 학위를 받고, 바로 연구소에 취직하여 나노역학 분야의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10년이 넘는 대부분의 학창시절을 대전에서 보내면서, 대전의 조용한 환경에 매우 익숙해진 상태이고, 여행이나 활발한 야외활동보다는 조용한 곳에서 저만의 세계를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나노 역학 (Nano mechanics)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좀더 풀어서 이야기한다면, 나노스케일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역학적인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나노스케일 구조물은 구조물의 특성길이가 100 nm이하인 구조물을 말합니다. 이 나노스케일 구조물은 다양한 역학적인 현상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들을 이해하는 것은 나노 기술 (nanotechnology)의 발전을 위하여 필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나노 역학에서 다루는 나노스케일 구조물은 연속체 가정이 성립하지 않거나, 기존의 연속체에서 관찰되지 않던 현상들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크기 의존성(size-dependency)입니다. 거대 구조물(bulk structure)에서는 구조물의 크기가 달라지더라도 구조물의 물성은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었지만, 나노스케일 구조물에서는 크기에 따라 물성이 변화된다는 사실이 자주 관찰됩니다. 나노기술은 나노스케일 구조물의 제조하는 분야, 나노스케일의 구조물의 역학적인 특성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분야, 나노스케일 구조물의 특성을 전산모사하는 분야, 나노스케일 구조물의 특성을 응용하여 소자나 제품화하는 분야로 세분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제가 연구해 온 부분은 주로 나노스케일 구조물의 역학적인 특성 평가입니다. 제가 다루는 구조물을 금속이나 폴리머, 반도체 등의 소재로 이루어진 나노스케일 구조물들입니다. 나노스케일의 두께를 지니는 박막, 나노와이어, 나노튜브 등이 나노스케일 구조물들의 예가 됩니다. 이들의 역학적인 특성 평가를 위하여 나노압입기술, 원자현미경 시험기술, 띠굽힘 시험기술 등의 시험기술을 연구하고, 이러한 시험기술들이 산업적으로 응용될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나노스케일 구조물의 특성을 응용한 나노소자나 나노제품이 생산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험기술들이 산업 현장에서 손쉽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합니다.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나노스케일 구조물의 복합특성 분야입니다. 복합특성은 서로 다른 물리적인 현상 간에 상호작용에 의해 발현되는 특성입니다. 예를 들어 실리콘의 경우, 역학적인 변형의 크기에 따라 전하이동도가 변화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초고속 응답특성이 필요한 실리콘 반도체 소자에서도 응용되는 현상인데, 나노스케일 구조물에서 이러한 복합특성(또는 다중물리)에 대한 규명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복합특성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도구 개발과 이를 유연 전자 소자 분야에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연구원이라는 직업은 어렸을 때부터 소망해 왔던 것이고, 어떤 면에서는 지금의 모습이 어릴 적의 꿈을 이룬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서, 연구원이라는 직업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어느 직업이든 항상 새롭게 배울 영역이 있겠지만, 연구원이라는 직업도 새로운 기술을 빨리 접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이 있습니다. 때로는 업무가 과중하여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잃어버리고, 눈 앞의 일에 몰두하도록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은 창의성과 호기심이 필요한 연구원들에게 지옥과 같은 상황이 될 것입니다.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일종의 기반 및 지원 기술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그 자체로서 일부 상업적인 가치가 있겠지만, 그와 별도로 다른 기술의 개발을 촉진시키고, 그 신뢰성을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분야의 좋은 점은 어느 곳에나 필요한 약방의 감초와 같은 분야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반면에 이러한 분야는 그 자체로 집중 조명을 받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기술이나 제품이 집중 조명을 받도록 돕는 지원 기술의 역할을 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은둔형인 제 개인적인 특성과는 부합하는 연구 분야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연구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인생에 영향을 준 것들 중의 하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제게 날아온 우편 한 장이 있습니다. 그 당시 개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과학기술대학(KIT, Korea Institute of Technology)에 대한 홍보 우편이었는데, KIT에 가기로 결정한 것이 지금 연구원으로 살아가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KIT는 후에 KAIST 학부 과정으로 바뀌어서 그 이름이 없어졌는데, 지금도 KIT라는 이니셜을 쓰는 기관들을 보면 정감이 느껴집니다. 
 

5.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정확한 연도는 생각나지 않는데, 몇 년 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KOSEN 사이트를 발견하게 되었으며, 좋은 사이트라 생각되어 가입하였습니다. KOSEN의 분석보고서와 학회보고서 작성에 몇 회 참여한 적이 있고, 지금은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6.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과학기술 분야는 분야 간의 벽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각각의 분야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분야에 대하여 굉장한 열정과 자부심이 있고, 그 분야에 대하여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분야는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그 세분화된 분야를 조금만 벗어나도 관심도와 열정이 크게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연구환경은 각자의 분야를 정의하는 벽을 넘어서 분야 간의 활발한 융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보의 유통과 분야 간의 소통에 대한 큰 수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수요를 대처하는 데에 KOSEN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현재까지 KOSEN의 활동을 볼 때에, 이러한 역할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이러한 KOSEN의 활동을 좀더 전문화하여, 정보의 유통을 직업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나 이외에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유혹을 이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인정하는 연구를 하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유익한 연구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면 좀더 의미있는 연구활동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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