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Never Stop!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코세니아 여러분, 처음 기사의뢰를 받고 망설였지만, 저와 비슷한 인생경로를 겪은 분들도 있을 것 같아 당당히 펜을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다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선호하는데 반해, 저의 경우는 다소 남들과 역주행의 경로를 밟아 온 것 같습니다. 석사때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병역특례연구원으로 근무하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너무 일찍 안정된 직장에서 안주하는게 싫어서 결혼후 첫딸을 얻자마자, 다시 박사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가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만학생활은 정말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새까만 후배들과 실험실에서 동고동락하며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시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새는 대부분 학위를 마치고 포닥과정이 일반적이어서 학생가장이 많은 편이지만, 만학생활을 하시는 분들을 뵐때마다 웬지 모를 동질감과 애틋함이 늘 마음한구석에 자리잡습니다. 학위취득후 삼성전기에서 3년여의 근무, 그 이후 지금의 직장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처음 제 아내를 만났을 때 “Never Stop, 난 결코 멈추지 않는다”라는 한 음료수 광고가 너무 맘에 들어 나의 신조라고 늘 얘기해주곤 했는데, 그 말대로 결코 멈추지 않는 제가 된 것 같습니다. 오해마시기 바랍니다. 한 직장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옮겨다니는 메뚜기가 아닌, 정체하지 않고 늘 새로운 연구 분야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연구소에서 기업으로, 남들과 다른 역주행의 인생경로를 거쳐 왔으니까요.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나노종합팹센터는 나노기술을 개발하고 R&D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한 기관으로서 CMOS, NEMS/MEMS, 나노소재, 바이오, 나노분석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은 분야는 융합소자 개발을 위한 NEMS/MEMS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플랫폼 기술이란 현재나 미래에 누구나 공통으로 활용할수있는 제품이나 공정을 말합니다. 현재 적외선 이미지 소자, 바이오센서 등 융합센서 플랫폼 기술과, 의료 및 바이오용 마이크로펌프, 유체칩 등 마이크로 유체 플랫폼 기술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에 근무하던 당시, 압전형 이미지 구동 소자를 개발한 경험으로 계속 연구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지요. 적외선 센서는 우주항공, 군사, 분광분석기, 바이오분야까지 매우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현재는 저항변화를 감지하는 마이크로볼로미터를 개발하고 있지만, 향후 초고감도 나노볼로미터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압전박막을 이용한 마이크로펌프는 in-vivo, in-vitro 약물전달장치와 Lab-on-chip등 높은 활용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구동전압과 낮은 변위로 인해 아직 많은 도전과제를 안고 있지만,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낳으리라고 예상합니다. 제가 속한 나노종합팹센터 넴스바이오팀은 NEMS, 반도체, 기계, 바이오, 소재분야 전문가들이 모두 함께 있어 나노융합연구를 수행하기엔 안성맞춤인 곳이어서 장비와 인력측면에서 최상의 조건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공자가 40세를 불혹이라 하여 미혹하지 않는 나이라 하였지만, 아직도 새로운 분야나 결과가 소개될 때 혹하는 것을 보면, 마음은 2,30대인가 봅니다. 이공계가 인기이던 20대에 공대를 졸업하고, 이공계위기이던 30대를 지나, 융합시대인 지금의 40대초반에 이르기까지 이 직업을 계속 유지하였던 것은 바로 제가 하는 일이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워렌 버핏은 “나를 움직이는 것은 일의 결과보다는 일하는 과정에서 맛보는 재미와 열정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자기 일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사는 이유는 그들이 결과보다는 과정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일로서 받아들이지 않고, 재미있는 놀이로 받아들일 때 어느새 진정한 전문가가 되고 그에 따른 보상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딸애가 저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 그것 자체가 제가 이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요?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석사때 지도교수님이 지금 한동대에 계시는 김영길 총장님이십니다. 처음 제가 KAIST 재료공학과를 선택하고 또한 연구자의 길로 들어서게된 동기를 주신 분이셨습니다. KAIST 교수신분을 버리고, 포항에 있는 한동대로 가서 재단문제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으셨지만, 현재 한동대를 교육중심의 최고의 대학으로 만드신 분이지요. 석사시절, 총장님은 늘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시고, 본인 스스로 연구의 본보기를 보여주시는 분이었습니다. 연초에 신년하례식때 늘 제자들과 식사를 하시면서 아직까지도 젊은 마음과 생각으로 끝없는 변화를 추구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늘 마음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자들도 백번의 말보다는 한번의 행동으로 몸소 보여줄수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5.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2001년에 처음으로 코센에 가입하였습니다만, 단순히 자료수집목적으로 대부분 주어진 혜택을 받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2006년부터 코센 전문가로 선정되면서부터는 분석자료 올리기, 자료분석, What is? 답변등으로 점차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바쁘다는 핑계로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못해 늘 아쉬운 마음이 많습니다만, 최소한 하루에 한번은 꼭 접속하여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있는지를 체크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센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학위과정동안 과제수행으로 알게되었던 미국으로 유학간 여성 연구원이 한분 계셨는데, 코센 쪽지함으로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때의 제가 맞냐구요? 아주 많이 반가웠었습니다. 코센을 통해 전세계에 있는 어느 누구와도 연결이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 그때 새삼 알수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6.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과학기술인에게도 인맥관리가 중요한 시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융합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디서, 누가, 어떤 연구를 하고있는지를 아는 것이 연구의 성공을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국내외 학회참석이나 개인적인 친분을 통해 인맥을 쌓고 있지만, 코센은 특별한 seed가 없는 상태에서도 인맥을 쌓을 수 있는 매우 좋은 제3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를 더 활성화시킬수있는 방법론에 대해서 많은 아이디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센이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 돈독한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별로, 연구분야별로 오프라인 미팅을 활성화시킬수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흔히들 성공신화의 비결을 말할 때 한우물을 파라! 또는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성장해라! 등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둘 중에서 과연 저는 어느 쪽인지 무척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둘중에 어느 하나가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우물을 파되 끊임없이 변신하라” 즉, 연구원은 한 분야에 최선을 다하되, 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나갈수있는 자세가 성공의 열쇠이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순간에 전문가가 되어 있을겁니다. 저도 제가 지금 있는 바로 이 자리가 최고의 자리라고 생각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최고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공계 후배 여러분, 같이 열심히 해 봅시다. 저도 팍팍 밀어드릴게요.
 

 

  • 좋아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