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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맨이 재료에 눈을 뜨다!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충북 청원에서 태어났고 중학교 때까지 그곳에서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때 청주로 올라와서 충북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 물리학과 대학원에 입학했지요. 박사과정은 같은 연구실의 연구교수님을 따라 광주과기원 신소재공학과로 옮겨서 자성재료물리를 전공했습니다. 학위 후 포스코 기술연구소 연구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post-doc을 거쳐 현재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열전재료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저의 별명은 ‘물리맨’이었습니다. 중3때부터 물리의 매력에 빠져들어서 대부분을 물리만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간단한 역학문제를 생각해서 나름대로 물리공식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고3때는 상대성이론에 관한 엉터리 이론을 만들어서 대학1학년 때 학과 내 잡지에 발표하기도 했지요. 물리를 좋아하게 된 것은 물리를 공부할 수록 이 세상이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다운 법칙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리만 생각하고 학교공부를 소홀히 한 탓에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는 완전 제 물을 만난 것 같았습니다. 고3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으니까요. 아침 6시에 일어나 도서관에 가서 밤 11시까지 공부한 다음에는 학과 정독실 또는 독서실에 가서 새벽 1시 넘어서까지 공부했습니다. 눈만 뜨면 물리생각을 했고 하루를 시작하면 오늘은 어떤 새로운 물리이론을 배우게 될까 가슴이 설렐 정도로 물리를 사랑했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저의 전공은 다금속 화합물에서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하고 그 원인을 밝히는 일입니다. 박사과정 때는 자성체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전자전도현상과 특이한 자성현상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주로 붕소 화합물에서 폴라론이라는 가상입자가 자성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지요. 그때, 자성체가 되면 안 되는 칼슘-붕소 화합물에서 나타나는 자성의 원인을 밝히고 특이한 에너지 갭 구조를 발견했습니다.

  지금은 열을 전기로 바꾸거나 전기로 고체냉각을 할 수 있는 열전재료 신물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열전 신물질 개발에 전하밀도파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여 지난 50년간 넘지 못했던 효율의 한계를 80 % 향상시킨 재료를 개발하여 올해 6월18일자 Nature에 게재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열전신소재는 나노 또는 초박막 구조를 이용하였는데 그것은 실용화가 거의 불가능한 기술이지만 제가 이번에 제시한 개념은 벌크 응용이 쉽게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열전재료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여 이 분야에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 개발의 공로로 지난 8월에 국제 열전학회에서 ‘젊은 연구자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열전재료에서의 전하밀도파 개념을 일반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실험들을 계획하고 있고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무엇보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신물질을 만들어서 물성을 측정할 때면 이 재료에서 어떠한 신비로운 현상이 나올 것인가 기대에 차서 가슴이 뜁니다. 그러다 정말 재미있는 현상이 나오고 여러 분석과정을 거쳐서 그 원인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쁨은 말할 수 없지요. 특히 작년 새로운 열전재료에서 높은 열전성능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저는 정말 흥분에 쌓여있었습니다. 제가 제시한 개념이 실험을 통해 하나하나 검증되어 나갈 때 제가 실험을 했지만 마치 마술을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보다도 저에게 큰 영향을 준 책이 있습니다. 그것은 유명한 소설 ‘어린왕자’입니다. 그 책을 읽고 별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별을 사랑하게 되니 이 우주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이 우주가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떠한 운명을 갖게 될 것인지 물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칼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스티븐호킹의 시간의 역사를 통해 우주의 신비로움과 물리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지요.


5.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OSEN은 박사과정 때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술자료, 학회분석자료 등에 대한 정보를 잘 활용하고 있고 저도 자료를 가끔씩 올리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에는 KOSEN 물리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6.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KOSEN을 통해 각 분야 과학자들과 소통하고 유용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소중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하여 정보제공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주는 제도도 매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민족 과학자들이 KOSEN에 참여하여 양질의 정보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합니다.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좋은 연구결과는 괴로움과 고민의 결실입니다. 그러나 그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슬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연구에 임한다면 열정이 생기고 어렵고 힘든 일도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려운 과제일수록 희열을 느끼게 되지요. 이는 마치 마라톤 선수가 힘든 코스를 뛰면서 느끼는 희열과도 같을 것입니다. 즐기면서 연구하고 집중하여 고민한다면 자기 앞에 놓여진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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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일을 사랑하시는거 같아 존경스럽습니다.

김영석(papyu) 2016-03-31

열전 현상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의 입장에서 마지막 격려에서 많은 부분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