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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과 당뇨 관계의 결정적 단서 - 전주홍 교수

intro
안녕하세요, 전주홍교수님! 코센페스티벌 이후로 한동안 못 뵈었는데 얼마전에 전주홍 교수님의 논문이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렸다는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곳곳에서 코센 회원님들의 연구 성과에 대한 기사가 올라오면 반갑고 참 자랑스럽습니다. 연구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1. 이 연구를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연구는 얼마나 오랫동안 하셨나요?
저는 생화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생리학교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처음 같은 교실의 호원경 교수님과 공동연구 제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KATP 채널 연구는 전통적으로 전기생리학 기반의 방식으로 연구되어 왔는데, “렙틴은 어떻게 췌장베타세포에서 KATP 채널의 분포를 조절할까?”라는 질문을 해결하려면 전기생리학적 방법뿐만 아니라 생화학적 기전연구가 필요했습니다. 즉 생리학과 생화학의 학제연구가 문제 풀이의 핵심이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대략 4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2. 연구 하시면서 어려우신 점은 없으셨는지요.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셔도 좋구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투고한 후, 내용을 더 보강해서 다시 투고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논문심사위원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서 보강을 한 후, 다시 투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약간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이 연구결과를 받아주기 어렵다는 소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호원경 교수님과 여러 가지를 상의하였고, 일부 실험을 추가하면서 논문심사위원들의 평가에 대한 의견을 반박하게 되었고, 이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논문이 발표되게 되었습니다. 논문을 투고하게 되면 때론 실망스러운 소식을 접할 수도 있는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당당히 맞서 보는 모습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이 연구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자랑좀 해주십시오.^^)
렙틴과 인슐린의 복잡한 관계를 푸는 중요한 단서들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렙틴은 어떻게 췌장베타세포에서 KATP 채널의 분포를 조절할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연구로부터 분자수준에서 렙틴에 의한 인슐린 분비 억제 기전을 밝혀낸 것입니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므로, 지방세포와 췌장베타세포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를 분자수준에서 보여준 것입니다.

4. 연구 결과가 어떻게 활용이 가능한지요.
렙틴유전자의 이상은 비만을 일으킬 뿐 아니라 당뇨병을 유발하므로, 렙틴과 인슐린 분비 사이의 상호 관계 규명은 비만에 의한 당뇨병 발생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 대책을 강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는 기초의학연구가 질환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크게 인식적 범위를 확장시켜줄 수 있는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향후 연구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아주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비만은 당뇨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암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가 잘 확장되면 비만, 당뇨, 암의 삼각관계를 밝히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식욕억제 호르몬은 어떻게 인슐린 분비를 조절할까?
렙틴(leptin)은 펩타이드 호르몬으로 날씬하다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leptos”에서 유래되었다. 랩틴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면 비만해진다. 식욕억제가 잘 안되고 포만감을 잘 못 느끼거나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우리 몸의 에너지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렙틴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비만해진 쥐를 ob/ob mouse라 부른다. 다른 쥐에 비해 체중이 4배 정도나 더 무겁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의 호원경, 전주홍 교수 연구팀에서 렙틴이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기전을 발견하여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7월 15일자 온라인판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논문명: Leptin Promotes KATP channel trafficking by AMPK Signaling in Pancreatic β-cells).

연구진은 ob/ob mouse의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제어하는 KATP 채널의 새로운 조절 기전을 밝힘으로써 렙틴과 인슐린의 복잡한 관계를 푸는 중요한 단서들을 찾을 수 있었다. 에너지 센서인 KATP 채널은 세포막에 존재하며 정상적으로 기능해야만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여 인슐린 분비를 통제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비만쥐의 췌장에서 KATP 채널은 원래 있어야 할 세포막이 아닌 세포 안에서 발견되었다. 비만쥐에 렙틴을 주사하면 KATP 채널이 세포막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렇다면 렙틴은 어떻게 췌장세포에서 KATP 채널의 분포를 조절할까? 에너지가 부족하면 췌장세포의 또 다른 에너지 센서인 AMPK라는 효소가 활성화되어 인슐린 분비를 억제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다. 실제 췌장세포에 랩틴을 처리하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AMPK의 활성이 증가되었고, 이는 KATP 채널을 세포막으로 분포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다시 말해 랩틴-AMPK-KATP 채널로 이어지는 췌장세포의 신호전달 축을 새롭게 밝혀낸 것이다. 에너지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랩틴이 있다면 췌장세포는 마치 에너지가 많이 부족한 것처럼 느끼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가 효과적으로 통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렙틴유전자의 이상은 비만을 일으킬 뿐 아니라 당뇨병을 유발하므로, 렙틴과 인슐린 분비 사이의 상호 관계 규명은 비만에 의한 당뇨병 발생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 대책을 강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기초의학연구가 질환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크게 인식적 범위를 확장시켜줄 수 있는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그림1,그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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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홍박사님은 KOSEN의 거의 원년 멤버이신데, 이번에 이렇게 좋은 연구성과를 내신걸 보고 정말 기뻤습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