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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p or Salad' 최석용 박사

1. 회원님의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1995년 전남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인턴과 군의관 생활을 거쳐, 2005년에 분자생물학으로 미국 뉴욕주에 있는 Stony Brook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현재는 동 대학에서 포스트닥으로 있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오신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방향 및 계획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마이토콘드리아 (mitochondria) 는 진핵세포내에서 발전소 구실을 합니다. 즉 세포 내에 필요한 에너지가 거의 다 이곳에서 만들어 집니다. 포유동물 세포당 약 100-200개 정도의 마이토콘드리아가 존재하는데, 이것들은 끊임없이 융합과 분열을 계속합니다. 제가 다른 목적으로 클로닝한 유전자가 마이토콘드리아의 융합에 관여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후, 세포생물학과 유전학을 이용하여 이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어떤 기전으로 융합을 일으키는지 연구해 왔습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그리고 KOSEN 까페 “Soup or Salad” 의 시샵으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까페 소개와 홍보 부탁 드립니다.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에 포스트닥으로 있던 김재연박사 (현재 경상대학교 응용생명과학부 교수)의 소개로 알게 됐습니다. 자료분석을 하면 새로운 지식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용돈까지 벌 수 있는다는 말에, 저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 본 결과, 두 가지 다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몇 차례 더 분석을 하게 됐고, 그 와중에 “Soup or Salad” 까페을 알게 됐습니다. 당시 시샵은 안병기박사였는데, 이분의 유려한 필체와 굉장히 상세한 미국생활소개에 끌려 “Soup or Salad” 까페를 자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안병기박사의 글이 한국의 신문에 소개되고 나중에 책으로 엮어 나온 점은, 그분의 글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안병기박사의 주옥 같은 글들이 아직도 게시판에 그대로 있으니, 신규회원 분들은 방문해서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까페를 방문하면서 제가 몇 차례 글을 남겼는데, 2004년에 안병기박사가 시샵직을 물러나면서 저에게 시샵을 맡기를 권해서, 얼떨결에 맡게 됐습니다. 이 카페는 제목이 의미하는데로, 한국사람이 외국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문화적 또는 사회적 갈등 또는 일화 등을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장입니다. 제가 좀 주변머리가 없어서, 남에게 알리고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그런 관계로, 한번 방문해보시면 알겠지만, 지금까지 거의 저 혼자 띄엄띄엄 글을 올려 왔습니다. 김현미(smeuf2003)님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바쁘시더라도 시간을 내셔서 저희 카페에 방문하셔서 좋은 글들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한 의견이 있으신가요?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방향을 제시해주세요. 사실 저는 KOSEN 활동은 활발히 하지 못했기 때문에 KOSEN의 발전방향에 대해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기회가 주어졌으니 몇 마디 해보겠습니다. 제가 거의 매일 들락 달락 거리는 전공관련 한국웹사이트는 “BRIC” 과 “하이브레인넷”인데, KOSEN의 성격이 이러한 사이트들과 달라지는 방향으로 움직여줬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램입니다. 그래야만 조금 더 자주 KOSEN에 들리게 되지 않을까요? KOSEN Reports의 경우, 독자의 층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 상정하여 작성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연구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해당분야의 논문을 매주 검색하고 관련분야의 논문이 있으면 반드시 읽어보는데, 이 사람들이 다시 KOSEN Reports를 방문하여 한글로 정리된 그 논문을 다시 읽어보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반인이 과학과 공학에 관련된 주제에 관해 궁금증이 생겼을 때, KOSEN Reports를 방문하여 고급최신정보를 얻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Human cloning에 관한 자료를 분석한 일이 있는데, 비 생물전공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써서 비교적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한국에 있는 친구(비 생물전공자)에게서 그 글을 잘 읽었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공별로 따로 접촉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크게는 과학기술자에 속하지만, 생물전공인 관계로 생물분야 사람들과의 보다 많은 접촉을 원합니다. 인간적으로야 물리전공인 사람이건 화학전공인 사람이건 전산학 전공인 사람이건 가리지 않지만, 전공 면에서 보다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있었으면 합니다. 카페 이외의 형식으로요.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박사학위를 막 받은 제가 “후학”인데, “후학”에게 무슨 할말이 있겠습니까? 그냥 Biomedical Research를 하면 좋은 점을 느끼는 대로 말해보겠습니다. 요즘 과학이나 공학보다는 의학, 치의학, 한의학으로 우수한 (정확한 기준이 무엇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간다고 걱정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나마 이과계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 중의 많은 수가, 요즘 한창 세워지는 의학, 치의학 대학원으로 지원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또한 얼마 전에 분자생물학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을 목전에 둔 어떤 학생이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떤 선배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 받은 사람)가 대학원 때려치우고 Techno MBA를 하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라고 하던데?” 이 이야기를 듣고 많이 화가 났습니다. 도대체 생명과학이 어떤 지경이길래, 대학원 입학을 앞둔 학생이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의료인으로 일하는 것이 과학자보다 낫다고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것이 병원에서 일하는 것보다 나은 점 5가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일반론입니다. 첫째, 새벽 2시에 전화로 깨우는 사람이 없다. 환자의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응급환자가 생기면, 휴일이건 한밤중이건 화장실에 있건 밥알을 씹고 있건 간에 전화가 옵니다. 그 반대로 실험동물이나 세포는 그냥 죽습니다. 전화를 안 하지요. 둘째, 실수를 하면 다시 하면 됩니다. 병원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환자가 죽게 됩니다. 금전적인 보상이나 소송 등을 떠나서,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셋째, 실험실에서 일하다가 귀싸대기 맞지는 않습니다. 저는 정신과 환자들 싸움 말리다가 뺨을 맞은 경험이 있습니다. 흥분한 환자, 환자보호자에게 멱살 잡히거나 구타당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넷째,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 사람들은 병원에서 버티기 힘듭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확하게 출근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요. 반면에 실험을 하게 되면 자기 일 시작하는 시간을 자신이 정할 수 있습니다. 흥이 나면 밤을 세워 실험하고, 그 다음날 늦게 가도 됩니다. 다섯째, 자신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즉시 검증해 볼 수 있습니다. 검증을 위해 실험을 디자인하고 실험을 시행하고 결과를 확인해서 아이디어의 가부를 결정하는 일 자체가 참으로 신나는 일입니다. 환자를 가지고 실험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대장암 연구에서 큰 획을 그은 Bert Vogelstein의 말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Anyone who likes to play with toys has got to like to do science, because they are the world's best to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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