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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사스카치완 대학교 고석범 교수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캐나다의 University of Saskatchewan의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과에서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고석범입니다. 저는 전라북도 김제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고, 전라북도 전주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마쳤습니다. 공부는 비교적 남들 하는 만큼 했던 편이었고, 초등학교 때는 축구선수로서, 중학교 때는 야구선수, 고등학교 때는 농구선수와 중창단원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하였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별 특별한 목표가 없었고 학력고사를 다시 보겠다고 생각했던 탓에 매우 느슨하게 지냈습니다. 제가 많이 후회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제가 전북대학교에 입학했던 1987년에는 6월 항쟁이 있던 시기여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하기가 힘들 만큼 데모가 줄을 이었던 때이기도 합니다. 뒤돌아보면, 이제는 정치적 수사가 되어버린 386세대에 감히 낄 수 있었던 것도 그 시절을 온몸으로 겪은 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후 대학원에 입학해서 전공인 컴퓨터공학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는데 그 때 보통 아침에 세미나가 시작되면 배달된 자장면을 점심, 때로는 저녁까지 먹으면서 계속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지도교수님과 함께 했던 그 때의 전공 세미나가 지금까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석사를 마치고 한국통신 연구소에 취직하여, 서울과 대전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주로 했던 일은 영상 전화에 관련된 하드웨어를 구현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1998년에 미국 Rhode Island주의 주립대학인 University of Rhode Island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Department of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에서 주로 컴퓨터 하드웨어에 관한 연구를 하였습니다. 학과 규모는 총 20명의 교수진으로 작은 편에 속했지만 그 중 6명이 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Fellow일 정도로 쟁쟁한 교수들이 많아서 학문적으로 자극과 도움을 동시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많이 늘었겠지만, 당시 우리나라 전체에 IEEE Fellow가 4명이었습니다. 2002년 박사학위 취득 직후 현재까지 University of Saskatchewan에 재직 중입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Field Programmable Gate Arrays (이하 FPGA)는 하드웨어 구현이 용이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요즘 많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컴퓨터에서는 이를 알고리즘이라고 부릅니다)를 하드웨어로 구현하는 데 편리한 매개체인데,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동일한 동작을 하면서도 작고,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인가에 관한 연구입니다. 작게 만든다는 것을 다른 말로하면, 같은 크기에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되겠지요. 지금까지 제 연구 분야에 관하여 저널 6편, 컨퍼런스 논문 23편을 발표하였고, 특허 4개, 소프트웨어 5건을 등록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도 계속해서 작고 빠른 하드웨어 구현 일 것인데, 특히 과학용 계산을 빠르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그것을 효율적으로 하드웨어에 구현하는 방법을 찾아볼 계획입니다. 특히 요즘은 이진 부동소수점 계산 방식 (Binary floating-point arithmetic)보다 더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십진 부동소수점 계산 방식 (Decimal floating-point arithmetic)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해볼 생각입니다. 지금 현재는 IEEE에서 표준안을 만들기 위하여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계산의 정확성은 있지만 하드웨어 면적이 커지고, 이진 부동소수점 계산 방식에 비해 느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 이와 관련하여 캐나다 정부의 NSERC 연구지원금 (2007-2012)을 확보하여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OSEN과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관한 기억은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아마 제게 KOSEN을 소개하는 이메일이 왔던 것 같습니다. 한민족 과학기술자를 하나로 묶자는 아이디어에 절대적으로 찬성하였고 미약하지만 제 힘을 보태고 싶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학회보고서 작성, 질문에 대한 답변, 여러가지 크고 작은 프로젝트 등을 KOSEN을 통해 수행하였고, 2005년부터는 컴퓨터공학 분야 전문가로 각종 분석자료 추천, 분석물 검토, 학회 보고서 검토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블로그도 만들어서 KOSEN의 회원들과 비록 온라인이지만 교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과학과 기술 분야는 굉장히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언뜻 ‘과학과 기술’이라고 뭉뚱그리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을 만큼 다양한 전공 분야가 있습니다. 같은 전공끼리 모이면 사용하는 언어와는 상관없이 대화를 원활하게 나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 말을 하는 사람이든 영어를 하는 사람이든 어떤 단어를 받아들이는 느낌이 같다는 뜻으로, 이는 국적이나 인종을 불문하고 지구상의 누구라도 같은 전공자끼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이 거미줄 처럼 연결되어 있고 교통이 발달된 때에는 이러한 현상들이 훨씬 보편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 수록 자기 전공이 아닌 분야에 대해서는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요즘 들어 interdisciplinary/multidisciplinary program이 각광을 받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이미 본인의 전공을 고집할 수 만은 없는 때가 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별난 세상 언어처럼 들리는 다른 전공 용어를 이해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는 활발한 토론으로 가능할 것입니다. 이때, 같은 언어는 물론 감성까지 나눌 수 있는 한국 과학자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취지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각각 재미과학자 협회와 재캐나다 과학자 협회가 결성된 것으로 압니다. 특히, 재캐나다 과학자 협회 사스카치완 지부장으로서 금년도 총회를 8월 24일, 25일 양일에 걸쳐 사스카툰에서 개최하여보니 그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이름만 듣던 유명한 과학자 분들을 직접 만나뵙고 좋은 말씀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첨단 과학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KOSEN은 너무 좋은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따로 드릴 말씀은 없고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우리 과학 기술자들은 바쁘더라도 외연을 확대하기위해 될 수 있는대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야 할 것입니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저 자체가 후학이기 때문에 5번 항을 답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만 질문을 주셨으니 답해보겠습니다.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회사와 달리 이론을 연구하는 학교는 비상한 머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문제와 목표를 분명하게 정하는 것”과 그것이 정해진 뒤에는 좌절하지 않고 꾸준하게 “답을 찾아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와 목표를 분명하게 정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해 놓은 일들과 하고 있는 일들을 계속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실제로 적용해 봐야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거나, 실험을 할 수 있어야할 것입니다. 체력이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되겠지요. 또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는 여러 가지 좌절을 겪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패가 있으면 본인의 “문제와 목표의 설정” 단계로 다시 되돌아가서 수정될 사항은 없는 지 확인해 본 뒤 다시 답을 찾아 노력하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KOSEN회원님들 모두에게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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