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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또 다른 도전의 에너지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지금으로부터 10년쯤 전에 일입니다. 학부 2학년에 재학하던 시절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도 마냥 좋게만 보이던 “의사의 길로 들어서느냐? 아니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화학의 길로 꾸준히 할 것인가?”로 방학내내 한참을 고민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온 겨울을 보내고 교정에 벗 꽃이 필 때쯤 대학원 선배이자 시간강사로 계시던 분이 실험실로 저를 불러 올리셨고 싱겁게도 그 길로 몇 개월을 고민해오던 진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연구라는게 정확히 무엇인지 모를 학부생이 실험실 생활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돌이켜 보면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면 출퇴근이 엄한 실험실 생활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게 2년간의 학부생활을 마치고 정식 대학원에 입학을 했습니다. 그 길이 지금 제 생활의 전부가 되어버린 연구자 생활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석사 마지막 학기를 남겨둘 때쯤 미국 Ann Arbor에 있는 미시간대학교에 2개월간 방문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고 박사와 취업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저에게 고민의 끈을 내려놓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던거 같습니다. 이후 2003년부터 시작된 박사학위 동안의 생활은 두려움과 희망, 근심과 행복 등 여러 번 인고의 나날들이었고 그런 어려움을 즐겁게 다스릴 때쯤 졸업이 다가왔습니다. 박사학위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을 떠올려 보면 1년간 해외공동연구의 기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국내에서 2년 반이라는 박사기간은 많은 행운과 기회를 안겨준 시기였지만 늘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무언가에 눌려있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고 이러한 부분이 항상 마음의 짐이 되었습니다. 그럴 때면 지도교수님이 “꿈을 간직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꿈의 큰 테두리 안에 자신이 함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박사기간 동안 미국의 유타대학에서 1년간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 기회는 현재의 박사후연구원 생활에 영향을 주었고, 앞으로 현재의 생활 또한 미래에 있을 나의 모습이 되리라 믿기에 바쁜 하루하루를 지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다시금 뒤를 돌아보니 벌써 이렇게 학창시절에 대한 글을 써야 할 만큼 시간이 흘러버렸나 하는 생각에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도 남지만 늘 그렇듯 저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행복과 행운이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쳐 행운인지 인지하기도 전에 지나쳐온 것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합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연구중인 화학 및 나노바이오센서 (nanobiosensor)는 넓은 의미에서 생물학적 요소 (효소, 항원, 항체, 생화학물질 등)와 분석대상 물질과의 반응에서 나타나는 전기화학적 변화, 열에너지의 변화, 형광 또는 색의 변화 등을 인식 가능한 신호로 변환시켜주는 장치와 결합하여 제작한 기구를 지칭합니다. 그 중에서 현재 전기화학적 변화와 관련하여 반도체 성질을 지닌 나노입자 (nanoparticle)와 탈수소화효소 (dehydrogenase enzyme)를 이용하여 보조인자 (cofactor)에 무관한 바이오센서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전형적인 바이오센서의 기본원리를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출처: 바이오인, 2003년 8월호)
    나노바이오센서는 1962년Clark이 당산화효소가 고정된 막을 이용하여 산소측정 전극의 표면에 부착하여 포도당센서로 알려지며 지난 반세기 가까이 자연과학, 생물공학, 화학공학, 전자공학, 생명공학 및 컴퓨터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미래를 주도할 산업으로 각광 받으며 활발하게 연구되어 왔습니다. 그간 학문적 발전 또한 상당한 진보를 이루었고 저의 연구활동 또한 이러한 학문의 유기체적 발전과 진보를 바탕으로 박사학위 기간에 십여편의 연구 논문을 발표한바 있습니다. 앞으로 나노입자와 생체고분자와 결합된 효소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바이오센서 개발에 연구의 중심을 두고자 합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해외 기관에서 연구활동을 수 차례 수행하면서 생활면이나 연구활동 그리고 미래의 내 모습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웹상을 찾아보던 중 “National Postdoctoral Association”을 알게 되었고 한국인을 위한 정보공유를 함께하자는 취지에서 국내 포털사이트중 한곳에 “Korean Postdoctoral Association (KPA)”이라는 이름으로 2006년 문을 열었습니다. 커뮤니티의 특성상 포탈사이트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과 해외접속의 어려움으로 2008년 3월에 다시 이곳 KOSEN으로 자리를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비록 KOSEN을 알게된건 그 이전이지만 실제로 구체적인 활동을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짧은 기간이지만 여러 지인 분들의 도움으로 많은 정보를 함께할 수 있었고 현재는 부족하지만 제가 KPA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몇 년전 KOSEN을 처음 접했을 때 선뜻 어떤 곳인지 정확히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통상적으로 그렇듯 첫 화면만 보고 생각한 저의 편협한 판단입니다. 최근 KPA라는 커뮤니티 카페의 보금자리를 이곳으로 옮기고 나서야 KOSEN이 다른 곳과 분명 다르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현재 KOSEN에서 운영되고 있는 “What is?” 와 “자료요청”은 연구를 수행하면서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나 유사 학문분야에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유용한 공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신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발휘하리라 생각됩니다. 최근 이공계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온라인 공간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그곳에서 다양한 의견과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모든 학문분야의 이공계 종사자가 함께 정보를 주고 받고 학문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다소 제한적인 게 현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KOSEN에서 적극 시도하고 있는 해외거주 한인학생회 지원이나 커뮤니티 활성화 방향은 국내외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을 많은 이공계 종사자들에게 하여금 KOSEN에서의 활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불어 KOSEN에서 어느 한분야나 특정 계층에 치우치지 않는 모든 이공계 종사자가 편하게 참여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 주기를 기대해 보며, 더불어 저희 KPA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이제 막 학위를 마치고 홀로선 이공계 종사자중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에게 격려를 한다는게 조심스럽고 부족한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박사학위를 하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늘 함께해온 글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첫째는 Les Brown의 “Shoot for the moon. Even if you miss, you’ll land among the stars.”입니다. 학위과정중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밀려올 때면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서 늘 생각하고 함께했던 글입니다. 지금 꿈꾸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이 언젠가는 함께 하시리라 확신합니다. 두번째는 1937년 비타민C의 역할을 밝힌 공로로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은 알베르트 센트 디외르디의 “Research is to see what everybody else has seen, and to think what nobody else has thought”입니다. 이 글은 과거 존경하던 교수님의 연구실에 붙어 있는 글을 보고 접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 항상 실험실 생활할 때 깊이 생각했던 내용입니다. 실제로 교수님은 저에게 “Research”가 무엇인지 “Search”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제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지도해 주셨던 분입니다. 이제 막 과학자의 길로 접어든 모든 분들에게 제가 지녔던 꿈의 소중함과 연구의 가치를 함께 나누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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