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에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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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소 소개 (https://www.eiee.org)
저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RFF CMCC European Institute on Economics and the Environment 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고 있는 김영재라고 합니다. 미국와 유럽의 환경 에너지 경제 및 정책 공동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RFF와 CMCC는 2018년 7월을 시작으로 공식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최대의 에너지 환경 경제 정책 싱크탱크인 RFF (Resources for the Future)와 유럽의 최대 에너지 환경 경제 정책 싱크탱크인 CMCC (Centro Euro-Mediterraneo sui Cambiamenti Climatici)가 합쳐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EIEE로 새롭게 거듭나게 되어습니다. 본 연구소는 미시 및 거시 환경 에너지 경제학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특히 기후변화 모델링이 특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환경 경제학자들의 클럽 (학문적 이너 서클)으로 불릴 정도로 전 세계 에너지 환경 에너지 경제 연구 및 정책 입안에도 많은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RFF (Resources for the Future)는1952년 미국에서 설립된, 중도의 비영리 환경 에너지 경제 싱크탱크이며, 현재까지 65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경제학과 사회과학에 기반을 둔, 환경, 에너지, 천연자원 등에 관한 독립적 연구를 수행하는 비영리, 비정파 조직으로 윌리암 페일리 (Wiilliam Paley)의 제안으로 창립되었으며, 환경 에너지 경제 연구 및 출판 활동을 통해서 주요 학술지에 많이 싣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 위치하고 있는 FEEM (Fondazione Eni Enrico Mattei)은 1989년도부터 시작하여 유럽 연합 및 이탈리아 정부의 기후변화, 환경, 에너지, 지속가능성에 관한 경제경영정책 자문을 주로 해왔으며, 특히, 지속 가능한 개발 및 글로벌 거버넌스와 관련된 문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소입니다. ENI가 설립하고 1989 년 이탈리아 공화국 Francesco Cossiga 이탈리아 대통령이 인정한 2014 년 FEEM은 연구, 세미나 및 출판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발 분야에서 25 년간의 활동을 완료했으며 현재는 기후 변화에 대한 완화 및 적응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 및 환경 문제 연구, 기후변화 완화 및 혁신, 에너지 전환, 기후변화 경제 영향 및 적응, 에너지 시나리오 및 정책,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CMCC (Euro-Mediterranean Center on Climate Change)는 FEEM에 몸담고 있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005년 출범하였으며 현재는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CMCC의 사명은 "지중해 지역에 특히 중점을 둔 기후 변화와 그 원인과 그 영향의 성격과 메커니즘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향상시키는 것"과 지구 기후와의 상호 작용입니다. 특히 기후 변화 평가, 지중해의 해양 환경을 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으로 보호, 생태학, 임업 과학, 보건 및 경제, 위해 관리(기후, 기름 유출, 연안 부화 및 수자원과 관련된 자연 재해), 운송, 농업, 에너지 및 관광, 또한 위성 원격 감지를 통해 CMCC는 생태 환경 자원 모니터링(물, 농업, 임업), 자연 및 인위적 위험으로 인한 위험의 분석 및 예방, 에너지 및 운송 네트워크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것을 연구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제 협력은 여러 국제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CMCC의 핵심 활동이며, 이탈리아와 다른 국가 간의 양자 협정에 따라 유럽 프로젝트 및 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부처가 주도하는 국제 프로젝트의 운영 연구 조정 및 관리 이외에도 CMCC는 IPCC, UNCCD, UNEP 및 UNFCCC를 포함한 여러 다자간 국제 활동을 지원합니다.
2. 연구 활동
환경경제학자로 에너지 환경 문제를 연구한다는 것은 에너지라는 특정한 키워드에 얽매이기보다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문제를 어떻게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적 도구로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탄소세 혹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입니다. 이러한 정책적 도구가 에너지 혁신에 미치는 영향 및 기업/산업/국가의 경쟁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으로 살펴 보고 있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정부 정책 평가를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정책적 결과가 정책입안에 다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복잡한 과정으로 경제학이론 하나만으로는 모든 것이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사회과학적 지식도 총동원하여 정부 정책과 에너지 혁신 및 경쟁력의 인과관계에 대해서 새로운 데이터 및 방법론을 적용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것들이 유럽 연합의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 정책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나아가서 한국 사회에도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3. 밀라노에서의 생활
밀라노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3월임에도 불구하고 낮기온이 20도 넘어 가면서 초여름 날씨처럼 느껴집니다. 3~5월과 9~11월 사이의 날씨가 가장 최적으로 예상되며, 7~ 8월은 강렬한 햇빛과 함께 30도를 넘는 날이 많아져 이탈리아 사람들도 무더위를 피해 이 시기에 여행을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영국에서 이사를 왔기 때문에 밀라노의 충분한 일조량과 햇살만으로도 기분을 들뜨게 하기엔 충분했습니다. 유럽에서 지내보니 날씨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탈리아는 피아트, 페파리, 람보르기니,부가티, 마세라티 등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브랜드 및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국민들도 자동차를 사랑하며, 유럽 국가 중 자동차 소유가 가장 많은 나라로 인구 2명당 1명꼴로 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밀라노시내에는 메트로, 트램,버스,통근열차,공유차,공유자전거,택시 등의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이 있습니다. 유럽은 어딜 가더라도 오래된 건물이 많은 탓이 도로도 좁고, 주차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도로 및 길가에 세워진 차들이 너무나 많으나 특히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탈리아는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밀라노 시내에는 혼잡세를 징수하고 있지만, 자동차를 좋아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다 사로잡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또한 밀라노의 저렴하고 다양한 대중교통은 좋은 이동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일일, 주일, 월간, 연간의 정기 교통권을 구매할 수 있으며, 밀라노 시내의 버스, 트램, 메트로, 기차 (Treno)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도시나 다른 유럽에도 그 지역에 장기거주자에게는 정기교통권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 대중교통비용이 저렴한 편지만, 월간이나 연간권이 따로 없기 때문에 매일 출퇴근할 때 연간으로 계산해 보면,저렴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대중교통은 가끔 이용하거나 관광객에는 비싼 티켓을 판매하지만, 자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는 그 만큼 더 큰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교통 정책도 펴고 있지만, 이런 부분도 감안하여 자가용 운전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대중교통을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들이 더 늘어 났으면 하는 바람도 해 보게 됩니다.
이탈리아에 와 보니, 집구하는게 제일 어려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장벽인 언어적인 문제에 부딪혀야 했습니다. 연구소에서는 영어로 소통을 하기 때문에 업무적으로는 큰 어려움이 없는데, 연구소를 벗어나는 일상생활은 이탈리어가 안되면 불편함이 생기게 되고, 그 중에서 집구하는게 제일 난제였습니다.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원하는 버짓에 원하는 집을 구하는 것은 발품의 노력과 시간에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냥 집구하는데도 시간을 너무 소비할 수 없으니 적정선에서 타협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밀라노 시내에서는 15~20평 사이에 방하나가 딸린 집 (bilocale)정도 집을 구하려면 최소 1200유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부동산을 통해 집을 구하게 되는데 부가세 포함해서 보통 2달치 정도의 월세비용을 지불하는 것 같습니다. Immobiliare.it와 idealist.it 사이트가 가장 많은 부동산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저도 이 곳을 통해 밀라노 근교 Monza라는 도시에 집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월세 구할 때, 독특한 점을 계약하기 전에 집주인과 미팅이 있으며, 일반적인 월세계약기준은 4+4로 기본 4년거주에 4년 연장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부득한 개인사유가 있는 경우, 계약기간에 있는 사전통보기간에 계약해지 사유를 집주인에게 우편으로 통보하게 됩니다. 이탈리아는 소쪼르노(체류 허가증)을 받게 되면, 응급상황이나 위급상황의 의료보험은 무상으로 지원됩니다. 유럽은 대체적으로 행정처리가 느린 편이며,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행정처리해 주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라 동일한 서류를 챙겨 가더라도 어떤 행정처리는 제대로 되고, 어떤 행정처리는 더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듯 밀라노는 쇼핑의 도시이며, 두오모역에 있는 멋진 두오모(성당)과 갤러리아주변과 리네상테 백화점 등 주변으로 쇼핑거리가 즐비합니다. 프라다, 구찌,아르마니, 페레가모,펜디,보테가베네타,토즈 등 이탈리아의 명품브랜드 매장이 즐비해 있습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며, 밀라노에서는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소규모 장인들이 만든 퀄리티 높은 브랜드가 넘쳐 납니다. 이미 알려진 명품도 한국보다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지만, 브랜드로는 알려지지 않은 멋진 신발 ,가방들 매장이 도처에 많으며, 이런 것도 눈여겨 보고 구매하시는 것도 좋은 쇼핑 팁이며, 이탈리아는 겨울정기세일과 여름정기세일이 있는데, 겨울에는 1~3월까지 이어지며, 여름은 7~8월이 정기세일 기간이니 쇼핑을 즐기시려면 이때 오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으로 쇼핑 후 전 세계의 손꼽히는 요리로 이탈리아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이탈리아의 전통 피자, 스파게티, 아란찌니, 뇨끼, 깔죠네, 젤라또, 에스프레소, 티라미슈 등 다양한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모든 이탈리아의 식재료를 모아 Eataly (잇태리)매장이나 이탈리아 체인 슈퍼마켓인 에셀룽가에서 다양한 식재료를 구경하면서 직접 신선한 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어 보는 것도 즐거운 이탈리아 식문화 체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식사도 두오모에 같은 너무 관광지 중심 시내 중심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대체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관광지에는 식당 자릿세 (Coperto)를 인당 1~5유로씩 받습니다. 그리고 유럽은 기본적으로 물이나 음료도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식사비가 예상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보다는 현지인들의 많이 다니는 곳에서 식사하시면 저렴하고 맛있는 곳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까도나,모스코바,가르빌디역 근처, 브레라 미술관 근처, 나빌리오 지역 등이 번화하고 저렴하고 맛있는 곳들이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침에 까페에 들러 에스프레소 한 잔을 서서 마시고는 출근을 합니다. 에스프레소는 한 잔에 1~1.5유로정도밖에 하지 않습니다. 요즘 한국의 커피소비량이 엄청 늘어서 저렴한 커피집도 있지만 커피값이 5000원을 훌쩍 넘긴 커피숍들이 많아져서 커피값이 밥값만큼 비싸졌는데 소비량이 많아진 만큼 이탈리아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를 먹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밀라노에는 2년 전에 스타벅스에서 커피의 종주국인 이탈리아인을 공략하기 위해서 스타벅스 리절브를 밀라노 시내에 엄청난 규모의 인테리어로 공을 들여 지었습니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에서는 겸손해야 한다는 말을 공감갈 정도로 스타벅스 리절브 매장을 밀라노 시내에 엄청난 규모의 화려한 인테리어로 공을 들여 지었습니다. 한국도 리절브 매장이 있지만, 전 세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유일한 규모의 리절브매장이라고 생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구경하려고 명품샵처럼 줄을 서서 기다려 들어갈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밀라노에 명소가 된 것 확실한데, 매일 아침 바쁘게 움직이며, 잠깐 들러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이탈리아인들까지 잡았는지는 의문이 들지만, 밀라노에 오시면 꼭 들려봐야 할 명소는 맞습니다.
제가 사는 Monza도시에 대해 잠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Monza는 밀라노 센트럴이나 가리발디역에서 통근기차로 자주 다니며, 밀라노에서15분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프로방스입니다. Monza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Monza Parco(몬자공원)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Formula 1(F1) 매년 9월에 열리는 자동자 경주가 이 곳에서 열리며, 이 시기에는 Monza도시 전체가 축제분위기가 됩니다. 그리고 저도 올해 F1경기를 직접 관람하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5월이면 표가 매진될 정도로 이탈리아 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자동차 경주입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연구소에서는 모든 연구자들이 학문에 대한 열정이 눈에 보이며, 그런 열정은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분위기와 평가를 받게 만듭니다. 세계 어디에서 일하든 열정과 노력은 항상 빛을 보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 생활이 힘들고 어려운 부분들도 존재하지만, 해외에서 연구하고 생활하면서 그 문화 속에 스며든다는 것은 저의 연구 및 인생에서 더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좋은 정보 감사드리고, 계신 곳에서 역량 잘 발휘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