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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arnegie Mellon University 183일 방문기

KOSEN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 핵심인재 지원 양성사업으로 피츠버그의 카네기 멜론 대학교(CMU)에 다녀온 맹욱재입니다. 2019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6개월동안 인공지능, 머신러닝, 자연어처리, 팀 프로젝트 수업을 들었습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가 명문학교인 만큼 수업과 과제 난이도가 높아 쉽지 않았지만,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6개월 동안 피츠버그에 살면서 찍었던 사진이 1660장인데, 그 중에서 핵심만 뽑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저희 포토에세이는 크게 4가지로 1) 다녀온 프로그램 소개, 2) 카네기 멜론 대학교 소개, 3) 학교의 명물 소개, 4) 학교 생활입니다.

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서 지원하는 글로벌 핵심 인재 지원 양성 사업의 위탁 교육형 프로그램으로 피츠버그 카네기 멜론 대학에 파견되었습니다. 전국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서류, 영문 수학 시험, 영어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된 32명의 학생 중 한 명입니다. 1기로 선발되어 이후 프로그램을 오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감을 갖고 임했습니다. 사진은 출발 전 인천 공항에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는 인공 지능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컴퓨터 공학분야 세계 최고의 대학입니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설립한 Carnegie Institute of Technology와 금융 재벌인 멜론가가 설립한 Mellon Institute of Industrial Research이 통합되면서 지금의 카네기 멜론 대학이 되었습니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피츠버그를 대표하는 인물로 피츠버그 공항에서도 쉽게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는 여러가지 명물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카네기 멜론 대학교를 떠올리면 바로 연상되는 명물을 중심으로 학교의 이모저모를 소개해보겠습니다. 학교의 명물은 크게 5가지로 Walking to the Sky, Hamerschlag hall, The fence, Hunt Library, 랜디포쉬 다리입니다. 그 외에도 유명한 학교 볼거리를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Walking to the Sky
Walking to the Sky는 학교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조각품을 뜻합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상징물입니다. 하늘로 걸어가는 사람들과 밑에서 그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이 조각품은 학교로 등교할 때마다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학교에 다니며 Walking to the Sky만 20장 넘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밝은 날, 흐린 날, 눈 오는 날 등 정말 많이 찍었는데, 구름이 절묘하게 하늘로 이어지는 아래 사진이 제가 직접 찍은 최고의 사진입니다.

아래에 있는 세 명의 사람, 어른 둘과 아이 하나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이 조각상에는 가방과 목도리가 없지만, 학생들이 장난으로 걸쳐 놓으며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장시켜 재미있는 볼거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밑에서 올려다 본 모습은 정말 하늘로 걸어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Hamerschlag hall
Hamerschlag hall 역시 카네기 멜론 대학교하면 여러 사진에 소개되는 대표 건물입니다. 그 모습이 멋질 뿐만 아니라, 피츠버그의 주변 풍경과도 어울리며 볼 때마다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건물도 10장 가까이 찍었고, 그 중에 가장 잘 나온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The fence
The fence는 카네기 멜론 대학 중심에 있는 울타리를 뜻합니다. 학교의 상징물로서 특이한 전통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 밤 중에 누구나 이 펜스에 자신이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적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밤 12시 이후부터 새벽까지 작업을 끝내야만 합니다. NBA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를 추모하는 펜스의 페인팅을 볼 수 있었습니다.

 

펜스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까, 컴퓨터 공학부 건물인 게이츠-힐만 센터에 5층에는 미니 펜스가 있으며,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학생들이 역시나 이 작은 펜스에도 여러가지 익살스러운 메시지를 쓰곤 합니다. 아래 사진은 할로윈을 기념하는 미니 펜스의 모습입니다.

Hunt Library
다음 명물은 헌트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이 명물인 학교는 여럿 있는데, 헌트 도서관은 밤에 멋진 조명이 밝혀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매일 밤까지 열심히 공부할 때는 이 광경을 보며 숙소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The Randy Pausch Memorial Bridge
‘마지막 강의’로 유명한 랜디 포쉬는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교수였습니다. 매우 유능한 교수였던 그는 병으로 안타깝게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를 기리기 위해 드라마 스쿨과 게이츠-힐만 센터 건물 사이의 다리를 랜디 포쉬 다리라고 부릅니다. 낮에본 랜디 포스 다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랜디 포쉬 다리도 헌트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으로 반짝거립니다. 다리를 지나 게이츠-힐만 건물로 들어서면 랜디 포쉬 다리의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외 학교의 명물들
위의 4가지 명물들만큼 유명한 학교의 크고 작은 명물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첫번째는 우등클럽 앞에 있는 사자상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사자상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사자상도 펜스와 마찬가지로 여러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페인트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뀝니다. 할로윈, 코비 브라언트 추모에도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두번째는 Hamerschlag hall과 마주보고 있는 또 하나의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상징 건물인 Fine Ars Hall입니다.

세번째는 Numbers garden이라 불리는 설치 예술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학교 구석에 존재하며,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한인 학부생이 알려줘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거꾸로 읽어야 하는 암호문 같은 것도 있습니다.

네번째는 학교의 마스코트 타탄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전통 개로, 앤드류 카네기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이라 그곳의 전통개를 학교의 마스코트로 삼았습니다.

다섯번째는 풋볼장의 모습입니다. 테퍼 경영대에서 찍은 사진으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아메리칸 풋봇의 연습경기가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여섯 번째는 학교 잔디밭에서 진행된 축제의 풍경입니다. 저도 빡빡한 수업과 과제 속에서 축제에 참여해서 햄버거, 솜사탕을 공짜로 얻어 먹으며 잠깐의 여유를 즐겼던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일곱번째는 여름의 학교의 녹음이 우거진 모습의 사진입니다. 드라마 스쿨에서 코혼 유니버시티 센터, 우리로 치면 학생회관을 옆면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과제가 너무 힘들어 학교를 한바퀴 산책할 때마다 위로를 해주던 풍경입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가운데 버티고 서있는 오랜된 나무 두 그루의 모습입니다. 이 나무의 사진을 여름, 가을, 겨울 별로 모두 찍었는데, 사진이 너무 많아서 여름의 모습만 담아보았습니다.

수업 풍경
학교에서 사진만 찍은건 아니겠죠? 당연히 수업과 과제도 열심히 했습니다. Machine Learning for Text Mining 수업 시간에 Yiming Yang 교수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입니다. 이 수업의 조교가 XLNet이라고 세계 최고의 자연어처리 성능을 선보인 논문의 공동 1저자 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대학의 조교는 역시 학계의 최첨단에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Algorithm for Natural Language Processing 수업에서 David Mortensen 교수님의 수업 장면입니다. 이 수업은 팀티칭으로 Yulia Tsvetkov 교수님과 함께 진행되었는데, 정말 최고의 수업이었습니다. 두 젊은 교수님 모두 매우 열정적이셨고, 마치 과외를 하듯 하나하나 자세히 저희에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수업 뿐만 아니라 저희끼리 모여서 자발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자연어 처리 수업의 퀴즈 공부를 다같이 모여서 했고, 머신 러닝 퀴즈도 함께 모여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수업의 모습입니다. 프로젝트는 라즈베리 파이로 만든 로봇으로 자율 배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어진 주소에 정해진 물건을 승하차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성능으로 최종 경쟁을 했었습니다.

학교 식당
학생증에 식비를 지원받아, 학교 안에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가장 많이 먹었던 3가지 메뉴를 소개 드립니다. 첫번째는 학교 식당에서 가장 비싼 메뉴인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입니다. 역시 가장 비싼 메뉴인 만큼 맛도 가장 좋았으며, 같은 프로그램에 온 정동연 학생이 거의 맨날 먹었던 메뉴로 기억이 많이 납니다.

퀴즈를 보고서 마음이 허할 때 많이 먹었습니다. 다음은 가장 많이 먹었던 아이누들의 기본 메뉴입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먹었던 식사는 토핑을 올려 먹는 음식이 많았습니다. 한식과 가장 비슷한 아시아 음식이라서 가장 많이 먹었습니다.

식당 이름이 아이누들이니까 밥 메뉴 말고 면 요리를 먹기도 했습니다. 면요리는 직접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을만큼 맛있었습니다.

한인 대학원생 모임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한인 대학원생 모임에서 저희를 반겨 주셨습니다. 개강 파티에도 불러 주시고, 탁구 대회에도 참석했습니다. 한인 학부생 모임에서는 한글날 맞이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먼저 개강 파티의 사진입니다.

다음은 한글날 이벤트의 사진입니다. 부스의 모습입니다. 외국 학생들이 오면 한글의 의의와 가치에 관해 설명을 해주던 학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에 분필로 한글을 적어놓은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탁구대회를 마치고 참여한 사람들 모두 모여 같이 찍은 사진입니다. 탁구 대회에서 저는 야밤의 공대생 만화로 유명한 맹기완 학생이랑 같이 팀을 이루어 시합을 했고, 이겨서 매우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이벤트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6개월 있는 동안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이모티콘(Emoji)를 만든 날을 기념하는 날, Human-Computer Interaction Institute의 25주년 기념식, 할로윈 파티, 생일 축하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이모티콘은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Scott Fahlman 교수님이 만들었습니다. 1982년 9월 19일 :-)이 최초의 이모티콘입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는 매년 9월 19일에 이 날을 기념하는 날로 기념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인공지능 수업에 특강 연사로 오신 Scott Fahlman 교수님과 같이 사진을 찍는 영광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직접 티셔츠에 사인을 해주시며, 중고 사이트에 올리지 말라고 농담을 던지셨습니다.

제가 전공하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학교는 카네기 멜론 대학교입니다. 세계 최초로 Human-Computer Interaction Institute를 설립하고 이 설립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제가 있는 동안 25주년 기념일이 있어서 친한 포닥형인 오창훈 박사와 삼성전자에서 파견나온 이상윤 디자이너와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

할로윈
미국에서 할로윈은 정말 큰 명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로윈이 가까워지면 학교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코스튬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 이곳저곳에 설치된 기괴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Human-Computer Interaction Institute가 있는 Newell-Simon Hall 앞서 발견한 자전거를 타는 해골입니다.

다음은 저희 중에 가장 막내였던 노재범 학생이 파라오 분장으로 변신하고 저희랑 같이 기념 사진을 찍었던 모습입니다. 이태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을 학교 안에서도 즐기니, 정말 이곳이 미국이구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생일 축하 야외 파티
32명의 학생 중에 9월, 10월에 생일인 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해서 숙소에 있는 야외 가든에서 파티를 했었습니다. 11월부터는 피츠버그의 날씨가 추워져서 아쉽게도 2번 밖에 못했지만,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입니다.

수료식
6개월 간의 프로그램을 모두 무사히 마무리 짓고, 이를 기념하는 수료식이 있었습니다. 수료증을 받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박수로 축하를 하고, 다같이 모여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지금까지 6개월 간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보낸 시간을 36장의 사진으로 압축 요약해 보았습니다. 1660장의 사진 중에 들어가지 못한 아쉬운 사진도 많지만, 사진을 정리하며 저 또한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그때의 추억을 되살리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혹시 제가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보낸 183일 간의 시간이 더 자세히 궁금하신 분은 저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wookjae_maeng/)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카네기 멜론 대학교 밖의 피츠버그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는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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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HO SONG(cat12) 2020-04-07

사진이돋보이는 방문기네요
1년을 꽉 채우지 않으셔서 카네기멜론의 축제의 버기 경주와 로봇 경주를 경험하지 못하셨는지 사진이 너무 많아 누락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카네기멜론에서 포닥 하던 시절이 생각나는 사진들 감사합니다.

윤정선(jsyoon) 2020-04-10

17년전에 카네기멜론에 있었는데, 그때 추억이 새록새록 돋습니다. 캠퍼스 모습에서 오래전 시간이 소환되는군요. 감사합니다.^^

손지훈(htlaz) 2020-04-15

6개월을 알차게 보내셨다는 느낌을 받습니다.저또한 아주 기분좋게 사진들 따라보며 제가 35년전 몇년간 유럽에 있었던
제 기억들을 함께 떠올려 보았읍니다.즐거운 기분을 주셨던 사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