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이 아름다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는 의대생 이야기
- 4895
- 6
- 8
부다페스트 야경을 담아본 사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세멜바이스 의과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오민영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헝가리 의대는 생소하실 것 같은데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저의 유학생활을 간략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학교의 메인건물인 EOK 건물의 모습니다. 대부분의 1,2학년 생활을 이 건물에서 합니다.
사진 출처 : Elméleti Orvostudományi Központ – Rendezvényhelyszínek (semmelweis.hu)
먼저 세멜바이스 대학교의 영어프로그램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드리겠습니다. 저희 대학교에는 헝가리어 프로그램, 영어 프로그램, 독일어 프로그램 3가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세멜바이스 의과대학 영어프로그램은 1989년부터 시행되었으며, 현재 50개국 출신 약 1700명의 학생들이 영어프로그램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세멜바이스 의대의 학위는 EU국가들, 미국, 캐나다, 한국 등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White coat ceremony 에서의 모습들을 담아보았습니다.
White coat ceremony는 병원으로 첫 실습을 나가는 4학년들에게 학생들의 이름이 수놓아진 흰 가운을 입혀주는 행사입니다. 세멜바이스 의과대학은 6년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3학년의 이론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진급하면 4학년부터 임상실습을 시작합니다. 1-3학년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공부하는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게 됩니다. 조금 쉴 만하면 몰아치는 퀴즈와 시험, 과제들에 허우적대다 보면 방학도 없이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입니다. White Coat Ceremony에는 이렇게 고된 과정을 견뎌낸 학생들에 대한 격려와 의사로서 첫걸음을 떼는 학생들에 대한 응원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Lab medicine 수업에서 연구실의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4학년이 되면서부터는 각 과를 약 2주에서 5주동안 돌면서 실습 수업을 합니다. 사진은 Lab Medicine 수업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대학병원에 있는 연구실로, 병원에서 채취한 샘플들을 받아 분석하고 연구하는 연구실입니다. 환자의 Medical History, Lab value 등 환자의 케이스를 받아 환자 정보를 분석, 진단하고 치료방법을 발표하는 세미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환자들을 직접 보는 과인 내과에서는 입원환자, 외래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습을 합니다. 입원환자의 Present complain, Medical history, Medication history, Family history, Social status 등을 바탕으로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치료방법을 제시하고, 2-3주간의 치료 follow up을 통해 환자의 퇴원까지 함께 지켜봅니다. 환자와의 대화를 위해 3년동안 갈고 닦은 의학 헝가리어가 처음 빛을 발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수업 중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답해 교수님의 눈에 들면 환자의 처치를 보조하는 경험도 해 볼 수 있습니다.
4학년 1학기를 마치는 이시점에서 되돌아 보면, 이번 학기는 여러모로 저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각 과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던 덕에 막연한 환상이 있던 과에 대해서 좀 더 현실적으로 알게 되고, 생각지도 못했던 과에 관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제가 꿈꾸는 의사의 방향성에 대해 좀 더 고민 할 수 있었습니다.
테니스라켓을 처음장만하고 기뻐서 찍은 사진입니다. / 친구가 담아준 저의 드럼치는 사진입니다.
세멜바이스 대학교에는 여러 동아리들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스키, 복싱, 수영, 하이킹, 그리고 줌바 댄스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동아리들이 있는데요, 저는 테니스 클럽의 회장을 맡아 활동 중에 있습니다. 헝가리, 독일, 이란, 프랑스, 러시아 등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모여있는 동아리로 매주 모여 레슨을 받거나 자유롭게 테니스 경기를 합니다. 지금은 시험기간인 탓에 잠깐 쉬고 있지만 다음학기에 다시 테니스를 시작할 마음에 설레어 옵니다.
한인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여러 동아리들도 있습니다. 저는 SEND라는 밴드부에서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버스킹 등 공연이 어려워진 탓에 유튜브에 공연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멤버들과 연습실을 예쁘게 꾸며 크리스마스 메들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밴드부 SEND가 궁금하시다면 유튜브와 인스타를 통해 작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SEnd 012 - YouTube
학교 전경과 강의실 사진입니다.
사진 출처 : Elméleti Orvostudományi Központ – Rendezvényhelyszínek (semmelweis.hu)
아마 헝가리 의대 졸업 후의 진로가 어떻게 될 지 궁금하신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졸업 후의 진로는 크게 세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KMLE (한국의사 국가고시)를 치고 한국에서 인턴, 전문의 과정 수료 후 한국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것입니다. 헝가리 의대 학위가 한국에서 인정받기 때문에 가능한 길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택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USMLE(미국의사 국가고시)를 치고 미국에서 수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험에 통과하더라도 Residency matching이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유럽 국가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것입니다. 헝가리 의대 졸업 시 EU에서 인정받는 의사 자격증이 발급되기 때문에 유럽에서 활동이 가능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희망하는 독일의 경우 추가로 독일어 자격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미리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해 놓아야 합니다.
직접촬영한 헝가리 야경사진입니다.
헝가리 의대생의 생활을 간략하게 사진과 함께 소개해보았는데요, 즐겁게 읽으셨을 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헝가리 생활은 조금 팍팍하지만, 헝가리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즐거움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동네 구석구석 숨어있는 카페를 찾아가는 묘미, 다뉴브 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걷는 밤산책은 힘든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이 글이 해외생활을 하시는 분들께 약간의 힘이 됐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멋지네요! 저희 연구팀에도 실력이 매우 뛰어난 헝가리 의사 출신 연구원이 있어서 그런지 왠지 가깝게 느껴집니다. 한번 방문해보고 싶네요. 공유 감사합니다
여러 이유로 한 번은 꼭 가고 싶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입니다. 헝가리 치대 수준도 높다는 뉴스를 수년 전 읽은
기억 있습니다. 기원하신 목적 이루시고 비록 제 눈에는 끝이 보이려 하는 앞으로 변이 코로나에 조심을.
야경이 멋있네요 헝가리는 가보지 못하였고 프라하에 가봤었는데 그곳도 야경이 멋있던 기억이 있습니다.
힘내셔서 좋은 의사되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국내 충북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입니다. 동계방학 중 연수를 통하여 헝가리 방문 예정에 있습니다. 연수 중 세멜바이스 대학교를 방문하고 싶은데, 학교 소개를 직접 받고 싶어서 댓글 남깁니다! 혹시 생각 있으시거나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아래 메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todus26@chungbuk.ac.kr
국내에 있는 저희에게도 힘이 됩니다 ^_^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고 싶은 곳 헝가리, 야경 너무 멋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려운 의대 공부를 하신다니 정말 존경스러워요. 멋진 사진처럼 올 한해 좋은 일 많이 있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