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4차 산업혁명, 과학의 융합화 그리고 기초 과학

UT Southwestern

정병천(lovejbc)
포함 8명 미국, 달라스

브레인스토밍

1~3차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경험한, 신기술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했던 문제점이 4차 산업혁명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생명과학의 경우, 생명윤리에 반하는 치료제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들이 현재보다 더 많이 생겨날 것이므로, 이의 심각성을 잘 아는 과학자들이 이러한 기술들의 상업화를 제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대한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달되며 그전에는 하지못하는 일들이 실행되고 있습니다. 사람의 지능을 넘어 algorithm과 pattern recognition등을 deep learning으로 계산해 바둑을 천재적으로 둘수있으며 비행기를 사람보다 더 잘 다루고 대량의 정보를 순식간에 이해하고 적용합니다. 이런 기술의 발달에 비해 생명과학의 발달은 너무 뒤쳐저 있습니다. 50년전부터 사용되는 기술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고 다른 분야에서 개발된 것을 잘 흡수을 못합니다. 공학과 군대에서 벌써 사용되는 인공지능 또한 생명과학에선 찾기 힘들지요. 더이상 다른 분야보다 더 뒤쳐지지 않고 산업혁명을 따라가는 것보다 산업혁명을 실행해 가는 과학자들이 되려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가며 다른 분야에서의 개발을 자기 분야에 적용할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딥러닝 (Deep learning)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최근 쏟아지는 방대한 빅데이터 (Big Data) 정보와 연산을 처리하는데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로봇 연구와 의료과학 그리고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딥러닝의 사용 사례가 종종 들려오고 있으며, 특히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많은 양의 시퀀싱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알고리즘 개발과 통계학적 접근이 필요한 바이오 인포매틱스 (Bioinformatics)를 통한 분석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의 분석으로부터 얻은 정보들과 딥러닝이 융합된 인공지능 시스템은 의료학의 발달과 질병 치료를 효율적으로 발전 시킬 수 있을 것 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전까지 만들어졌던 물리적인 산업체제와 사이버세계를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명과학 분야에 한해서 말을 하자면, 그전까지 모여진 방대한 데이타를 분석하고 실험과 가설 만으로는 알수 없었던 새로운 패턴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면 컴퓨터를 이용하는 인공지능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다. 앞으로 생명과학에 종사하는 혹은 종사하고자 하는 과학자들에게 bioinformatics에 관한 기본적 지식이 요구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내가 만든 데이타 외에 다른 사람이 만든 데이타 까지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많은 데이타 중에서 거짓 데이타도 선별할 수 있어야 할 것 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융합과 연결이라고 한다. 순수과학을 하는 연구자들에겐 융합과 연결은 머나먼 응용의 분야로 생각된다. 도대체 무엇을 융합하고 연결한다는 것인가? 누가 추진하고 주최하는가? 사실 많은 경우 융합을 기치로 내거는 사람들의 경우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을 한다. 기실 결론이 없고 기대효과만 부풀리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몇 번의 학회에서 만난 일본교수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좀 색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중에 한가지가 개인의 유전정보를 해독해주는 서비스이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고속으로 유전자의 서열을 알아내는 기기가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업체인 Illumina 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몇 몇 미국의 유명한 연구그룹에서 가끔 나오던 게놈분석 연구가 사실 일본 동경대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배경은 이러하다. 일본의 모 전자기기 생산 기업이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한창이던 20여 년 전, 아직 프로젝트가 완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먼저 움직였다. 그 기업은 앞으로 게놈의 중요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의대에 가서 물었다. 그리고 어떤 기기가 있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그들은 개개인의 유전정보를 단시간에 알게 해 주는 기기가 있어서 이를 바탕으로 맞춤치료를 현실화 할 수 있는 기기를 주문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구체적인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그 기업은 동경대 생물학자에게로 갔다. 우리가 이런 기기를 만들려고 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고 그 인연 덕분으로, 일본 동경대의 연구자들은 남들보다 앞선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후에 만들어진 기기가 어떻게 활용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 경우엔 흥미롭게도 기업이 주도하여 의학과 생물학을 연결하는 융합기술을 개발하고 주도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그렇지만 현재 이 산업의 선두주자는 일본이 아니라 미국의 Illumina 회사이다. 처음의 시작은 일본이 잠시 앞서갔지만, 결국엔 미국에 뒤쳐지고 말았다. 일본기업인 히타치나 도시바가 이런 류의 시도를 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융합은 성공했지만 이를 산업으로 연결시키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자본력과 시장확보등 산업으로의 연결은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아니, 미국의 거대자본과 시장에 주도권을 넘긴지도 모른다. 연구실에서 연구에 전념하는 과학자로서는 분야의 융합도 제한하기 어려운데 산업과의 연결은 더 어렵다. 또한 이를 위해선 전반적인 경제분야 전문가도 함께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과학자들은 사실 자신의 연구결과가 응용되지 못하는 것에 상당부분 아쉬움을 가진다. 그렇다고 스스로가 분야의 융합 산업과의 연결을 구상할 여유나 능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서로의 분야를 두루 섭렵할 또 다른 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할 것이다.

4차 산업 (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의 공통된 트렌드 중의 하나는 collaboration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4차 산업에 속하는 분야 모두 본질적으로 복합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더욱 완성도 높은 연구를 위해서 collaboration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문들을 읽다보면 다른 연구실 간, 다른 분야 간, 또는 다른 나라의 그룹들 간의 공동 작업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세계무대에서 한국과의 공동작업은 다른 나라들 (유럽, 중국, 일본)에 비해 자주 접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4차 산업에서 더욱 폭넓은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이 (그리고 연구단체 및 연구재단들이) 국내 및 국외에서의 collaboration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의견으로, 4차 산업에서는 여러 분야간의 융합 및 practical application쪽으로의 연구가 중요시 되고 있는데 이러한 translational research가 중요한 만큼, 각 분야가 새로운 방향을 개척해나가기 위해서는 basic research에도 동일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Basic research는 지금 당장 혹은 수년간은 세상에 쓰일 소재가 아닐지는 모르지만, 기초과학 연구 없이는 미래에 새로운 적용과학 연구가 이뤄질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90년대에 박테리아를 공부하며 찾아낸 CRISPR 시스템에 대해 꾸준한 basic research가 이어지지 않았다면 지금 CRISPR가 새로운 유전자 편집기술로 성공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과학자 및 사회가 기초과학을 더욱 장려하고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해당하는 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 등에 대해 얘기하면서 과학 분야들의 융합과 기초 발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분석은 생명과학과 의학에 큰 발전을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모임엔 기초 생명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아무래도 기초 과학의 발전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기초 과학은 결국 그것을 이용하는 모든 과학 분야의 발전의 토대가 되며, 나아가 과학 분야 간의 융합으로 발전해 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 결론 내렸습니다. 미래 시대를 준비하는 과학자 입장에서 무엇보다 기초 과학을 더 튼튼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스토리텔링

4차 산업혁명, 과학의 융합화 그리고 기초 과학

과거에 실패했던, 그래서 언제나 공상과학에서만 꿈꿀 수 있었던 인공지능은 이제 더 이상 상상 속의 일이 아닙니다. 애니메이션 [빅히어로]의 로봇 베이맥스는 따뜻하고 귀여워 보이는 캐릭터로 사람의 몸에 이상징후를 발견하면 처방을 해주는 상상 속의 의료용 인공지능 로봇이지만, 인공지능 로봇 바둑 기사 알파고는 세계 최강 바둑 기사인 이세돌 9단 (한국)과 커제 9단 (중국)을 제치고 세계 바둑랭킹 1위에 올랐습니다. 최근 세계 여러 곳에서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를 시범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 자율주행 우버 택시는 우리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경우가 아닐까 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은 생명과학과 의료 분야에서도 많은 부분 접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전 정보의 분석을 통한 질환과의 연관성을 예견하거나 전에 알지 못 했던 패턴의 발견과 예측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빅데이터의 분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실험을 통해 밝혀진 유전자의 메카니즘과 시퀀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질환과의 연관성을 예견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개개인의 유전정보를 단시간에 알게 해 주는 기기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치료를 현실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예를 들면 여성의 브라카 (BRCA)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겼을 경우 80세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87%이고,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5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전 정보 검사를 통해 브라카 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를 알게 되면 미리 질환에 대해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초연결성, 초지능성, 예측 가능성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과학의 복합적 융합을 추구하고 더 빠르고 큰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러한 산업혁명의 시작은 차곡차곡 쌓여온 기술의 진보와 과학의 발전, 그리고 사회적 조건을 기반으로 합니다. 튼튼한 기초 과학의 진보와 발전은 누적되어 다른 과학 분야와의 복합적 융합을 빠르게 접목 시켜 나갈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현재의 과학정책과 연구개발투자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 더 튼튼한 기반 마련을 위한 기초 과학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고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과학자의 자세라고 생각됩니다.

만남후기

  • 정병천

    코센데이에 함께 신청하지 못 했지만 같은 기관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들을 이번 코센데이 모임에 초대하여 함께 토론하고, 밥을 먹고, 즐거운 소풍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 황성환

    비슷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미래 사회에 다가올 변화에 대해 과학자로서 준비해야할 점들에 대해 토론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더욱이, 이 자리를 통해서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함께 모여 친목을 다질 수 있어서 유익한 모임이었습니다.

  • 박노헌

    연구실에서만 있다가 오랜만에 탁트인 야외에 나오니 그동안 갇혀있었던 마음까지 열리는 기분입니다. 또 이번에는 그동안 못보던 학생들까지도 보게 되어 아주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 천솔미

    사실 연구실에서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으면 가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오랜만에 동료 한국인 포닥분들과 학생들을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자주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해요.

  • 유경신

    주로 하고 있는 연구에 관련된 실험에서 비롯된 얘기들만 하다, 넓은 영역으로 주제 범위를 넓혀 같은 분야의 사람들과 토론을 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이야기나 정말 흥미로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와 토론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야외에서 하는 토론은 회의실에서만 하던 토론과 많이 다랐고, 머리와 가슴을 열어주는 좋은 장소가 되었네요.

  • 정병하

    선후배 과학자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친목을 도모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학생들의 열띤 토론을 마주하며 그들의 힘과 투지를 얻고 과학자로서의 소명을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되었음.

  • 김수영

    같은 학교에 있어도 다른 디파트먼트에 계신 한인 과학자 분들은 만나서 교류 할 기회가 세미나 정도 밖에는 없었는데, 이번 코센데이 덕에 다른 과학자 분들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만날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박진석

    맛있는것 많이 먹고 좋은 풍경아래에 사람들과 애기를 나누니 행복했습니다.

  • 김상범

    평소에 잘 보지 못 하던 대학원생들과 박사님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고, 평소에 생각해 보지 못 한 주제로 얘기할 기회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 윤지목

    급속하게 발전하는 과학 기술과 그에 따르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이야기해볼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