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토론주제 : 인공지능 시대 달라진 연구 현장 및 연구자의 모습


BS Reunion

이해인(haeinlee)
포함 6명 미국, Los Angeles, Jeong Yuk Jeom Korean BBQ LA

지난 12월 2일, LA에서 미국에서 포닥 생활 중인 대학원 동문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감사하게도 12회 코센 데이에 선정되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서부 곳곳에서 열심히 연구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과, 멀리 미국 동부에서 온 친구까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LA 내의 한식당에서 맛있는 고기로 식사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모여 근황으로 이야기꽃을 피운 후, 코센 데이 주제인 “인공지능 시대 달라진 연구 현장 및 연구자의 모습”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알파고 이후, AI 기술이 부쩍 대중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여러 AI 기술이 있었지만, 특히 최근 ChatGPT가 나온 이후로 AI 기술이 많은 사람의 생활 속에 더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일부 전문가나 연구자들만 다룰 수 있었던 기술들이 이제는 다양한 산업과 생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로써 일반인들도 쉽게 AI 기술을 접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새로운 혁신과 편의성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연구 현장, 그리고 연구자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박기현
저희들은 주로 미국에서 생명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 직장인들로 코센 덕분에 오랜만에 만나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Computational biology와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연구와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ChatGPT의 등장으로 영어의 작문이나 독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새로운 정보를 찾을 때도 좀 더 수월하게 검색이 가능해졌습니다. 물론 세세한 전문지식의 경우 정확성에 오류가 있고 그것을 진짜인듯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크로스 체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문성이 너무 깊지 않은 질문에 대해서는 꽤나 높은 정확성을 보여, 질문을 잘 선택하면 본인이 잘 모르는 생소한 분야나 기술들에 대해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코딩이 해야 하는 경우에도 ChatGPT가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생물 분야에도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게 되면서 Informatics와 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커지고 있습니다. 여러 DNA와 RNA sequencing 기술들이 연구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고, Alphafold를 필두로 한 여러 protein prediction 프로그램들이 구조생물학과 단백질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손쉽게 분석하게 되면서 약물 선별이나 타겟 유전자 규명 등 여러 스크리닝에 정확성과 효율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AI 기술들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결국 사람이 AI가 해야 할 일을 지시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자가 사용하는 강력한 도구로서 연구의 효율을 증진시키고 있습니다. 오히려 AI 기술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가 연구자 개인의 역량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AI 분야의 기술들이 너무 빠르게 발전 하고 있어 그것들을 따라가는 것에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양수아
저는 이번 모임에서 유일하게 학위과정 중이 아닌 직장인이었습니다. 저는 현재 루닛이라는 한국 AI 의료기기 회사에 Medical science liason으로 일하고 있어서 이번 모임 주제인 AI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대부분 ChatGPT에 대해서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저는 의외로 AI 회사에 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hatGPT를 개인적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ChatGPT를 사용해본 경험으로는 영작문 능력은 저보다 월등하나 정보의 정확성에 있어서는 다소 오류가 있어 크로스체크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ChatGPT를 제대로 활용하고 AI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이 우선이어야한다는 것이 현재로써의 제 생각입니다.
저는 사람을 뛰어넘는 능력의 AI 기술이 대거 등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혜택을 평등하게 누릴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앞으로 우리에겐 소통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의 제안을 수용할지에 대한 의사결정, 연구/산업 현장 최첨단의 동향 파악 등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모임을 통해 저도 연구 분야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고, 연구자분들의 AI에 대한 수용 태도를 파악할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해인
연구 현장에서 AI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제 대부분의 학자는 ChatGPT를 사용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학자들이 모이면 ChatGPT를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특히 영어권 국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메일을 쓸 때조차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문법 체크, 표현의 향상 등에 도움을 주며, 심지어 글을 대신 써주기도 합니다. 또한 한-영 번역은 구글 번역기보다도 매끄럽기까지 합니다. 또한 코딩을 할 때에도 ChatGPT가 유용합니다. 코딩을 대신 해준다거나, 혹은 언어를 변경할 때 (예를 들어 R에서 Python으로) 매우 편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성에 너무 기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Nature 기사에서 ChatGPT를 이용해 쓰인 논문이 발각된 사례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무려 논문 속에 ‘Regenerate response’라는 말이 들어가 있었죠. 논문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ChatGPT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대신해서 써주는 것에는 틀림없이 문제가 있습니다. AI의 확산으로 인해 연구자들은 윤리적인 고민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인간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으며, 연구자들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고려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ChatGPT의 무료 버전의 경우, 없는 정보를 지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논문을 찾아달라고 하면 지어내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듣기로, 유료 버전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한다고 하네요. 언제나 맹신은 금물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AI가 나왔기 때문에 직업을 잃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AI의 발전은 미래의 연구 분야와 연구자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AI를 새로운 tool로 인식하고, 이를 사용하는 방법을 빠르게 터득하는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부적절한 사용은 지양해야 합니다. 연구자들은 AI 기술과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신승우
제 연구분야에서도 AI 기술이 도입되어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이나, 생물학적으로 유래된 콜로이드 입자들의 다양한 구조 형성 역학을 3차원적으로 이미징하여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기록된 이미지 내에서 세포 혹은 세포내 소기관들을 3차원적으로 구분하거나, 막 구조들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약한 시그널 혹은 현미경의 해상도 문제로 인해, 이러한 3차원 구조 구별은 쉽지 않은 문제였고 여전히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 중 하나인데요, 이 문제를 AI를 도입하여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AI로 구분하고 싶은 대상과 비슷한 샘플들을 사람이 직접 3차원 구분한 뒤, 이를 AI에 학습시켜서 실제 데이터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적용된 AI 기술은 3차원 이미지를 다양하게 연산하여 구조를 구분하던 기존의 방법들 보다 훨씬 더 사람이 직접 할 때처럼 정확하게 구조를 구분해주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장성민
생물학은 흔히 여러 과학 분야 중 컴퓨팅 기술 발전의 혜택이 가장 늦게 당도할 분야로 생각되어 왔지만, 최근 딥마인드의 알파폴드가 구조생물학계에 일으킨 혁명을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은 정말 큰 착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단 알파폴드 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백질 구조생물학 분야에 실제로 종사하면서, 문장 언어 기반의 ChatGPT, 이미지 기반의 미드 저니의 알고리즘 또한 적극적으로 구조 계산에 적용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두 프로그램 내부의 알고리즘은 문장형 데이터, 평면이나 입체적 형태의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툴로써 직선형의 단백질 시퀀스, 3차원의 단백질 구조 데이터 분석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에게 ChatGPT는 검색과 코딩 봇, 미드저니는 멋진 일러스트를 그려주는 프로그램일 뿐입니다만, AI에 대한 이해가 있는 연구자들에게 두 프로그램은 또 다른 단백질 구조 연구의 지평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례들을 실제로 보다 보면, wet lab 기반의 연구자들도 이제 필수적으로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를 갖춰야 하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천유진
코센데이를 통해 대학원 동기들과 미국에서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준 코센 단체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친구들과 인공지능에 대해 토론하고 개인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Openai에서 ChatGPT가 처음 나왔을 땐 별로 저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ChatGPT를 적극적으로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을 보고 저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ChatGPT를 잘 활용만 한다면 코드를 짜거나 해석하느라 투자하는 시간을 좀 더 줄일 수 있어서 일의 효율이 좀 더 느는 것 같습니다. 다만, 너무 맹목적으로만 ChatGPT에 의지하지는 말되, 전략적으로 잘 활용만 한다면 저의 좋은 연구 비서가 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각 분야에서 AI의 활용은 다양하지만, 토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ChatGPT였습니다. 공통적으로 AI 기술에 맹목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만 리 타지에 나와서도 동문들과 재미있는 주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코센에 다시 한번 큰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만남후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코센 데이 주제도 재미있고, 의견 교환을 자유롭게 하기에 좋은 주제여서 좋았습니다!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는 기회를 마련해준 코센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코센데이 덕분에 미국 서부, 동부와 한국까지 떨어져있던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AI기술의 활용에 관한 각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어서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좋은 기회에 감사드립니다!

비슷한 지역,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 각자의 고충과 느낀 점들을 공유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기회에 감사드립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미국에 나와 느낀 점들과 AI기술의 활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머나먼 미국땅에서 이렇게 다같이 모일 수 있어서 다들 너무 반가웠습니다. AI 관해서도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