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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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공과대학에서 석사과정 생활

    임안나 (anna1241)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지난 번 코센에서 ‘슬기로운 유학 가이드 세미나’ 에서 연사로 발표를 진행했던 임안나라고 합니다.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공과대학 (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Engineering Mechanics 석사 2년차이며, Volvo cars 에서 석사 논문 진행중에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코센에 제가 사랑하는 스웨덴에서의 유학 생활을 공유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직 한국 사람들에게 생소한 북유럽 국가지만 이 곳에서의 유학 생활은 어떨지 함께 보실까요? :) 석사 유학을 결심 하기 전 우연한 기회로 스웨덴에 휴가를 왔었습니다. 그 휴가 이후로 불현듯 스웨덴 유학 행을 결심했습니다. 그땐 스웨덴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었고 큰 관심도 없었을 때였는데 스웨덴에 있었던 2주가 어찌나 즐겁고 행복했던지 아직도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었는데 이 곳은 겨울 밤이 워낙 길어서 오후 2시만 되면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우중충 한 날이 대부분이라 2주 중 해를 단 두번 밖에 못 봤는데도 무엇이 그렇게 좋았을까요? 지금 돌이켜 보면 츤데레 같은 스웨덴 사람들, 성별과 위치에 관계 없이 개인의 의견을 존중 하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바쁜 듯 하지만 그 속에 균형잡힌 삶이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스웨덴어로는 Kungliga Tekniska Hogskolan 라고 부르며 보통 줄여서 KTH 라고 불립니다. 많은 유명한 엔지니어들과 과학자들을 배출한 이 곳은 1827년에 세워진 약 2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공과 대학교입니다. 학교 입구 쪽에 위치한 건물들과 도서관은 1917년에 지어져 여전히 잘 보존되고 있고 가끔 특정 빌딩 강의실에 들어가면 오래된 도서관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다른 나라의 석사 과정에 대해 잘 모르지만 스웨덴의 석사 생활은 학사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석사 지원 시 교수님 컨택이나 연구실 선택이 전혀 없고 공부 하고싶은 전공만 고른 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수업은 학사와 마찬가지로 아침부터 오후까지 있는 경우들도 있고 90퍼센트가 강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학교 생활 전반적으로 느낀점은 비 유럽 국가에서 온 학생들을 꽤 세심하게 케어 해 주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저희 학교의 경우엔 렌트난인 스톡홀름에서 비 유럽국가에서 온 학생들을 우선 순위로 학생 기숙사에 배정 해주어 정착에 큰 도움을 주고 스웨덴에 도착 하는 첫 날엔 학교에서 공항까지 마중나와 관광 버스로 학교까지 데려다 줍니다. 이케아의 나라 답게 베개부터 수건까지 챙겨주어 유럽 국가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 적도 있었습니다. 과제나 프로젝트는 대부분 팀으로 진행되며 당연히 이곳에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과 대충 묻어 가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처음 입학 후에 유럽권 학생들은 등록금이 무료라 대충 대충하겠지 하는 선입견을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어 본 친구들은 그 반대였습니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교육 받을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에 공부가 정말 하고싶어서 하고 즐거워서 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희 과 친구 중 한명은 38살인데 10년동안 가수 생활을 하다가 엔지니어링 공부를 하고싶어서 학교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주변에 전공을 변경 한 사람들이 꽤 많았고 이 곳엔 ‘평생 직업’이라는 말이 없는 것 같아 어떤 면으로는 부럽기도 합니다.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두지 않고 열린 결말과 같은 삶을 사는 것 같다고 할까요. 스톡홀름 근교에 아름다운 곳들이 많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도시는 웁살라 (Uppsala) 입니다. 스웨덴 내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 웁살라 내에는 1477년에 지어진 북유럽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명문 학교로 꼽히는 웁살라 대학교(Uppsala University)가 있습니다. 도시의 중심에 대학교가 위치하다 보니 도시 전체 분위기가 다른 도시와 사뭇 다릅니다. 웁살라에는 대학교 말고도 웁살라 대성당, 웁살라 성등 역사적인 장소들이 있습니다. 또한 오래된 도시인만큼 100년 된 카페에서 커피도 마실 수 있고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카페 내부 분위기가 요즘 감성과 다르지만 그게 더 매력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100년 된 카페 이야기를 하다보니 물론 스톡홀름 중심에서 지하철로 약 30분 정도에 위치한 곳에도 오래된 브런치 카페가 있습니다. 1800년대에 지어진 건물 그대로를 아직도 잘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항상 놀랍습니다. 주말이 되면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친구분들과 함께 여유로운 Fika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가득 한 곳입니다. 강가 주변에 위치해 바쁜 도시에 잠시 마음이 지쳤다면 이 곳에서 커피와 함께 자연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노벨의 나라 답게 매년 12월 노벨상 시즌이 오면 스톡홀름 전체가 불빛으로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시내 곳곳에 각기 다른 테마로 이루어진 불빛 축제가 열리고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스톡홀름 시티홀입니다. 아티스트가 여러가지 노벨상을 받았던 주제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 낸 작품으로서 실제로 보면 웅장한 노래와 함께 화려한 빛에 압도됩니다. 작년 Nobel light week 때 찍었던 사진인데 당시 눈이 내리고 있어서 눈에 반사 된 색색깔의 아름다운 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또 다른 겨울을 이기는 방법으로는 꽁꽁 얼은 물을 뚫고 들어가 몸을 담그거나 수영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차마 엄두가 나질 않아서 아직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지만 북유럽에서는 감기 걸리기 쉬운 겨울철 면역력을 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에 뛰어든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 친구 중 한명은 미국에서 왔는데 몇 번 시도 해 본 후 너무 개운하고 감기에도 쉽게 걸리지 않는 것 같아서 그 후로부터 거의 매일 아침마다 물에 들어 간다고 합니다. 찬물 샤워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고 하는데 다음에 한 번 시도 해 보고 느낀점을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ㅎㅎ 겨울을 즐기는 방법 중 마지막 방법은 오로라 보기 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버킷 리스트에 있는 오로라 보기가 이 곳 스웨덴에서는 집 뒷 마당에서도 가능합니다. 위에 보시는 사진은 제가 사는 기숙사 뒤 해변에서 촬영 한 것입니다. 보통 여기서도 겨울이 되면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 한참 북쪽인 키루나 라는 곳으로 떠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곳만큼 선명한 오로라를 보기는 힘들겠지만 스톡홀름 시내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게 참 신기했습니다. 흔히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제 유학 2년 동안 매년 겨울 시내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삶의 목표 중 하나인데 누군가에겐 집 뒷 마당에서 볼 수 있다는게 여기 사람들은 참 복 받았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스웨덴 사람들도 여기 살면서 직접 오로라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합니다.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하네요. 아마 자주 볼 수 있어서 일까요. 1년 중 겨울이 가장 길고 어두워 흔히 말하는 Winter depression에 빠지기 쉽지만 이처럼 겨울이라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과 겨울 스포츠 등을 즐기면서 몸을 움직여 긴 겨울에서 살아 남아 또 다른 겨울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이 곳에선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년 과정 중 마지막 학기는 논문 작성 기간인데 이 기간 동안에 학과에서 올라오는 주제를 선택하여 교수님과 함께 진행하는 방법, 회사에서 올리는 논문 주제를 선택해서 인터뷰를 본 후 회사와 함께 진행 하는 방법, 그리고 개인이 논문 주제를 정하는 방법 중 하나를 택해 진행합니다. 저는 산업체와 함께 하는 논문에 더 관심이 있었고 현재 볼보 자동차에서 Natural fiber reinforced plastic에 대한 해석 방법 구축을 관련한 주제로 논문을 진행 하고 있습니다. 석사 유학 전 자동차 업계에서 몇 년간 일하면서 볼보 자동차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볼보 자동차는 더 안정성이 높은지, 공정 과정에서 그리고 주행 시에도 탄소 배출량을 최소로 배출 할 수 있는지 궁금했고 사내 문화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습니다. 논문이라고 하더라도 이력서를 내고 면접 보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관련 경력이 있는게 분명히 도움이 되었지만 기회는 두드리는 자에게 있다는 말처럼 포기하지 않고 지원하고 면접 준비를 한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제가 일했던 환경과 조금은 다른 문화를 경험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본 것 중에 인상깊었던 점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회사인 만큼 사내에서도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끊이 없이 연구하고 독려하며 정말 말 뿐이 아니라 직원 개개인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생활 속에서 직접 실천 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또한 잘한 부분은 반드시 칭찬하고 넘어가며 부족한 부분은 질타와 비난을 하기 보단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는 이해와 관용으로 앞으로 어떤 부분을 함께 수정해 나가면 좋을지 다함께 토론 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유학 생활을 하다보면 여태까지 내가 살아온 환경과 문화가 다르고 다양한 문화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자칫 정체성이 흔들리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쉽게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향수병도 오지만 그것보다 힘들었던 점은 남들과 경쟁하며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다른 친구들보다 뛰어나지 못 하다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를 깎아 내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을 잃어버리면 목표도 잃어버리고 그러다 보면 스스로를 방에 가두고 자꾸만 내가 왜 이 곳에 있는지 의구심이 들게 되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아무도 없는 것 같은 기분에 불확실한 미래가 불현듯 찾아 오는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타지 생활이 쉽지 않다고 하는가 봅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이루고싶어서 이 곳에 있는지를 잊지 않게 상기시켜주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혼자 인 것 같아도 천천히 둘러보면 반드시 내 주변에 날 걱정하는 누군가는 있거든요. 가끔 문화 차이로 힘들더라도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나도 단지 다른 문화에서 온 한 사람이니 내가 틀린 것도 옳은 것도 아니므로 기죽지 말고 항상 당당하게 유학 생활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제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 입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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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BOOK

식물학자의 노트

신혜우 저

안녕하세요, 이번호 릴레이북 주자 윤정선입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근무하고 있구요, KOSEN 운영진입니다. 식물, 생태, 정원 관련 책들을 좋아해서 이번에 여러분들께 ‘식물학자의 노트’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로 알려진 신혜우 박사님의 책입니다. 저자는 인정받는 신진 식물학자이면서 동시에 식물 일러스트로 영국왕립원예협회 국제전시회에서 금메달 4회 수상(2013, 2014, 2018, 2022년)과 최고전시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할 만큼 훌륭한 화가입니다. 진로를 정할 때 그림과 식물을 놓고 고민하다 식물학을 선택했는데, 식물분류학 연구실에서 논문에 들어갈 세밀화를 그리다 보태니컬 아티스트로도 인정을 받게 되니 두 가지 꿈을 절묘하게 이룬 분이지요. 그림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집니다. 월클 식물 세밀화와 재미있는 식물 이야기를 통해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에는 식물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따스한 마음이 담겨 있어서 우리가 중요하게 봐야 하는 식물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어요. 육안으로는 보기 어려운 미세한 부분들도 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고, 식물 전주기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건축가 루이스 설리반(Louis H. Sullivan)이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라는 말을 했는데요, 식물도 각 부분의 모양이 다 기능적으로 이유가 있는 거더라구요. 우리가 하챦게 생각하여 잡초라고 부르는 식물들도 하나하나 뜯어보면 참 아름답고 그 생존 본능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현재 미국 스미소니안 환경연구센터에서 일하고 있고, 식물형태학적 분류, 계통 진화와 같은 전통적인 연구부터 식물 DNA바코딩과 식물 게놈연구 같은 최신 연구를 수행중이며, 식물 생태학 분야로도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저는 저자 북토크에서 직접 뵌 적이 있는데 외모도 식물같이 청초하시고 말씀도 조곤조곤 잘하십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과학자들은 종종 자연에 대한 규정과 규칙을 만드는 인간중심주의의 대표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제게 식물 연구는 식물의 입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과정입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보다 식물의 입장에서 지구에 생존하는 형태, 생태, 진화를 그림에 담습니다. 과학적인 훈련을 통해 식물에 대한 사랑을 조명한 것이 그림이지요. 이런 식물 그림은 보는 이들이 누구든지 간에 식물에 대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다음 주자로 프랑스 ITER에서 인공태양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계신 김병윤박사님을 추천합니다. 지난 여름 이분 댁을 방문했었는데요, 서가에 책이 많이 꽂혀있더군요. 좋은 책을 추천해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자세히 보기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대전이 없었고 중공업과 제조업은 줄었고, 대신 IT와 바이오 산업이 늘어났으므로 군인으로써 또는 근력을 쓰는 노동자로써 남자의 사회적 지위가 많이 하락했다. 반면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는 급상승했다. 아랍권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아직 낮지만, 페미니즘의 거센 물줄기를 타고 점점 개선중이라는 신호가 잡히고 있다. 2018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여성들에게 자동차 운전면허를 부여한 것이 아랍세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큰 사건이었다. 지금은 사우디에 여성 택시 운전사도 있다고 한다. 한국사회 속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는데, 그렇게 철벽 같던 남아선호사상이 뒤집혀서 이제는 여아선호가 대세다. (출산율이 낮아져 사실은  ‘무아선호’가 대세지만, 마음이 불편해서 괄호속에 집어넣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것이 성평등 문화일 터인데, 급속히 진행된 여성화 사회에 익숙해지지 못한 구세대들에게는 좀 불편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이런 ‘꼰대’들에게 절망하지 말고 좀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주길 바란다.  왜냐하면 바깥에서 목소리 크던 그들은, 집에 돌아가자마자  ‘할망구’ 눈치를 보느라 숨소리도 죽이는, ‘생계형 페미니스트’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사춘기를 기준으로 전후, 그리고 갱년기를 기준으로 전후, 네 가지로만 구별해보자. 그러면 유아기-청년기-장년기-노년기로 나눌 수 있다. 나는 유럽과 미국에 장기 거주하게 되어 몇몇 국가들을 상당히 자세하게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각나라들의 다른 문화는 마치 사람들이 다른 나이에 각각 다르게 행동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 해왔다. 이렇게 나라들을 나이별로 분류해보면 글로벌 시대에 맞게 각나라별 다양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유럽은 우리가 알듯이 이제는 노년층이라고 봐야 한다. 그들은 축적된 많은 경험으로 지혜로우며 그동안 모아둔 저축으로 생활도 비교적 윤택하다. 하지만 지금 일해서 버는 돈은 적고 주로 연금 받아서 생활하는 것이니 생계가 불안해 보인다. 여전히 왕성하게 일할 체력이 되는 독일 아저씨가 주변의 연세 든 다른 나라들까지 챙겨주니 그런대로 괜찮지만, 넓은 임야를 가진 러시아 아저씨처럼 자원이 많지도 않다. 그래도 이제는 서로 싸우니라 이웃집들까지 부수는 따위의 무리한 짓을 하지는 않을 터이니, 아마 무리 없이 장수하실 것이다. (옆동네에 싸움에 우크라 청년 편을 든다고 그 너머에 사는 러시아 아저씨가 가스통 배달을 끊겠다고 협박했지만, 하늘이 도와서 이번 겨울은 그다지 춥지 않아 잘 넘겼다.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한다고 핏대를 높였는데, 오히려 온난화 덕을 보았으니 아이러니다.)   미국은 그동안 동네 껄렁껄렁한 깡패들을 혼내주는 정의의 사나이였는데, 이제는 몸이 갱년기에 접어들고 있어 허리도 뻐근하고 관절도 약간 시큰거린다. 그동안 귀찮아서 직접 밥상을 차리기보다 중국아줌마 밥집에서 사다가 먹었는데, 아줌마가 점차 밥값도 올리려 하고 배달도 자주 펑크 낸다. 이제는 손수 밥상을 차려 보려니, 편하게 살던 습관이 하루아침에 잘 고쳐지지 않고 있다.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는 신체의 변화를 직면하고는 마음마저 쓸쓸해지는 ‘오춘기’를 앓고 있는 중이다. 지나간 4년간 트럼프 아저씨의 오기로 ‘오춘기’를 오지게 보내 보았지만, 딱히 달라진 것이 없다. 그래도 ‘부자는 망해도 3대까지 간다’는 말처럼, 당분간 최고부자 자리에서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아줌마는 나이가 좀 되었지만, 우리 동네 시장바닥에서는 신참이라 아직 어린애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타고난 왕성한 체력으로 궂은 일도 마다 않고 돈을 빨아들여 지금은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본 할망구에게 괄시받던 처지였지만, 지금은 일본 할망구는 안중에도 없고 미국 아저씨까지 우습게 보는 것같다. 이 아줌마가 컨디션이 안좋아서 밥집을 하루 쉬겠다고 공지하면 우리동네 전체가 거의 패닉에 빠진다. 그래서 밥집 테이블도 닦아드리고 어깨도 주물러드리며 동네 아이들이 재롱을 떨어야 한다. 몸은 어른이지만, 정신은 아직 어린애 같은 중국 아줌마가 이 시장통에서 몇 년을 일하고나서 고참이 되면 우리는 더 싸고 쉽게 밥을 얻어먹을 수 있을지, 아니면 우리 동네 상가들을 죄다 매입하여 밥값뿐 아니라 월세까지 엄청 올릴 지 알 수 없다. 친하게 지내야 하는지 적당히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 아직 판단이 안서기 때문에 우리들은 아줌마를 만날 때마다 어정쩡한 표정으로 인사드린다.   우리 대한민국의 나이는 얼마일까? 신선한 한류열풍으로 봐서 아마도 한국은 대학 새내기 정도되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20대 초반이다. 아, 물론!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막 끝내고 대학에 입학한지라, 완전 어른은 아니다. 그리고 하숙까지는 아니지만, 중국 아줌마 밥집에 자주 가야 하니 볼 때마다 웃으며 인사하는 예의는 갖추려 한다. 그런데 우리집과 벽을 공유하는 옆집 깡패 고딩 머슴아는 중국아줌마 말만 듣는다. 이 고딩 녀석이 갑자기 혼자서 미국 아저씨 욕을 하며 쌍절곤 연습한다고 골목에서 설쳐대면, 얼른 “아줌마, 나 왔어요!”라고 중국아줌마를 부르며 밥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 그런데 미국 아저씨와 중국 아줌마 사이가 안좋아서 가끔 두 분을 골목에서 같이 마주칠 때 어떻게 예우해야할 지 좀 애매하다. 두 분은 사소한 일에도 종종 삿대질을 하며 서로 언성을 높이지만, 혹시 두 분이 몰래 사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발칙한 상상력이   나래를 펴기도 한다. 하지만 남 애정문제까지 내가 관여할 바 아니고, 나는 빨리 공부 마치고 직장 잡아서 취직하면 그만이다. 아, 그런데 친구들과 노래 부르고 춤추고 놀다 보니 책상에 차분하게 앉아 공부하기가 너무 힘들다… 아예 이 길로 나갈까? 아니면 그래도 공부를 계속해야 하나? 아버지는 요즘 세상 뭐든지 한가지만 잘하면 된다고 하시고, 어머니는 “밥벌어 먹을 기술 하나는 있어야지…” 라며 혀를 끌끌 차시니, 어째야 좋을 지 헷갈린다. 그래도 청춘이니까 취직이니 결혼이니 하는 것들은 잠시 뒤로 미루고, 일단 좀 즐기려고 한다. 하지만 나도 점점 나이를 먹을 터이니, 앞으로 뭘 하며 먹고살 지 정신을 좀 차려봐야 할 터인데…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Wood Lab

본인의 연구주제는 일전에 다루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Wood Lab을 간단히 소개하고Lab이 속해 있는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의 일상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Michigan State University 동물학과에서 학위과정을 처음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미시건주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동물학과 폐지론이 제기되면서 2011년 학교를 옮겨간 곳이 UBC 였습니다. 밀리듯이 옮겨간 상황이라 UBC에 대한 기대 및 조사없이 무작정 도착한 밴쿠버 공항에서 UBC가는 길은 온통 가로수와 벚꽃나무로 둘러쌓여 있었고 그래서 저는 UBC가 아주 한적한 시골에 위치한 학교라 생각했습니다. 도착 후 주변을 살펴보니 주변에 태평양도 있고 숲도 있고 큼지막한 건물도 많은 인구 70만의 대도시였습니다. 기회가 되어 나중에 밴쿠버를 방문하면 동감하시겠지만 건물로 들어찬 다른 미주권의 대도시와 달리 밴쿠버는 잘 정돈된 도시가 자연으로 잘 포장된 아주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UBC는 이런 밴쿠버내에서도 태평양을 접한 서쪽 끝자락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어 더욱 밴쿠버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태평양을 인접한 UBC 캠퍼스 전경(출처:https://you.ubc.ca/virtual-tour/) 전반적으로 UBC는 아주 자유롭고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학풍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UBC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학풍의 근원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UBC의 강의실 어느곳을 가더라도 최소 10 개 이상의 다른 문화 및 언어적 배경을 가진 다양한 학생과 교직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른 문화와 언어는 UBC에서 존중과 기다림을 통하여 어울어지고 결과적으로 UBC의 학풍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문화와 언어가 유사한 사람들이모여사는 지역이 UBC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대표적으로 중국계가 모여사는 Richmond (리치몬드), 인도계가 모여사는 Surrey (써리), 한국계가 모여사는 Coquitlam (코퀴틀람)이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 및 언어 배경을 가진 UBC재학생들의 모습.(출처:https://you.ubc.ca/virtual-tour/) UBC 캠퍼스 옆 Southlands (싸우스랜드) 구역은 캐나다 원주민 Musqueam (무스크엠) 부족이 살고있습니다. 하지만UBC캠퍼스 전체는 Musqueam (무스크엠) 원주민 영토 일부를 80~100년 단위로 장기임대하여 사용하고 있고 따라서UBC가 무스크엠 부족 영토안에 세워졌다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캐나다 원주민은 모피 거래를 시작으로 서구문화와 접촉한 이래 지속적인 영토분쟁으로 지금까지 캐나다 정부와 대치 중입니다. 따라서 원주민 문화의 이해와 존중 및 배려의 노력은 캐나다 사회에서 부단히도 요구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원주민들이 받아들일만큼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회분위속에서 원주민 영토에 세워진 UBC 캠퍼스는 지정학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고 원주민 사회 및 문화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상징하는 원주민박물관 (Museum of Anthropology, MOA) 및 원주민학과를 (First Nations and Indigenous Studies) 운용하고 있습니다. 원주민학과는 재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원주민의 역사, 문화 및 언어 교육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으며 학점이수 또한 가능합니다. UBC캠퍼스에 위치한 원주민박물관 MOA, Musqueam 원주민과 원주민들의 조각품.(출처:https://www.musqueam.bc.ca/) Wood lab의 연구분야는 크게 어류의 호흡, 소화, 및 심혈관계로 구분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박사 주제로 선택한 어류의 호흡은 ‘KOSEN 포토에세이 238회’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조하여 주십시오. 어류의 소화생리는 어류가 살아있는 동안 진행되는 소화효율 및 대사연구와 소화기관을 적출 후 진행하는 세포생리 및 해부연구가 있습니다. 먹이 섭취 후 어류는 소화과정을 거치며 다량의 산소 소비 및 암모니아 배출을 진행하고 이를 생리학적으로 측정한 값을 소화대사라 합니다. 소화대사와 어류의 장을 구획하여 해부학, 생화학 등의 방법으로 얻은 다양한 지표값을 근거로 어류의 소화 메카니즘을 규명할 수 있습니다. 심혈관 연구는 어류가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 및 암모니아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심장이 보여주는 역동성 및 혈액내 화학조성 변화를 조사하여 호흡과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이 핵심입니다. 심장은 독립적으로 혈액내 산소농도를 감지한 후 역동성을 조절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호흡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뇌 기능의 한 범주에서 관리되어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호흡과 심장이 연관성을 갖기 위해서는 뇌기능이 어떠한 형태로 호흡과 심장의 관계를 묶어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결과적으로 외부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 생리학의 일반적인 관점입니다. 이를 증명하고 표현하기 위하여 Wood Lab은 다양한 과학 생리 기법을 이용하여 심혈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뇌기능을 통하여 호흡과 심장이 조절되는 실험방법 도표 (Brain and gills as internal and external ammonia sensing organs for ventilatory control in rainbow trout, Oncorhynchus mykiss. Junho Eom and Chris M. Wood, 2020). 제 박사학위 지도교수 크리스 박사는 이전 대학에서 퇴직 후 지금까지 UBC에서 연구활동을 유지하고 계십니다. 넘치는 열정으로 일단 연구에 들어서면 쓰러지기 전까지 연구실에 남아서 학생과 함께 데이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크리스 박사 덕분에 저를 포함하여 실험실 연구원 대부분은 UBC 동물학과에서 가장 넓은 연구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실험은 가장 자유로운 분위기에 진행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 오후 크리스 박사를 포함하여 실험원들이 모여 간단한 연구실적을 발표하고 있고 연구 결과는 캐나다에서 진행되는 Canadian Society of Zoologists (CSZ) 국내학회와 Society of Experimental Biology (SEB) 국제학회 등을 통하여 공유하고 있습니다. 폭넓은 데이터가 확보되면 다양한 과학저널을 이용하여 결과물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Wood Lab 일상. 스웨덴에서 진행된 SEB 학회 참가 모습과 (좌상)캐나다 밴쿠버섬에 위치한 Bamfield Marine Science Centre의 생활 (나머지 사진). UBC 대학원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대학원 생활의 어려움과 입학과정을 간략히 설명 드립니다.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UBC는 무료의료혜택, 대학원생 포함 저소득 지원정책, 아이들 공교육 무상정책 및 양육비 보조정책 등 다양한 부분에서 개인 혹은 가족을 이룬 대학원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은 과도한 생활비 지출입니다. 과도한 해외자본 유입으로 발생한 부도산 가격 상승은 학생 거주 금액 상승으로 이어져 UBC 학생의 경우 거주비 재정 부담이 학생지원 금액의 50%을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학과를 통하여 받은 생활비의 50% 이상은 거주비로 지출되고 나머지 금액으로 식비 등의 생활비로 사용되기 때문에 대학원생들의 생활이 그리 넉넉하지 않습니다. 또한 최근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눈에 띄게 상승한 물가는 대학원생들의 생활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모든 부분을 지원할 수 없지만 최소 대학원생을 포함 재학생들의 최소식단 관리를 위하여 UBC는 자체적으로 ‘UBC Meal shar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foodhub.ubc.ca). 재학생은 누구나 방문 시간 약속 후 ‘Meal share’ 프로그램을 통하여 충분한 양의 간단 음식 및 재료 등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UBC Meal Share 프로그램 홈페이지 학과마다 입학 규정의 차이가 있지만UBC 대학원 입학은 대부분 지도교수 동의하에 진행됩니다. 특히 실험실 기반의 연구실을 보유한 교수가 대학원생 입학을 희망하는 것은 대학원생의 재정지원을 약속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학과의 역할은 교수에게 대학원생 지원가능 연구기금 증명을 요구하고 대학원생 입학과 동시에 교수연구 기금의 일부를 확보하여 대학원생에게 직접 지원합니다. 즉, 대학원생 선발은 교수가 진행하고 학생의 재정지원은 교수의 기금을 이용하여 학과가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원자는 교수와 연락 후 입학 허가를 받고 이후 해당학과를 통하여 문서 승인을 통하여 UBC 대학원 입학이 가능합니다. [UBC 대학원 입학 과정] 1. 연구를 희망하는UBC 소속 교수에게 CV 등의 내용을 이메일 첨부하여 대학원 입학 희망 의사를 밝힘. 2. 교수와 화상인터뷰 등의 접촉을 통하여 연구내용 및 재정지원 내역을 확인하고 합의가 이루어지면 교수는 지원자의 대학원 입학 승인. 3. 교수는 학과사무실에 대학원 지원생의 인적사항 소개. 4. 대학원 지원생은 이후 학과사무실에 *지원서류를 제출하고 대학원 입학. *지원서류: 이전대학 성적 및 졸업 증명서 (영문), 연구계획서, TOEFL (iBT 80 혹은 IELTS 7.0) 등.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코센의 '멘토링 서비스(kosen.kr/know/mentoring)'를 이용하여 개인의 특성에 맞는 유학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멘토링 서비스’에서 저는 ‘북미유학’, ‘캐나다 생활 및 유학’, ‘영어시험 준비’ 등의 주제를 가지고 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UBC-밴쿠버, Biological Science 건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밴쿠버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저희 연구실 방문해주세요! ■ 주소  : Department of Zoology,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6270 University Blvd, Vancouver, British Columbia, V6T1Z4 ■ 웹페이지  : https://www.zoology.ubc.ca/~woodcm/Woodblog/ ■ 전화  : 1-604-827-1576 ■ 이메일  : woodcm@zoology.ubc.ca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