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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라포밍도 한걸음부터! NASA 제트추진연구소 (JPL) 포닥생활

    양지현 (u238steve)

    안녕하세요 코센 독자여러분~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저의 꿈은 Planet Terraforming (행성지구화계획)이구요, 이런 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현재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JPL)에서 박사후과정 (포닥) 중인 양지현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에게 행성탐사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제트추진연구소는 어떻게 생겼고 또 JPL에서의 삶은 어떠한지 코센 포토에세이를 통해 간단하게나마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제트추진연구소 (JPL)는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여러 산하시설들 중 특히 행성과학 (태양계안의 행성들을 연구하는 분야)에 특화된 연구 및 개발을 하는 연구소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살짝 북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파사데나와 라 카냐다 플린트리지의 경계에 위치합니다.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마크 와트니 (맷 데이먼)가 화성을 무대로 영화가 전개됬다면, 마크 와트니랑 통신을 하고 구출하기 위해 고생하는 NASA 팀원들은 주로 이 JPL을 무대로 영화가 전개가 되는데요, 실제로 영화에서 대활약을 했던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와 소저너도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제작한 탐사선입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Perseverance 로버를 화성으로 보냈습니다. Figure 1. (좌) 실제로 제가 좋아하는 SF영화 중 하나인 마션 (우) 가장 최근 (2020년) 화성으로 보낸 로버 Perseverance 로버의 1:1 모형과 찰칵! 제트추진연구소 (JPL)는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보다 큰 부지를 가지고 있고 그 안에 있는 모든 빌딩에는 숫자가 붙어 있어서 숫자로 표현되는데요, 방금 위에서 Perseverance 로버와 같이 찍었던 사진은 180번 빌딩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소속도 모두 숫자로 표현을 해서 여간 복잡한 게 아닌데요, 최대한 신속하게 이 숫자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일례로 저는 빌딩 183에 위치한 Division 32: Science Division (과학 부서) 에서 Section 2: Planetary Science Section (행성과학섹션)의 Group 7: Laboratory Studies (실험연구팀)에 속하는데요, 그래서 구내식당 (빌딩 167)이나 대회의실 (빌딩 180)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는 183번 빌딩 3227에서 일한다고 하거나 간단하게 Division 32에서 일한다고 소개를 한답니다 Figure 2. 제트추진연구소 지도입니다. 보다시피 모든 건물들은 숫자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에세이에서 설명한 곳들은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니까 앞으로 자세히 봐주세요! 제가 사는 집에서 차로 북쪽으로 210번도로를 타고 쭉 15분 정도를 운전하면 현재 저의 직장인 JPL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정부기관이다 보니 보안에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는데요, 입구에서 불철주야 경찰분들이 차안에 있는 사람들 신분을 일일이 다 확인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시간때는 줄이 엄청나게 길 때도 있습니다. Figure 3. 맑은 하늘 아래 출근길. 항상 저 입구 (Figure 2 지도의 왼쪽아래 빨간 동그라미 부분입니다)앞에서 경찰(!)들에게 제 뱃지를 보여줘야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Figure 4. 왼쪽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왼쪽 중간에 살짝 NASA마크가 보이는데 이곳도 제트추진연구소 포토스폿입니다! Figure 2지도 맨 왼쪽에 있는 West Lot 주차장에 몇 안되는 저의 좋은 친구 둥둥이를 주차하고 제가 일하는 건물 183으로 향하는 도중에 항상 몰 (Mall)을 지나게 됩니다. Figure 2지도를 보시면 180번 빌딩과 167번 빌딩 사이의 빈공간이 있는데 이 곳에는 몰이라고 해서 의자랑 테이블이 있어서 점심시간에는 북적북적 JPL사람들이 모여서 사이좋게 점심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곳입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아침 혹은 퇴근시간 이후 (주로 5-6시경 이후)가 되면 JPL 뒷산에서 사슴이나 라쿤, 다람쥐, 벌새, 코요테 같은 숲속 동물친구들이 자주 출몰합니다. 특히 라쿤 이 친구는 쓰레기통에서 사람들이 먹고 버린 음식들을 꺼내서 먹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에 보면 쓰레기통이 어질러 있을 때가 빈번히 있습니다. 그래서 청소부 친구들 하고는 사이가 안 좋습니다. 하지만 전 숲속 동물 친구들이 참 좋습니다. Figure 5. JPL West Lot 주차장에 서있는 둥둥이 (2023년 기준 14세). 아침에 시동을 걸 때면 대쉬보드에 무지개가 뜨지 않기를 항상, 간절히 기도합니다. Figure 6. 이른 아침에 사람들이 아직 출근 안 했을 때 사슴친구랑 인사하고 상쾌한 아침을 시작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저녁에 또 마주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사슴친구 뒤에 몰이 살짝 보이네요. JPL에서 특히 제가 좋아하는 장소가 있는데요, 바로 수많은 원격탐사선과 위성들을 통제하는 빌딩 230, SFOF 입니다! 이 곳에서는 현재 쏘아 올려서 45년이 된, 현 인류가 만든 것들 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심지어 태양계 바깥!!) 보이져 2호부터 화성에 있는 로버까지 다양한 무인탐사선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곳 2층에는 Gallery room 이라고 해서 관광객들이 2층에서 미션 컨트롤 센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놓았는데요, 영화에 나올 법한 (실제로 나오기도 했고) 곳이라서 관광객친구들을 데리고 올때마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곳입니다. 또한 사람들이 잘 없고 어둡고 조용하기도 해서 가끔 코딩 같은 업무를 할 때 고독한 영화주인공 흉내를 내고 싶으면 이곳에 와서 혼자 하루종일 영화 ‘마션’이나 ‘퍼스트맨’ OST를 틀고 폼 잡으면서 코딩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의외로 능률이 좋아서 자주 이용한답니다 . Figure 7. 빌딩 230 메인 로비, 마찬가지로 포토스팟입니다. 은은한 조명이 기대감을 증폭시켜주는 것 같아서 이곳도 참 좋아합니다. Figure 8. 빌딩 230 SFOF 2층에서 바라본 미션 컨트롤 센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고 항상 가슴이 웅장해지는, JPL을 대표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미션 컨트롤 센타 안으로 해당 미션에 연관된 직원이 아닌 이상 들어갈 수는 없지만, 가끔 운이 좋으면 지인찬스를 써서 (해당 미션에 관련된) 들어가서 구경할 수 가 있답니다. 안에는 무료 나사 스티커도 있어서 들어갈 때마다 4-5개씩 집어와서 쟁여두곤 합니다. 이게 또 지인들한테 선물로 주면 좋아 죽기 때문에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JPL에서 무인탐사선들이 만들어진다고 위에서 말씀드렸는데요, 지금부터 소개할 이곳 SAF (Spacecraft Assembly Facility)가 바로 무인탐사선들이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SAF는 빌딩 179에 위치하는데요, 현재는 지구보다 많은 액체상태의 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탐사할 무인탐사선 ‘유로파 클리퍼’ (2024년 발사예정)를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오기전에 영화 ‘유로파 리포트’를 보면서 유로파로 탐사선을 보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두근두근 거리면서 영화를 보던 기억이 생생한데, 실제로 JPL에서 유로파 클리퍼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니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Figure 9. 빌딩 179 SAF 2층에서 바라본 유로파클리퍼 조립 모습. 벽에 붙어있는 스티커들은 JPL에서 조립된 과거탐사선 친구들인데요, 화성에 가있는 로버친구들부터 목성을 탐사했던 주노, 토성을 탐사했던 카시니 등등 제트추진연구소에서 만들어진 굵직굵직한 친구들 미션패치 스티커가 전시되어있습니다. NASA에서 일하는 것은 어릴적 부터 꿈이였지만 종착점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Planet Terraforming (행성지구화계획)이니까요! 이 원대한 목표는 결코 저 혼자서 이룰 수 없기에 많은 분들과 함께, 한걸음씩 천천히 이루어 나아가야할 건데요, 앞으로 한인 과학자 여러분들과 같이 행성지구화계획을 향해 함께 달려갈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참고로 지난 9월 코센에서 개최한 슬기로운 포닥생활에서 “테라포밍도 한걸음부터” 라는 제목으로 저의 포닥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NASA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포닥을 구할 때 유용한 정보들이 많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그럼 지현이의 활약 stay tuned해주시고 앞으로 또 뵐께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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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 닫혀야 한다 : 자연과 인간의 기술

배리 카머너 저

반갑습니다. 하윤상 선생님의 추천으로 코센의 릴레이북에 참여하게 된 박정현입니다. 저는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라는 전인류적 문제를 앞두고 어떻게 하면 보다 환경친화적인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공부하고 있으며, 석사과정 때는 ‘기후위기의 대표적인 현상인 이상기후현상을 겪을 때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행동 전환의 다짐을 하지 않을까’라는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인터넷 기사와 댓글을 살펴보았고, 우리나라 인터넷 공간에서 어떻게 이상기후현상이 소비되는지를 확인하여 좌절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를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인터스텔라의 포스터에 쓰여있는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말을 참 싫어합니다. 기후위기에 대해 주변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 ‘기후위기는 인류가 역사상 겪어왔던 어떤 환경문제 중에 하나이고 이것 또한 언젠가 인류는 극복해낼 것이다’라는 싱거워하는 반응과 냉소적인 태도를 종종 접하는데, 그때마다 앞에서 말씀드린 그 문구가 떠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반응을 저는 인터넷 공간에서 대중들이 기후위기를 다루는 태도에서도 확인했고요. 맞습니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기후위기의 답을 찾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뒤에 이렇게 한 마디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그 ‘우리’에 ‘당신’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신할 수 있습니까?” 설령 인류는 기후위기를 끝내 극복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때, 극복한 인류의 범주에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두가 다 있을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기후위기는 인류의 문제가 아니라 저와 당신의 문제며, 기후 불평등이라는 단어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기후위기는 인류와 사회의 ‘약한 곳부터 차근차근’ 무너뜨립니다. 당신은 이러한 기후위기에서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치시겠습니까? 아니면 힘을 합쳐 기후위기라는 문제 자체를 해결해보시렵니까? 제가 소개해드리는 생태학자이자 환경 운동가인 배리 커머너의 대표작인 [원은 닫혀야 한다: 자연과 인간의 기술]은 1971년 출간된 오래된 책이지만,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환경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오늘 ‘다시금’ 우리에게 일깨워줄 무언가가 있는 책일 것입니다. 커머너는 현대 환경운동의 초석을 놓은 이로 꼽히며, 이 책을 통해 ‘지속가능성’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과 함께 환경위기를 다룬 대표적 저술로 평가됩니다. 13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생태권 내’에서 존재하는 인간의 존재를 일깨우고, 인간이 발생시킨 환경문제들의 사례들(원자로의 불, 로스엔젤레스의 공기, 일리노이의 흙, 이리호의 물)을 소개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문제들을 일으킨 주요한 원인으로 ‘과도하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드러내고, 환경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의 생물학적 자본이 지닌 한계를 고려한 경제 체제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커머너는 환경 운동가이지만 동시에 생태학자이기 때문인지, 이 책은 많은 과학 용어를 사용하여 환경문제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문사회학도들에게는 자칫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부분부분에 집중하지 말고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글이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금방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환경문제는 나쁜거야’라는 식의 단순하고 근거 없는 모호한 거부감을 독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아 이렇게 문제가 형성되는구나’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1)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Everything is connected everything else). 2) 모든 것은 어디론가로 가게 되어 있다(Everything must go somewhere). 3) 자연에 맡겨두는 것이 가장 낫다(Nature knows best). 4) 공짜 점심 따위는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free lunch). 이 네 문장은 저자가 소개하는 생태학 법칙입니다. 이 책이 아직도 부담스럽게 느껴지신다면 저자가 소개하는 이 네 가지 생태학 법칙만이라도 메모지에 적어 곁에 두고 책을 읽어나가시기를 권합니다. 책을 읽다가 각 환경문제의 복잡함에 매몰되어 갈 때 즈음 이 네 가지 법칙은 여러분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만약 이 책의 전체를 읽기 어려우신 분은 이 생태학 법칙이 소개되는 제2장까지만이라도 읽어보길 권합니다. 제2장까지 읽고난 후에 여러분은 다양한 환경문제를 다루는 제3장부터 제6장까지 단숨에 읽어버리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한번 큰 심호흡을 하고 마침내 여러분은 저자의 주요한 주장이 담겨있는 제13장까지 정주행해버리고 말 것입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이 책이 굉장히 오래된 책이라는 점입니다. 약 50여년 전에 출판되었기 때문에, 소개되는 환경문제도 당시의 것이라 우리에게 생소하고,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저자의 몇몇 주장은 다소 무리해보이기까지도 합니다. 그런데 참 묘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환경문제들과 비슷한 무언가를, 우리는 살면서 어디선가 들어본 것만 같습니다. 저자는 분명 50년 전에 환경문제를 마주하고 분석하고 해결책까지 나름 제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환경운동까지 했다고 하는데, 내가 읽는 오늘에도 상황은 별반 다를 것이 없어보입니다. 이 책이 아직 오늘날까지 효용이 있다는 건데 책을 소개하는 저에게는, 참 다행이며 동시에 불행입니다. 책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있네요. “이 책은 오래되었으나 낡지 않았다.” 환경문제를 뿌리뽑지 못한 채로 새로운 환경문제로 반복되는 인류의 역사를 잘 표현하는 문구 같습니다. 기후위기라는 국지적인 문제가 아닌 전 인류적인 시야에서 확인되는 환경문제가 대두된 오늘, 더 이상 기회를 놓지치 않고 모두가 협력해서 환경문제를 해결해 이 책이 더 이상 필요없는 ‘낡은 책’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다음 필진으로 협동과정 인공지능 전공 석박통합과정을 밟고있는 박찬희 선생님을 추천합니다. 박찬희 선생님은 학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였고 약 1년간 저와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기 위해 협력했던 분으로, 사회적 문제 자체와 해결 담론과의 괴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자의 연구물과 대중과의 괴리가 상당함을 절감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그 간극을 좁히고자 학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와 분야가 완전히 달라 박찬희 선생님이 어떤 책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감이 잡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어떤 것이더라도 박찬희 선생님이 소개해주시는 책이라면 분명 이 한인과학기술자네트워크에 계신 여러분에게 인사이트를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세히 보기

*지지난달에 이어 이번호도 부동산 관련 글로 채웠다. 땅이 흔들리지 않아야 생활이 가능하듯이 사회 저변의 제도가 견고하지 않으면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없어진다. 부동산 문제는 연구환경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인프라 스트럭쳐라고 나는 인식한다. 그래서 반복하여 글을 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하는 기대를 버리지 않은 채로...*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 위기로 부상하고 있다. 1970년에 출생한 국내 신생아가 100만명이 넘었지만, 2020년에는 3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경쟁이 심한지라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필요하지만, 갑작스런 인구감소는 연령대별 분포를 변형시켜 사회를 위협한다. 사람들이 쉽게 동의할 수 있듯이,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집값 그리고 교육비 지출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학벌숭상은 과거제도부터 고시제도까지 수백년을 이어온 유교문화를 통해 우리 모두의 DNA속에 각인되어 나타나는 몽고반점 같은 것이다. 그런데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려는 동기부여를 약화시키면 오히려 기술이나 학문의 하향평준화를 불러올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교육의 근본문제가 성적순 줄 세우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쟁을 전면 폐기하면 잠시동안 모두가 행복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발전의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니까 공부를 잘한 사람에게 더 좋은 기회를 주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진짜 문제는 실력이 준비된 사람을 가리는 진검승부의 기회는 단 한 번 뿐이고 이후 또다른 패자부활전은 미미하다는 점이다. 굳이 패자부활전을 들자면, 동일한 시스템 내에서 재수-삼수라는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그런데 겨우 성년이 된 직후인 어린 나이에 국한되는 패자부활전이어서 상당히 제한적이다. 만약 대학과 대학원 진학이 엄격하게 분리-독립되고 자대학 출신들을 선호하는 풍토만 없어져도 교육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대학원이 또 한번의 공정한 평가의 장을 마련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학원 입시가 공정하지도 않고 졸업과정도 엄격하지 않다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래서 한국 일류대학에서 받은 석박사 학위가 평범한 미국대학 학위보다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는 미국제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미국의 대학원 입시제도는 상당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석박사과정 진학을 위해서는 모두에게 제공되는 표준입학시험이 있고, 출신대학별 차별이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랭킹이 떨어지는 대학에 진학했더라도 그 대학에서 좋은 학점으로 졸업하고, GRE-LSAT-MCAT-GMAT 같은 표준시험 점수를 잘 받으면 상위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다. 그리고 채용하는 기업들은 지원자의 최종학력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 한국도 대학원 입학생들의 출신대학이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속도를 내서 학문적 동종교배를 최소화하고 다양하게 다른 대학들의 문화가 섞일 수 있게 문호를 더 열어야 한다. 이제 주택문제로 눈을 돌려보자. 주택문제는 교육문제와 다르게 정부의 확고한 의지만 있으면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인데, 언제나 모든 정권들이 화끈하게 정책을 밀고 나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시작된 높은 이자율에 힘입어 부동산 저가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니, 미국이 한국집값까지 조정가능한 세계화 시대다. 한국의 주택시장에는 조속히 해결해야 할 아주 취약한 급소가 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전세제도가 그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세는 서민들의 월세를 절약해주는 좋은 제도라고 여태껏 인식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론)이 없던 시절에는 맞는 말이었을 것이다. 옛날에는 개인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택담보대출이 제공되기 때문에 전세의 해악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주택가격의 50%만 가지고 있어도 좋은 조건으로 나머지를 융자 받을 수 있다. 즉 전세금 정도의 돈을 가진 사람들에게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모기지 제도다. 하지만 전세는 융자를 얻어 집을 살 수 있는 정도의 재력을 가진 사람들을 주저하게 만들고 과도한 이사횟수를 만들어 주택시장의 리스크를 키운다. 이 사람이 빠져야 저 사람이 들어오고, 빠진 사람은 저쪽 집 사람이 시간에 맞춰 전세금을 돌려받고 나가야 하는 도미노 리스크를 만든다. 무엇보다 큰 리스크는 요즘 빅뉴스인 빌라 전세사기대란을 만들어낸 갭투자다. 갭투자는 한 개인의 투자위험을 은행이 아닌 또다른 개인이 대신 짊어져주는 악덕투자방식이다. 알면서도 막지 않았고, 아마도 정부의 묵인하에 건설사들이 분양율을 높이기 위해 더 장려한 면이 있었을 것이다. 사회 전체의 리스크를 키우고 안정을 해치는 전세는 아직도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민간금융계의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이다. 하지만 전세제도를 폐기한다고, 무슨 돈으로 달마다 집세를 내느냐며 펄쩍 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전세로 묶인 돈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다른 세입자를 물어와야만 빠질 수 있다는 주인의 최후통첩은 당장 귀에 들리지는 않으니까… 몇 년 전에는 언론들이, 한국에서는 일본 같은 부동산 버블붕괴는 절대 없을 것이니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지금이라도 사는 것이 답이라고 부추겼다. 이제 언론은 곧바로 손바닥을 뒤집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집값이지만 아직은 더 기다렸다가 사야 한다고 떠든다. 극도의 공포를 느꼈기에 최고 봉우리에서 집을 샀기에 이제 파산을 걱정하는 영끌족들에게는 한마디 사과도 없다. 왜 이 커다란 문제에서 정부의 노력이나 영향은 미미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양질의 과학기술자들을 키우기 위한 조치 중에서 주택문제 해소가 아마도 랭킹 1위 아니면 최소한 2위는 될 것 같다. 지금 이공계는 의대-약대에 우수인력을 빼앗기고 있다. 그런데 젊은 세대들이 의대-약대를 선호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판단이다. 평균연봉 차이는 차치하고, 이공계의 짧은 정년과 의사-약사들의 평생 정년만 비교해봐도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의사-약사도 사회에서 엄청 중요한 직종들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축구에 비한다면 그들은 공격수가 아니라, 수비수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수비수만으로는 안되고 날쌘 공격수가 필수다. 메시나 음바페 같이 기량이 넘치는 공격수들이 전부 수비에만 가담하는 축구라면 승리도 재미도 보장 못한다. 사회가 주택문제만 해결해줘도 양질의 과학기술자, 그리고 출산율 증가 같은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터인데, 정말 답이 없는 것일까? 무한궤도를 돌아가는 롤러코스트를 보는듯한 한국 부동산 뉴스를 접하며 마음이 답답해졌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Microsensor Biofilm Research Laboratory

Microsensor Biofilm Research Laboratory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위치한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 (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또는 UCF) 토목환경공학과에 소속된 연구실입니다.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는 현재 미국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은 대학으로 (2021년 가을 기준 7만명) 광학, 디지털미디어, 모델링, 시뮬레이션, 공학, 컴퓨터과학, 및 호텔경영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연구중심의 주립대학 (R1)입니다. UCF 토목환경공학과는 현재 33명의 교수진들이 있으면 약 950명의 학부생과 185명의 대학원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Microsensor Biofilm Research Laboratory는 미국 환경부, 국방부, 해군연구소, 미항공우주국 (NASA), NSF 및 Lemelson Foundation 등에서 펀드를 받아 다양한 환경공학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UCF 나노 과학기술 센터 (NanoScience Technology Center)와 연구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Microsensor Biofilm Research Laboratory에서는 크게 2가지 연구분야가 있는데, 첫번째로는 전기화학을 이용한 나노(또는 마이크로) 센서 기술 개발로, 다양하고 새로운 수질 오염 물질을 쉽게 검출하거나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과불화화합물 (PFAS), 중금속 (납, 아연, 구리, 카드뮴 등), 이멀젼, 살충제 및 마이크로시스틴 (조류 독소)을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칼슘 (Hardness)과 마그네슘과 같은 먹는물 처리에서 모니터링이 필요한 화학물질에 대한 센서를 개발하고 있으며, 전기화학전지 (Microbial fuel cell, MFC)을 이용한 물 독성을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 센서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마이크로 센서는 미세전극소자 (Microelectrode)형태로도 개발되어 사용되어왔는데, 본 연구실에서는 먹는물 소독물질인 염소와 클로라민을 측정할 수 있는 microelectrodes를 개발하여 상수관에서 발생하는 생물막 제어 및 부식 제어에 대한 연구를 미국 환경부와 함께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낮은 수준에서도 오염 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고 간단한 센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또한 나노기술을 이용하여 수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스마트 물 관리의 성공적인 구현을 위해 맞춤형 엔지니어링 솔루션이 필요한 광범위한 응용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일례로 현재 미국내 신종 오염 물질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과불화합물 (PFAS) 처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금속-유기 골격체 (Metal organic frameworks, MOR) 촉매를 이용하여 조류 독소 등을 처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연구 분야로는 미생물 연료 전지 (MFC) 기술을 포함한 폐기물에서 재생 가능한 바이오에너지 생산과 환경 지속 가능성 및 순 탄소 제로 배출을 위한 빛을 이용한 광 조류 바이오수소 생산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생물 전기분해 셀 (Microbial electrolysis cell, MEC)을 이용하여 하폐수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 또한 미항공우주국 (NASA)의 지원으로 진행했습니다. 특히, 녹조류를 이용한 하폐수 처리 및 바이오 수소 생산은 재생에너지 생산뿐만 아니라 폐수처리장 운영에 따른 환경적 영향과 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데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2013년에 신설된 이래, 현재까지 3명의 박사와 7명의 석사를 배출했으며, 27명의 학부생들도 다양한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연구실 출신 중 3명이 현재 대학교 (캐나다 등)에서 교수직으로 있으며, 1명은 미국 해군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명의 박사후 연구원과 5명의 방문교수들도 함께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현재 박사과정 4명과 학부생 3명의 연구원들이 나노기술과 바이오기술을 이용한 고도하폐수처리 및 전기화학센서에 관한 이론과 실험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환경공학과 학생들이 주류이지만, 연구실에서 진행되는 연구 특성상 전자공학, 재료공학, 기계공학, 화학과 학생들도 함께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본 그룹이 속해있는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는 디즈니월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씨월드와 같은 데마파크가 있는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으며, 올랜도 다운타운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약 15마일에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디트로이트 또는 아틀란타를 경유해서 올랜도에 올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이기에 접근이 용이합니다. ■ 주소  : 12800 Pegasus Dr., Suite 442F, Orlando, FL 32816 ■ 전화  : 1-407-823-5304 ■ 이메일  : woohyoung.lee@ucf.edu ■ 웹페이지  : https://cece.ucf.edu/MBRL/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