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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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생활

    채현욱 (chae4000)

    안녕하세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엘에이에 위치한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에서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채현욱이라고 합니다. KOSEN 과는 슬기로운 유학생활을 통해 맺어진 인연으로 이번에는 포토에세이를 통해 저의 엘에이 유학 생활과 제가 재학중인 USC및 간단한 저의 전공분야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Los Angeles는 ‘The’를 의미하는 Los 라는 스페인어와 Angeles가 합쳐진 이름으로써 직역하면 글자 그대로 천사들을 뜻하는 도시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로써 한국에는 날씨 좋고 놀러오기 좋은 관광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Los Angeles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Santa Monica, Venice Beach, Malibu 등과 같은 아름답고 자유로운 바닷가가 펼쳐져 있고, 남동쪽으로는 Pasadena, Irvine 등과 같은 날씨 좋고 거주하기에 좋은 여러 도시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지금은 토론토에 있지만 처음 유학 온 당시만 해도 류현진 선수가 LA Dodgers 소속이었기에 응원을 위해 야구장에 방문하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Manhattan Beach에 위치한 까페에서 바라본 서부 바닷가 풍경 디비전 시리즈가 진행중인 다저스 스타디움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바라본 LA LA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에 위치한 Big Sur, Highway 1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사계절 날씨가 매우 좋고 겨울에도 섭씨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잘 없어서 모두가 살고 싶어하는 최적의 날씨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날씨와 따뜻한 바닷가가 옆에 있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서핑, 골프, 테니스, 하이킹 등 다양한 야외 엑티비티 활동들이 많이 활성화 되어 있고 학교 내외로도 관련 동아리와 소모임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바다 바로 옆에 위치한 Los Verdes 골프 코스에서의 해질녘 풍경 Glendale 에 위치한 테니스 코트에서의 해질녘 풍경 매년 4-5월쯤 만개하는 보라빛의 자카란다와 야자수가 어우러진 LA 도심길 대학원 유학생활이라는게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6-7년까지도 걸리는 긴 여정이기에 어디에서 생활하느냐가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좋은 날씨와 다양한 볼거리, 액티비티 등으로 인해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이러한 환경에서 덜 스트레스 받으면서 연구할 땐 연구하고 여가 시간에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수 있던게 지금까지도 대학원 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는 LA 중심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메인 캠퍼스는 LA 다운타운 옆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의대 및 Bio 관련 된 과들은 Health Science campus 라는 이름 아래 LA 동쪽에 다른 캠퍼스를 두고 있습니다.캘리포니아 명문 종합 사립대 중에 하나로써, 다양한 종류의 단과대와 여러 내/외국인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공부하고 있는 학교 입니다. 화창한 날씨의 캠퍼스,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 찍은 사진이라 캠퍼스에 사람이 많이 없는 모습 초저녁 시험기간 도서관 앞에서의 학교 풍경 매일 연구실에서 퇴근하고 나가면서 마주하는 공대 풍경 실험실에서 바라본 캠퍼스와 LA 다운타운의 고층 건물들 캘리포니아 지역은 미국에 위치한 다른 주 들에 비해 비교적 외국인 비율이 많고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주입니다. 할리우드를 기점으로 하는 Cinema Arts뿐만 아니라 그 외 다양한 예술 및 문화의 복합 지역으로서 학교 내에서도 관련 분야에 대한 전공들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자카란다와 캠퍼스 건물 Hollywood 사인 뒤편으로 위치한 하이킹 트레일에서 공학분야에서도 Qualcomm의 창업주인 Andrew Viterbi의 이름을 딴 Viterbi School of Engineering School 공학 단과대를 기반으로 서부 지역 공대 연구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중에도 제가 재학중인 전자전기공학 분야에서도 다양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작은 학교지만 연구 중심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훌륭한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Viterbi 공대 앞에서 학회 차 LA에 방문한 친동생과의 기념 촬영. 공교롭게도 형제가 모두 전자공학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저는 전자전기공학 분야 안에서도 반도체 소자 및 공정 과정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재 산업계를 대표하고 있는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규소) 를 대체 할 수 있는 물질들 중에서 전기적/광학적 효과가 우수한 3-5족 화합물 반도체의 저비용 고효율 합성 및 소자 제작 연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분야를 세부적인 여러 과정으로 나눌 수 있겠지만, 제가 하고 있는 분야는 가장 베이스 레벨부터 시작하는 트랜지스터 및 광학 소자 하나하나의 퍼포먼스 향상에 연구 분야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목 받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서도 제일 뼈대가 되고 기초가 되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연구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박사 생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USC는 최근 더욱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전반적인 반도체 분야 연구에 대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2021년 새로운 Cleanroom을 오픈하였습니다. Cleanroom에서는 연구에 사용되는 소자들이 어떠한 외부 오염 및 기타 물질에 의해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미세먼지를 최소한으로 하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제작된 반도체 소자들이 나중에 전기/광학적 테스팅을 거치게 됩니다. 이렇게 제작한 새로운 물질 및 소자를 기반으로 연구 논문을 작성하여 차세대 재료 및 소자로서의 가치를 입증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소자 공정을 위한 Cleanroom에서 연구실 동료와 함께 찍은 사진 저비용 3-5족 반도체 합성을 위해 직접 설계 및 제작한 장비 앞에서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제작된 반도체 소자의 미세 구조,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필터 역할을 하는 광소자로 사용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미국 석/박사 생활이 어느덧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 시점입니다. 감사하게도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고 뜻 깊었던 유학 생활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반도체 관련 회사 혹은 비슷한 분야로의 박사후 연구원 (Post-doc) 자리를 알아보고 있으며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자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포토 에세이를 마치며 코센 회원 여러분들과 타지에서 공부 및 연구 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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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BOOK

지민의 탄생

김종영 저

안녕하세요. 심보은 선생님의 추천으로 코센의 릴레이북에 함께 하게 된 하윤상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한인과학기술자네트워크 라는 코센의 명칭에 눌려 제가 이걸 쓰는 것이 맞을까 하는 고민도 되었지만, 함께 연구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분투하시는 모임이라는 것을 의지해서 저의 고민과 또 책에서의 영감을 함께 나누고자 릴레이북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경영학과 행정학을 전공하면서 디지털 전환기에 플랫폼 기업들이 가지는 공적인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더 나아가 공공영역의 플랫폼적 전환에 대해 연구하는 ‘플랫폼 거버넌스’라는 연구주제를 가지고 연구해왔구요. 박사학위논문을 쓰기 직전 이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보기 위해 (주)나이오트를 창업해서 추천해주신 심보은 선생님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기후위기 논문학습플랫폼인 ‘연구산악대’와 기후위기 연구자 부트캠프인 ‘연구원정’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추천드릴 [지민의 탄생] 이라는 책은 대학원에 있는동안 지식과 연구에 대해서, 그리고 연구자와 연구의 역할을 고민하던 중에 제게 큰 영감을 주었던 책입니다. 연구자들이 아니면 읽어보지 않는 학회지와 그것을 예상하고 쓰게 되는 상아탑 속 학술논문의 시대에, 이 책에서 제시하는 ‘지민’이라는 정체성과 ‘지식정치’라는 개념은 연구와 지식이 사회문제의 해결과 진보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오래된 진리를 이 시대에 다시금 소환하는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크게 4가지의 사례에 사례연구를 수행하면서 ‘지식정치’와 ‘지민’의 개념에 대해 십수년간 탐구해 온 내용들을 소개합니다. 삼성백혈병 사태, 광우병 촛불 사태, 황우석 사태, 4대강 사업 등 지난 10년 사이 한국 사회에서 주요한 이슈가 되었던 문제들에 있어서 각 사례들을 ‘지식정치’의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어떻게 국가와 기업, 지식엘리트로 이루어져 있는 지배지식동맹과 당사자와 시민연구자, 언론으로 이루어져 있는 시민지식동맹의 경합을 통해 지식정치가 형성되어 왔는지를 체계적으로 소개합니다. 본 책에서는 지식정치에 대해 ‘펄펄 끓는 얼음’이라는 개념을 들어 소개하고 있는데요. 얼음과 같이 냉철하고 이성적인 영역의 과학에 대해 다루는 의제들이지만 동시에 뜨겁고 논쟁적이며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치의 영역들이 뒤섞여 있다는 점에서 극단의 두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 지식정치의 영역이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일련의 사회문제들은 사실 이러한 지식정치의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그것을 온전하게 해결하는 것은 이 두 성격을 모두 끌어 안은 채로 분투하고 씨름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죠. 지식정치의 뜨겁고도 차가운 성격만큼이나 이 책에서 다루는 이슈들 또한 논쟁적이기 때문에 자칫 각 이슈들에 대해서 과학적 판단 이전에 먼저 이념적인 판단을 전제하고 접근한 편항적인 연구들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어느 편이 옳냐라는 것을 따지기에 앞서 각 이슈들에 있어서 지식의 역할과 연구자의 역할, 그리고 그 연구들을 학습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는 ‘지민(知民, Intellectual Citizenship)’이 등장하는 현상에 대해 포착합니다. 한편에서는 삼성의 반도체 공정과 백혈병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피해자 아버지의 사례를 조명하는 동시에 황우석 사태에 있어서는 BRIC과 시민과학센터만큼이나 황우석의 편에서 나름의 지적체계를 형성한 ‘황빠’라는 그룹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면서 시민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해서 행동하는 과정들에 대해 기술합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현상들은 진보 혹은 보수로 나누는 이분법과 또 다른 결에서 ‘시민’과 ‘전문가 혹은 연구자’를 가르는 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것이 한편으로는 PUS(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의 이상과 같은 시민의 지적 학습 뿐만 아니라 시민이 지식을 통해 학습하게 될 때 나타나게 될 여러 층위의 현상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사실 이것은 절대다수의 대중들에게 지식에 대한 접근권이 보장되게 될 때에 어떤 민주주의적 이상 만큼이나 그로 인해 나타나게 될 부작용과 이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견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타나는 사례들은 출간연도(2017년)로 인해 다소 철지난 이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여기서 마주하는 시민과 연구자 사이, 그리고 지식과 정치 사이의 복합에 대한 통찰은 여전히 큰 시사점을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 책 자체는 한편으로 학계와 연구계가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전환 앞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묵직한 묵시와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대학의 상아탑 안에서 학자들끼리 오가던 학술지와 논문들이 인터넷 상에 업로드되고 누구든 그 지식에 접근해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은 일입니다. 전문가와 대중 사이의 경계가 선명하게 그어지고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문가의 견해와 가르침을 일방향적으로 필요로 하던 시대가 어느덧 언제 어디서든 지식에 접근하고 학습하며 현장과 전문성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만들어내는 시대, 경영학계에서는 십수년전부터 말해오던 Prosumer(Provider + Consumer)의 시대를 우리는 상식으로 받아들입니다. 사실 지민의 탄생에서 이야기하는 ‘지민’이라는 존재는 이제 우리 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상식이 되고 있고, 하지만 동시에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마주하게 되는 증거들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마치 PD와 감독들, 소수의 작가들만 만들어낼 수 있었던 영화와 드라마 및 콘텐츠 시장이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플랫폼들에 의해 공급의 주체들과 질서가 완전히 변화하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지민(Intellectual Citizenship)의 관점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 웹툰 및 웹소설 작가들을 바라본다면 예민(Artistic Citizenship)의 탄생이 가져온 근본적 변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대학원과 학계의 코앞에 다가온 근본적 변화의 실체를 이 책이 묵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보실 때도 어떤 ‘옳고 그름의 기준’보다도 ‘현상’의 측면에서 시민과 전문가, 지식과 정치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파악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동시에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큰 통찰은 저자이신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님의 연구 그 자체입니다. 김종영 교수님이 쓰신 또 하나의 저서인 [지배받는 지배자]에서는 한국 대학원생들의 미국 유학 현상과 유학파 엘리트에 대해 15년 간 추적연구해오면서 한국 엘리트 지식인들을 ‘한국 학계의 상징자본을 갖춘 지배자’인 동시에 ‘미국 학계의 종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지배자’의 속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현상을 예리하게 분석해냅니다. [지배받는 지배자]가 한국 학계와 연구계의 한 단면을 보여준 연구물이었다고 한다면 [지민의 탄생]은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학계와 연구계가 나아갈 한 단면으로서 ‘지민’과 ‘지식정치’의 영역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두 저서에 흐르고 있는 문제의식과 고민이 연구자로서의 교수님 개인이 가지는 근본적인 질문과 진심과 맞닿아 있고, 그것이 십수년의 치열한 학습과 전문성,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학술적 엄밀성과 만나게 될 때에 연구물 그 자체로 ‘펄펄 끓는 얼음’과 같은 모습을 발견하시게 된다면, 연구자로서도 연구란 무엇이고 연구자란 무엇인지, 우리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해 큰 통찰을 가져다 주는 연구이자 저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음 필진으로 추천하는 박정현 선생님은 제 오랜 친구인 동시에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구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자적 삶을 두고 치열하게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학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였지만 1년 동안의 몽골 봉사활동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사막화 현상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목도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환경대학원에 진학하여 현재 박사과정 중에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현장과 지식이 있어야 할 자리들에 대해 예리한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펄펄 끓는 얼음과 같은 연구와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박정현 선생님이 어떤 책과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통찰을 던져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자세히 보기

새해는 코로나를 완전히 뒤로 하고 다시 출발하는 세상이 될 것 같다. 몇 년을 다같이 쉬는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배웠을까? 아마, 특별한 깨우침 없이 또 다시 무한경쟁을 시작할 것이다. 묻지 마 무한 경쟁도 무섭지만, 현 문명에서 정말 불안한 부분은 별로 필요하지 않은 곳에도 IT를 최대한 접목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IT 접목은 시니어 세대들을 계속 변방으로 밀어낸다. 권력 없는 시니어들은 도태되고, 아직 권력을 놓지 않은 시니어들은 주니어들에게 더 많이 의존하게 되어 결국 세대간 분열과 사고의 차이가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 스타일도 날이 갈수록 깊게 적용되고 있다. 잡스가 휴대전화에서 키보드를 없애 버린 것처럼, 이제 모든 메뉴들은 가능한 안보이거나 작게 보이도록 설계된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버튼이어서 메뉴 상단 가운데 큼직하게 있어야 할 것 같은 버튼이 완전 구석에 조그맣게 있는 프로그램들이 늘고 있다. 사전에 사용법을 모르면 어디를 어떻게 클릭해야 할 지 알 수 없는 것들이다. 프로그램들은 왜 이리 친철하지 않을까? 그것은 아마도 프로그램의 평가와 구매가 전문가들에게 의존하기 때문이고, 그들의 시대정신이 “숨겨져야 아름답다”인 모양이다. 현재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앱이나 프로그램, 컴퓨터 셋팅 기술에 시니어들이 소외되는 이 현상은, 세종대왕 당시 평민들이 한자를 몰라 글을 읽고 쓸 수 없던 시절과 유사하다. 그런 백성들을 어여삐 여겨 한글을 창시했다고 하는데, 오늘날 프로그래머들의 철학 속에는 디지털 문맹인들을 최대한 포용하려는 세종 같은 자비심을 찾아볼 수가 없다. 세종대왕의 ‘어여삐 여김’ 대신 스티브 잡스의 신비주의를 추앙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IT가 지나치게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구체적인 사례들이 뭔지…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에서도 기본적인 엔진구동 자체를 제외하고는 전자식 그리고 IT 식으로 모든 것이 굴러간다. 그래서 반도체가  품귀현상을 보이자 컴퓨터가 아니라,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었다. 옛날에는 창문을 내리는 핸들이 수동이었는데, 지금 수동으로 창문을 조작하는 자동차는 찾아보기 어렵다. 차가 물에 빠질 경우,  옛날 수동 핸들로 창문을 여는 자동차는 핸들을 돌려 자동차에 물을 채운 후 문을 열고 탈출이 가능하지만, 이제는 물에 들어가는 동시에 전기선들이 합선되어 창문을 내릴 수 없으니, 엄청난 수압을 받는 문을 열 수 없어 꼼짝 없이 사망한 경우들이 보고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한술 더 떠서 팬시한 전기자동차들은 바깥에 아예 문고리가 보이지 않는다. 문고리 자리를 누르면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에 전기자동차에 불이 났는데, 소방관들이 문고리를 못찾아 문을 열수 없었고, 결국 운전자가 화마 속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보고되었다. 문 바깥이 불꽃에 거슬러지면, 매끈한 문에서 문고리 자리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디자인들은 법적으로 금지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사고가 자주 있는 것은 아니니까, 세월호나 이태원 사고에 준하는 큰 희생을 치르기 전까지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일단 소비품에까지 잡스의 신비주의가 대거 유입되었다. 일전에는 샴푸를 사러 가서 여러 개를 살펴보는데, 도대체 샴푸인지, 부엌세제인지, 아니면 린스인지 명확하게 쓰여진 제품들이 거의 없었다. 설명을 읽어보려고 했지만, 글씨크기가 좁쌀만 하여 가능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좁쌀 크기의 무의미한 설명이 적힌 상품이 법적인 제재없이 가판에 버젓하게 깔리는지 참 의아했다.  IT는 편리한 도구이기 때문에 괜히 배제시키려고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IT 개발자들은 IT가 단순하게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전체를 통합관리하는 종합 시스템화를 추구하며 고객을 유혹한다. 그래서 이 시스템 하나만 구축하면 모든 조직관리, 생산관리, 자재관리, 재무관리, 일정관리, 인사관리가 하나로 연결되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부추긴다. 맞는 말이다. 잘 돌아갈 때는 말이다. 인간이 만든 모든 시스템은 최소한 몇 번은 오동작을 한다. 그런데 통합되지 않은 시스템들은 오동작을 하여도 그 범위가 제한적이며, 동시에 시스템이 다운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통합시스템은 한 번 다운되면 모든 것이 정지된다. 해킹을 당해 데이터가 누출된다면, 이 역시 모든 데이터가 누출될 것이다.IT 데이터는 편리성이 큰 만큼 똑같은 크기의 위험성을 동시에 가진다. 일전에 카카오톡 데이터 센터 화재로 거의 전국이 아수라장을 경험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만약 전쟁 상황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집중과 통합이 보여준 엄청난 편리성은 그 똑같은 크기로 앞에 마이너스 부호가 붙는다. 그래서 경찰이 직접 사람들을 떼어내려고 해도 가능하지 않았던 이태원 사태 같은 엉킨 대형 사고는 IT에서도 언제나 가능하다. IT가 더 많이 적용될수록 꼭 필요한 철학은 정말 필요한 최소한만 적용한다는 생각이고, 최악의 사고는 반드시 발생된다는 약간 지나친 비관주의도 필요하다. 그리고 디지털 문맹인들을 한 명이라도 더 건지려는 인도주의적 시선 또한 필수적 덕목이라고 하겠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University of Waterloo] Quantum Innovation Laboratory

Quantum Innovation Laboratory 는 캐나다 워터루 대학교 전기 컴퓨터 공학과와 양자 컴퓨터 연구소 (Institute for Quantum Computing)에 소속된 연구실입니다. 2016년에 신설된 이래로, 지금까지 2명의 박사후 연구원과7명의 석사들을 배출하였고, 23명의 학부생들도 참여했습니다. 현재는 박사과정 2명, 석사과정 3명, 그리고 학부 학생 2명, 총 7 명의 구성원들이 반도체와 고체 물질을 기반으로 하는 양자 기술 개발에 관한 이론과 실험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1. 양자 시뮬레이터 양자 시뮬레이터는 양자 역학의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의 여러 플랫폼 중의 하나로서, Top-down방식으로 문제의 해답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어느 특정 문제를 선택하여, 그에 최적화한 하드웨어를 준비하고 그 문제의 해답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반도체물질들을 기반으로 하여 양자 시뮬레이터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물질을 molecular beam epitaxy방법으로 웨이퍼를 준비한 후, 나노 소자 공정방법을 이용하여 양자 구조를 제작합니다. 광자와 엑시톤이 결합하여 엑시톤 폴라리톤을 구현하고 photoluminescence spectroscopy를 이용하여 그 광학적 성질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한 양자 시뮬레이터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차원에 존재하는 양자상을 이해함으로 물질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 1. (왼쪽) 주사 전자 현미경 사진으로 찍은, GaAs/AlGaAs 반도체물질을 기반으로 제작된 광자 공명기와 양자 우물 합체된 구조. (오른쪽) 광자와 엑시톤이 강하게 작용했을 때, 엑시톤 폴라리톤이 생성되었을 때 나타나는 Photoluminescence 스펙트럼. 2. 나노 전자광학 소자 개발 최근 다양한 나노 물질들이 개발되었고, 우리 그룹에서는 탄소를 기반으로 한 여러 물질들 (그래핀, 탄소 나노 튜브)과 반도체 성질을 가지는 이차원 물질들을 결합하여 전자광학 소자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차원 물질 합성과 다양한 전자 광자 소자 제작을 하는 그룹들과 협업을 통해 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그룹은 반도체, 양자, 전자기 물리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소자의 전자적 광학적 성질들을 수치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동작 원리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MoTe2/BP/Graphene을 기반으로 하는 광대역 광자 다이오드 (그림 2 왼쪽)를 개발하였고, 수치 시뮬레이션을 통해 , 소자의 에너지 밴드 다이어그램을 통해 전자와 홀들의 흐름 (그림2 오른쪽) 을 그림으로 전류-전압 추세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림 2. (왼쪽) MoTe2/BP/Graphene 을 기반한 수직적 광자 다이오드 구조 (오른쪽) 광자 다이오드안에 그려 놓은 에너지 밴드 다이어그램과 전자와 홀들의 흐름 방향을 표기하여 전류수송 관계를 표현한 그림 (Nano Letters 16, 3278 (2016)). 3. 하이브리드 고전 양자 알고리즘 개발 양자 컴퓨터는 양자 역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산을 수행하고, 고전적 컴퓨팅과는 전혀 다른 구동 방식을 작동합니다. 현재 개발된 양자 컴퓨터에서 구동하는 알고리즘들은 고전과 양자 알고리즘들로 구성됩니다. 최근에 고전 머신 러닝 알고리즘들과 양자 알고리즘을 접합하여 기능성을 향상시키는 분야가 활발한 연구 대상입니다. 우리 그룹에서는 하이브리드 고전 양자 알고리즘들이 양자 하드웨어에서 구현되었을 때 향상된 정도를 수치화 할 수 있는지를 현재 연구의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uantum Innovation Laboratory 는 김나영 교수와 대학원 박사과정 2명, 석사과정 3명, 학부생 2명이 함께 여러 프로젝트 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전자 공학과, 물리학과 전공 학생들이 주류이지만, 학제간 연구 성격으로 인해, 화학과, 화학 공학과, 기계 공학과 학생들도 함께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그룹 구성원들은 Institute for Quantum Computing 와 Waterloo Institute for Nanotechnology에도 소속되어, 많은 그룹 들과의 상호 작용과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 워크샵, 컨퍼런스들을 통해 양자와 나노 분야에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환경안에 있다. 대부분의 연구 프로젝트들이,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새로운 문제들과 씨름하며 그에 대한 해결책들 구함을 목표로 하고, 이론과 실험을 함께 진행함으로 완전한 이해를 추구합니다. 따라서 보장되지 않는 미래에 불안함도 있지만, 예측되지 않는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열정,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땀, 도전 정신과 반복적 실패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끈기와 용기를 배워야 합니다. 본 그룹이 속해 있는 워터루 대학교는 토론토 피어슨 국제 공항에서 서쪽 방면으로 약 90 km로 떨어진 워터루 도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인천공항 토론토 직항편을 이용할 수 있고, 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이기에 접근이 용이합니다. ■ 주소  : 200 University Ave West, Waterloo, ON, N2L 3G1, Canada ■ 웹페이지  : https://research.iqc.uwaterloo.ca/quinkim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