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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교(University Paris-Sorbonne)에서 박사과정 생활

    이수연 (yeon1108)

    안녕하세요, 저는 파리 소르본대학교에서 박사과정 중인 이수연이라고 합니다. 전공 분야는 화학, 그 중에서도 나노 사이언스 분야를 공부하고 있구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서로 다른 성질을 갖고있는 나노파티클을 합성하고 그들을 한 시스템 안에 3D로 정렬시킨 후, 각각의 물리적 속성이 어떤 식으로 서로 영향을 받는지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토 에세이를 통해, 캠퍼스 소개 및 학교 생활뿐만 아니라 저의 파리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제가 연구를 하고 있는 소르본 대학교에 대해 설명을 드릴게요 소르본 대학교는 12세기에 설립된 파리 대학교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유럽 내에서도 볼로냐 대학, 옥스포드 대학 등과 더불어 몇 안되는 오래된 대학 중에 하나예요. 원래는 종합대학이었던 소르본 대학은 1968년, 68혁명으로 인해 파리 시내 모든 대학이 이름을 없애고 숫자로 매겨져 분리되면서 문학대학의 파리 제4대학교와 의학/이학대학인 파리 제6대학교로 분리되었다가 2018년 1월 1일 부로 다시 합쳐져 소르본 대학교로 재명명되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입학 당시 피에르 앤 마리 퀴리 대학 (파리 6대학)으로 등록을 했었는데요, 이과 공과대학만으로 이루어져있는 대학교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소르본 대학교로 소속 대학이 바뀌었습니다. 입학은 파리 6대학, 졸업은 소르본 대학교로 하게 된 셈이죠. 사실 대학교 이름이 바뀐 것이 평소 생활에서 크게 와닿을 때는 거의 없는데요. 그래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특별히 과학이나 프랑스에 잘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소르본 대학교라는 이름을 더 잘 알기에 설명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네요. 저희 대학교 캠퍼스는 파리 지도 내에서 보시다시피, 파리 센터, 그 중에서도 센 강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각종 관광지들과도 아주 가깝구요, 대중교통도 잘 연결되어 있어 파리 어디로든 이동하기도 편합니다. 날씨 좋은 날이면, 연구실 친구들과 테이크 아웃한 점심을 사들고 센 강가에서 햇볕을 쐬며 소풍 겸 점심을 먹을 수 있는데, 기분 전환에 아주 좋아요. 파리에서 공부하는 가장 큰 장점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캠퍼스는 파리 노틀담 성당에서 걸어서 5분 정도면 캠퍼스에 도착할 수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2019년 4월에 일어났던 아주 큰 화재로 인해 노틀담의 많은 부분이 사라진 마음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그 날이 아주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요. 저녁6~7시 경 실험을 끝내고 퇴근하려고 연구실을 나오는데, 새까만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소방차 소리가 끊임없이 나더라구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 진원지가 노틀담 성당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평소 지하철을 타는 노틀담 성당 역까지 걸어 도착해서야, 노틀담 성당이 화재로 불타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도 있었던 숭례문 화재가 떠오르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많은 한국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화재 전과 후, 제가 찍었던 사진으로 비교해봐도, 지붕과 첨탑 포함 많은 부분이 사라진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현재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노틀담 성당은 열심히 복원 사업 중에 있습니다. 아직은 얼마나 걸려야 다시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진 모르지만, 목표가 파리 올림픽 전까지 완성이라고 하니 곧 화재 전의 모습으로의 복원을 기대도 될 듯 합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 또한 파리에 오기 전에 프랑스에 대한, 특히 파리라는 도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물론 수 년간 생활하면서 많은 부분 사라지기도 했지만요. 그래도 여전히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어디를 걸어도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 중심가의 고층 빌딩 건설을 자제하고, 과거의 모습을 유지하는 도시 조경을 유지한 것이, 특히 센 강 주변의 아름다운 파리를 만든 것 같아요. 저녁에 퇴근하고 왠지 집에 바로 들어가기 싫은 날, 센 강을 따라 걸으며 밤 산책을 하곤 합니다. 그러면 어쩐지 스트레스도 풀리구요. 파리에서 사는 것의 특별한 점이라고 한다면, 예술에 대한 접근성이 좋다는 점입니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 등 많은 미술관 및 박물관이 있구요, 뿐만 아니라 시즌별로 다양한 기획전 및 특별전들이 여러 곳의 미술관에서 개최됩니다. 그리고 파리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대부분의 입장료가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이 가능하구요, 미술에 관심이 많다면 연간 회원권을 구입하여 무제한으로 미술관 입장이 가능하기도 해요. 현재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모든 박물관이 임시로 닫은 상태이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저도 연간회원권을 구입하여 퇴근 후 종종 야간 개장한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종종 오랑주리 미술관이 문을 닫은 저녁 시간이면, 밑의 사진처럼 그림와 함께 클래식 콘서트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지역 주민을 위한 행사이기 때문에, 입장료도 1-2만원 정도로 아주 저렴하구요. 뿐만 아니라, 각종 오페라, 클래식 공연, 혹은 콘서트 등도 연중 내내 즐기는 것이 가능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밴드가 한국에 한 번도 내한공연을 오지 않아 공연을 가보고 싶었는데 파리에 유학을 오고 나서야 처음으로 그들의 공연을 가본 적도 있습니다. 물론 찾아보니 요즘은 한국에도 공연을 종종 오더라구요, 하하. 다음으로, 고되다면 고된 유학 생활의 거의 유일한 일상의 즐거움(!), 음식이죠. 왠지 모르게 지치는 날이면 맛있는 거 사먹고 잊어버리기도 하구요. 다른 EU국가들과 비슷하게, 파리도 식당 및 카페에 테라스 자리가 아주 잘 활성화 되어있습니다. 덥디 더운 여름이고 매서운 칼바람부는 겨울이고 테라스 자리 사수하고 앉아 커피 마시는 프랑스인들을 보면 존경심이 들 지경입니다. 저는, 해 잘 드는 봄 여름 날에 주로 테라스 자리를 이용하는데요. 연구실 컴퓨터로 실험 데이터 처리하는게 너무 지겨우면, 캠퍼스 바깥의 테라스 있는 카페로 가서 커피 시켜놓고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광합성도 하고, 카페인도 채우고, 일도 조금이나마 하구요. 물론 종종 맥주나 와인을 곁들여 외식도 하구요. 그리고, 음식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인들 답게 저희 연구실에서는 무슨 일만 있으면 파티를 자주 연답니다. 크리스마스, 새해, 박사생들 졸업 파티, 승진 파티 등등이요. 주인공이 있는 파티는, 주인공이 파티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보통이구요. 크리스마스나 새해 파티의 경우에는, 각자 음식을 조금씩 준비해와서 나누어 먹습니다. 와인의 나라답게, 점심 시간에 파티가 열리더라도 와인 혹은 샴페인을 함께 나눠마시는 것은 국룰입니다. 유학 초반에는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었는데요. 나중에는 하도 이런 일이 자주 있다보니, 파티 음식용 한식 필살 레시피 한 두개 정도는 장착하게 되더라구요. 김밥, 불고기, 호박전, 유부초밥 등으로 잘 돌려막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유학 생활을 최대한 가감없이 보여드리려고 해보았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사실상 지금은, 세계를 뒤덮은 covid-19 사태로 인해 이러한 평범한 일상도 멈춰있습니다. 파리 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에서는 현재 모든 레스토랑이 포장 및 배달 외에는 영업이 불가능하구요. 모든 미술관 및 박물관, 영화관도 몇 달 째 문이 닫혀있습니다. 저조차도 이 포토 에세이를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추억에 젖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제 프랑스도 한국도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곧 이 사태가 끝날 수 있다고 희망적으로 생각해봅니다. 그날까지 우리 모두 각자의 장소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하다보면, 곧 우리 모두의 일상이 이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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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그리는 무늬 (이달의 주자 : 곽지혜)

최진석 저

안녕하세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재생에너지연구소장 곽지혜입니다. 수십년(?) 전 프랑스 유학시절, 한선화 전 KISTI 원장님의 소개에 매료되어 가입한 KOSEN에서 맹활약하며 도움도 많이 받고 좋은 인연도 많이 만났더랬죠. '날아라~ 책!'이라는 까페도 운영하면서, 아래와 같은 문구를 대문에 걸었었는데, 博觀精思 群疑漸釋 豁然有覺 超然自得 - 柳希春 ≪讀書銘≫ 널리보고 곰곰이 생각하면 온갖 의심이 점차 사라져 활연히 깨달음이 있고 초연히 자득하리라 - 유희춘 ≪독서명≫ 요즘엔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사대기만 할 뿐 읽지를 못해서 제 취미가 '책 읽기'가 아닌 '책 사기' 였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활연한 깨달음'과 '초연한 자득'을 위해 다시 책을 집어들었을 때 eisenbahn님의 릴레이 호출을 받았는데요, 아무리 4차 산업혁명 시대라 해도 역시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책은 늘 옳습니다! 읽고 나면 책 안 읽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그 다음엔 무엇을 읽을까 독서 의욕을 자극하는 책, 오늘 소개드릴 최진석 작가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입니다. 정작 이 책에는 '책 속에서 여러분 자신의 진리를 구하지는 마세요'라고 써 있음에도 어느새 같은 작가의 책 세권을 더 질렀네요(역시 제 취미는 책 사기!). 책 제목인 '인간이 그리는 무늬'는 '人文'을 풀어 쓴 것인데, 인문학을 배우는 목적은 바로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제대로 보기 위함이라는 것, 그걸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자아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데 자아의 준비는 자기를 지배하고 있던 이념이나 신념,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런 것들을 부정하고 제거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것들로부터 자기가 지배받지 않고 도리어 반대로 그것들을 지배하고 희롱할 수 있어야 자기가 자기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작가는 또한 우리에게 '지식이 증가하고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 더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졌는지, 더 유연해지고 관용적인 사람이 되었는지, 가족이나 이웃들과 더 잘 지내게 되고 눈매가 더 그윽해졌는지, 더 생기발랄해졌는지, 상상력과 창의성도 더불어 늘어났는지' 묻습니다. 만약 그 대답이 '예'가 아니라 지식과 경험이 우리에게 자유도 행복도 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것들을 쌓고 늘이는데 몰두하는 것이냐고 묻고 있습니다. 사회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행복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지 않기 때문이며, 행복한 국가에서 백성들의 행복한 삶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백성들이 모여서 행복한 국가로 드러나는 것이 듯, 행복을 위해서는 이념에 주도권을 넘기지 말고 자기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라고, 명사로 살지 말고 동사로, 이성에서 욕망으로, 보편에서 개별로 회귀하라고 얘기합니다. 보편적 이성에서 벗어나 개별적 욕망에 집중해야 멋대로 할 수 있고, 멋대로 해야 잘 할 수 있으며, 자기가 움직이므로 자신에 대한 존엄도 중시해 부패에 저항하는 힘도 갖는다고, 이게 곧 德인데, 덕이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향기와 힘을 발산하는 동력으로 회복될 때 인간은 비로소 지식의 저장고가 아니라 지혜의 운용자로, 도덕 연구자가 아니라 도덕 실천가로,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에서 일상적으로 민주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작가는 얘기합니다. 이 책의 부제는 '욕망하는 인문적 통찰의 힘'인데, 이는 곧 '덕'으로 연결되며 저는 어느새 작가의 최근 책인 '나홀로 읽는 도덕경'을 펴고 있네요. 일견 어울려 보이지 않는 욕망과 도덕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 한번 읽어보세요. 삶의 주체력을 가진 개인의 욕망을 통해 자라난 통찰력이 지식을 '사건의 똥'에 머물지 않고 사회의 거름이 되게 하고 지혜로 발전시키는 힘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KOSEN 인연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동서번쩍 '번개'도 마구 국경을 넘던 시절, 그르노블 어느 산중턱에서 shhahn, islee202 회원님들과 핑크츄리닝도 셋뚜셋뚜로 사 입고 야자타임 같이 했던 ABB Korea의 송태준 박사님입니다. 자세히 보기

그나마 제일 공정하며 개인에게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경제제도로 자본주의가 유일하다고 우리는 믿고 있다. 그런데 그 이름부터가 ‘공정’ 또는 ‘투명’이 아니라 ‘자본’주의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돈이 돈을 번다는 뜻이다. 그래서 언론으로부터 자주 욕먹는 현대자동차 원청 노동자들이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하고 잔업수당으로 노동소득을 아무리 많이 끌어올려봐야, 부자들이 담궈둔 우량주식이나 상가빌딩에서 잠자는 사이에도 농익은 과일처럼 뚝뚝 떨어지는 자본소득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다. 이런 연유로 전국민의 모든 지식과 생산 또는 예술행위의 동기부여를 부동산이 블랙홀처럼 삼키고 있는 중이다. 상황이 이쯤되면 연구개발이니 특허니 논문이니 하는 일들이 다 심드렁해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 이전이라면 해외학회에 출장가는 즐거움도 연구의 기폭제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노른자위 지역에 땅과 집을 가진 사람이냐, 아니냐로 은근히 신분이 나뉘고 조직 내에서 직언할 수 있는 수위도 다를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제 한국사회는 부동산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어려워보인다. 누구는 지키고 더 키우려고 전전긍긍하고, 누구는 멀어져가는 내집마련에 속만 태우며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90년대에 필자는 기흥 삼성연구소에 근무했는데, 연구원들 대화의 주제로 미분방정식이나 최적설계 같은 전공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하다못해 연예나 스포츠 이야기라도 등장하면 다행이었을 터인데 그렇지 못했다. 진지한 대화라면 언제나 주식과 부동산이 중심이었는데, 그들의 꿈은 대박을 찍은후 그곳을 떠나는 것이었으며, 집에서 오는 전화의 상당부분은 와이프가 전하는 정보나 코칭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어느날 동아일보 일면에 연구소 주위의 기흥지역 땅 거의 전부를 서울지방 판사들이 ‘공동구매’했다는 머리기사가 실렸던 일이다. 그런데 그후 30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부동산 불패신화가 계속되고 궁극의 목표는 강남 아파트를 넘어 빌딩 소유자가 되는 것이라니... 부동산 문제는 제도를 넘어 거의 문화의 경지에 이른 것이 틀림없다. 어떤 사회적 현상이 제도를 넘어 문화에까지 이르렀다면, 살과 뼈를 깎는 고통 없이 바꾸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문화란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집단적 가치체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도를 넘어 문화가 되었다는 것은 그런 가치가 대물림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늘 반민주적이라고 목청높여 비난하는 북한체제의 세습이 사실은 남한에서는 좀 더 광범위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세습되는 중이다. 더욱 큰 문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오히려 부동산 폭주현상의 혜택자이거나 최소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이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되는 명연설을 했다는 야당의 모 여성국회의원도 사실은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이라고 확인되었다. 집이 두 채나 있었지만 하나를 팔았고, 지역구에 거주하기 위해 하나를 세주고 지역구에 전세를 얻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임차인이라는 연설은 전형적인 반쪽 진실 그래서 결국 교묘한 거짓말인 것이다. 아마도 고위공직자들 대상으로 부동산 정밀조사를 해보면, 진기명기에 나올만한 꼼수의 대가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필자가 그들을 걱정해줄 처지는 아니지만, 설사 그들이 공직에서 쫓겨나도 투자특강에 불러줄 곳이 많아서 밥굶을 일은 없을 것같다. 부동산 문제는 대북관계를 포함한 외교문제에 비하면 상당히 쉬운 문제다.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데, 그 의지가 진심을 담은 것이 아니라 표를 의식하고 경제지표를 의식하니 정책들이 어정쩡하게 시작했다가 오히려 후유증만 키운다. 주택보유는 인간의 기본권과도 관계되니, 너무 현실성 없는 강경정책은 오히려 시장을 교란시켜 역효과를 낼 뿐이다. 당장 해야 할 것은 부동산 완전 실명제다. 그러니까 명의대여를 해주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어도 무조건 명의자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모자식간에도 명의도용을 하지 않을 것이다. 가구당 일주택 이상은 허가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자유시장경제니까 두 채 이상 구입시 허가를 안해줄 수는 없고, 자금의 출처와 실거래 금액을 파악하는 것이다. 납부할 세금에 동의하고 자금 출처와 실거래 금액이 소명되었으면 자동으로 허가를 내어주는 것이다. 팔려고 내어놓고 다른 집을 샀는데, 안팔려서 이주택자가 되었다면, 일정기간내 안팔린 주택은 지자체가 공시가로 매입할 수도 있다. 그 후 경매로 되팔수도 있고… 필자의 어설픈 제안을 비웃을 정도로, 정책관련자들은 이미 많은 대책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정책입안 관련자들은 자기 발등을 찍는 정책입안은 어떻게든 피하려고 노력하거나 아니면 최대한 미루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현정권 출발시 공약했던 것처럼, 부동산 관련법에 약간이라도 저촉되는 고위공직자들은 그냥 무조건 아웃시키는 용단이 필요했다. 해당 국회의원들 역시 대대적으로 알려 전부 낙선시켰어야 했다. 인사원칙에 몇 번 예외를 두었더니 이제는 너덜너덜해져서 피차 민망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LH 사태까지 겹쳐 아예 할말이 없다. 모두가 알고 있어서 식상한 내용이지만, 몇 개 중요한 점을 디시 짚어보자.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제도는 월세를 내지 않고 세입자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집주인의 갭투기를 유발하고 전세금이 없는 젊은이들의 결혼을 어렵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집주인이 사업에 실패하여 전세금을 날리거나 세입자 몰래 집을 팔아버리는 등, 알고보면 상당히 위험한 제도다. 그래서 전세가 가능한 정도의 자금이 있는 무주택자들에게는 혜택을 줘서 적극적으로 주택구매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해보인다. 미국의 경우는 재산세가 너무 높아서 기업이 아닌 개인이 집을 세놓는 경우는 흔치 않다. 시골이 아니라면, 일년간 내는 재산세는 주택가격의 1~2% 정도다. 그러니까 5억짜리 집을 소유하고 있다면, 연간 오백만원에서 천만원을 재산세로 낸다. 이쯤되면 조세저항이 클 터인데, 미국만의 특이한 구조가 있다. 미국의 초중고는 연방정부나 주정부가 도와주지 않고 그 학교가 속한 말단 지자체의 재산세로 운영된다. 그래서 재산세가 높은 지역은 학군이 좋기 때문에 집값도 오르고 조세저항이 적으며, 높은 재산세는 투기를 억제한다. 미국의 문제는 모기지를 낼 때 초기 원금이 적을수록 이자율이 높아져, 돈없는 사람들이 이중으로 높은 주거지출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매달 내는 돈을 감당하지 못하고 집을 은행에다 도로 헌납하는 가구들이 꽤 많다. 프랑스는 미국과 정반대로 재산세가 높지 않다. 그리고 다주택에 대한 규제가 심하지도 않다. 그런데 세입자들에게는 식구수와 소득 그리고 집세에 따라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중산층 이하라면 집세의 반 정도를 보조받고 극빈층에 애들까지 많다면 집세의 거의 전부가 나온다. 그래서 주인의 집세소득이 빠짐없이 국세청에 보고된다. 집주인을 보고하지 않으면 세입자는 월세보조를 못받기 때문에, 숨겨줄 수도 없고 명의도용도 불가하다. 그리고 주인은 재산세를 작게 내지만, 월세수익은 자신의 과외소득이므로 세율이 높게 적용된다. 필자도 프랑스에서 월세를 사는데, 샤워부스가 너무 낡아 바꿔 달랬더니 주인이 볼맨 소리를 했다. “그동안 우리가 낸 월세가 도대체 얼마인데…”라고 좀 쎄게 나갔더니, 주인이 전화기 너머에서 허탈하게 웃었다. 집세의 반 정도가 세금인데, 수리비까지 들면 절대 남는 장사가 아니란다. 국외자 아마추어 불평가가 쓴 이 칼럼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조언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필자의 주장을 반복하면, 이미 부동산 문제는 문화로 각인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화란 의식구조의 저변을 지배하고 철학적 공리를 구성하는 사고의 틀을 형성한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예전에 지속적으로 교육받아와서, 입에 공산주의라는 단어를 올리기 전에 자기검열부터 했던 부담스러운 ‘레드 컴플렉스’ 같은 것이다. 이제 ‘빨갱이’라는 프레임은 극복되었다고 보고, 한국사회가 적극적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는 다름아닌 부동산이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번영한 사회와 공정한 사회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서다. 쉽게 말하면 풍요롭고 정의도 꽉 찬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돈만 많고 정의가 없는 사회나 돈은 없지만 공정한 사회, 어느 쪽이나 지속가능한 사회모델이 아니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University of New Mexico] Mechano Oncology Lab

미국 뉴멕시코 주에 위치한 뉴멕시코 대학 (University of New Mexico)의 의과대학 병리학과에 소속된 저희 연구실은 암세포와 그 주위 미세환경이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반응하여 어떻게 기계생물학적 변형을 일으키고 이러한 변형이 암의 발생, 진행, 전이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림1. 뉴멕시코 대학이 위치하고 있는 알버커키는 뉴멕시코 주의 가운데 지역에 있습니다. 뉴멕시코 주는 콜로라도 주의 남쪽에서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애리조나 주와 텍사스 주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림1). 뉴멕시코 주의 주도는 예술의 도시로 알려진 싼타페(Santa Fe) 이지만,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곳은 뉴멕시코 대학이 소재하고 있는 알버커키 (Albuquerque) 라는 도시입니다. 알버커키의 서쪽에는 리오 그란데 (Rio Grande) 강이 남북으로 흐르고, 동쪽으로는 산디아 (Sandia) 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림2). 그림2. 산디아 산(위)과 리오 그란데 강(아래)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알버커키 시(중간). (Image source: https://www.sandiaprep.org/apps/pages/index.jsp?uREC_ID=1176917&type=d&pREC_ID=1790344) 그림3. 알버커키에서 매해 10월에 개최되는 국제 열기구 축제 (https://balloonfiesta.com/) 이곳에는 넷플릭스나 인텔 같은 회사와 함께 샌디아 국립연구소 (Sandia National Laboratories), 커트랜드 (Kirtland) 공군기지, 러브리스 (Lovelace) 의료센터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데이타센터와 아마존 물류센터 등도 건설중에 있습니다. 알버커키의 위도는 한국의 부산과 비슷한 북위 35도이고, 인접한 애리조나와 텍사스의 사막 지역과는 다르게 해발 고도가 1,600미터 (5,000 피트)로 매우 높아서 무척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버커키는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국제 열기구 축제로도 유명합니다 (그림3). 그림4. 뉴멕시코 대학의 Central Campus 모습들. 뉴멕시코 대학은 1889년에 설립된 뉴멕시코주의 플래그쉽 대학으로 (그림4), 2020년 기준으로 약 16,000여명의 학부생과 6,300여명의 대학원생 (총 학생수 대략 2만 3천 명)이 재학중입니다. 메인 캠퍼스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Health Sciences Center (그림5)에는 병원과 함께 의과대학, 약학대학, 간호대학, 보건대학 등이 속해있으며, 특히 미국 국립보건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국립 암연구소 (National Cancer Institute)가 지정한 전국의 51개 종합 암연구 센터 (Comprehensive Cancer Center)중 하나가 이곳에 있습니다. 그림5. 뉴멕시코 대학의 북쪽 캠퍼스에 해당하는 Health Sciences Center 전경. 저희 연구실은 암의 전이 기작을 기계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다 자세히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암 전이 억제 및 예방 치료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세포의 기계/물리적 특징들이 세포의 성장, 분화, 사멸, 이동 등을 조절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기계생물학 분야 연구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암세포의 기계/물리적 특징 변화는 암의 발생/진행/전이 등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이 최근들어 밝혀지면서 암생물학 연구분야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연구실 책임자인 김태형 교수는 박사과정과 박사후연수 기간 동안 기초 암생물학 및 암 대사 생물학을 생쥐 모델로 연구하였습니다. 이후 두번째 박사후 연수 기간 동안 유방암 세포를 모델로 하여 암 기계생물학을 연구하였고,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한 암 세포 및 면역 세포의 기계생물학적 특징 변화와 이러한 변화가 암세포 이동/침윤 및 면역 세포 기능 변화에 끼치는 영향을 밝혔습니다.스트레스 호르몬 이외에도 암 세포는 환경으로부터 다양한 생화학적 혹은 기계적 자극에 노출되는데, 이러한 다양한 외부 요소들이 암 세포의 기계적/물리적 특징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다음과 같은 커다란 테마를 중심으로 암세포의 기계생물학적 특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1. 혈중 포도당에 의한 암세포의 기계생물학적 특징 조절 비만과 당뇨는 전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공중보건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암환자 숫자도 증가하고 있으며 암과 비만/당뇨 사이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역학조사 결과들이 많이 보고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암과 비만 사이의 연결 고리들이 분자 수준에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임상에서는 비만이나 당뇨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암 환자를 치료해야되거나, 현재 혹은 과거 암 환자의 비만/당뇨를 치료해야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이상의 복잡한 질환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각 각의 질환은 물론 서로간에 끼치는 영향도 종합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암 세포는 포도당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이 때문에 암 조직의 포도당 농도는 주변 조직에 비해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암 세포가 전이를 위해 주변 조직으로 이동하여 혈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암 세포들은 증가된 포도당 농도에 노출되게 됩니다. 특히 비만/당뇨 환자의 경우 혈중 포도당 농도가 이미 높은 상태여서 암세포는 더욱 높은 농도의 포도당을 경험하게 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암세포의 기계적 특성 변화가 암과 비만/당뇨 사이의 연결고리들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가설 아래, 암 세포가 경험하는 포도당 농도의 증가가 암 세포의 이동성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2-2.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기계적 특성이 면역치료에 끼치는 영향 삼중음성 유방암은 유방암의 여러 하위 분류들 중에서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데, 그 주요 원인은 항암제 내성과 강력한 전이성에 있습니다. 특히 다른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들과는 다르게 현재까지 표적치료법이 없어서, 유방암에 의한 사망의 대다수를 삼중음성 환자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PD-L1을 표적으로 하는 삼중음성 유방암 면역치료가 허가를 받았으나, 면역치료에 반응하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들이 보고 되며 면역치료의 한계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현존 면역치료의 효율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면역치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1) 면역세포가 암 조직으로 보다 많이 유입되도록 하고, (2) 암 세포의 면역 세포 억제를 무력화 시키거나, (3) 면역세포의 암 세포 사살 기능을 증대시키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 세 가지 경우들을 중심으로 암세포 혹은 면역세포의 기계적 특성들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암 세포와 면역 세포의 기계적 특성들이 면역치료 효율성에 기여하는 기작을 이해하게 된다면, 면역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들은 이러한 세포 기계적 특성을 조절함으로써 면역치료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을거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2-3. 암세포의 기계적 특징을 조절하는 다양한 신호전달체계 규명 세포의 기계적 특성을 조절하는 단백질들은 여러 종류가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세포 골격, 운동 단백질, 핵막 단백질, 병소 유착 단백질, 그리고 이들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 체계의 여러 단백질들이 세포의 기계적 특성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호 전달 체계의 단백질들은 세포내 다른 생리적 현상에 관여하는 다른 신호 전달 체계와 공유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Autophagy에 관여하는 RhoA 단백질은 ROCK를 통해 myosin의 활성도 조절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러한 복잡한 세포내 신호전달계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함으로써 세포의 기계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신호 전달 체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나아가 이를 활용하여 세포와 세포외 기질 및 미세환경의 기계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림6. 실험실 전경 저희 연구실은 2020년 가을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림6). 2021년 5월에 연구원 1명이 합류하고, 9월에는 포스트닥 1명이 합류할 예정입니다. 기계생물학 혹은 암생물학에 관심있는 포스트닥은 상시 모집중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CV와 Research Statement를 PI에게 이메일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대학원생도 모집중이며, 관심 있는 학생은 UNM Biomedical Sciences Graduate Program (BSGP) 나 UNM Biomedical Engineering (BME )을 통해 PhD 과정에 지원하시면 됩니다. 연구실 구성원들은 UNM School of Medicine, Department of Pathology 및 UNM Comprehensive Cancer Center의 Cellular and Molecular Oncology 을 중심으로 UNM Health Sciences Center에서 운영되는 각 종 세미나, 저널클럽, 및 커리어 개발 교육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효율적으로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Microscopy, FACS, Genomics, Animal models, Biostatistics, Human tissue repository등 core facility에서 연구를 지원해 주므로 많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연구실이므로 앞으로 함께 하게 될 연구실 구성원들과 함께 노력하여 재미있게 연구하며 구성원 모두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 생산적이면서도 화목한 연구실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합니다. UNM에 오시려면 Albuquerque International Sunport Airport (ABQ)로 오시면 됩니다. 공항에서 북쪽으로 약 10~15분 정도 I-25를 타고 오시면 UNM 캠퍼스에 도착하고, 저희 연구실은 UNM의 Health Science Center 캠퍼스내 Cancer Research Facility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주소  : Cancer Research Facility #209, 2325 Camino de Salud. Albuquerque, NM 87131 USA ■ 이메일  : theunmkimlab@gmail.com ■ 홈페이지  : : http://thekimlab.net ■ 전화번호  : +1-505-272-9748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