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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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orgia Tech에서의 박사생활

    연평우 (gwanwoo7)

      싱가폴에서의 인턴, 오사카 (大阪) 대학에서의 교환학생, 동경 (東京) 대학에서의 석사 과정을 거쳐 현재 조지아 공대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전기컴퓨터 공학과 박사 과정 5년차에 재학 중인 연평우라고 합니다. 조지아 공대는 에모리 대학과 인접해 있어서 바이오 메디컬 분야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저도 wireless implantable neural recording system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애틀란타는 미국 동남부 지방 조지아주(州)의 수도로 마라톤 영웅인 이봉주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으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Photo credit by 국제올림픽 위원회 트위터 한국어 계정 그 외에도 조지아 주는 미국 침례교 목사이자 흑인 해방 운동가인 마틴 루터킹 (Martin Luther King, Jr.)의 생가(生家)와 민주당 출신 39번째 미국 대통령인 지미 카터 (Jimmy Carter)가 현재까지도 거주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틴 루터킹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 이 곳이 마틴 루터킹의 생가입니다 애틀란타는 미국 동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면서도 10~20분만 외곽으로 나가도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 입니다. I75와 I85 고속도로가 각각 애틀란타 서부와 동부로 뻗어 있고 I285과 동서를 가로지르고 있어 교통도 편리합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애틀란타 미드타운 사진인데, 이렇게 화려한 도시가 미국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 시즌1의 배경이되어 음산함이 묻어나니 믿어지시나요?   Photo credit by Trivago Magazine (top) and Walking Dead (bottom) 저는 요즘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런 머스크 (Elon Musk)와 페이스북 (Facebook) 빌딩 8 (페이스북의 연구기관)에서도 주목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rain Computer Interface)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뇌는 뉴런(Neuron)이라는 신경세포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나트륨과 칼륨 통로 등을 통해 전기적인 신호를 주고 받는데, 이 신호를 탐지 (Sensing)하는 방법에는 탐지 위치에 따라 크게 네가지 (EEG, ECoG, LFP, 그리고 AP)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뉴런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칩습성 (侵襲性, Invasive)으로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받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을 Action potential (AP) 혹은 Single unit activity (SUA)라고 합니다. AP는 Spike형태의 0.1~7 kHz대역의 주파수를 가진 5~500 μV 정도 세기의 전기적인 신호라서 저잡음 증폭기 (Low-noise amplifier) 설계가 필요합니다.   Figure credit by Thakor, Robotics and Neuroprosthetics, 2013 이 외에도 뇌 신경세포에 최대한 근접하게 이식 (Implant)해야 하고, 신경세포 손상 (Scar formation)을 최대한 줄여야 하다 보니 최대한 작게 (<1 mm3)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배터리가 이식되어 있으면 배터리 교체를 위한 주기적인 수술의 위험성이 있고 유선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하면 데이터 전달 케이블이 몸 밖으로 연결된 부분에 감염의 위험이 있다 보니 무선 전력/데이터 송수신 기술에 대한 연구도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밖에도 전자 부품을 밀봉 (Hermetic packaging)하는 기술과 전자 부품 패키지의 생체적합성 (Biocompatibility)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여 서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융합하는 학제간 (Interdisciplinary)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2017년 IEEE Custom Integrated Circuits Conference에서 발표한 학회 논문에서 발췌한 그림 이를 위해 지역의 유명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생활 9년 가까이 해외를 떠돌아 다니면서 유목민(?)의 생활을 하고 있지만, 박사생활은 매우 단조로웠습니다. 밤늦게까지 연구를 하고 주말에도 연구실에 나가기 일쑤였습니다.   제 연구실이 위치한 TSRB (Tech square research building) 입니다. 거의 연구실에 있다 보니 재미있는 일은 별로 없지만 박사 초기에는 연구실 친구들과 연구실에서 수다도 떨고 같이 놀러 나가기도 하고 하였습니다.   같은 연구실 프랑스 친구가 연구 중인 Tongue tracking system의 화면입니다. 연구실 친구 결혼식 사진 테이스트 애틀란타 사진 Biltmore 건물의 전광판 “l”자의 불이 나가서 Bit more 처럼 보입니다. 한창 비트코인이 유행할 때 학교 바로 앞에 있는 Biltmore 건물의 전광판 “l”자의 불이 나가서 Bit more 처럼 보여 웃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학교가 위치한 미드타운 (Midtown)은 렌트비가 비싸서 (One bed 아파트에 1500-2000불 정도) 학교 외곽의 지역을 전전하다가 아는 형 두명과 단독 주택 (Single house)를 렌트하였는데, 월 2600불 정도를 셋이 나눠서 냈습니다. 마당이 넓은 집이라 가끔 지인을 초대하여 바베큐를 했었습니다.   Sandy Springs 집 마당에서의 바베큐 집 마당에 사슴이 출현하였습니다. 자연친화적이라 사슴이나 다람쥐도 종종 마당에 나와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애틀란타는 남부의 따듯한 도시라 눈이 잘 오지 않지만 한번 오게 되면 도시가 마비되었습니다. 한번은 폭설이 내려 휴교하는 바람에 학교에도 못 가고 룸메이트 형들과 집 앞 눈을 치우고 마트에 가서 월동 준비를 했었습니다.   Sandy Springs 집에서 눈을 치우는 사진 생활이 워낙 단조롭다보니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운동을 많이 하는데 저는 테니스를 열심히 쳤었습니다. 애틀란타는 아마추어 테니스 리그가 활성화 되어 있어 주말마다 시합에 나갔었는데, 팀마다 서로 음식을 얼마나 잘 준비하는지 신경전 (?) 덕분에 주말에는 포식을 할 수 있었답니다.     애틀란타 아마추어 테니스 리그 결승전 사진 한인 테니스 팀 홈 연습장 근처의 커피샵 사진. 미국 커피샵인데도 태극기가 걸려 있습니다. 애틀란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는 코카콜라 본사, 아쿠아리움, 그리고 스톤 마운틴이 있는데, 아래 사진은 제가 유일하게 가본 관광 명소인 스톤 마운틴입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는 저렇게 가족끼리 소풍와서 레이져 쇼도 보고 합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스톤 마운틴 튜빙 (Tubing), 패들 보딩(Paddle boarding), 카야킹 (Kayaking) 등을 할 수 있는 차타후치 강 (Chattahoochee river)에서 가끔 여가를 보내기도 합니다.   Canoe restaurant by Chattahoochee river 주변도시 조지아 주변으로 차로 몇 시간 거리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South Carolina), 놀스 캐롤라이나 (North Carolina), 플로리다 (Florida), Alabama (앨러바마), 그리고 루이지애나 (Louisiana) 등이 위치하고 있어 주말마다 가족끼리 여행하기 좋습니다. 저도 박사 생활이 항상 고되고 힘든 생활의 연속이지만 주말에 하루 정도는 되도록 외곽으로 드라이브를 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헬렌 조지아의 독일 마을에서는 맛있는 맥주도 마실 수 있고, 강에서 튜빙도 할 수 있습니다.   조지아 주 헬렌 (Helen, Georgia): 독일 마을 舊 금광, 조지아 주 달로네가 (Dahlonega, Georgia) l 과거 금광이였던 곳에서는 사금도 캘 수 있습니다. 테네시 주 락시티 정원의 전망대에 올라가면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6개 주를 바라보면서 맥주 한잔할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테네시 주 차타누가의 락시티 정원 (Rock city gardens, Chattanooga, Tennessee) 플로리다 주 잭슨빌 (Jacksonville, Florida) l 패들보딩을 하면서 돌고래를 만날 수도 있고, 아래 사진과 같이 멋진 야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의 관광객이라면 다들 바다만 생각하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스프링스가 휴양지로 더 유명합니다. 굉장히 물이 맑아서 호수 바닥까지 보입니다.   플로리다의 실버 스프링스 스테이트 파크 (Silver state springs park, Florida) 플로리다 올란도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Universal studio, Orlando, Florida) 잠들지 않는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에서는 밤 늦게 까지 재즈공연과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프렌치 쿼터의 한 재즈 바 (French Quarter, New Orleans, Louisiana)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늪지대 (New Orleans, Louisiana) 마치며 5년 가까이 박사 과정에 있으면서 해외 생활에서 오는 외로운과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논문을 탈고하였을 때, 주변 친구들과 고민을 나눌 때, 스타벅스 드라이브 쓰루에서 모르는 누군가에게 random act of kindness라면서 공짜 커피를 받았을 때, 한국의 친구들에게 갑자기 영상 통화를 받았을 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산호세의 한 기업에서 박사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가끔 애틀란타 생각이 많이 납니다. 엔지니어 혹은 연구자로서 사회와 사람들의 삶에 공헌하는 연구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현재도 열심히 연구 중이신 모든 연구자 분들을 응원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저도 졸업 후에 박사 후 연구원으로서 혹은 어떠한 직위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또 즐겁게 연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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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BOOK

구토 (이달의 주자:김리라)

장 폴 사르트르 저

  ‘이번에 소개 드리고 싶은 책은 제 전공분야만큼이나 고전적인,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구토’입니다. 철학이라는 단어가 조금 무거워 보일지 모르지만, Ph.D. 에도 붙어있는 philosophy의 어원을 따져보면 ‘지혜(sophia)를 사랑한다(philos)’ 는 뜻입니다. 굉장히 많은 사상들이 철학을 이루고 있지만, 결국 공통적으로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살 것 인가와 같은 가치관으로 묶입니다. 제가 대학 시절 우연히 알게 된 사르트르에게서 신선한 충격과 위로를 받았듯, 각자가 진심으로 공감하는 사상과 그 철학자를 마주하게 된다면 살아가는 데 있어 세대와 국적을 초월하는 크나큰 지지와 따뜻한 위안을 얻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가 사랑하는 철학자 사르트르의 사상을 담고 있는 책, 구토를 소개합니다. 작품은 사르트르 본인을 투영한 주인공, 30살의 철학 교사 로캉탱의 소소한 일기로 전개됩니다.(나이 지긋한 교수일 줄 알았는데, 내용 중후반에서 주인공이 서른 살이라는 것을 읽었을 때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요!) 사실 내용은 소소하다 못해 사소하고, 너무 일상적이고 자세하기까지 하여 조금 지루하고 따분할 지 모릅니다. 로캉탱은 프랑스 부빌의 지역에 머물며, ‘드 로르봉’ 이라는 역사 속 인물의 전기를 쓰고 그에 대한 자료 수집을 합니다. 그 와중에 산책을 하며 거리, 미술관, 도서관 등 도심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물들을 바라보며 사색합니다. 그렇게 사람들과 사물의 존재를 강하게 인식하고, 사물들과의 접촉에서 알 수 없는 구토를 느낍니다. 구토는 호숫가의 조약돌에서 시작하여, 마로니에 나무의 뿌리를 보며 고조화 됩니다. 그리고 주변의 무수한 존재들과 그것들의 무의미함, 어떠한 특정 목적 없이 ‘그냥 있음’, 비슷한 존재들의 무한함에서 오는 존재의 잉여를 느끼며 존재와 그 본질에 대한 갈등이 극대화됩니다. 이 과정에서 사르트르의 유명한 명제 ‘존재가 본질을 앞선다’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런 존재에 대한 허무감에 로캉탱은 ‘과거에 존재’했던 인물인 로르봉에 대한 전기를 쓰는 일을 그만두고 현재의 존재들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그는 다시 안식을 찾으려 옛 연인을 찾아가지만 그녀는 그에게 이미 질린 상태였고, 그는 부빌에서의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떠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책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는 대목이 나옵니다. 생각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생각조차 존재를 자각하게 만들어 갈등이 심화되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사르트르는 ‘존재’라는 단어 자체에 굉장히 집착을 하고 이의 무한한 여분과 그 무의미함에 허무감을 구토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책은 여기서 끝이 나지만, 사르트르의 사상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우리에게 오히려 허무함 보다는 희망을 줍니다. 모든 존재는 그 본질을 앞선다. 즉, 우리는 이 세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고, 본질적으로 구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현재 순간순간 존재함으로써 그 본질과 의미를 창조해 나갈 수 있는 대자적 존재라는 희망을 줍니다. 저 역시도 어떻게 살 것인지, 우리 존재의 이유는 무엇인지 한창 고민하던 시절 사르트르를 만나 얼마나 위안을 얻고 고민을 덜었는지 모릅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큰 선택의 기로 앞에 놓이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회의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고민 끝에 누군가는 극단적인 선택을 마음먹기도 합니다. 이때, 우리에게 정해진 운명이나 본질 따위는 없고 우리는 그저 자유롭게 존재하고 있는 것이며, 앞으로도 내가 존재해야 그 삶의 의미를 계속적으로 창조하고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그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또한, 사르트르가 아니더라도 이 글을 통해 자신만의 철학이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철학자는 누가 있을지 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감동적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릴레이북 주자로 저에게 늘 힘이 되어주는 대학 친구이자 지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으로 있는 박솔 양을 추천합니다. 대학시절부터 그 바쁜 와중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지금도 눈코 뜰 새 없이 일하면서 꾸준히 독서를 하는 솔이는 어떤 책을 추천할지, 어떤 마음으로 추천을 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자세히 보기

브렉시트로 유럽이 소란스러워 그 소음의 현장을 잠시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는 프랑스에 살지만, 영국과 유럽대륙의 관계가 유럽거주자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브렉시트 뉴스를 추적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마설마 했지만, 민주주의의 성지이며 요람인 영국의회가 이렇게 ‘무능’할 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원래 브렉시트는 이전 총리가 총선을 이기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전략으로 꺼내든 카드였습니다. 유럽연합에 경고를 한 번 주고, 자기 ‘가오’도 세워보려고 실시했는데, 총선에서 이기고나서 공약실천을 위해 실시한 선거에서 예상밖으로 탈퇴라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아무도 언급하지 않은 절차상 의문이 있습니다. 1973년 이래로 유럽과 연합해온 영국이 탈퇴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의 정족수가 과반수였다는 것입니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출 등 정해진 임기가 끝나서 실시하는 선거는 과반이나 다수득표로 결정하지만, 계속 되던 헌법을 바꾸거나 계속 집권해야 할 대통령을 탄핵하여 중간에 바꾸는 경우는 통상 2/3가 정족수입니다. 그런데 영국의 국민투표는 52-48로 탈퇴가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여론이 바뀌어서 재투표를 실시한다면 45-55 정도로 잔류의견이 높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재투표는 옵션으로만 언론에 떠돌아다니고 실행가능성은 낮은 것 같습니다. 투표한 지 5년 이상 지났다면 말이 되겠지만, 불과 2년만에 또 재투표를 한다는 것은 정치적 정당성이 충분하지 않으니까요. 또 다른 흥미로운 부분은 영국의 경우 15년 이상 외국에 사는 재외국민들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국내사정을 잘 모를 것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 제도는 인터넷이 없던 시대의 관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관성은 뉴턴이 발견한 ‘영국제’인데, 정치에까지 적용이 되는군요. 15년 제한을 없애는 법안이 브렉시트 이후 의회에 제출되었답니다.) 재외거주 영국인들 숫자는 유럽에 사는 영국인만 100만 정도이며, 미국에만 약 200만이라고 합니다. 호주-뉴질랜드-인도까지 포함하면 브렉시트 찬성-반대표 차이인 130만 정도를 훨씬 넘어설 것입니다. 영국밖에 사는 영국인들은 거의 잔류에 투표했을 것입니다. 브렉시트는 이 정도까지만 하고, 제가 감히 무능하다고 이야기한 영국의회에 대해 알아봅시다. 영국은 국민수가 6천6백만 정도인데, 의원숫자는 650명입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국회의원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근거는 여기에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인구는 5천5백만인데, 의석수가 300 밖에 안된다며 영국기준(인구 십만명당 1석)이면 550석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좀 양보해서 400석 정도로 하자는 현역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영국의회는 의장석이 가운데 정면에 있고 의장석을 옆으로 보는 긴 다섯줄짜리 밴치에 여당-야당은 서로 마주보고 앉습니다. 그러니까 마치 교회 성가대석같은 자리가 의장석 양쪽에 늘어져 있는 것입니다. 실내는 좁고 의자는 밴치이기때문에 지정석도 아니고 또 자리도 좀 모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회의때에는 의원들이 마치 지하철 만원석처럼 끼어 앉아있습니다. 하지만 첫줄은 지정석이 있습니다. 양측의 가장 첫번 줄은 Front Bench라고 해서 각료들이 앉습니다. 여당석에는 수상이 가운데 가장 앞줄, 수상 옆에는 재무장관 등등 앉고, 반대편 앞줄 가운데에는 야당당수가 앉고 옆으로 ‘그림자 내각’ 구성원들이 앉습니다. 의원내각제이기 때문에 장관들은 모두 의원들 중 임명됩니다. 그림자 내각은 야당에서 자신들이 집권하면 그대로 앉힐 ‘예비장관’들입니다. 집권당과 동일하게 구성하여 이 그림자 내각원들이 집권당의 해당장관 정책을 비판하거나 소통하는 구조입니다. 소위 말하는 ‘카운터 파티’인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의 뒷줄은 Back bench 라고 하며 장관직 없는 의원들 자리입니다. 지정석이 없다고 하지만 아마도 서로가 몇 선 이냐에 따라 관례를 인정해주는 찜해 둔 자리가 있지 않을까요? 벤치는 녹색가죽 칼라인 것 가끔 보셨죠? 그렇게 서로 갈라 앉아서 발언을 합니다. 발언의 대부분은 수상과 야당당수의 설전입니다. 간혹 의원들이 일어서서 발언하기도 하지만 많지 않습니다. 대장들끼리 발언할 때는 일어서서 상대방을 보면서 말하는데, 꼭 의장의 이름을 불러서 의장에게 말하는 투로 토론합니다. 상대를 비판하면서도 항상 “Mr. Speaker! Nobody understands her plan!”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말하자면, “Prime Ministre! Nobody understands your plan!” 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의장에게 일러바치는 스타일로 말하며 직접 싸움을 피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의원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앉은 맨 앞줄 아래를 자세히 보면 굵게 붉은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 선을 넘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중세때 여야가 서로 상대방에게 칼을 꺼내 겨누어도 칼날끼리만 부딪힐 뿐 상대를 찌를 수 없는 거리라고 합니다. Red Line을 넘는 패악질을 하면 역사에 길이길이 기록될 터이니, 몸싸움도 없는 것이죠. 이렇게 멋진 역사와 제도가 있음에도 현재 영국의회는 어디로 갈 지 그들 자신도 모릅니다. 의회는 총리의 브렉시트 안건은 큰 표차로 부결시켰지만 불신임 투표는 반대하여 총리의 자리는 지켜주었습니다. “당신의 가장 중요한 정책은 싫지만, 당신은 아주 훌륭한 총리요!”라는 이야기입니다. 제2차대전 이후 최고 중요한 결정을 하는 시점에 놓여있다고 말하던 의원들이 총리의 대안은 싫지만, 그 자리에 계속 있어달라는 이야기는 정말 블랙 코메디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저는 영국의 오만이 부른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한 때 한국경제는 곧 영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보도가 자주 나와서, 영국대사관이 나서서 한국 언론들에게 항의한 적이 있습니다. 제조업은 거의 죽고 금융업과 영어산업으로 먹고 살던 나라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나더니 과거처럼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자신들을 착각한 탓입니다. 노동자 계층이 유럽연합사람들에게 일자리 빼앗기는 것이 싫어서 탈퇴투표를 했다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잔류를 찬성하면서도 투표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인간이나 국가나, 잘나가다가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만인 것 같습니다. 잘나갔던 ‘왕년’을 너무 믿는 탓이죠. 삶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치열한 노력만이 미래를 장미빛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데 말입니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Center for Translational Research in Aging and Longevity

저희 연구 센터의 full name은 Center for Translational Research in Aging and Longevity (CTRAL) 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aging과 longevity에 대한 translational research들을 진행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세워진 연구 센터 입니다. 센터에는 두 분의 교수님이 계십니다. 먼저 director 이신 Dr. Nicolaas Deutz 는 University of Amsterdam Medical School에서 에서 M.D.를 취득하시고 같은 학교에서 Experimental Medicine으로 Ph.D.를 취득 하셨습니다. University of Arkansas for Medical Science에서 Department of Dietetics and Nutrition과 Department of Geriatrics에서의 professor position을 거쳐서 현재 Texas A&M University의 Department of Health & Kinesiology에서 professor로 일하고 계십니다. 다양한 학회에서도 활동 중이신데, 대표적으로 Clinical Nutrition과 Clinical Nutrition ESPEN 에서 editor-in-chief로 역할 중이십니다. Co-director이신 Dr. Marielle Engelen은 clinical research의 head를 맡고 계십니다. Netherland의 Maastricht University에서 Health Science와 Movement Science를 전공하시고, Ph.D. 과정에서 Physiology를 전공하시면서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에서의 muscle wasting 에 대해서 연구를 하셨습니다. 이후 Harbor U.C.L.A. Medical center 와 Maastricht University, University of Arkansas for Medical Science에서의 respiratory disease관련 연구 position을 거쳐서 Texas A&M University에서 연구를 진행 중에 계십니다. CTRAL 이 두명의 교수님을 중심으로 1명의 regulatory affair 담당 staff, 1명의 administration 담당 staff, 2명의 post-doc staff, 3명의 Ph.D. 과정 학생, 그리고 1명의 M.S. 과정 학생, 3명의 visiting scholar 학생, 1명의 research nurse, 그리고 학기별로 연구 경험을 쌓고자 오는 undergrad 학생들이 함께 뭉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PI 분들의 background가 보여 주듯, chronic disease와 aging, exercise, metabolism, nutrition, amino acid metabolism, stable isotope등에 관한 다양한 translational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Figure 1 CTRAL located in HCRF building 2년 전에 새 보금자리로 옮긴 Center for Translational Research in Aging and Longevity는 Texas A&M University의 Department of Health and Kinesiology에 속해 있으며, 약 2100 square meter의 2 story building의 Human Clinical Research Unit에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 2층 HCRF building 중 1층에는 교수님들과 staff, 학생들의 office와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break room 이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exercise intervention이나 rehabilitation 을 할 수 있는 2개의 training room이 있습니다. 2층에는 2개의 Biosafety level-2 laboratory와 1개의 clean room (IV compounding room, USP 797 grade) 그리고 private room과 semi private room에 위치한 12개의 overnight stay bed가 있습니다. 12개의 bed를 가진 작은 병원과 같은 시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양한 nutritional supplement를 만들수 있는 research kitchen과 샘플 처리와 storage, 그리고 분석이 가능한 laboratory가 함께 위치하고 있습니다.   Figure 2 Main lobby on 1st floor Figure 3 Student area and data storage shelve Figure 4 Exercise and rehabilitation area Figure 5 Clinical room area and overnight bed     연구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 드리기 전에, 다소 생소하실 수 있는 Kinesiology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우리 몸 혹은 다른 동물에서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현상을 관찰하는 넓은 의미의 학문입니다. “운동학”이라고 정의될 수 있긴 하지만, 그 기저의 scientific한 background와 mechanism을 아우르는 넓은 학문 분야 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 몸의 “움직임(physical activity)”으로 인해 발생하는 physiology, biomechanics 그리고 psychology 관련한 토픽들이 포함 될 수 있겠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연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공이 부족한 지라, 저희 센터에서 진행하는 연구 분야를 간단히 정리해서 이야기 드리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core 위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몸은 언제나 상황에 맞는 “balance”상태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특히, metabolism (anabolism/catabolism) 에서는 이 balance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요. 따라서 저희 센터에서는, 다양한 age와 disease, 그리고 intervention condition 상의 human subject을 대상으로 metabolism과 이과 연관된 factor들을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프로젝트는 clinical nutrition, protein, and amino acid metabolism에 관하여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 프로토콜들의 aim은 arginine, citrulline, glutamine, branched-chain amino acid 그리고 keto acid 등의 metabolism이 다양한 stress 상황과 disease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lung disease, cancer, heart failure과 같은 disease group에서의 변화나, cognitive function, gut function, 그리고 sepsis와 같은 critical illness condition과의 상관성을 관찰합니다. CTRAL의 metabolomics와 fluxomics는 Mass Spectrometry (LC/MS/MS and GC/MS/MS)와 다른 분석 장비들을 통해 진행됩니다. Exercise stress, body composition/bone mineral density, isotonic/isokinetic strength measurement, anaerobic capacity analysis등을 함께 측정하고 분석이 됩니다.   Figure 6 Example of stable isotope tracing for metabolism analysis (You, L., Zhang, B., & Tang, Y. (2014). Metabolites, 4(2), 142-165.) Figure 7 Isokinetic dynamometer and 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또한 methodology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는데요, whole body arginine, citrulline, nitric oxide, protein kinetics와 다른 amino acid의 kinetics의 endogenous de novo synthesis를 quantify하려는 시도도 진행 중입니다. 이런 정보들을 얻게되면, 다양한 질환 혹은 스트레스 상황(예-운동, 염증 등)에서 우리 몸의 metabolism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정량할 수가 있고, 궁극적으로는 이런 metabolism의 imbalance를 통해 생기게 되는 우리 몸의 “loss”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Figure 8 Biosafety laboratory for processing blood samples Figure 9 Laboratory for mass spectrometry for stable isotope analysis   human subject을 다루는 clinical study는 동물실험이나 세포실험 등과는 다르게 유기적인 “팀웍” 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모든 프로젝트는 study coordinator가 initiative을 쥐고 있되, 피험자가 방문하는 날에는 거의 모든 학생 및 staff가 함께 분주하게 움직이며 동참합니다. 피험자 한명 한명으로부터 얻는data는 분석을 돌리다보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되기 때문에 모든 멤버들이 정성스럽게 data를 수집합니다. 그래서 PI교수님들도 이런 점을 강조하시는 편입니다. 개인 연구 미팅이 주 1회, 그리고 한 주의 전체적인 실험 일정을 리뷰하는 그룹 미팅이 주 1회 진행됩니다. 한 달에 한 두번씩은 자신의 연구에 대해서 발표하거나 외부 연사를 초청하여 세미나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office hour내 에는 보통 지도 교수님이 자리에 계시기 때문에 언제든 찾아가서 실험과 데이터에 대한 의논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 보다 저희 센터의 큰 장점은 resource 입니다. 방대한 양으로 누적된 clinical data와 human subject의 sample들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장비, 인력 등의 resource가 항상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자에게는 아주 큰 merit이라고 생각합니다. 결정적으로, human subject을 대상으로 translational research를 수행 할 수 있는 종합병원 수준의 시설 은 자랑할 만한 점인 것 같습니다. 또한, collaboration에 대해서도 활짝 열려 있으신 PI의 오픈 마인드도 다양한 테크닉과 연구 기회를 접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Texas A&M University의 West Campus에 위치한 CTRAL을 지도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Translational clinical research에 관심이 있으신 연구자/collaborator/학생 분들은 언제든 두 분의 PI교수님, CTRAL 공식 메일, 혹은 저의 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Figure 10 CTRAL at campus Figure 11 CTRAL members Figure 12 CTRAL and sunset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