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ia Tech에서의 박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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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에서의 인턴, 오사카 (大阪) 대학에서의 교환학생, 동경 (東京) 대학에서의 석사 과정을 거쳐 현재 조지아 공대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전기컴퓨터 공학과 박사 과정 5년차에 재학 중인 연평우라고 합니다. 조지아 공대는 에모리 대학과 인접해 있어서 바이오 메디컬 분야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저도 wireless implantable neural recording system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애틀란타는 미국 동남부 지방 조지아주(州)의 수도로 마라톤 영웅인 이봉주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으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Photo credit by 국제올림픽 위원회 트위터 한국어 계정
그 외에도 조지아 주는 미국 침례교 목사이자 흑인 해방 운동가인 마틴 루터킹 (Martin Luther King, Jr.)의 생가(生家)와 민주당 출신 39번째 미국 대통령인 지미 카터 (Jimmy Carter)가 현재까지도 거주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틴 루터킹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
이 곳이 마틴 루터킹의 생가입니다
애틀란타는 미국 동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면서도 10~20분만 외곽으로 나가도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 입니다. I75와 I85 고속도로가 각각 애틀란타 서부와 동부로 뻗어 있고 I285과 동서를 가로지르고 있어 교통도 편리합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애틀란타 미드타운 사진인데, 이렇게 화려한 도시가 미국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 시즌1의 배경이되어 음산함이 묻어나니 믿어지시나요?
Photo credit by Trivago Magazine (top) and Walking Dead (bottom)
저는 요즘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런 머스크 (Elon Musk)와 페이스북 (Facebook) 빌딩 8 (페이스북의 연구기관)에서도 주목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rain Computer Interface)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뇌는 뉴런(Neuron)이라는 신경세포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나트륨과 칼륨 통로 등을 통해 전기적인 신호를 주고 받는데, 이 신호를 탐지 (Sensing)하는 방법에는 탐지 위치에 따라 크게 네가지 (EEG, ECoG, LFP, 그리고 AP)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뉴런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칩습성 (侵襲性, Invasive)으로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받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을 Action potential (AP) 혹은 Single unit activity (SUA)라고 합니다. AP는 Spike형태의 0.1~7 kHz대역의 주파수를 가진 5~500 μV 정도 세기의 전기적인 신호라서 저잡음 증폭기 (Low-noise amplifier) 설계가 필요합니다.
Figure credit by Thakor, Robotics and Neuroprosthetics, 2013
이 외에도 뇌 신경세포에 최대한 근접하게 이식 (Implant)해야 하고, 신경세포 손상 (Scar formation)을 최대한 줄여야 하다 보니 최대한 작게 (<1 mm3)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배터리가 이식되어 있으면 배터리 교체를 위한 주기적인 수술의 위험성이 있고 유선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하면 데이터 전달 케이블이 몸 밖으로 연결된 부분에 감염의 위험이 있다 보니 무선 전력/데이터 송수신 기술에 대한 연구도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밖에도 전자 부품을 밀봉 (Hermetic packaging)하는 기술과 전자 부품 패키지의 생체적합성 (Biocompatibility)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여 서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융합하는 학제간 (Interdisciplinary)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2017년 IEEE Custom Integrated Circuits Conference에서 발표한 학회 논문에서 발췌한 그림
이를 위해 지역의 유명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생활
9년 가까이 해외를 떠돌아 다니면서 유목민(?)의 생활을 하고 있지만, 박사생활은 매우 단조로웠습니다. 밤늦게까지 연구를 하고 주말에도 연구실에 나가기 일쑤였습니다.
제 연구실이 위치한 TSRB (Tech square research building) 입니다.
거의 연구실에 있다 보니 재미있는 일은 별로 없지만 박사 초기에는 연구실 친구들과 연구실에서 수다도 떨고 같이 놀러 나가기도 하고 하였습니다.
같은 연구실 프랑스 친구가 연구 중인 Tongue tracking system의 화면입니다.
연구실 친구 결혼식 사진
테이스트 애틀란타 사진
Biltmore 건물의 전광판 “l”자의 불이 나가서 Bit more 처럼 보입니다.
한창 비트코인이 유행할 때 학교 바로 앞에 있는 Biltmore 건물의 전광판 “l”자의 불이 나가서 Bit more 처럼 보여 웃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학교가 위치한 미드타운 (Midtown)은 렌트비가 비싸서 (One bed 아파트에 1500-2000불 정도) 학교 외곽의 지역을 전전하다가 아는 형 두명과 단독 주택 (Single house)를 렌트하였는데, 월 2600불 정도를 셋이 나눠서 냈습니다. 마당이 넓은 집이라 가끔 지인을 초대하여 바베큐를 했었습니다.
Sandy Springs 집 마당에서의 바베큐
집 마당에 사슴이 출현하였습니다.
자연친화적이라 사슴이나 다람쥐도 종종 마당에 나와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애틀란타는 남부의 따듯한 도시라 눈이 잘 오지 않지만 한번 오게 되면 도시가 마비되었습니다. 한번은 폭설이 내려 휴교하는 바람에 학교에도 못 가고 룸메이트 형들과 집 앞 눈을 치우고 마트에 가서 월동 준비를 했었습니다.
Sandy Springs 집에서 눈을 치우는 사진
생활이 워낙 단조롭다보니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운동을 많이 하는데 저는 테니스를 열심히 쳤었습니다. 애틀란타는 아마추어 테니스 리그가 활성화 되어 있어 주말마다 시합에 나갔었는데, 팀마다 서로 음식을 얼마나 잘 준비하는지 신경전 (?) 덕분에 주말에는 포식을 할 수 있었답니다.
애틀란타 아마추어 테니스 리그 결승전 사진
한인 테니스 팀 홈 연습장 근처의 커피샵 사진. 미국 커피샵인데도 태극기가 걸려 있습니다.
애틀란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는 코카콜라 본사, 아쿠아리움, 그리고 스톤 마운틴이 있는데, 아래 사진은 제가 유일하게 가본 관광 명소인 스톤 마운틴입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는 저렇게 가족끼리 소풍와서 레이져 쇼도 보고 합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스톤 마운틴
튜빙 (Tubing), 패들 보딩(Paddle boarding), 카야킹 (Kayaking) 등을 할 수 있는 차타후치 강 (Chattahoochee river)에서 가끔 여가를 보내기도 합니다.
Canoe restaurant by Chattahoochee river
주변도시
조지아 주변으로 차로 몇 시간 거리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South Carolina), 놀스 캐롤라이나 (North Carolina), 플로리다 (Florida), Alabama (앨러바마), 그리고 루이지애나 (Louisiana) 등이 위치하고 있어 주말마다 가족끼리 여행하기 좋습니다. 저도 박사 생활이 항상 고되고 힘든 생활의 연속이지만 주말에 하루 정도는 되도록 외곽으로 드라이브를 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헬렌 조지아의 독일 마을에서는 맛있는 맥주도 마실 수 있고, 강에서 튜빙도 할 수 있습니다.
조지아 주 헬렌 (Helen, Georgia): 독일 마을
舊 금광, 조지아 주 달로네가 (Dahlonega, Georgia) l 과거 금광이였던 곳에서는 사금도 캘 수 있습니다.
테네시 주 락시티 정원의 전망대에 올라가면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6개 주를 바라보면서 맥주 한잔할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테네시 주 차타누가의 락시티 정원 (Rock city gardens, Chattanooga, Tennessee)
플로리다 주 잭슨빌 (Jacksonville, Florida) l 패들보딩을 하면서 돌고래를 만날 수도 있고, 아래 사진과 같이 멋진 야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의 관광객이라면 다들 바다만 생각하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스프링스가 휴양지로 더 유명합니다. 굉장히 물이 맑아서 호수 바닥까지 보입니다.
플로리다의 실버 스프링스 스테이트 파크 (Silver state springs park, Florida)
플로리다 올란도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Universal studio, Orlando, Florida)
잠들지 않는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에서는 밤 늦게 까지 재즈공연과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프렌치 쿼터의 한 재즈 바 (French Quarter, New Orleans, Louisiana)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늪지대 (New Orleans, Louisiana)
마치며
5년 가까이 박사 과정에 있으면서 해외 생활에서 오는 외로운과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논문을 탈고하였을 때, 주변 친구들과 고민을 나눌 때, 스타벅스 드라이브 쓰루에서 모르는 누군가에게 random act of kindness라면서 공짜 커피를 받았을 때, 한국의 친구들에게 갑자기 영상 통화를 받았을 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산호세의 한 기업에서 박사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가끔 애틀란타 생각이 많이 납니다. 엔지니어 혹은 연구자로서 사회와 사람들의 삶에 공헌하는 연구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현재도 열심히 연구 중이신 모든 연구자 분들을 응원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저도 졸업 후에 박사 후 연구원으로서 혹은 어떠한 직위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또 즐겁게 연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0년에 앨러배마주 인터그래프 출장시 플로리다를 갈때에 조지아주를 관통하며 애틀란타를 지나갔었는데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 주셨습니다. 부디 좋은 연구생활을 잘 마무리 하시길 응원합니다.
매우 흥미로운 분야를 전공하시고 있는데 앞으로 기대 됩니다.
분발하여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