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호주 멜번에서의 CSIRO 포닥생활
주형국 (juelf)
막연히 남쪽의 아주 큰 섬나라로 생각되었던 호주. 호주는 세계 6위의 면적을 가지며, 한반도의 약 35배 크기를 가진 아주 큰 단일 대륙입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캥거루와 코알라가 반갑게 맞이해 줄 것만 같은 푸른 색을 간직한 호주!
[ 호주 Melbourne CBD (central business district의 약자로 보통 멜번 시티를 말합니다) 의 맑고 푸른 하늘 ]
[ Warrook Farm - 워록 농장에서 만난 코알라 ]
30대 중반의 프레시 박사인 저와 우리 가족의 첫 번째 외국생활이자 포닥생활의 여정이 2014년 2월 여름에(남반구이기 때문에 계절이 한국과는 반대) 시작되어 벌서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코센 포토에세이를 통해 저와 우리 가족의 짧은 여정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 한 웅큼 나누고자 합니다.
[ (좌) 멜번 CBD 야경, (우) 멜번 CBD Flinders street의 플랜더스 스테이션 ]
》 뿌리는 영국의 이민자, 현재는 다문화·다민족으로 된 하나
잠시 호주의 역사를 이야기 하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호주는 영국의 이민자에 의해서 생성된 국가이며, 1901년 독립을 함으로서 자체적인 정부를 구성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독립 이후 시행된 유색인종차별 정책(백호주의:白濠主義 – 백인이라고 할지라도 비영국권 백인에 대한 차별도 매우 심했다)으로 불과 40년전까지도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얼(Indigenous Australians- Aboriginal)과 타 아시아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 매우 심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 고풍스러운 유럽풍의 (좌) St Paul's Cathedral 대성당, (우) State Library of Victoria ]
현재, 호주의 부족한 기술과 노동인구를 충족하기 위해 1990년 이민자 우대 정책으로 변한 이후, 수백여 국가의 다양한 민족과 언어 그리고 생활 풍습이 잘 혼합된 다문화·다민족 국가가 되었습니다.
[ (좌) 부처님 오신 날 멜번 CBD의 Federation Square 모인 다양한 인파, (우) 항상 젊음으로 넘치는 Melbourne central 앞 멜번의 명물 트램 ]
그래서인지 유독 호주 멜번은 모든 사람들이 언어에 대해 관대하다고 느껴집니다. 영어 문법이 서툴거나 발음이 좀 특이해도 모두가 참고 기다려 주며, 웃음으로 답례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잠시 미국에서 있었던 동안 느낀 것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 아시아인은 물론 그리스, 이탈리아인들도 자주 찾는 동네에 위치한 야채/과일가게,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동남아/인도 요리법의 닭요리, 커리, 돼지요리 ]
어떤 질문을 하거나, 무엇을 요청하거나, 혹은 실례가 되는 행동을 하더라도 보통 오지들은 “No worries” (Don’t worry about that 혹은 No problem 같은 의미) 한 마디로 금새 친근함을 나타냅니다.
[ 멜번 시내 북쪽에 위치한 야외 시장인 Queen Victoria Market의 가끔 가는 와플가게 ]
아. 오지는 Aussie로 호주인을 말하며, 참고로 이웃인 뉴질랜드 사람들은 키위(Kiwi)라고 합니다. 호주에서 특히 멜번은 문화간의 소통과 민족간의 조화가 아주 잘 실천되고 있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 (좌) 차로 30분 내외면 언제나 갈수 있는 바닷가 St Kilda Beach, (우) 차로 5-10분 내외면 항상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공원 Royal Botanic Gardens ]
물론,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ISIS와 같은 국제적 테러로 이슬람 민족에 대한 좋지 못한 시선, 중국·인도 이민자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른 편중화, 난민수용 문제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낙천적이며 동시에 현실적인 실리를 따지고, 다양하면서도 작은 목소리까지 놓치지 않으려 하는 호주라면, 이 어려운 문제들을 그들의 사회적·정치적 체계와 사상으로 하나의 호주 깃발 아래 가장 먼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다양한 나라에서 온, 그리고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웃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유치원 ]
》 나의 포닥 근무지, CSIRO
CSIRO는 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sation의 약자로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원입니다. 우리 회사(보통 연구소라고 하기 보다는 회사라고 부릅니다) CSIRO는 호주연방국가 최대의 국가기술 연구원으로 과학·산업 기술을 통해서 호주의 경제/사회/문화/교육 등에 이바지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 CSIRO 호주 멜번 Clayton site 정문 ]
작년(2016년)은 호주 과학/산업의 선구적인 역할을 해 온 CSIRO가 설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 (좌) CSIRO 100주년 기념 CSIRO corporate citizenship 행사, (중) 주목할만한 혁신 발명을 알리는 광고판, (우) 100주년 기념 셔츠 ]
현재까지 150개가 넘는 스핀오프 회사를 창업하였고, 약 5,000명 이상의 전문 연구인력이 일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구조조정의 한파로 약 1,500 ~ 2,000여명의 정규/비정규 직원의 감원이 있었습니다)
[ (좌) CSIRO와 연구 협력을 위한 도요타의 차세대 연료전지 자동차인 미라이 시연행사, (우) 미라이 연료전지 차량 내부 모습 ]
여느 나라의 국가 연구소처럼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로 나누어져, 독립 혹은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기초과학부터 산업계에 바로 적용 가능한 기술까지, 연구와 실증을 동시 진행하는 국가 연구소입니다. 현재는 IT, 천문·우주, 동·생물, 빅데이터, 에너지, 토양/물, 광물자원, 해양/대기, 음식/영양, 건강/생물안전, 제조(재료), 농업 등의 부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SIRO는 과학적 영향력 및 우수성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으며, 최근 사례로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인공뼈 제조, 대서양 연어 번식 프로그램, 성간 가스 렌즈 발견을 통한 은하계 연구, 다기능 섬유소재 개발 등이 있습니다.
현재 저는 CSIRO Energy 부서에서 전기화학(electrochemistry)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변환 장치(저온/고온 연료전지)와 친환경 수소발생 장치(electrolyzer)의 실용화/실증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CSIRO Newcastle site의 건물과 태양열을 이용한 CSP(concentrating solar power) 실증화 부지 ]
CSIRO에서는 매년 전·후반기 포스닥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홈페이지 공고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csiro.au/en/Careers/Student-and-graduate-opportunities/Postdoctoral-fellowships) 참고로, 호주 대부분의 포스닥 연봉은 약 7만~8만불(호주달러) 정도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기 때문에, 가족과 이 힘든 시기의 여정을 극복하기에 참 좋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 (좌) 가끔 점심을 즐기러 가는 모나쉬 대학 캠퍼스, (우) 새로 생긴 출근길이자 산책로 ]
》 우리 가족, 그리고 호주
아빠의 해외 포스닥 욕심으로 인해 돌이 갓 지난 아들과 아내가 얼떨결에 해외 생활을 하게 되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 아래, 이렇게 아름다운 대자연의 색다른 나라와 문화, 그리고 아이에게 천국 같은 세상이라 생각하면 처음의 미안한 마음도 조금 갚아지지 않았나 합니다.
[ 집에서 가장 가깝게 대자연과 숨을 조우할 수 있는 Dandenong Rangers National Park ]
[ 각 시티의 커뮤니터 센터에서 운영하는 공공 수영장과 도서관 ]
현재 돌이 지나서 온 첫아이는 4살 유치원을(호주는 만 나이를 사용합니다) 가게 되었고, 작년 11월 둘째 아이도 호주에서 태어났습니다. 더욱 아빠의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 아래서 자연과 평화로이 놀고 있는 아들을 보면 이곳에 좀 더 머물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 풀과 나무와 모래를 친구로 삼으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놀이터와 공원 ]
잘 준비하지 못한 여정을 믿고 함께한 우리 가족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 솜씨이지만 끝까지 읽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주에서의 3년이라는 시간을 짧게나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와 연구에 지친 뇌의 피로를 다른 연구자들의 이야기 보따리와 연구자간 소통의 창을 마련해 주신 코센 운영자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Matthew 6:31-32] So do not worry, saying, ‘What shall we eat?’ or ‘What shall we drink?’ or ‘What shall we wear?’ For the pagans run after all these things, and your heavenly Father knows that you need them.
※ 출처
CSIRO 정보:
http://www.csiro.au/
https://en.wikipedia.org/wiki/Commonwealth_Scientific_and_Industrial_Research_Organisation
호주 정보:
https://en.wikipedia.org/wiki/Australia
https://en.wikipedia.org/wiki/Indigenous_Australi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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