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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호주 멜번에서의 CSIRO 포닥생활

    주형국 (juelf)

    막연히 남쪽의 아주 큰 섬나라로 생각되었던 호주. 호주는 세계 6위의 면적을 가지며, 한반도의 약 35배 크기를 가진 아주 큰 단일 대륙입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캥거루와 코알라가 반갑게 맞이해 줄 것만 같은 푸른 색을 간직한 호주! [ 호주 Melbourne CBD (central business district의 약자로 보통 멜번 시티를 말합니다) 의 맑고 푸른 하늘 ] [ Warrook Farm - 워록 농장에서 만난 코알라 ] 30대 중반의 프레시 박사인 저와 우리 가족의 첫 번째 외국생활이자 포닥생활의 여정이 2014년 2월 여름에(남반구이기 때문에 계절이 한국과는 반대) 시작되어 벌서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코센 포토에세이를 통해 저와 우리 가족의 짧은 여정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 한 웅큼 나누고자 합니다. [ (좌) 멜번 CBD 야경, (우) 멜번 CBD Flinders street의 플랜더스 스테이션 ] 》 뿌리는 영국의 이민자, 현재는 다문화·다민족으로 된 하나 잠시 호주의 역사를 이야기 하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호주는 영국의 이민자에 의해서 생성된 국가이며, 1901년 독립을 함으로서 자체적인 정부를 구성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독립 이후 시행된 유색인종차별 정책(백호주의:白濠主義 – 백인이라고 할지라도 비영국권 백인에 대한 차별도 매우 심했다)으로 불과 40년전까지도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얼(Indigenous Australians- Aboriginal)과 타 아시아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 매우 심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 고풍스러운 유럽풍의 (좌) St Paul's Cathedral 대성당, (우) State Library of Victoria ] 현재, 호주의 부족한 기술과 노동인구를 충족하기 위해 1990년 이민자 우대 정책으로 변한 이후, 수백여 국가의 다양한 민족과 언어 그리고 생활 풍습이 잘 혼합된 다문화·다민족 국가가 되었습니다. [ (좌) 부처님 오신 날 멜번 CBD의 Federation Square 모인 다양한 인파, (우) 항상 젊음으로 넘치는 Melbourne central 앞 멜번의 명물 트램 ] 그래서인지 유독 호주 멜번은 모든 사람들이 언어에 대해 관대하다고 느껴집니다. 영어 문법이 서툴거나 발음이 좀 특이해도 모두가 참고 기다려 주며, 웃음으로 답례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잠시 미국에서 있었던 동안 느낀 것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 아시아인은 물론 그리스, 이탈리아인들도 자주 찾는 동네에 위치한 야채/과일가게,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동남아/인도 요리법의 닭요리, 커리, 돼지요리 ] 어떤 질문을 하거나, 무엇을 요청하거나, 혹은 실례가 되는 행동을 하더라도 보통 오지들은 “No worries” (Don’t worry about that 혹은 No problem 같은 의미) 한 마디로 금새 친근함을 나타냅니다. [ 멜번 시내 북쪽에 위치한 야외 시장인 Queen Victoria Market의 가끔 가는 와플가게 ] 아. 오지는 Aussie로 호주인을 말하며, 참고로 이웃인 뉴질랜드 사람들은 키위(Kiwi)라고 합니다. 호주에서 특히 멜번은 문화간의 소통과 민족간의 조화가 아주 잘 실천되고 있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 (좌) 차로 30분 내외면 언제나 갈수 있는 바닷가 St Kilda Beach, (우) 차로 5-10분 내외면 항상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공원 Royal Botanic Gardens ] 물론,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ISIS와 같은 국제적 테러로 이슬람 민족에 대한 좋지 못한 시선, 중국·인도 이민자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른 편중화, 난민수용 문제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낙천적이며 동시에 현실적인 실리를 따지고, 다양하면서도 작은 목소리까지 놓치지 않으려 하는 호주라면, 이 어려운 문제들을 그들의 사회적·정치적 체계와 사상으로 하나의 호주 깃발 아래 가장 먼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다양한 나라에서 온, 그리고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웃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유치원 ] 》 나의 포닥 근무지, CSIRO CSIRO는 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sation의 약자로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원입니다. 우리 회사(보통 연구소라고 하기 보다는 회사라고 부릅니다) CSIRO는 호주연방국가 최대의 국가기술 연구원으로 과학·산업 기술을 통해서 호주의 경제/사회/문화/교육 등에 이바지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 CSIRO 호주 멜번 Clayton site 정문 ] 작년(2016년)은 호주 과학/산업의 선구적인 역할을 해 온 CSIRO가 설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 (좌) CSIRO 100주년 기념 CSIRO corporate citizenship 행사, (중) 주목할만한 혁신 발명을 알리는 광고판, (우) 100주년 기념 셔츠 ] 현재까지 150개가 넘는 스핀오프 회사를 창업하였고, 약 5,000명 이상의 전문 연구인력이 일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구조조정의 한파로 약 1,500 ~ 2,000여명의 정규/비정규 직원의 감원이 있었습니다) [ (좌) CSIRO와 연구 협력을 위한 도요타의 차세대 연료전지 자동차인 미라이 시연행사, (우) 미라이 연료전지 차량 내부 모습 ] 여느 나라의 국가 연구소처럼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로 나누어져, 독립 혹은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기초과학부터 산업계에 바로 적용 가능한 기술까지, 연구와 실증을 동시 진행하는 국가 연구소입니다. 현재는 IT, 천문·우주, 동·생물, 빅데이터, 에너지, 토양/물, 광물자원, 해양/대기, 음식/영양, 건강/생물안전, 제조(재료), 농업 등의 부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SIRO는 과학적 영향력 및 우수성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으며, 최근 사례로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인공뼈 제조, 대서양 연어 번식 프로그램, 성간 가스 렌즈 발견을 통한 은하계 연구, 다기능 섬유소재 개발 등이 있습니다. 현재 저는 CSIRO Energy 부서에서 전기화학(electrochemistry)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변환 장치(저온/고온 연료전지)와 친환경 수소발생 장치(electrolyzer)의 실용화/실증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CSIRO Newcastle site의 건물과 태양열을 이용한 CSP(concentrating solar power) 실증화 부지 ] CSIRO에서는 매년 전·후반기 포스닥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홈페이지 공고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csiro.au/en/Careers/Student-and-graduate-opportunities/Postdoctoral-fellowships) 참고로, 호주 대부분의 포스닥 연봉은 약 7만~8만불(호주달러) 정도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기 때문에, 가족과 이 힘든 시기의 여정을 극복하기에 참 좋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 (좌) 가끔 점심을 즐기러 가는 모나쉬 대학 캠퍼스, (우) 새로 생긴 출근길이자 산책로 ] 》 우리 가족, 그리고 호주 아빠의 해외 포스닥 욕심으로 인해 돌이 갓 지난 아들과 아내가 얼떨결에 해외 생활을 하게 되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 아래, 이렇게 아름다운 대자연의 색다른 나라와 문화, 그리고 아이에게 천국 같은 세상이라 생각하면 처음의 미안한 마음도 조금 갚아지지 않았나 합니다. [ 집에서 가장 가깝게 대자연과 숨을 조우할 수 있는 Dandenong Rangers National Park ] [ 각 시티의 커뮤니터 센터에서 운영하는 공공 수영장과 도서관 ] 현재 돌이 지나서 온 첫아이는 4살 유치원을(호주는 만 나이를 사용합니다) 가게 되었고, 작년 11월 둘째 아이도 호주에서 태어났습니다. 더욱 아빠의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 아래서 자연과 평화로이 놀고 있는 아들을 보면 이곳에 좀 더 머물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 풀과 나무와 모래를 친구로 삼으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놀이터와 공원 ] 잘 준비하지 못한 여정을 믿고 함께한 우리 가족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 솜씨이지만 끝까지 읽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주에서의 3년이라는 시간을 짧게나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와 연구에 지친 뇌의 피로를 다른 연구자들의 이야기 보따리와 연구자간 소통의 창을 마련해 주신 코센 운영자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Matthew 6:31-32] So do not worry, saying, ‘What shall we eat?’ or ‘What shall we drink?’ or ‘What shall we wear?’ For the pagans run after all these things, and your heavenly Father knows that you need them.   ※ 출처   CSIRO 정보:   http://www.csiro.au/   https://en.wikipedia.org/wiki/Commonwealth_Scientific_and_Industrial_Research_Organisation   호주 정보:   https://en.wikipedia.org/wiki/Australia   https://en.wikipedia.org/wiki/Indigenous_Australians   네이버 두산백과 doopedia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28324&cid=40942&categoryId=3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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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사피엔스의 시대 (이달의 주자: 김동광)

폴 뇌플러 저

    이 책을 쓴 폴 뇌플러는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의 세포생물학 교수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연구하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점을 소상하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는 <니치(The Niche)>라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생명공학에 대한 비판적 담론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GMO 사피엔스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호모 사피엔스와 유전자조작생물인 GMO를 조합한 말인데, 가까운 미래에 이른바 바람직한 유전 형질을 선택해서 만들어질 가상의 맞춤아기를 뜻하지요. 그런데 딱히 '가상'이라는 말을 붙이기 어려운 것이 뇌플러가 처음에 소개하는 세부모체외수정으로 태어난 아기도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유전자변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난세포질 이식이라는 기법으로 젊은 여성의 난세포질을 이용해 나이든 여성의 난자를 건강하게 만들어서 수태가능성을 높이려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이든 여성의 난자는 젊은 여성의 난자 세포질이 더해진 일종의 키메라 난자가 되지요. 미국에서만, 2001년 미식약청이 금지하기 전까지 이미 12-36명의 유전자 조작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이미 유전자가 조작된 아기들이 우리 곁에서 자라고 있는 셈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중심 주제인 맞춤아기 이야기는 사실 그리 새롭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크리스퍼-Cas9이라는 강력하고 간편한 유전자 가위가 발견되면서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갑작스레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2015년 중국의 연구자들이 사람의 배아를 편집하는 실험을 했다고 발표하면서 그 과학적 가능성과 윤리적 쟁점을 놓고 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요. 그렇다면 유전자 편집을 통해서 완벽한 아기를 제조하려는 갈망이 가까운 장래에 실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왜 문제가 될까요? 질병이 없고, 바람직한 형질을 가지면 좋은 게 아닌가요? 뇌플러는 최초의 시험관 아기부터 이 책의 핵심 주제인 맞춤아기까지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 즉 "더 나은" 인간을 향한 갈망에 우생학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다는 점을 제기합니다. 그것은 '완벽한' 아기의 정의를 누가 내리는가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지요. 우생학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항상 완벽함이나 우수함의 정의가 기존 사회 체계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지는 집단이나 세력에 의해 독점된다는 점입니다. 나치의 사례에서 가장 단적으로 나타났지만, 우생학의 역사는 나치 이전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지금도 변형된 형태로 끊임없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른바 부적합하다고 여겨지는 개인이나 집단의 번식을 막는 소극적 우생학이든 능력의 향상과 증강을 목적으로 삼는 적극적 우생학이든, 국가가 강제하는 우생학이든 개인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은밀한(backdoor) 우생학이든 모든 우생학은 지배체제와 그 가치의 유지, 즉 현상유지에 복무합니다. 또한 우수함이란 항상 현재의 조건에 기반한 특이성을 가지고 있으며, 무수한 이변이 속출해서 이변이라는 용어 자체가 무색해지고 있는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현재의 조건이 언제까지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설령 현재의 조건을 완벽하게 계산해서 가장 적합한 인종을 설계하는데 성공했고, 그 결과 모든 인류가 최적의 유전형을 갖추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조건 변화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결과는 파국에 가까울 것입니다. 또한 지적 능력이 뛰어난 인류를 지향했지만, 그 결과 예측할 수 없었던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머리는 좋지만 정신병이 걸릴 경향성이 높거나,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는 정서적 능력이 뒤지고 잔혹한 성격의 인류가 탄생한다면?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유전자 가위와 같은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전에 따른 새로운 기술적 발전 가능성과 함께 그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점들을 짚어볼 수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다음 주자는 홍익대학교 김훈기 교수님입니다. 서울대학교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과학사), 고려대학교 과학기술학 협동과정에서 박사학위(과학관리학)을 받았습니다. 동아사이언스가 발행하는 월간 <과학동아>의 기자 및 편집장, 동아일보 과학면 팀장, 인터넷 과학 신문 <더 사이언스>의 초대 편집장을 역임하는 등 과학 저널리즘 분야에서 13년간 활동한 경력도 있습니다. 2012년 텃밭보급소가 운영하는 과천도시농부학교 1기를 수료했고, 한살림 모심과살림연구소에 연구기획위원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에서 강의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홍익대학교 교양과 교수입니다. 저서로 『시간여행』, 『유전자가 세상을 바꾼다』, 『생명공학과 정치』, 『물리학자와 함께 떠나는 몸속 기氣 여행』, 『합성생명』 등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기

초코파이나 영양갱, 새우깡 같은 과자가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테디셀러’인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해외한인들은 모여 앉아서 추억을 나눌 때면 항상 등장하는 화제가 ‘무교동 낙지’와 ‘장충동 족발’입니다. 태생이 촌놈이라 서울의 그 맛을 모르기에 무교동과 장충동을 한 번 순례해보고 싶습니다. 필자가 방문할 때까지 그곳이 건재하길 바랍니다. 세상은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입맛은 여전한 것이 신기합니다. 한 신문에 관련기사가 실렸더군요. 오랜 추억이 혀를 통해 뇌에 기억되어 익숙한 것들만 먹으려고 한다구요. 그래서 식품회사들은 새로운 스낵을 자주 출시하지 않고, 오래된 메뉴만 우려먹는다고 합니다. 삼양이나 농심이나 라면이 옛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인 모양입니다. 따지고 보면, 개화 이래로 서양문물이 들어와 우리의 거의 모든 것을 바꾸어버렸습니다. 기왓집 한옥은 아파트로, 서당은 학교로 대체되었습니다. 경제활동도 농사에서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으로 바뀌었고, 식자의 상징이던 한자는 영어로 교체되었습니다. 그래서 신문은 국한문 혼용체에서 한글전용으로 바뀌었다가 지금 괄호 안에는 한자 대신 영어가 들어갑니다. 정말 100년 만에 거의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만, 한가지 우리 문화를 확실히 지키고 있는 것은 음식입니다. 미국식 스테이크 하우스와 프랑스 요리 그리고 중식부페와 일식횟집이 난무하지만, 밥과 김치(찌게), 된장(찌게)의 자리는 온전합니다. 미역국이 산모에게 주는 느낌처럼 음식은 영양만이 아니라 힐링을 주는 플레시보 효과가 강한 약품이기도 하며, 기독교의 성찬식처럼 예배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What you eat is what you are. (당신이 무엇을 먹느냐가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라는 경구까지 있습니다. 그동안의 어지러운 변화 아래에서도 우리는 음식문화만은 지켜냈습니다. 먹는 이야기로 시작했더니 저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내일로 미루고 이제 본론으로 가봅시다. 최근 뉴욕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하신 높은 분이 만원권 두장을 발권기에 집어넣어 웃음을 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도 비슷한 짓을 하지 않을까 하여 조롱보다는 동정이 앞섭니다. 가끔 들르는 파리의 지하철역 발권기 중에는 버튼식이 아니라 롤러식인 곳이 많습니다. 기계 위에 수평으로 놓인 긴 롤러를 굴려 자기가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는 방식인데, 그 앞에만 서면 긴장이 됩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삶은 새로움을 만나는 연속의 시간이었습니다. 초중고 시절에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과 급우들과의 만남은 설렘과 동시에 두려움이었습니다. 이제는 기계와의 만남도 중요합니다. 업무와 연구라는 것이 컴퓨터로 하는 작업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 시절이니까요. 기계들은 점점 더 기능이 많아지고, 프로그램들도 불필요해 보이는 메뉴가 너무 많아 복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사용하는 휴대전화에 익숙해질만 하면 모델을 바꿔야 하고, 메뉴들이 전부 자리를 바꿔 세팅에 쩔쩔매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은 무슨 비결이 있거나 따로 공부를 하는 줄 알았더니, 그냥 두려움 없이 여기저기를 눌러보는 ‘시행착오법’이라는 무공을 사용하더군요. 지식과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인지라 노트에 메모하기 보다는 계속 찔러보는 것이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저녁 식탁에 돌아와 앉기 이전의 모든 시간들은 늘 새로움을 접해야 하는 긴장되는 시간입니다. 새로움을 두려워하면 퇴물이라는 오명을 덮어 쓸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방법은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냥 이렇게 살다 죽게 내버려둬!’라고 고집을 부리다가,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죽은 인간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해보고는 마음을 한 발 앞으로 내딛어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익숙한 사람들과의 관계로만 한정하고 타성에 젖은 관행만이 지고의 가치인 줄 알 때 정치는 타락했습니다. 지성은 미발견의 세계와 생각에 대한 호기심으로 커갑니다. 새로움이 곧 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움은 선에 대한 성찰을 줍니다. 그래서 낡음은 새로움과 비교를 통해서만 미래로 가는 외분점을 찍을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수명 덕택에 우리는 이제 더 많은 변화를 더 오래도록 겪어야 하는 운명에 놓여있습니다. 피할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즐기는 수밖에요. 남은 인생을 과거에 대한 추억으로 보낼 것이 아니라, 아직도 가야 할 길과 두드려야 할 문이 많다는 생각으로 늘어나는 수명을 의미있게 향유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이니 로봇이니 드론 같은 신기술이 많이 걱정스럽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떠들지만, 잘못되면 이 문명을 전부 말아먹고, 제5차 산업혁명은 호미와 곡괭이로 다시 출발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히려 새로움을 배격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습니다. 위험을 피할 수 없으니, 맞닥뜨려 길들여야 합니다. 야생견을 반려견으로 만들듯이 말입니다. 옛날 중국 은나라 왕조 때 탕왕의 구호라는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 아직도 유효한 진리인 것을 보면, ‘새로워지기’는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운명인 모양입니다. 시대가 바뀌어서 어지럽기 보다는, 더 재미있어지는 우리가 되어야죠. 그리고 새로운 발전으로 인간을 더 지우기보다, 높이는 과학기술자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구촌 곳곳의 코세니아들에게 봄이 오는 소리로 안부 전하고 싶습니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한양대학교] 환경소재 연구실

한양대학교 환경소재연구실 (Environmental material lab)은 김종오 교수님의 지도 하에 2013년에 설립된 연구실입니다. 환경소재연구실은 다양한 수처리 소재와 기술 또는 공정을 연구하고 있고 가족 같은 분위기로 즐겁게 연구실 생활을 하여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4년의 길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교수님과 학생들 모두 역사가 깊은 연구실이 될 수 있도록 열정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종오 교수님과 함께 현재 박사과정 4명, 석사과정 9명과 2명의 연구교수가 다양한 연구분야에서 연구 중에 있고, 통찰력 있는 연구를 위해 협업하는 시너지가 있는 연구실입니다. 환경소재연구실에서는 수질정화를 위한 환경소재개발과 수처리 공정 시스템개발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1 환경정화용 복합나노소재 환경나노소재로 Al과 Fe등을 이용하여 nanotubes를 제조하여 폐수처리와 자원회수 등에 효과를 내기위한 소재를 개발하였고, 개발된 환경나노소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코팅이나 도핑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환경나노소재의 표면개질에 대한 연구가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2.2 환경정화용 반응성 산소종 광감응 나노소재 광촉매(Photocatalyst)는 물분해 수소제조(water-splitting hydrogen production), 대기 및 수처리에서 고급산화기술 (Advanced oxidation process, AOP)로 활용되는 에너지 환경 소재입니다. 특히 자연에너지원인 태양광을 직접 이용할 경우 환경오염물질 처리 시 화석 에너지로부터 생산되는 에너지의 사용 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거나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 연구 분야입니다.     또한, 자성을 띄고 있어 쉽게 흡착과 탈착방법으로 폐수에 존재하는 인을 회수할 수 있는 소재인 MIO (Magnetic Iron Oxide)를 개발하였고 현재 수처리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2.3 Membrane process 수처리 시스템 공정에는 크게 membrane을 이용한 공정과 응집침전기술을 이용한 고효율 응집침전지개발 2가지가 연구되고 있습니다.  1) M1embrane을 이용한 수처리 공정 Ultra/Microfiltration을 이용하여 입자, 콜로이드등의 물속에 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수처리을 위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공정을 진행해야 membrane의 손상이 최소한으로 이루어지고 최대의 수처리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membrane의 공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2.4 Membrane Distillation process MD 공정에서는 물 분자만을 증기시켜 다공성의 소수성 막(porous hydrophobic membrane)을 통과시켜 분리시키는 프로세스입니다. MD 프로세스를 적용하게 되면, 전통적인 증류분리 공정에 비해 해수나 폐수 등의 수용액을 비점까지 가열할 필요가 없어 운전온도가 낮아지는 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MD 프로세스에서는 공경이 훨씬 큰 정밀여과(Microfiltration) 막을 이용하므로, 역삼투막(RO) 공정에서와 같이 매우 높은 운전압력도 필요하지 않은 이점이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2014년에 설립된 신생 연구실입니다. 학생들을 본인 자녀처럼 생각하고 지도해 주시는 교수님의 열정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 입니다. 연구과제 참여를 통해 학비 등을 지원하고 있기에 학비에 대한 걱정 없이 본인의 연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전체 랩미팅을 통해 석사과정부터 본인의 연구분야 이외에도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환경소재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국제학회 구두발표 및 SCI 논문 투고를 장려하여, 매년 학회발표상을 수상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번, 주요 연구성과와 연구계획을 발표하는 랩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의 연구 특성 상, 연구교수를 팀장으로 학생들이 팀에 소속되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팀에서는 정기적으로 팀미팅을 하여 최신 연구동향과 연구 진행사항을 논의, 점검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 학생들이 꾸준히 입학해 연구실이 국제화 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주소  :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222 재성토목관 환경소재연구실 ■ 전화  : 02)2220-4703 ■ 홈페이지 : http://enmlab.hanyang.ac.kr   2호선 한양대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260m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