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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유학생활

    김다혜 (dkim15_001)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토목공학과에서 포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다혜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은 NCSU라고 불리며, 노스캐롤라이나 주(North Carolina)의 주도인 랄리(Raleigh)에 위치하여 있습니다. 랄리 주변 인근 도시에는 더램(Durham)의 듀크(Duke University)와 채플힐(Chapel Hill)의 UNC(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대학이 있고, Raleigh, Durham 그리고 Chapel Hill 의 세 도시를 합쳐 Research Triangle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Research Triangle ] 저는 NCSU에서 2011년 봄에 학위를 시작하여서 2015년 여름에 학위를 받고, 지금은 포닥으로 5년 반 동안 이곳에 거주하였습니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나갔다니 헤아릴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합니다. 1887년 설립된 이 학교는 현재 약 34,000명 이상의 학생이 있으며, 캐롤라이나 주에서 가장 큰 대학으로 특히, 공학대학, 통계학, 농업학, 및 섬유공학 분야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NCSU는 크게 Main Campus와 Centennial Campus로 나뉘어져 있는데, Main Campus는 NCSU의 상징인 빨간 벽돌 건물들로 유명하며, NCSU 설립시 최초 건물이었던 Holladay Hall과 벨타워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 랄리는 일년 내내 날씨가 대체로 좋아서 빨간벽돌과 파란 하늘이 제가 생각하는 '우리 학교 캠퍼스의 대표적인 모습'인 것 같습니다. [ (좌) NC State Brand: Think and Do / (우)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졸업식 ] [ (좌) NCSU의 최초 건물인 Holladay Hall / (우) Bell Tower ] [ NCSU의 상징 늑대들] Centennial Campus에는 2013년 새롭게 오픈한 James B. Hunt 도서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Hunt 도서관은 미국내 탑 10 도서관으로 선정될 만큼 그 커다란 규모와 모던한 디자인, 그리고 로봇을 활용한 도서 관리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 The James B. Hunt Jr. Library ] 제가 속해있는 토목환경건설공학과의 아스팔트 재료 연구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NCSU의 토목환경건설공학과는 총 48명의 교수진과 754명의 학부생, 336명의 대학원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미국내 최대의 규모입니다. 제가 속한 아스팔트 재료 연구실은 주로 첨단 재료 역학을 사용한 아스팔트 재료의 물성/공용성 측정과 모델링, 비파괴공법을 활용한 도로 포장체의 안전진단 및 도로포장의 유지보수 관리 등을 연구합니다. 현재 아스팔트 재료 연구실은 크게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있으며, 3명의 박사후연구원과 9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Asphalt Material Analysis Group (AMAG)    AMAG은 아스팔트 재료의 물성/공용성 측정과 모델링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업적으로는 점탄성손상역학을 사용한 아스팔트 재료와 포장체 모델개발로, 미국 연방교통국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 FHWA)에서 차세대 포장 해석법으로 인정을 받아 미연방교통국에서 개발하고자 하는 공용성에 근거한 시방의 주요 모델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아스팔트 포장의 노화를 평가하는 실험방법 및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다음은 최근 AMAG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과제의 목록입니다.   • Performance-Related Specification for Pavement ConstructionM   • Long-Term Aging of Asphalt Mixtures for Performance Testing and Prediction   • Comparing Performance of Full Depth Asphalt Pavements and Aggregate Base Pavements in NC   • Development of Small Specimen Geometry for Asphalt Mixture Performance Testing   • Backcalculation of Dynamic Modulus from Falling Weight Deflectometer Data Pavement Preservation Group (PPG)    PPG는 아스팔트 포장의 유지보수 공법 및 재료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포장 유지보수에 흔하게 사용되는 칩실 (Chip Seal) 공법과 관련하여 다수의 연구과제를 수행한 바 있으며, 다음의 목록은 최근 PPG에서 수행완료한 또는 수행 중인 연구과제의 목록입니다.   • Chip Seal Construction Variability and Its Impact on Performance   • Performance-Related Specifications for Pavement Preservation Treatments   • Field Calibration and Implementation of the Performance-Based Chip Seal Mix Design Method   • Performance Testing of Eco-Asphalt Paving Technology Reflective Cracking Group (RCG)    RCG는 아스팔트 포장의 반사균열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반사균열 평가를 위해 소규모 포장가속시험장비인 Reflective Cracking Test (RCT), Notched Beam Fatigue (NBF), 및 직접전단시험 (Direct Shear Test) 등의 시험방법을 개발한 바 있다. 다음은 최근 RCG에서 완료한 연구과제의 목록입니다.   • Surface Layer Bond Stresses and Strength   • Performance of Cracking Mitigation Strategies on Cracked Flexible Pavements   • Fatigue and Fracture Characterization of GlasGrid-Reinforced Asphalt Concrete and Pavements [ Multiscale Lab ] [(좌) New MTS / (우) Modified Advance Shear Test (MAST) ] 유학 생활에 있어서 적정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학업 못지 않게 중요한 일상일 듯 합니다. NCSU는 최신식의 체력단련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클래스 및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주 두번씩 Carmichael Gymnasium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요가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 한인학생들은 각자의 흥미에 따라 테니스, 축구, 농구 등의 모임을 갖기도 합니다. [ (좌) Yoga Class / (우) Carmichael Gymnasium ] MLB, NBA, NFL 등 미국 프로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자신이 지내게 될 연고 도시에 프로 스포츠팀이 있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이 있는 도시들은 프로 스포츠팀들이 있는 대도시 보다는 프로 스포츠팀은 없는 중소 규모의 도시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랄리로 오게 되었을 때 살짝 섭섭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프로팀이 없는 것에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학 리그라는 매우 훌륭한 대체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 리그 역시 프로 리그 못지 않게 그 규모가 상당하고, 리그에 대한 동문들과 지역민들의 관심이 상당합니다. 대학 리그의 경기 결과는 지역 뉴스의 중요한 소식 중 하나이며 일상의 대화 소재 중 하나가 됩니다. 대학 스포츠는 프로에 비해 어린 연령의 학생들의 경기인지라 코트 분위기 따라 압도적 경기력을 보이다가도 뒷목 잡게 하는 실수도 하고, 한참 지다가도 휘몰아치면서 금새 접전으로 만들어 버리는 등 프로와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NCSU는 미국 동부 지역의 대학들과 함께 ACC 지구에 속해 있는데, ACC지구 팀들 중에서도 인근 학교인 듀크, UNC와의 경기는 특히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인근 두 학교, 듀크와 UNC는 스포츠에서도 명문 학교입니다. 농구의 경우, 듀크 대학의 감독 Mike Krzyzewski, 일명 코치 K는 미국 성인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고 있는 명감독이며, UNC는 마이클 조던의 출신 학교라는 것만으로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농구 명문 학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좌) Mike Krzyzewski 듀크대학 감독 / (우) UNC 시절의 Michael Jordan ] NCSU는 1974년과 83년 전미 토너먼트 2회 우승,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전미 토너먼트 4회 연속 진출한 나름 쏠쏠한 전력의 팀입니다. 1,000여 개가 넘는 대학 중에 전미 토너먼트에 참가할 수 있는 팀은 68개교 뿐이며, 1939년 부터 시작 된 토너먼트 역사에서 2회 이상의 우승 학교는 15개 학교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나름 자부심을 가질만한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듀크와 UNC가 워낙 강팀이며 인기 학교이기 때문에 버거운 상대이긴 하지만 대학 스포츠는 항상 의외성이 있기 때문에 흥미 있는 경기가 치뤄집니다. 특히, 광란의 3월(March madness)이라고 불리우는 대학농구 지구 토너먼트와 전미 토너먼트가 벌어지는 3월이 되면 대학 스포츠에 대한 열기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전미 토너먼트 64강부터의 승패를 예상하는 브라켓 (Bracket)은 오바마 대통령도 참여하는 미국 문화 중의 하나입니다. 각자 크고 작은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브라켓을 제출한 후 자신의 학교를 응원하고 경기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낯설던 학교에 대해 어느새 소속감을 갖게 되는 재밌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 PNC Arena에서 NCSU 홈경기 ] [ NCSU 풋볼 구장, Carter–Finley Stadium ] 저의 NC생활기가 NCSU에서 공부 또는 방문하고자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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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BOOK

마션 (이 달의 주자: 전은지)

앤디위어 저

    어떤 책을 이야기 해볼까, 후보에 든 것만으로도 10권은 족히 되었습니다. 과학서적도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문학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책이 앤디위어의 ‘마션’입니다. 많은 분들이 책보다 영화로 더 익숙하실 겁니다. 네, 리들리 스콧이 연출하고 맷 데이먼이 주연을 맡았던 2015년작 마션은 원래 책으로 먼저 출판되었습니다. 저는 항공우주공학자이기 이전에 우주 SF의 빅팬입니다. 어쩌면 우주 SF 덕질을 하다가 항공우주공학자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랫만에 제 ‘덕심’을 들끓게 한 이 책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 보죠.  배경은 2035년 유인 화성 탐사가 현실이 된 때의 이야기입니다. Ares 3호는 주인공인 마크 와트니를 포함한 6명을 태우고 화성 탐사 임무를 수행하던 중 폭풍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마크 와트니는 실종되고, 나머지 팀원들은 임무를 중단한 채 화성을 떠납니다. NASA는 마크 와트니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지요. 그 때, 모래 더미에 쌓여있던 마크 와트니가 정신을 차립니다. 파편에 부딪히면서 생명 유지 장치가 고장 나 신호가 끊긴 것뿐, 그는 살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의 계획이 시작됩니다.  그가 처음에 생각한 살아남아야 하는 시간은 다음 유인 탐사선이 올 4년 후 까지였습니다. 그리고 기지에는 300일 가량 버틸 수 있는 식량이 남아 있었죠. 일단 그 때까지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굶어 죽지 않으려면 먹을 것이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인 와트니는 기지에 감자를 심기로 합니다. 감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물과 흙이 필요하죠. 그는 그것을 화성 기지에서 만들어 내기로 합니다. 마션은 하드SF로 분류됩니다. 하드SF란 과학적으로 꽤나 정확한 사실들이 나열되어 있는 SF를 말하는데, 앤디 위어의 마션은 그런 종류에 해당됩니다. 실제로 소설은 각종 숫자와 고증으로 점철되어 있는데, 이는 마크 와트니가 감자 재배에 필요한 물의 양을 계산하는 이야기의 매우 초반부터 시작됩니다. 마크 와트니는 중간에 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몇 번의 폭발과 좌절을 거치고, (우리의 주인공이 늘 그러하듯이) 감자 재배를 성공적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구와의 통신이 완전히 끊어진 상황에서, 통신을 하기 위해 이미 종료되었으나 어느 정도 통신 기능은 남아 있으리라 예상되는 “Mars Pathfinder”를 찾아갑니다. 이 때 이미 지구에서는 와트니의 생존이 보고되었습니다. Ares 3호의 미션지 주변을 모니터하던 나사의 직원에게, 무엇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보고 된 것이죠. 와트니는 패스파인더를 찾아내었습니다. 지구에서는 그와의 통신 방법을 생각해 내기 위한 의논이 시작되었습니다. 카메라와 16진법이 동원되고, 와트니의 생존은 지구에 공식적으로 보고됩니다. 화성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와트니의 노력과, 그를 살리기 위해 지구에서는 온갖 방법이 논의됩니다. 그리고 그는 결국 모두의 염원대로, 지구로 귀환합니다.  이 책은 아주 자세하고 비교적 많은 사실이 철저하게 고증된 하드 SF에 해당되지만, (전부다 고증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화성 모래 폭풍은 과장되었습니다. 화성은 대기의 밀도가 매우 낮아서 사람을 날려 버릴 만한 폭풍은 불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에 주목한 것은 주인공인 마크 와트니의 낙천적인 성격이었습니다. 저 같으면 반나절 만에 ‘나는 여기서 결국에는 죽게 될 거야’ 라고 비관하며 우울증에라도 걸렸을 것 같은, 저 아무도 없는 화성에 그는 혼자 남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판에, 그래도 살아 보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감자를 심습니다. 무려 플루토늄 원자력 전지를 호일로 싸 히터로 사용하면서, 이게 터져 죽나 얼어 죽나 그게 그거라는 유머도 그는 잊지 않습니다. 이야기에서 긍정적인 것은 와트니 뿐만이 아닙니다. 사람 하나 살리자고, 목숨을 걸고 팀원들은 화성으로 돌아가고, 이외 가능한 모든 방법이 동원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걸거나, 목숨을 거는 거죠.  네, 그래서 어쩌면 이 이야기는 판타지 일지도 모릅니다. 와트니처럼 낙천적인 사람은 없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자고 이런 많은 희생을 하는 곳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단숨에 읽어 내린 후, 뿌듯하게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우리가 이런 사람이 아니고, 세상이 이렇지 않을망정, 인간은 이런 것을 꿈꾸며 여전히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웅은 슈퍼맨이 아니라 .‘희망 한 톨 보이지 않아도 오늘이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사는 것. 내일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아니, 점점 동떨어져 가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마크 와트니같은 낙천주의자도 아니지요. 하지만, 우리 모두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동경을 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않고, 끝까지 지켜 보고, 함께 이야기 하는 사람이 많을 때, 세상은 아름다움에 1mm라도 가까이 갈 것입니다. 시원하고 기분 좋게 읽히는 하드SF, <마션>을 여러분에게 권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주자는 시와 소설을 사랑하는 천문학자, 이명현 선생님입니다. 이명현 선생님께서는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에서 천문학을 수학한 천문학자로 최근에 과학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대표적인 저서로 <별 헤는 밤>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천문학자인 이명현 선생님께서 멋진 책을 권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자세히 보기

  융합형 지식인이 되고 싶어 요즈음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전반전은 끝났고 후반전에 만회골을 넣어야만 하는 축구 선수처럼 시간에 쫓깁니다. 최소한 비겨야 연장전이나마 넘볼 수 있기에 마음이 급합니다. “그냥 지고말지 뭐!” 하는 약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승부야 관계 없고, 자신을 극복하려는 노력마저 안할 수 없기에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어렵네요. 무뎌진 기억력이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 때가 많습니다. 밑줄이 그어진 것으로 봐서 이미 공부한 용어인데 여전히 새롭습니다. 금방 통성명을 하고도 돌아서자마자 다시 또 이름을 묻는 실례를 범하는 느낌입니다. 기억력만이 ‘내부의 적’은 아닙니다. 논리가 체계적이지 않거나 서로 상반된 설명을 하는 부분에서는 진도가 안나갑니다. 다른 자료들을 찾아보면 될 터인데, 무책임한 저자들을 성토하느라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우리가 배우는 교재들이 완전한 경전이 아니라, 각자의 주장이라는 것을 점점 알아가고 있습니다. 서양책들은 너무 쓸데 없는 말이 많아서, 요점만 꼭꼭 찝어주던 한국의 입시책들이 그립습니다. 인간은 진리를 한방에 파노라믹하게 볼 수 없으니 여러 각도의 진실을 보여주려는 저자들의 노력일 것입니다만, 엑기스(extract) 섭취에 익숙해진 학습자에게는 죄다 사족일 뿐입니다. 결혼을 하고 첫 애도 태어난 후 늦게 유학을 갔을 때 만난, 어떤 도사같은 한국인 선배 유학생의 일갈을 잊을 수 없습니다. “엄마 밥 먹고 다닐 때 공부를 다 마쳤어야죠!” 늦깎이 유학생이 내부와 외부에 수많은 적들을 뚫고 가야하는 현실을 잘 표현한 말입니다. 그런데 공부를 안하다가 늦게 시작한 것도 아니고, 계속 해오던 공부를 하는데도 진도가 더딘 이유가 뭘까요? 약해진 기억력 때문에 불리하다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경험과 다른 지식이 많아서 이해도는 훨씬 빨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면 약해진 기억력은 강해진 이해력과 상쇄되어 최소한 학습진도는 비슷해야 합니다. 하지만 고령자들이 외국어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속도가 젊은이들에 비해 아주 느립니다. 일전에 글을 쓰면서, 경험이 오히려 독이 될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 지식과 비슷한 분야를 배운다면 경험과 선지식은 아주 유용합니다만, 새로운 분야를 배우면 이전의 지식과 경험이 편견으로 둔갑하여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이 유연하지 않아서 상상력이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에서 사용된 ‘올바른 생각’은 정의로운 생각이나 틀리지 않은 생각, 즉 진리에 더 가까운 생각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올바른 생각은 시간상 현재와 공간상 문화가 비슷한 우리 주위에서만 틀리지 않은 생각이라는, 한정적 의미를 포함합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지는 순간, 다른 아이디어들은 전부 틀린 생각으로 분류 가능합니다. 그래서 나이 들어가며 가져야 하는 생각은, 선악이나 진위에 좀 더 중립적인 ‘유연한 생각’입니다. 선과 악이 뒤섞이거나 진실과 허위가 범벅이 되어도 좋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살아오며 지나치게 편가르기를 해왔기에 ‘올바른 생각’은 이미 충분하다 못해 넘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연한 생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오히려 반대로 올바른 생각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정리가 되는군요. 젊을 때 올바른 생각에서 출발하고 나이와 더불어 점점 유연한 생각으로 두뇌 소프트웨어를 바꾸어가는 것입니다. 미지를 탐구하는 과학도 우리에게는, 세대와 관계없이 유연한 생각이 정말 중요합니다.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처음으로 맞닥뜨린다면, 올바른 생각만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으니까요. 제 스스로가 만든 학습이론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도자기론입니다. 좋은 도자기를 만들려면 우선 좋은 흙을 체로 잘 걸러야 합니다. 흙을 고르는 것은, 사람으로 말하면 좋은 유전자를 타고나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 다음은 물을 부어 반죽을 만들고 회전판에 올려 형상을 만듭니다. 좋은 반죽과 형태는 좋은 성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어느 정도 굳어지면 끌로 글씨를 새기거나 붓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집중적으로 교육받는 청소년 기간입니다. 이제 가마에 넣어 초벌구이를 하고 다시 유약을 바르고 재벌구이를 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아름다운 도자기는 방수처리까지 됩니다만, 형태가 다 굳어지고 유약까지 바르고나면 이미 용도가 정해지고 업그레이드는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올바름은 관습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연함은 자기성찰과 공부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많이 할수록 끌로 새기기 쉬운 표면을 유지해야 합니다. 반질반질한 유약은 관에 들어가기 직전에 발라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 부러지기도 쉽고 남들에게 상처주기도 쉬운 ‘올바른 생각’을 넘어서, 흡수력이 좋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유연한 생각으로 가득 찬 과학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융합연구실

환경에너지융합연구실 (Environmental Fusion Energy Technology Lab, 연구책임자 정석희)은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목표로, 환경과 에너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여 기존의 환경기술을 대체할 혁신적인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014년 9월 정석희 교수님의 부임(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과 함께 본 연구실이 시작되었으며, 남태희(석사), 강흥구(석사) 학생을 시작으로, 구본영(석사), 김어진(석사), 손성훈(석박통합, 2017 봄 입학 예정) 학생이 연구실에 합류하여 현재 총 6명의 전임 연구원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한 총 8명의 학부생이 학부 연구원으로서 본 연구실에서 연구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모든 연구원들은 전남대 환경에너지공학과 출신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지역과 국적을 초월해 다양한 인재들이 조화를 이루며 시너지를 이뤄가는, 인적으로도 융합하는 연구실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남태희, 강흥구, 정석희 교수님, 김어진, 구본영]   연구책임자인 정석희 교수님은 미생물 연료전지(microbial fuel cell, MFC) 연구로 널리 알려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치시고, 현재 전남대에서 MFC를 포함한 다양한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에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십니다. MFC로 대표되는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은 전기적으로 활성을 보유한 미생물을 이용하여 유기물로부터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혹은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시스템입니다. 환경에너지융합연구실은 다음과 같은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2.1 폐수처리와 에너지생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에너지 생산형 MFC기반 폐수처리 시스템 현재의 폐수처리공정은 너무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고, 많은 양의 슬러지를 발생시키며, 악취마저 발생합니다. MFC 기반 폐수처리 시스템은 산화전극에 사는 체외 전자 방출균을 이용하여 폐수의 유기물을 산화하여 전극으로 전자를 방출하는 작용을 이용하여, 페수처리와 전기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환경에너지시스템입니다. 폐수를 처리함에 있어 에너지가 소비되지 않고 도리어 생산되고, 에너지의 발생으로 생물학적 슬러지 발생이 급격히 감소하며, 닫힌 시스템이므로 악취 또한 발생하지 않습니다. MFC 기반 페수처리 시스템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하여 필히 이뤄 나가야 할 혁신입니다.    2.2 역전기투석 미생물 연료전지 (MRC) MRC는 해수와 담수의 염도차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전기투석 시스템과 미생물 연료전지를 결합한 시스템입니다. 유기성 폐수의 전기화학적 분해를 통한 전력과 염도차의 전력이 더해져 더욱 높은 전력과 전류를 생산하는 공정입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염도차 에너지 자원이 많은 한반도에 매우 유리한 공정입니다. 또한 열분해 물질을 이용하면 폐열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2.3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재료 기술 개발 연구 시스템에 대한 개념을 구현하고 이를 실용화 하기위해, 시스템에 적합한 재료의 개발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하여 산화전극과 환원전극에 관한 재료공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성능 향상과 내구성 향상을 위해, 새로운 물질을 적용하고 기존의 물질을 개선하여 적용하기도 합니다.    2.4 전지구적 환경 변화와 잠수함의 침입을 깊은 수심에서 전원의 교체 없이 자가발전형으로 모니터링 하는 MFC 기반 무선 센서 깊은 바다의 지질현상이나 이상물체의 정확한 탐지를 위해서, 해저의 무선센서 설치는 매우 가치가 높습니다. 하지만 깊은 바다에서는 전력원 교체에 큰 비용이 소모되므로, 해저 무선센서에 지속가능한 전력원 설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저서에 풍부하게 쌓여있는 유기물을 미생물 전기화학적으로 분해하여, 반영구적으로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는 저서형 미생물 연료전지를 연구 중에 있습니다.    2.5 미생물 전기화학 현상을 통한 이산화탄소 변환을 통한 유용물질 생산 미생물 전기화학적 현상을 이용하여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의 물질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6 오염토양을 정화하는MFC 기반 토양정화기술 지중의 오염된 토양층에 미생물 연료전지의 전극을 삽입, 미생물 전기화학적 작용을 이용하여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안에서 연구원 각자의 개성과 권리가 존중되고, 집단생활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하는 것이 교수님의 랩 운영 철학입니다. 학자로서의 정직과 성실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상명하복적인 수직적 관계를 지양하고, 연구원들 모두와 수평적인 자세로 직접 소통하시기를 선호하십니다. 또한 연구실 내의 모든 정보가 정확하고 투명하게 소통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추구하십니다. 교수님은 학생지도를 최우선에 두시며, 연구원 개개인의 연구 및 생활에 대하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소통하십니다.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등록금과 생활비를 커버할 만큼의 충분한 재정이 지원되고 있습니다 매주 1회 랩미팅과 최근 연구 동향 발표가 있습니다. 월요일에서 금요일 동안 9시 출근과 오후 6시 퇴근에 대한 생활 규칙이 있지만 출퇴근에 대한 통제는 없고 융통성 있게 조절이 가능합니다. 많은 자율이 주어지지만, 매주 진행되는 랩미팅과 정기적인 진도 체크를 통해 연구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연구원들간의 경쟁과 반목보다,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이뤄 모두의 생산성을 높이는 분위기입니다. 랩 역사가 비록 2년 밖에 안 되었지만, 현재 국내학회 1회, 국제학회에서 2회의 학술발표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최고의 응용 연구는 탄탄한 기초연구가 선행되어야 하기에, 학위과정 중에는 연구원들의 기초역량 개발과 평생 실적으로 남을 국제저명학술지의 논문 출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 들어 오려면 미리 연락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의 연구방향 및 커리어 패스를 사전에 계획하시기에, 미리 연락하여 교수님과 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학생들은 연구실에 들어오기 전, 실험에 대한 많은 공부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점 및 영어(토익 800 이상)에 치중하도록 독려하십니다. 교육자로서, 토플 동호회 운영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사관리 및 토익 고득점 노하우까지 친절하게 알려 주십니다. 현 시대의 환경공학분야에서 최첨단의 연구를 이끌어가는 미생물 전기화학 분야는 아직 개발해야 할 기술과 규명해야 할 현상들이 너무도 많은 유망한 연구분야 입니다. 미생물 전기화학 기술로 환경과 에너지 위기 해결에 도전하고 싶은 성실하고 열정있는 학생들의 많은 지원 바랍니다.   ■ 주소  :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로 77 전남대 공대 3호관 204호 61186 ■ 전화  : 062)530-1857 ■ Homepage  : 연구실 홈페이지(click!)   학과 홈페이지(click!)                    네이버 지도에 ‘환경에너지융합연구소’ (click!)’로 검색하세요.      · 고속버스 - 광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TGI 쪽의 택시탑승장 택시 이용, 미니스톱 전대공대점 하차 후 지도의 화살표를 따라 이동  · KTX – 광주송정역에서 지하철로 양동시장역까지 이동. 택시를 타고 미니스톱 전대공대점에 하차 후 지도의 화살표를 따라 이동  · 자가용 -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을 검색하여 네비게이션을 따라 이동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