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지구 온난화를 줄이기 위한 에어로졸 활용 기술

1. 개요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제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3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은 0.85 도씩 상승했으며, 이러한 지구 온난화에는 자연적 요인보다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의 대기 중 농도 증가가 주 원인이라고 한다[1]. 실제로 2016년에는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400 ppm을 넘어섰는데 이는 195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며, 앞으로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즉 지구 온난화와 이로 인한 각종 이상기후 (해수면 상승)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대응책 중의 하나로 지구 시스템 상에 인위적인 개입을 하는 지구 공학적(geoengineering) 대안들이 제시되어 왔다. 이러한 지구 공학적 접근법은 크게 (1)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직접적으로 제거 또는 포집하는 기술과 (2) 지구로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해 내보냄으로써 지구의 온도 상승을 막는 기술로 나눌 수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태양 복사 에너지를 조절함으로서 온도 상승을 막는 Solar Radiation Management 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려 한다. 이 방법은 지구가 태양 에너지를 받고, 반사하는 비율인 알베도 (albedo)를 높임으로서 지구 온도를 낮추는 원리이다.

이렇게 알베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여러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첫번째로는 지구를 하나의 계(system)로 보고 지구계 외부의 우주 공간에 거대한 거울이나 반사판 띄워 태양광을 반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 궤도에 반사판을 안정적으로 진입시키기까지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 문제점이 있다. 지구계 내부에서는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살포함으로써 태양광 반사율을 높이거나, 해수면에 물보라를 일으켜 미세한 거품과 에어로졸을 형성함으로써 인공 구름을 만들어내는 등 직/간접적으로 반사율을 높이는 방법 또한 제시되고 있다. 이 외에도 보다 지역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대안책으로는 도시 건물들의 지붕을 흰색으로 칠하거나 지구의 약 2%를 차지하는 사막 위에 반사판을 덮어 알베도를 높임으로서 태양 반사율을 높이는 등의 방법, 태양광을 더 많이 반사하는 농작물을 유전적으로 변형/개발하거나 집중적으로 제배하는 방법 등도 제시되었다. 하지만 사막에 반사판을 덮는 경우 생태계가 변하고 대기 순환에 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있다. 에어로졸을 활용한 기술 역시 지구계 내부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위에 제시한 방법 중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분사하거나 해수면 위에 에어로졸을 생성하여 에어로졸의 양을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지구 표면으로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를 산란, 반사시키는 ‘에어로졸 활용 기술’ 에 대해 중점적으로 정리하려 한다. 에어로졸의 정의와 활용 원리, 이들의 직접적/간접적인 기대효과, 부작용의 가능성, 추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하여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등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2. 주요내용

2.1. 에어로졸 활용 기술의 원리

지구의 알베도는 약 30% 정도로, 태양에서 지구로 유입되는 에너지의 30 % 가량은 우주로 다시 반사되고, 이 중 70 % 정도는 지표면으로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도달한 에너지는 복사나 적외선 등으로 다시 우주로 방출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기 중의 온실가스는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는 단파장의 태양에너지는 통과시키지만 지구에서 내보내는 장파장의 복사 에너지는 흡수하여 결과적으로 지구를 따뜻하게 만든다.

에어로졸은 대기 중에 떠있는 고체 상태, 또는 액체 상태의 입자를 일컫는데 0.001~1000 um의 다양한 크기를 가진다. 화석 연료의 연소 등으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도 화재나 화산 활동으로 인한 화합물, 바다의 소금 입자나 미세먼지, 매연, 훈연 등이 다양하게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에어로졸은 태양빛을 직접적으로 흡수 또는 산란, 반사하는 등 온실가스와 더불어 기후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물질이다. 하지만 위에 나열한 모든 종류의 에어로졸이 지구 온난화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예를 들어 화석 연료의 연소 등으로 생성되는 Black Carbon의 경우는 태양 복사열을 흡수하여 대기층을 따뜻하게 가열시키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배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태양빛을 반사, 차단 또는 흡수하는 효과 외에도 에어로졸은 구름의 응결핵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에어로졸 주변으로 모인 수증기가 응결하여 구름이 되는데, 대기 중 구름의 역할은 에어로졸의 역할과 동일하기 때문에 에어로졸을 응결핵으로 하여 형성된 구름이 태양빛을 반사, 산란하게 된다. 이러한 에어로졸의 간접적인 효과 또한 아래에 설명하려 한다.

2.2. 에어로졸 활용

2.2.1.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

에어로졸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주입하는 SAI (Stratospheric Aerosol Injection) 이 제시되어 왔다[2,3]. 이는 대규모 화산이 폭발하는 시기에 이산화황을 비롯한 다량의 입자들이 대기 중으로 뿜어져 나오고, 이러한 입자들이 태양빛을 반사함으로서 지구의 기온이 내려갔던 원리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4]. 분화 기둥의 높이가 낮은 분출의 경우에는 화산재가 높이 올라가지 못하고 대기오염 물질로 작용하지만 대형 화산의 경우 분화 기둥이 성층권까지 도달하고 에어로졸을 생성한다. 한 예로, 1991년 있었던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Mount Pinatubo) 폭발 이후 온난화의 추세가 약해졌던 것으로 IPCC 리포트에 보고되었다. 화산 폭발로 직접적으로 성층권에 이산화황이 주입되었던 것처럼 항공기나 풍선, 로켓 등을 이용하여 성층권에 이산화황 등의 입자를 대량 살포하자는 아이디어이다. Crutzen 등은 논문에서 피나투보 분출량의 10~15 % 수준인 150만톤 가량의 이산화황을 성층권에 살포할 경우, 지구 대기의 온실가스 농도가 550 ppm까지 높아지더라도 이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5].

기후공학자들은 성층권 에어로졸 입자 살포 방법의 강점으로 여러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로 성층권의 경우 대기권과 달리 대류 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안정하고, 산성비 등의 환경 문제도 없을 것으로 설명했다. 또한 성층권에 주입하고자하는 황화수소나 아황산가스 등은 입자의 크기가 작고 반사도가 뛰어나 큰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이들 입자들은 효과가 단기적으로 수 년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에어로졸 주입 후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중단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피나투보 분화 후에도 황산염이 지구로 떨어지면서 소멸되어 그 효과가 2년정도 지속되었다고 한다.

2.2.2. 수권(해양) 에어로졸 분사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분사하는 것과 비슷하게 해양 상공에서 에어로졸의 반사 효과를 노리는 해양 구름 조광 (marine cloud brightening) 기술이 있다[6]. 이는 거대한 펌프를 이용해 해양 상공에 바닷물을 뿌림으로써 해상에 인공 구름을 만들어 띄워 태양 에너지를 차단 및 반사하는 방법이다. 이로서 해상의 구름의 양과 밝기가 증가해 지구 알베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아이디어이다.

구름 중에서도 물방울 크기나 형태 등에 의해 반사율은 달라지기 때문에 적합한 구름을 형성하는것이 중요하다. 특히 해양 위에 발생하는 층운에서 구름의 반사도와 대기 중 에어로졸 농도 사이의 상관 관계는 아직은 기간이나 환경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다[7].

자연 상태의 해양에서 에어로졸은 대게 파도가 칠 때 해수 속에 존재하는 공기방울이 수면 위에서 흩뿌려져 터지면서 물이 증발하며 만들어진다. 이러한 해염 입자들은 물과 잘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서 수증기와 함께 구름을 형성하기 용이하다. 이렇게 구름을 통한 간접적 효과가 에어로졸의 직접적 역할보다 복사 강제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7].

이 방법은 바닷물을 분무하는 선박을 이용해 해상의 대기 중으로 수분을 추가로 공급하면 되기 때문에 앞서 제시된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살포하는 방법보다는 저비용으로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작용이 발견될 경우 분무 장치를 끄거나 분무량을 줄이는 등으로 수증기의 양을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서 보다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다. 특히 해수를 분무하여 만들어진 염분 입자들은 인위로 추가한 물질이 아니며 최종적으로는 물의 순환 과정을 따라 강수로 내리거나 대기 중으로 흩어질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오염에 따른 위험성이 보다 낮은 방법이다.

해양에서는 이렇게 해수를 이용한 방법 외에도 플랑크톤이 대량 번식하는 시기에 이들로부터 만들어지는 DMS(Dimethyl Sulfide)나 VOCs(Volatile Organic Compounds) 등이 대기 중에서 반응을 거쳐 2차적으로 에어로졸로 생성되고, 구름의 응결핵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플랑크톤을 활용하는 방법 또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의 경우 플랑크톤의 이상 증식 등 부작용의 위험성이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충분한 검토와 모델링을 통한 확인 연구가 필요하다.

2.3. 에어로졸 활용 기술이 가질 수 있는 문제점

에어로졸 주입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태양 에너지를 차단하여 대기를 흐리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장기간적 시각으로 봤을 때 아직까지는 이 에어로졸이 지구 시스템상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위적인 개입이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충분한 연구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에어로졸을 통한 태양빛 차단이 지속될 경우 이미 국제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태양열 발전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육상과 해양의 광합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로서 생태계 전체의 훼손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인체의 피부나 호흡기 등에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특히 성층권에 이산화황 입자 등을 에어로졸을 장기적으로 분사할 경우 당장은 반응성이 크지 않더라도 오존층에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최종적으로는 산성비가 되어 지표로 떨어질 위험도 있다. 또한 성층권의 에어로졸은 태양빛이 지면에 도착하지 못하게 반사하기도 하지만 이를 흡수하여 성층권의 온도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적도 지역에 이런 에어로졸이 들어갈 경우 극지방과 적도 지방 사이의 온도 차이가 심해지는 등 지구 순환 시스템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현재는 위와 같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적당한 해역과 에어로졸의 양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에어로졸을 분사하는 방법은 전지구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해결책이기 때문에 이에 특화된 비행기나 로봇 등을 개발해야 하며, 국가들 간의 마찰이나 각 정부의 허가, 경제적 타당성 등에 대한 국제 협약 마련 등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무엇보다도 이 대안들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대기 중 탄소의 양을 억제하는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는 해결이 되더라도 해양 산성화 등은 막을 수는 없다. 또한 한번 에어로졸을 주입하기 시작하면 중간에 중단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는데, 반작용으로 기온 상승 효과나 날씨 순환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피나투보 화산이 분출한 다음 해에 남아시아와 남아프리카 강우량이 평년대비 10~20% 줄었다고 한다. 따라서 보다 중요한 것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통하여 근본적인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제거하고,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3. 결론

산업화로 인한 온실가스의 증가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에 따른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대표적인 방법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과 에어로졸을 활용하여 지구의 반사율을 높이는 기술이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그 중 두번째인 에어로졸 활용 기술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직접적으로 에어로졸의 반사 효과를 이용하는 방법에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분사하는 것과 해양 상공에 층운을 형성하는 것이다. 성층권의 에어로졸 분사 방법은 대형 화산 폭발 시 지구의 냉각화가 일어났던 현상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해수면 위에 층운을 형성하는 방법은 구름의 직접적인 에어로졸 반사 효과 외에도 포말을 일으킴으로서 해수면의 반사율을 높이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들은 시행된다면 지구의 냉각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로 인한 생태계에의 부작용의 위험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지구와 태양계 사이의 에너지 균형에서 에어로졸의 영향 등에 대해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시뮬레이션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에어로졸을 통해 지구 반사율을 높이는 방법보다도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등 지구 온난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할 것이다. 특히 이산화탄소의 경우, 현재 지구 온난화의 약 60 %를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재생가능 에너지의 이용 및 에너지 절약을 통한 이산화탄소 발생의 억제와 대체 에너지의 개발 등을 일차적으로 하면서, 발생한 이산화탄소의 고정 및 이로 인한 온실효과를 줄이기 위한 에어로졸 활용법 등이 더불어 연구/개발된다면 지구 온난화에 있어 혹시라도 온난화 억제 노력이 실패하는 상황에 닥치더라도 보다 좋은 대응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References


  1. IPCC Summary for Policy makers. In: Climate Change 2013: The Physical Science Basis.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 I to the Fif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United Kingdom and New York, NY, USA., 33. 2013.

  2. Kravitz, B., et al. Geoengineering: Whiter skies?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39(11). https://doi.org/10.1029/2012GL051652, 2012

  3. Yum, S. S., et al. A review of Clouds and Aerosols. Climate Change Research, 2(4). 253-267. 2011

  4. Robock, A. Volcanic eruptions and climate, Reviews of Geophysics, 39(2), 191-219. https://doi.org/10.1029/1998RG000054, 2000

  5. Crutzen, P. Albedo enhancement by stratospheric sulfur injections: A contribution to resolve a policy dilemma? Clim. Change, 77, 211-219, https://doi.org/10.1007/s10584­006­9101­y. 2006

  6. Wood, R. & Ackerman, T. P. Defining success and limits of field experiments to test geoengineering by marine cloud brightening. Clim. Change, 121(3), 459-472. https://doi.org/10.1007/s10584-013-0932-z. 2013

  7. Forster, P., et al. Changes in Atmospheric Constituents and in Radiative Forcing. In: Climate Change 2007: The Physical Science Basis.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 I to the Four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United Kingdom and New York, NY, USA.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