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DNA손상이 알츠하이머병에 끼치는 영향

1. 개요

세계 보건기구 (WHO)의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 치매 환자의 수는 2030년에는 7500만명, 그리고2050년에는 무려 1억 3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매년 1000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치매를 유발하는 여러 원인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은 약 70%를 차치하는 주요 원인 질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신경섬유 응집이 발견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신경 섬유는 과인산화된 타우단백질 (Tau)로 이루어져 있으며, CDK5와 같은 다양한 키나아제에 의해서 인산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DK5는 또한 아밀로이드 전구체인 APP의 668번째 threonine을 인산화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인산화된 APP는 아밀로이드 베타 (Aβ)의 축적을 증가시킨다.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은 플라크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CDK5의 활성은 DNA 손상 반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DNA 손상과 알츠하이머병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아밀로이드 전구체로부터 두 번의 절단과정을 통해서 생성되는데, 이 때 관여하는 효소를 β-secretase, γ-secretase라고 한다. 이 두 효소에 의한 절단에 의해 생성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중 50%은 Aβ40이며, 이는 독성이 없는 일반 펩타이드로 알려져 있다. 반면, 독성을 지닌 긴 형태의 Aβ42도 10%가 생성되는데, 이는 더 응집이 잘되는 성질이 있어서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데 중요한 펩타이드로 알려져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유전적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γ-secretase의 구성물질인 PSEN1, PSEN2와 APP의 돌연변이가 발견된 시점부터 그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PSEN1, PSEN2의 돌연변이 중에는 Aβ42를 증가시키는 돌연변이가 다수 발견된다. 아밀로이드 베타에 의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가설 (amyloid hypothesis)은 유전적 알츠하이머병에서 뿐만 아니라,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late onset AD (LOAD)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LOAD에서 amyloid hypothesis의 관계는 연구를 통해서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으며, 90% 이상의 사례가 65세 이상 고령 환자이다. 따라서 이를 응용한 신약개발은 주로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여 병증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늦추는 방향으로 고안된다. LOAD에서 노화는 매우 중요한 위험요소이다. 노화는 매우 복잡한 기작을 동반하는 현상으로, DNA의 손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NA 손상과 알츠하이머병 및 다른 퇴행성 뇌질환의 진행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DNA 손상이 알츠하이머병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최근에 밝혀진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리하고자 한다.

 

2. 주요 내용

2.1. DNA 손상과 알츠하이머병과의 관계

노화에 따른 DNA 손상은 2020년 기준 PubMed를 통해 검색했을 때, 7086건의 논문이 발견된다. 유전자 재배열 및 이중가닥 절단 (double strand breaks; DSBs)은 노화된 쥐나 사람에게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DNA 손상이 축적된다. 이중가닥 절단의 대표적 마커인 γH2AX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13명 중 11명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의 별아교세포 및 신경세포에서 눈에 띄는 증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알츠하이머병 치료시작 전 단계인 인지장애 단계에서 γH2AX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으며, 이는 알츠하이머병 진행에 이중가닥 절단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DSBs와 SSBs의 발견은 세포 내 활성 산소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DNA 손상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임을 뒷받침한다. 분화가 완료된 신경세포는 활발한 대사활동을 하게 되는데, 사람의 뇌는 전체 몸의 2%에 불과하는 조직이지만, 산소의 20%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DNA의 산화 축적이 관찰되며, DNA 손상 또한 초기단계부터 관찰된다. 8-OHdG는 DNA의 산화의 척도로 이용되는 마커이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CSF에서 8-OHdG 가 증가한 것을 관찰하였다. 이는 8-OHdG 가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마커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종합해보면, DNA 손상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DNA 산화 및 DSBs, SSBs를 야기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DNA 손상의 축적은 DNA 복구능력을 감소시키는데 일부 영향을 끼친다. 신경세포에서 DNA 손상과 복구능력을 관찰해보면, 노화된 쥐의 뇌에서 DNA 손상 및 복구능력은 반비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알츠하이머병과 깊은 연관이 있는 해마지역에서 주로 관찰되는데, 이는 DNA 손상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2.2. 이중가닥 절단과 알츠하이머병과의 관계

뇌는 특히 DNA 복구 장애에 취약한 조직이다. 최근에는 신경세포에서 이중가닥 절단의 원인인 활성산소가 DSB 관련 전사과정과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중가닥 절단은 다양한 반응 유전자 및 전사 관련 유전자의 promoter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인지 및 기억에 관련된 반응 유전자에 이중가닥 절단이 발생하는 경우 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한다. 실제 APP 과발현 쥐에서 이중가닥 절단이 증가한 사실을 관찰하였다. 아직 확실한 기작은 알려진 것이 없지만 TOP2β가 이중가닥 절단을 생성한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져 있다. 이는 2006년에 처음 알려졌는데, 그 이후 신경세포를 비롯한 여러 세포에서 이중가닥 절단을 유발한다고 밝혀졌다. 이중가닥이 절단된 후 이를 복구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며, 복구능력이 감소하게 되면 이중가닥 절단은 축적되고, 이는 신경세포의 손상 및 인지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이중가닥 절단은 homologous recombination (HR)이나 non-homologous end joining(NHEJ)를 통해 복구된다. ATM 및 DNA-PK가 활성화되면 이중가닥 절단의 복구가 이루어진다. 절단된 부위에 MRN 복합체에 의해 ATM이 유도되면 ATM은 BRCA1을 불러오며 복구를 진행하는데, 이를 HR과정이라 한다. NHEJ에 의한 복구에는 Ku70/Ku80 복합체에 의해 DNA-PK에 유도되고, 이후 53BP1이 모이며 복구가 이루어진다.

 

2.2.1. 알츠하이머병과 HR과의 관계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HR의 감소가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할 수 있다는 가설이 증명되고 있다. ATM은 HR에 의해서 이중가닥 절단 복구를 매개하는 키나아제이다. 운동 실조증 (Ataxia-Telangiectasia)은 ATM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나타났을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대뇌 피질에서 ATM 단백질 및 mRNA 모두 감소한 것을 관찰하였으며, 3가지의 알츠하이머병 모델 쥐에서도 ATM의 감소가 관찰되었다.

BRCA1은 이중가닥 절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단백질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BRCA1의 능력이 감소한 것을 관찰하였으며, 인지장애가 나타난 초기 환자에서 BRCA1의 발현이 감소한 것도 발표되었다 [2]. APP가 과발현된 쥐의 뇌에서는 BRCA1의 발현이 감소하였으며, BRCA1의 감소는 신경세포에서의 이중가닥 절단을 증가시켰다. 이러한 결과는 세포사멸을 통해 신경세포를 퇴화시키며 결과적으로 인지장애 및 기억력 소실을 초래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BRCA1가 이중가닥 절단의 복구 능력을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BRCA1가 양적으로 감소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하지만 기능적으로 장애가 생긴 경우에도 알츠하이머병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BRCA1의 기능장애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생성을 증가시키며, 인산화된 타우단백질과 결합하고 있는 것이 관찰되기도 한다.

반면, ATM-BRCA1 기작은 이중가닥 절단의 복구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할 수도 있다. 아밀로이드 전구체에서 생성되는 AICD에 결합하여 AICD에 의한 전사활동을 촉진시킨다. 이러한 현상은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AICD는 전사작용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촉진시킨다.

2.2.2. 알츠하이머병과 NHEJ와의 관계

NHEJ는 주요 이중가닥 절단 복구 방법 중 하나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NHEJ가 감소하여 이중가닥 절단이 복구되지 못하고 축적된다. HSV-1 바이러스는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바이러스이다. HSV-1은 다양한 알츠하이머 관련 증상에 영향을 주는데, 이중가닥 절단을 축적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상은 Ku80을 감소시킴으로써 발생하는데, Ku80은 NHEJ의 필수적인 구성성분이며 이로 인해 NHEJ가 손상을 입는다.

DNA-PK는 Ku70/Ku80과 활성부위인 DNA-PKcs로 이루어져 있다. 알츠하이머환자의 뇌에서는 두 구성성분이 모두 감소한 경향을 보이는데, DNA-PK의 발현감소는 두드러지게 많은 양은 아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DNA-PKcs의 발현을 감소시켜 복구능력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다 [3].







2.3. 알츠하이머병에서 염기절제회복 (BER)의 손상

세포는 이중가닥 절단보다는 단일가닥 절단 (SSB)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일반적인 세포는 104개의 산화된 염기 혹은 단일가닥 절단이 일어나는데, 이에 비해 이중가닥 절단은 하루에 50개 정도 발견된다. 이는 분화가 완료된 신경세포에 DNA 손상을 야기하는 주요 인자가 활성산소라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산화된 염기는 염기절제회복 (BER)에 의해 복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구는 산화된 염기부위를 DNA glycosylase가 인지하고 제거하면서 시작된다. 마지막에는 APE-1이나 PNKP에 의해 변형되어 새로운 DNA의 합성이 가능하도록 한다. DNA의 합성 후 절단부위는 POLβ에 의해 채워지고, LIG3α에 의해서 접합한다. 이렇게 단일염기부위를 복구하는 방법을 short-patch BER라고 하며, long-patch (LP-BER)는 2-8개의 염기서열을 복구한다. 활성산소에 의해 생성된 단일가닥 절단은 PARP1에 의해 인지되며, PNKP, APTK, TDP1에 의해서 복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DNA glycosylase의 활성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POLβ의 발현 역시 감소하여 있으며, 미토콘드리아에서 염기절제회복이 관찰되기도 한다. 직접적인 염기절제회복의 감소는 인지장애를 초래하며, 이러한 결과들은 염기절제회복의 활성이 알츠하이어병의 진행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4].

OGG1의 C796의 코돈이 제거된 경우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관찰되었으며, 다양한 glycosylase의 돌연변이 및 활성 감소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관찰되었다. 염기절제회복 관련 DNA glycosylase 활성 감소 쥐에서는 인지장애를 보이기도 하였다.

DNA glycosylase 외에도 PARP1 역시 알츠하이머병과의 연관성이 연구되어 왔다. PARP1의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역할은 복잡하다. PARP1은 대사를 조절한다. 세포의 NDP+를 제거하며 ATP의 생성을 감소시키고, 세포사멸과 같은 세포의 다른 작용을 바꾼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PARP1을 활성화시키며 뇌에서의 세포 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다. PARP1의 활성이 증가하면 PAR이 증가하며, 이러한 현상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관찰된다. NAD+는 아밀로이드 베타에 의한 독성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PARP1의 활성이 증가하여 NAD+가 과하게 제거되면 신경세포에 독성을 야기할 수 있다. 반대로 NAD+를 주입하면 아밀로이드 베타에 의한 DNA 손상이 감소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PARP1의 발현이 감소한 것을 관찰하였다. NAD+의 불필요한 양은 PARP1의 기능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NAD+의 양이 회복된 경우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이 완화되었기 때문에 NAD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전략은 연구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POLβ 역시 알츠하이머병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 단백질이다. POLβ는 세포의 노화에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항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POLβ의 감소로 인해 염기절제 회복기능이 감소하면 다운증후군으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다운증후군은 나이에 비해 노화를 보이는 질병이다. 알츠하이머병 역시 노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질병이며, 그렇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에 POLβ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다운증후군 환자가 40대가 넘어가면서 대부분 알츠하이머병을 동반하는 경우도 이 때문일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있어 POLβ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POLβ의 감소만으로는 발병하지 않으며, 더 다양한 요소가 동반되어야 한다.

 

2.4. DNA 손상에 영향을 주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인자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CDK5은 신경세포에서 특이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특히 시냅스의 능력 및 기억에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 따라서 CDK5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며, 알츠하이머병에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CDK5의 비정상적인 활성화는 신경세포에서 활성산소의 축적을 야기한다.

CDK5는 여러 단계에 걸쳐서 DNA의 손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SV-1의 감염이 된 경우 이중가닥 절단을 야기하며, CDK5을 활성화킨다. CDK5는 이중가닥 절단에 의한 DDR을 유도한다. ATM의 활성화를 통해 CDK5는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CDK5은 신경세포에서 염기절제회복 능력을 감소시킨다.

SIRP6는 최근 알츠하이머 위험인자로 보고되고 있는 단백질이다. SIRT6의 항노화기능은 NAD+에 따른 에너지 대사 및 염증반응, DNA 복구 등과 연관이 있다. SIRT6가 유전적으로 결여된 쥐는 노화가 촉진되며 기억력 역시 감소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SIRT6의 발현은 두드러지게 감소한다. 아밀로이드 베타 42는 SIRT6의 발현을 억제하고 DNA의 손상을 증가시키며, SIRT6의 과발현은 DNA 손상을 억제하였다. SIRT6은 염기절제회복 및 이중가닥 절단 복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러한 결과들은 SIRT6은 DNA 복구를 증가시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6].

3. 결론

알츠하이머병 중에서도 후천적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다양한 원인을 가진 질병이다. 이 중에서 DNA의 손상은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들은 유전자를 불안정화시켜 세포에 독성을 야기한다. DNA의 손상은 알츠하이머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원인 물질 및 다른 환경적 요인에 의해 알츠하이머병 발생 시 함께 동반되어 병증을 악화시키는 중요 과정이다. 유전 검사를 통해 많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DNA 복구관련 단백질의 발현이 감소되는 현상을 발견하였으며, DNA의 복구기작 손상은 치료 전 매우 초기단계부터 관찰되기 때문에 DNA 복구 관련 유전자는 초진을 위한 바이오마커로서 적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DNA 복구 기작은 다양한 요소에 의해서도 조절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자세한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NAD+를 이용한 치료책 개발 등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